소설리스트

<제91화> 절반의 승리 (608/733)

<제91화> 절반의 승리2021.10.17.

16630319760977.jpg“이게……. 무엇이냐?”

알고 있었지만 데 마레 추기경은 물을 수밖에 없었다. 아리아드네는 낭랑하게 대답했다.

16630319760982.jpg“장부입니다. 정확하게는, 이중장부지요.”

그녀는 첫 번째 장부를 펼쳐서 해당 페이지를 보여주었다. 자신이 루크레치아로부터 인계받아 사용하는 가계부였다.

16630319760982.jpg“아버지. 이것은 어머니가 작성하신 장부입니다. 여기, 1122년 9월의 거래 내역이 있지요. 라지오네 양장점과의 거래 명세입니다.”

루크레치아가 사냥대회에서 일어난 친정 조카 자노비의 사건으로 장부 권한을 일부 잃기 직전이었다. 그때는 루크레치아가 마지막으로 금전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었을 때였다. 루크레치아 자신의 의복과 두 딸의 피복비로 라지오네 양장점에 지급한 금전은 장부상으로는 금화 70 두카토(약 7000만 원)이었다.

16630319760982.jpg“어머니와 이사벨라 언니는 라지오네 양장점의 옷을 입지 않아요.”

라지오네 양장점에는 10 두카토를 넘는 의류가 아예 없어요. 두 분이 입으시기에는 지나치게 저렴하지요, 라고 아리아드네는 덧붙였다.

16630319760982.jpg“그런데 라지오네 양장점 측의 명세를 보시죠.”

아리아드네가 건넨 얇은 두 번째 책은 라지오네 양장점 측에서 작성한 명세서였다. 그쪽 내역서에 따르면, 라지오네 양장점이 루크레치아에게서 지급받은 돈은 70 두카토가 맞았다. 하지만 원단값, 인건비, 작업장의 임대료 등 원가를 제하고, 수익 15%를 제하고 난 나머지 돈에는 희한한 명세가 붙어 있었다. 「리베이트: 48 두카토(약 4800만 원). 루크레치아 데 로시 부인.」  

16630319760982.jpg“이 돈이 다 어디로 갔을까요?”

장부를 쥔 데 마레 추기경의 두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의 알토란 같은 황금 48 두카토는 데 마레 추기경이 끔찍하게 싫어하는 처가, 타란토의 로시 가문 어딘가에서 멍청하고 나태한 인간쓰레기들의 사치품을 대느라 녹아내렸을 것이다.

16630319760977.jpg“루-크-레-치-아!!!!”

고개를 어깨 사이에 타조처럼 묻고 부들부들 떠는 루크레치아를 노려보며 데 마레 추기경은 ‘퍽!’ 소리를 내며 장부를 덮었다. 아리아드네는 여기에 최후의 일격을 더했다.

16630319760982.jpg“아버지. 저는 권한에는 책임도 따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가계를 맡은 이후로 월별 평균 지출이 30% 이상 줄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 겁니다. 겨울은 땔감과 식료품비 때문에 지출이 평소보다도 커지는 계절인데도 그렇습니다. 어머니는 권한과 책임이 함께 간다는 사실을, 어머니가 비호해야 할 집안이 누구의 집안인지를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그녀는 루크레치아를 흘긋 바라보며 덧붙였다.

16630319760982.jpg“제가 불효하다고는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 저는 이폴리토 오빠가 어머니를 베르가모 농장에서 모셔와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 그 누구보다도 앞서서 두 손 들고 환영했습니다. 베르가모 농장이 겨울에 얼마나 살기 힘들고, 추운 곳인지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어머니를 성심성의껏 봉양하는 것은 제 희망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장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아리아드네의 루크레치아를 내려다보는 눈빛은 호수처럼 깊고 고요했다. 그녀는 시선을 돌려 데 마레 추기경을 바라보았다.

16630319760982.jpg“누구에게 장부를 맡기실지에 대한 판단은 아버지 몫입니다. 이 집안의 돈은 아버지께서 피땀 흘려 벌어오신 것이고…….”

아리아드네는 단 한 마디도 믿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설득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단어들을 덧붙였다. 그녀의 낮은 목소리에는 기묘한 설득력이 있어서, 듣는 이들뿐만이 아니라 말하는 그녀 본인까지도 설득시키고는 했다.

16630319760982.jpg“……온전히 한 토막이 되어 이폴리토 오빠에게 넘어가야 하는 가문의 재산입니다. 성하게 넘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마지막 단어가 데 마레 추기경의 심금을 울렸다. 그래, 데 마레 가문. 그는 데 마레 가문을 창설하기 위하여 지난 25여 년간 뼈 빠지게 일해 왔다. 그의 소망은 ‘데 마레’가 산 카를로의 당당한 귀족 가문이 되어 그 어디에서든 명함을 내밀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루크레치아는 그 정당한 안주인이 되기에는 역시 판단력이 부족했다. 그는 자신의 후계자에게 찬찬히 일렀다.

16630319760977.jpg“이폴리토, 네 어미에게 안주인의 인장을 돌려주는 것은 없었던 일로 하자. 너와 이사벨라, 아라벨라의 어미인 것을 참작하여 산 카를로로 귀환하는 것까지는 허가하겠다.”

아리아드네는 속으로 짧게 혀를 찼다. 루크레치아를 베르가모 농장으로 영원히 날려버리기를 조금 기대했는데. 역시 22년, 아니 이제는 23년의 살을 비비고 산 역사를 물리치려면 한두 번의 공격 가지고는 안 되는 모양이다. 그러나 결국 시간은 그녀의 편일 것이다. 항상 그래왔다.

16630319760977.jpg“쥐죽은 듯이 사시오, 루크레치아.”

그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아이들의 엄마를 노려보았다. 루크레치아는 허름한 옷을 입고 고개를 조아려 보일 뿐이었다. 이 정도면 싸게 넘어간 거다. 추기경을 거스르면 안 된다. 루크레치아는 오랜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16630319768766.jpg“예, 예하.”

데 마레 추기경은 자신의 사랑이 식었다고 생각했다. 루크레치아가 헌 드레스를 입고 있는 것을 보면 그는 원래 마음이 아팠다. 자기를 믿고 있는 처자식이 못 입고 못 먹는 것은 가장으로서 부끄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저놈의 여편네가 친정집에 얼마나 퍼다 줬으면 자기가 입을 옷은 저런 것밖에 남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며 짜증부터 났다. 그는 원래 누가 무슨 방을 쓰고 같은 시시콜콜한 여인의 일에는 참견하지 않는 편이었으나, 아리아드네에게 기어코 이르고 말았다.

16630319760977.jpg“루크레치아의 방은 전에 사용하던 2층 동쪽 동 부부침실이 아니라 1층에 있는 손님방을 내어주어라.”

루크레치아는 추기경의 이 말에 정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표정으로 추기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추기경은 고개를 옆으로 돌려 그녀의 시선을 외면했다. 대신 절망한 루크레치아의 손을 이사벨라가 잡아주었다. 그녀는 어머니의 귓가에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16630319768774.jpg- “엄마, 괜찮아요. 일단 복귀가 중요해.”

루크레치아는 황망한 마음으로 그저 큰 딸의 위로에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16630319760977.jpg“아리아드네. 장부는 계속 고생하도록 해라. 어머니를 공경하고.”

그 말은 루크레치아에게 약간의 위로가 되었다. 아리아드네는 다시금 불만 없는 둘째 딸로 돌아가서 고개를 숙여 보였다.

16630319760982.jpg“각별히 마음 쓰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데 마레 추기경은 이폴리토를 바라보았다.

16630319760977.jpg“이폴리토 데 마레.”

16630319768793.jpg“예, 아버지.”

16630319760977.jpg“네놈은 절제와 인내를 배울 필요가 있어!”

이폴리토는 고개를 숙이며 이를 악물었다. 망할 사생아 여동생. 너만 아니었으면 내가 혼날 일은 없었잖아.

16630319760977.jpg“산 카를로에서 지내며 네 어머니 관리를 똑바로 해라! 내가 눈 크게 뜨고 주시하고 있겠다!”

16630319768793.jpg“여부가 있겠습니까, 아버지.”

대답만은 찰지게 하는 이폴리토였다. 이사벨라와 아라벨라는 별도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사벨라는 들을 것이 훈계와 핀잔뿐이 없었기 때문에 데 마레 추기경의 관심에서 벗어난 것에 안도하는 눈치였으나 아라벨라는 엄마와 눈 한번 못 맞춰보아 안달이 난 기색이었다. 데 마레 추기경은 주요리인 까투리 구이를 반도 채 끝내지 못하고 나이프를 놓았다.

16630319760977.jpg“생일상이라는 게, 에이!”

심기가 심히 불편해 보였다. 어찌나 기분이 나빠 보였는지 이대로라면 루크레치아를 다시 베르가모 농장으로 쫓아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사벨라는 아버지의 눈치를 살피며 오빠에게 눈짓을 했다.

16630319768793.jpg“뭐?”

하지만 이폴리토는 눈치가 더럽게 없었다. 이사벨라는 결국 자기의 속내를 일일이 설명해야 했다.

16630319771531.jpg

16630319768774.jpg- “아버지 모시고 아버지 응접실로 올라가서 둘이 약주라도 한잔해! 기분 안 좋아 보이시잖아!”

이폴리토는 울컥했다.

16630319768793.jpg‘손아래 여동생이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는 꼴이라니!’

게다가 그는 지금 막 데 마레 추기경에게 한 소리 듣기도 했고, 학교 졸업장에 대한 이야기가 더 나올까 봐 껄끄러웠다. 아버지와 단둘이 술을 마시는 게 달갑지 않았다. 하지만 여동생에 이어 어머니까지 그에게 눈치를 주었다.

16630319768766.jpg- “장남이 이런 일을 챙겨야지! 어서 모시고 올라가려무나, 이폴리토!”

이폴리토는 짜증이 훅 올라왔다.

16630319768793.jpg‘아들, 아들! 남자라서 해야 하는 일들이라니. 더러워서 원!’

모녀의 압박에 그는 결국 내키지 않아도 맏아들답게, 아버지의 기분을 풀어드리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16630319768793.jpg“아버지, 입맛이 별로이신 것 같은데 올라가서 그라파* 한잔하시죠. 제가 파두아에서 내려오면서 질 좋은 것으로 한 병 구해 왔습니다.”

데 마레 추기경은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못마땅했는데, 아들이 이렇게 비위를 맞춰 주니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술이 당기는 밤이었다.

16630319760977.jpg“오냐. 올라가자.”

이폴리토는 아랫사람 부리듯이 아리아드네에게 지시를 내렸다.

16630319768793.jpg“너, 치즈 플레이트와 그린 올리브 좀 올려보내. 씨앗은 뺀 것으로.”

집안 살림 권한을 빼앗아오지 못한 것에 대한 복수라도 하는 듯한 태도였다. 뭐, 이겼으니 투정 정도는 받아주지. 아리아드네는 그저 우아하게 목례를 해 보였다.

16630319760982.jpg“산차. 이폴리토 도련님 말씀 들었지. 주방장에게 이야기해서 바로 준비시켜 올려보내.”

16630319775614.jpg“네, 아가씨!”

겉으로는 아무런 티를 내지 않았지만 속내는 썼다. 아리아드네로서는 용건이 있을 때만 얻을 수 있는 데 마레 추기경과의 독대 기회를 이폴리토는 장남이라는 이유만으로 숨을 쉬듯이 자연스럽게 얻었다. 나도 독주를 마시는 취미를 가져야 하나, 라고 생각하며 아리아드네는 피식 웃었다. 추기경 부녀가 마주 앉아 고주망태가 된다면 웃기기는 할 것이다. 뭐, 이 집안에 웃기지 않는 꼴이 대저 있기야 하겠느냐만. 데 마레 추기경과 이폴리토는 둘이 같이 2층, 추기경의 응접실로 올라가 버렸고, 잘 보일 사람이 사라지자마자 아리아드네와 얼굴을 마주 보고 앉아 있기가 거북했던 루크레치아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16630319760982.jpg“어머니, 방으로 안내해드리지요.”

루크레치아는 아리아드네를 흘겨보며 소매를 ‘탁’ 털었다.

16630319768766.jpg“일 없다. 이 집구석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

아리아드네는 두 번 권하지 않고, 상냥한 표정을 유지하며 조곤조곤하게 일렀다.

16630319760982.jpg“그럼 어머니의 새 방은 예전에 쓰시던 방이 아니고 1층 문간방입니다.”

루크레치아의 표정이 붉으락푸르락 해졌다. 아리아드네는 루크레치아를 방으로 안내할 하인을 골랐다. 하인과 하녀가 여럿 있었지만, 아리아드네는 굳이 특정인을 지목했다.

16630319760982.jpg“말레타.”

자기를 부를 줄은 꿈에도 몰랐던 말레타가 화들짝 놀라 대답했다.

16630319775634.jpg“예, 아가씨.”

16630319760982.jpg“어머니를 1층 문간방에 모셔다드려라.”

16630319775634.jpg“알겠습니다, 아가씨.”

말레타는 루크레치아를 인도하기 위해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런데 루크레치아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그녀는 악귀 같은 표정으로 말레타에게 얼굴을 가까이 대고 귓가에 을렀다. 말레타의 귀에는 그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들렸다.

16630319768766.jpg“너, 내 아들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앞으로 각오 단단히 해라. 두 눈 똑바로 뜨고 주시하고 있겠다.”

분을 참지 못한 루크레치아는 손을 내밀어 말레타의 귀를 꼬집었다.

16630319768766.jpg“그리고 하녀 주제에 주렁주렁 달고 있는 이 장신구들은 다 뭐야. 썩 떼고 옷부터 분수에 맞는 것으로 갈아입지 못해?”

아리아드네에 대한 분노를 말레타에게 폭발시키는 것으로 해소하기로 한 모양이었다.

16630319760982.jpg‘저래야 우리 루크레치아지.’

아리아드네는 예측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루크레치아를 보며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반대로 너무나 놀란 산차는 웃고 싶은 얼굴 근육을 간신히 입술을 깨물며 참았다. 아가씨가 말레타에게 이폴리토 도련님의 몸종 자리를 준다고 하셨을 때 ‘이분이 성녀 소리를 하도 듣더니 성불을 하셨나’ 했는데, 그녀의 아가씨는 언제나 두세 수 앞을 내다보셨다.

16630319775614.jpg‘믿음직해. 역시 우리 아가씨야.’

그리고 루크레치아와 말레타가 떠난 자리에는 이사벨라와 아라벨라가 남아 있었다. 루크레치아는 끝까지 아라벨라에게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아라벨라는 엄마에게 말 한마디 붙여보지 못하고 거의 100여 일 만에 만난 엄마를 식당에서 떠나보내야 했다. 심각한 표정으로 루크레치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아라벨라를 아리아드네는 뒤에서 꼭 안아 주었다. 아라벨라가 조그만 손을 꼬물꼬물 올려 아리아드네의 손에 손깍지를 끼었다. 이를 발견한 이사벨라가 아라벨라에게 빈정거렸다.

16630319768774.jpg“너, 엄마가 쫓겨나고 언니가 갇혀 있는 동안 아주 라인 한 번 제대로 갈아탔구나.”

16630319788781.jpg“뭐……?”

16630319768774.jpg“이 배신자야. 그 새를 못 참고.”

보다 못한 아리아드네가 이사벨라를 제지했다.

16630319760982.jpg“언니, 어린애한테 시비 걸지 말고 그만 올라가시죠.”

이사벨라는 불타는 증오가 가득 담긴 눈동자로 아리아드네를 위아래로 훑었다.

16630319768774.jpg“너, 왕자랑 놀아나더니 기고만장해져서 눈에 뵈는 게 없구나? 그치만 꿈 깨, 그 잘난 산 카를로의 왕족이 너 같은 사생아 것이 될 것 같아?”

독기가 있는 대로 오른 모습이었다. 아까 식당에 들어왔을 때 눈을 내리깔던 모습은 아버지와 마주칠지도 몰라서 뒤집어쓴 껍데기였나보다.

16630319760982.jpg‘이래야 우리 이사벨라지.’

아리아드네는 이사벨라에게 단호하게 파티가 끝났음을 알렸다.

16630319760982.jpg“이사벨라 데 마레, 내가 왕자와 만나든 말든 네가 아라벨라를 괴롭히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다음 시즌 드레스 맞출 돈이 한 푼도 없어서 작년에 입었던 드레스를 또 입고 신랑감을 찾으러 가고 싶지 않으면 그 입 닥치는 게 좋을 거야.”

16630319768774.jpg“너 지금 협박하는 거야? 역시, 본성 나오는 것 봐라……!”

16630319760982.jpg“네 평판 가지고 멀쩡한 남자한테 시집가고 싶으면 네 본성 걱정부터 하는 편이 좋을 거야. 다 뜯어고치지 못하면 넌 수녀원행이야.”

바들바들 떠는 이사벨라에게 아리아드네는 턱짓으로 명령했다.

16630319760982.jpg“올라가 봐.”

16630319768774.jpg“너!”

이때 산차를 위시한 보직하녀들이 나섰다.

16630319775614.jpg“이사벨라 아가씨. 올라가셔야 합니다.”

이사벨라는 하녀들에게 포악을 떨었다. 가장 먼저 타깃이 된 것은 산차였다.

16630319768774.jpg“너, 아리아드네의 몸종 주제에 그딴 옷을 입고 거들먹거리고 있어! 분수도 모르고!”

하지만 다른 보직하녀들이 산차를 거들었다.

16630319791253.jpg“이사벨라 아가씨. 올라가시지요.”

16630319791253.jpg“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16630319768774.jpg“데레사, 루이지나……! 너희들까지!”

데레사와 루이지나는 각 청소 담당 하녀의 총 책임자와 설거지 담당 하녀의 총 책임자였다. 그들은 하녀장 자리를 놓고 산차의 평가를 잘 받기 위해 경쟁하고 있었다. 하녀들이 그녀를 끌고 올라갈 태세를 취하자 첫날부터 소동을 부리고 싶지 않았던 이사벨라는 위층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16630319768774.jpg“두고 보자……!”

역동적인 하루였다. 아리아드네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16630319793848.jpg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