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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이번 생엔 내가 왕비야-397화 (700/733)

<제397화> 잔정

루도비코 법황은 포르토 공화국의 대사를 초치했다.

제4차 십자군 전쟁의 보급을 전담했으면서도 에트루스칸 왕국의 왕족과 귀족들의 문서를 올바로 전달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서였다.

공화국 대사는 연신 굽실거리며 본국에 즉각 파발을 보내 이것이 어찌 된 영문으로 일어난 일인지 단단히 조사해 보고해 오겠다고 고했다.

“뭐 어디 중간 관리자 하나 잡아 족쳐서 그놈의 개인적 횡령‧배임이라고 해서 오겠지.”

혼신의 힘을 다한 대사의 굽신굽신에도 불구하고 법황은 크게 감명받은 기색이 아니었다.

“좀 더 성의를 보일 거면 중간관리자보다 하나 윗급으로 잡아 올 거고.”

정확하게는 성의라기보단 공화국 내부 권력투쟁에서 마침 제거할만한 급 맞는 놈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린 일이었다.

어느 쪽이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애초에 결과를 바라며 혼낸 게 아니었다.

지금 이 행위는 성황청이 포르토 공화국을 털 텐데, 이러이러한 대의명분이 있다고 외부에 공표한 것에 불과했다.

뭘 가져오건 법황의 성에는 차지 않을 것이다. 그는 공화국의 이교도와의 거래 자격을 박탈할 작정이었기 때문이다.

“별일 없이 넘어가고 싶으면 만만찮게 괜찮은 걸 들고 와야 할 거야. 교역허가증에 육박하려면 말야.”

공화국은 정규 갤리 선단으로 백중해를 너머 묵해까지 국제교역에 나서는 자국 상인을 호위했다.

이 덕에 포르토 공화국 국적의 상인은 타국 상인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안정적으로, 그리고 보험에 낭비하는 돈이 없으니 결과적으로 저렴하게 제품을 공급하는 우위를 누렸다.

카루소 대표를 위시한 에트루스칸 왕국의 상인들이 애초에는 연초를 비롯해 국가가 떳떳하게 취급하기 어려운 물품을 다뤘던 것도 이와 관련이 컸다.

그러나 성황청에서 공화국의 이교도와의 거래를 금지하면 포르토 공화국은 국가수반이 파문당할 각오를 하지 않고는 더는 정규 선단으로 자국 상인을 보호할 수 없다.

해적은 포르토 공화국 배는 건드리지 않는 관행을 깨고 기승을 부릴 것이고 공화국은 더는 교역 우위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교역허가증이요?”

데 마레 추기경은 루도비코 법황의 음흉한 속내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남의 나라 망하게 하려고 작정을 하셨군요?”

그 말을 들은 법황은 울컥 성을 냈다.

“누가 성전 건드리래? 너는 내 편이야 남의 편이야? 내가 무고한 사람 괴롭혀? 에트루스칸 왕자의 개인 서신을 건드릴 정도면 일반 군납은 얼마나 썩었겠나?”

루도비코 법황은 분통을 터트렸다.

“이놈들이 성심성의껏 보급을 했으면 지금쯤 갈리폴, 아이손, 디야르사! 어쩌면 헤자즈 지방 전체가 다 예삽교의 세력권이었을지도 모른다고! 기사들 밥만 잘 먹였어도!”

법황은 당연히 자기의 것이었을 물건을 포르토 공화국의 의도적인 기만 때문에 빼앗긴 양 펄펄 뛰었다.

그러나 좀 더 제삼자적 입장에 가까운 데 마레 추기경은 상상과 예측만으로 포르토 공화국의 국가 기간산업을 부숴 없애려 드는 법황을 보며 혀를 찼다.

“참⋯⋯. 법황 자리가 꽃놀이패입니다?”

그 언사 속에 숨은 한심하게 보는 시선을 법황이 놓칠 리가 없었다. 루도비코는 데 마레를 슥 흘겨보더니,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그럼. 얼마나 좋은데. 그러니까 다들 눈이 벌게져서 하려고 들지.”

물론 재위 중에 암살 시도도 한 손 손가락을 넘게 꼽을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독도 먹는 등 고충 사항도 많았으나 루도비코는 대충 눙치고 넘어갔다.

기대에 부푼 데 마레의 꿈과 희망을 부수지 않기 위해서⋯⋯ 아니, 사실 구구절절이 설명하기가 귀찮았다. 네 놈이 직접 당해보란 마음도 있었다.

‘니가 돼 봐라. 얼마나 피똥 싸는 자리인지.’

말 그대로 피똥을 쌌는데. 입으로. 독약도 먹고 각혈도 하는 건 입으로 똥을 싸는 것만큼이나 고약한 일이었다.

“꼭 해라. 두 번 해라.”

법황은 이를 갈며 데 마레 추기경에게 저주를 내렸다.

“아이고, 두 번까지는 좀 그렇죠. 다음 생에도 법황 하라굽쇼?”

그 와중에 법황은 좀 더 생산적인 일도 해치웠다. 임명장을 공표한 것이다. 후계 승계를 위한 물밑 작업이었다.

「데 마레 추기경을, 성황청의 ‘카멜렝고’로 임명한다.」

카멜렝고란 법황의 궁무처장이었다. 법황 승하시, 유고를 선언할 수 있는 권한이 카멜렝고에게 있었다.

그 말인즉슨 콘클라베의 개회를 선언할 자격이 데 마레 추기경에게 쥐어졌다는 소리였다.

이것으로 데 마레 추기경은 반대파 추기경들의 콘클라베 참석 자체를 막을 도구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루도비코의 성에 차기에는 삐걱삐걱했다.

“진짜 내가 이렇게 주먹구구로 일할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보통은 이인자 심복을 카멜렝고로 임명하고 후계자는 따로 숨겨둔다. 후계자를 정치적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함이다.

카멜렝고는 실질적인 업무처리를 해야 했는데, 아무래도 일을 하다 보면 욕먹을 거리가 생겼다.

객관적으로 크게 잘못하지 않은 거라도 행위가 있다면 비난거리로 삼기는 어렵지 않았다.

무언가 했다가 잘되지 않은 사람을 비난하기란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을 나태로 비난하는 것보다 언제나 쉽다.

하지만 지금은 딱히 카멜렝고로 임명할만한 대체자도 없었고, 어차피 자신의 사망까지 몇 달 남지도 않았다.

그래서 루도비코는 낙관적으로 생각했다. 그 짧은 사이에 정치적으로 흠집 날 일이 무에 있으랴.

게다가, 법황의 건강 상태를 모르는 이상 누가 봐도 데 마레는 후계자라기보단 징검다리 심복이었기 때문에 크게 공격당할 거리도 없을 것이다, 라고 법황은 판단했다.

“잘 외우고 있지? 산 카를로에서 유고 선언 후 곧장 콘클라베를 열어서⋯⋯.”

“예, 예. 속도가 관건이다. 전광석화처럼 몰아쳐서 저를 따르는 렉코라티오 베리타스 학파와 미리 귀띔해 공의회에 선소집해 둔 교황파를 제외하고는 콘클라베에 참석할 수 없게 한다. 다 외웠어요, 제가 무슨 학생입니까?”

“학생은 아니고. 빡대가리지.”

“아 참나!”

살다살다 어디 가서 머리 나쁘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었던 데 마레 추기경이었다. 그는 잠시 발끈했으나 이번엔 한 번 봐주기로 했다.

못생긴 사람에게 못생겼다고 말하면 불같이 화를 내지만 잘생긴 사람에게 못생겼다고 욕하면 허허 웃고 넘길 여유를 보이는 법이다.

‘잘생긴 내가 참는다.’

그리고 그것보다는 사실⋯⋯.

‘불쌍한 양반.’

루도비코는 생각보다 외로운 사람이었다. 부슈뒤렌 대주교 아르튀르가 사망한 후의 루도비코는 공적인 관계 외에는 사적으로 교류하는 사람이 정말로 단 한 명도 없었다.

다들 법황 성하의 지시를 기다리고 성황척의 공식 결정을 묻지 루도비코 개인과는 아무런 접점이 없었다.

루도비코의 개인사에 관심을 드러내는 사람도 정말로 루도비코에게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법황의 결정을 가늠해볼 재료로서의 루도비코 개인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이는 바람이 문틈으로 새나가듯 어쩔 수 없이 드러났다.

아마 이 점에 있어서는 데 마레 추기경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그들은 결국 이익으로 뭉친 사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기경에게는 법황 아닌 루도비코 데 주스티니와 겨루고 부대꼈던 젊은 시절의 추억이 한 줌이나마 있었다.

“자자, 이제 돌아가서 자네가 그러모을 수 있는 선거인단을 최대한으로 그러모으게.”

루도비코 법황은 데 마레 추기경에게 신신당부했다.

“기밀이 사전에 누설되지 않도록 극비리로 행동하고.”

데 마레 추기경은 부루퉁하게 대꾸했다.

“아 설마 ‘법황이 곧 죽는대’ 하면 믿는 놈이 있겠습니까? 사지 멀쩡하게 에트루스칸 왕국으로 여행까지 하는 법황을?”

“⋯⋯.”

법황은 고민에 빠졌다. 분명히 철두철미하고 빈틈없는 놈이었는데. 이 새끼 나한테만 뻗대는 건가?

하지만 이제 와서 손 쓸 방도는 없었다. 사람을 교체할 시간도 없었고 저놈의 인간성을 뜯어고칠 방도는 더더욱 없었다.

그게 됐다면 이십 년 전에 뜯어고쳤을 것이다. 무력한 루도비코 법황은 데 마레 추기경을 흰 눈으로 흘긴 후 말을 이었다.

“두 달 뒤에 보자.”

“두 달 뒤.”

추기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산 카를로 공의회가 개최될 날짜다.

“그때까지 몸 건강히 계십시오.”

추기경의 예법에 맞춘 인사에, 법황은 코웃음을 쳤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 말아. 내 법황 자리 받아 가고 싶어서 드릉드릉한 거 다 알고 있어.”

추기경은 한마디도 지지 않았다.

“제가 언제 만수무강하시랬습니까? ‘그때까지’ 몸 건강히 계시라고요.”

법황이 열통을 터트렸다.

“아오!”

팔팔 뛰는 법황을 보며 추기경은 낄낄댔다.

곧 죽을 양반한테 이런 얘기 하는 게 미안했지만 루도비코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회춘한 기분이었다. 다시 소년 시절로.

법황이 팔짝팔짝 뛰면서도 죄다 대거리를 해 주는 걸 보면 그도 비슷하게 느끼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인생이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반짝이는 순간은 드물어지지만 아예 없어지는 건 아니다. 오기 어려운 걸 알아서 좋았고 얼마 남지 않은 걸 알아서 귀했다.

추기경은 상급자에게 해야 할 인사를 다 올린 후, 법황의 어깨를 툭 쳤다.

조그만 데 마레가 자기 팔뚝에 손을 댄 걸 본 루도비코는 눈을 둥그렇게 떴지만 딱히 제지하지는 않았다. 대신 픽 웃었다. 두 노인은 이렇게 헤어졌다.

* * *

알폰소와 아리아드네는 트레베로를 떠나기 전에 데 마레 추기경에게만 둘의 비밀결혼 사실을 알렸다.

추기경은 놀라며 축하해 주었지만, 조금은 떨떠름한 기색이었다. 그는 혼자 구시렁대다가 못내 한마디를 했다.

“주례를 왜 남을 시켜.”

아리아드네는 척수 반사적으로 미끄럽게 아버지의 타박을 넘겼다.

“주재하는 성직자가 제 아버지라면 혼인의 진위에 대해 시비가 붙을 수 있으니까요.”

논리적인 답변이었다.

“제삼자인 편이 낫지요.”

합리적인 이야기였고 합리적인 일처리였다. 둘의 혼인서약서는 완벽하게 서식을 지켜 서명까지 완료해서 라파엘에게 건넸다.

라파엘은 이 서류를 자신이 서품을 받은 칼리엔다 교구의 대성황당 문서고에 안치해주기로 했다. 그곳은 데 마레 추기경의 직접적인 영향력 바깥에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아리아드네는 조금 놀랐다. 아버지가 자신의 주례를 서 주고 싶어 할 거란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잠깐 뜸을 들이다 조심스레 물었다.

“저기⋯⋯. 참여하시고 싶으셨어요?”

“당연하지. 내 딸의 결혼식 아니냐.”

추기경은 성인까지 무사히 자란 자식 셋을 두었고 그중 둘이나 결혼시켰지만 이제껏 친자식의 결혼식에 참석해 본 적이 없었다.

“잘 살거라 믿어 마지않지만.”

야무진 둘째 딸은 사고뭉치 첫째 딸이나 아예 연락이 끊긴 장남과 다르게 손이 덜 가는 아이였다. 그걸 핑계로 방치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래서 추기경은 ‘내 손으로 축복해주고 싶었지’란 말은 어물어물 씹어 넘겼다.

그가 생각하기에도 이건 그와 아리아드네 사이에 어울리는 말이 아니었다.

“축하한다.”

딸의 경사를 치하한 추기경은 흰 여행복에 손을 탁탁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황급히 휘적휘적 방을 떠났다.

아리아드네는 말없이, 아버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 *

산 카를로의 성문을 결혼한 부부로서 지나자는 알폰소의 약속은 지켜졌다.

왕자는 평소처럼 말을 타지 않고 아리아드네의 마차 안에 함께 탄 채 성문을 지날 때 그녀에게 진하게 키스했다. 그녀는 마차 안에서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트레베로에서 산 카를로로 돌아오는 길은 신혼여행 같았다.

이제는 모든 사정을 알게 된 데 마레 추기경의 양해를 얻어—추기경이 도착하면 사방으로 보낼 편지를 이동하는 짬짬이 미리 작성해두는 야근을 한 대가로—알폰소 왕자의 일행은 경치 좋은 곳은 다 들르며 귀향길을 적당히 유랑하듯 돌아왔다.

하지만 산 카를로에 도착한 신혼부부는 갈라져야 했다. 공식적으로 같은 궁에 머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 쪽문, 타 넘어서 들어가면 되나?”

“아이, 참!”

밤도둑처럼 들어가던 후원의 쪽문을 언급한 알폰소에 아리아드네는 그의 어깨를 때렸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그래, 그래. 잘 잠가 둬. 내 아내가 머무는 곳인데 이상한 놈팡이가 들어가면 안 되지.”

전직 놈팡이는 자기 아내의 이마에 키스했다.

“잘 지내고 있어야 해. 밥 잘 먹고.”

아리아드네는 새신랑을 타박했다.

“누가 보면 한 열흘 거리 도시로 떨어지는 줄 알겠어.”

팔라지오 카를로와 데 마레 대저택은 전속으로 달리면 40분 이내로 주파할 수 있었다.

알폰소는 아내의 타박에도 아랑곳없이 너스레를 떨었다.

“벌써 이렇게 보고 싶은데 어떡하지?”

“들어갈 기회 있을 때마다 매번 입궁할게.”

알폰소는 사정이 괜찮아지는 대로 이 결혼을 공표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아주 열심히 숨길 생각도 없었다.

“매일 부를게.”

아리아드네는 웃었지만 알폰소는 진심이었다.

이렇게 찐득대며 떨어지지 않으려 드는 남편을 간신히 보내고 아리아드네는 정말 오랜만에 자기 집의 현관에 발을 디뎠다.

“아가씨, 아니 백작님!”

빨간 머리의 하녀, 아니 하녀장이 아리아드네에게 달려왔다.

그녀가 차마 안겨들지는 못하고 강아지처럼 안절부절못하는 것을 보고 아리아드네가 웃으며 먼저 그녀를 안았다.

“산차! 보고 싶었어.”

“아가씨!”

감격의 포옹 후 아리아드네에게 딱 붙은 산차는 그녀에게 작게 속삭였다.

“아가씨, 아가씨께 긴밀히 말씀드릴 일이 있어요.”

산차에게 긴밀히 이야기할 일이 있는 건 아리아드네도 마찬가지였다. 아리아드네는 산차의 귀에 작게 귀엣말했다.

“산차, 나 결혼했어!”

산차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 * *

아리아드네의 급작스러운 선언은 산차의 취조 타임으로 이어졌다.

숨도 못 쉰 채 누구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의 질문을 순차적으로 던진 산차는 아리아드네와 한 시간을 꼬박 채워 이야기를 한 다음에야 자기가 전달해야 할 사항이 생각났다.

그녀의 할 말은, 아리아드네에게 중요한 서신이 도착했다는 이야기였다.

- “급해서 트레베로로 보낼까 하셨다는데⋯⋯.”

예사크 전쟁에서 귀환한 기사들은 집에서 보낸 편지가 전혀 도착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그 덕분에 산 카를로에서는 국경을 넘어가는 편지에 대한 신뢰가 몹시 떨어진 상태였다. 그 불신이 산 카를로를 넘어 타란토까지 퍼진 모양이었다.

- “이쪽으로 보내시길 잘 한 거 같아요! 트레베로로 갔으면 서로 엇갈렸을 테니까요. 바로 삼 일 전에 도착한 편지예요.”

그 편지의 발신인은 비앙카 공녀였다. 아리아드네는 두꺼운 편지 봉투를 열어 안의 내용물을 꺼냈다.

첫 문장은 짧고 간결했다.

「언니. 찾았어요.」

편지는 이폴리토 데 마레의 출생의 비밀과 관련해,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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