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벤트마스터-1화 (1/74)

시작하면서

이 이야기는 요즘 흔히 나오는 게임 소설과 약간 다릅니다.

제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플레이어 입장이 아닌 운영자의 입장에서 써진 글이라서 말이죠.

GM. 혹은 게임 마스터. 겜마. 운영자 등으로 불리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그 중에서도 이벤트만을 전담하는 운영자가 주인공인 흥미 위주의 게임 소설입니다.

주인공 성격이 좀 사악하기 때문에 상당히 제멋대로인 극악 운영자의 모습이 그려지겠지만

주인공은 작가의 성격이 많이 반영되기에 저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꽤 오랜 시간을 게임 폐인으로 보냈던 플레이어로서의 제 바램

- 이런 게임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것과

그리 오래는 아니었지만 아주 인상 깊었던 온라인 게임 운영진으로서 보냈던 경험

- 이렇게 해보고 싶었다~ 라는 것을

적절히 버무린 다음.

'흥미 위주'라는 양념을 치고.

'유쾌 상쾌 통괘'라는 곁들이 음식과 함께.

'게임 소설'이라는 그릇에 담아 내보내봅니다.

즐겁게 읽어주시면 그 것으로 저는 만족하겠습니다.

물론 코멘트와 추천. 선작까지 날려주신다면 더욱 만족스럽겠지만.

너무 많은 것을 바란다고 돌 던지실까봐 굳이 말씀은 안 드리겠습니다.

[은근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대략 제 심정 아시리라 믿습니다.

이쯤되면 이 작가 정말 말 많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네요.

하지만 이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저도 다른 작가분들의 글을 읽다보면 "이후"만을 이용해 페이지를 넘기곤 합니다.

그러다 잘 읽고 있는데 작가의 뒷 잡담이나 앞 잡담 같은 것이 툭 튀어나오면

약간의 짜증이 일고는 하더군요.

그래서 전 뒷 잡담과 앞 잡담을 아예 없애기로 마음먹었답니다.

대신 잡담과 공지등은 한 챕터가 끝날 때 슬쩍 디밀어볼 예정입니다.

이야기의 흐름을 끊지 않도록 말이지요.

그래서 처음 시작할 때, 하고 싶은 말 다 해버리려는 것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첫 번째 챕터에서 엽기발랄한 우리의 주인공을 억지로 취직시켜야 하기에.

또 주요 설정 설명들이 쬐금 들어갔기에.

어쩌면 약간의 지루함을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제 딴에는 줄이고 줄여봤지만 필요악적인 부분이 있어서요.

그런 부분은 홀랑 넘겨버리시고 계속 읽으셔도 무방하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나중에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을 때 다시 찾아보거나.

대략 혼자만의 상상으로 보충하셔도 전 그냥 이해하겠습니다.

부디 3챕터까지는 읽어보신 후에 이 글 재미있다 재미없다를 판단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언제나 즐겁고 발랄한 날들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M. 시작합니다.

0. 시작

2130년. 남과 북이 평화 통일 된지 정확히 100년이 되는 해.

세상은 평화로웠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이 가끔 터지는 정치인들의 스캔들과 이런 저런 사건, 사고들이 연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이 나라의 평범한 젊은이들에게는 그저 하룻밤 안주 거리에 올랐다 잊혀질 뿐인 이야기였다.

너무 오래 지속된 평화. 그리고 안일함.

과학은 눈부시게 발전하여 사람들의 생활은 더욱 편해졌지만 매일 똑같은 일상사에 모두가 지루함을 느꼈다. 그래서일까. 좀 더 새로운 삶. 좀 더 자극적인 놀이를 원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M.G(Multiuser Game:멀티유저 게임)에 빠져들었다.

당연히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법.

그로 인해 셀 수 없이 많은 M.G들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수백, 수천 명이 동시에 즐기는 소규모 M.G부터 수만, 수억 명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규모 M.G까지.

하지만 그 것조차 식상하게 느끼게 된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결국 군사 훈련이나 교육, 실습 등에 사용하던 가상 환경(Virtual Environment)시스템을 게임에 접목시키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결과는 성공.

물론 초기에는 혼자서만 즐길 수 있는 게임뿐이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것조차 간혹 버그가 발견되어 여러 사고들이 일어났으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런 사건, 사고에도 불구하고 그 것을 M.G에 접목시켜보려는 시도가 여러 곳에서 이루어졌다.

꽤 오랜 시일이 걸렸지만 유럽의 트윈스 소프트사에서 가장 먼저 그 것을 성공시켰다. 그렇게 해서 탄생된 다크 오브 킹덤(Dark of Kingdom)은 세계 최초의 V.M.G(Virtual Reality Multiuser Game:가상 현실 멀티유저 게임)로서 전 세계를 강타했다.

그로 인해 다크 오브 킹덤을 플레이하기 위해 사야 하는 장비의 가격과 이용료가 어마어마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이도 과거의 M.G들을 거들떠보지 않게 되었다.

거의 모든 플레이어들이 다크 오브 킹덤으로 몰려가자 수많은 게임 회사들이 몰락했고 그나마 살아남은 회사들은 보다 나은 V.M.G 개발에 모든 힘을 쏟았다. 그들이 살아남을 방법은 그것뿐이었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몇몇 회사들이 개발에 성공했고 또 다른 V.M.G들이 세상에 선을 보이게 되었다. 이때 선보인 V.M.G들은 최초의 다크 오브 킹덤보다 더 세밀한 환경으로 진정한 가상 현실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들었다.

플레이어들은 냉정했다. 보다 멋진, 보다 재미있는 게임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니 말이다.

지금껏 다크 오브 킹덤에 몰려있던 전 세계의 플레이어들은 바로 거기서 손을 떼고 여러 V.M.G들로 흩어졌다. 이때 그 V.M.G를 개발해낸 회사들은 그야말로 돈벼락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만큼 엄청난 흑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20년 후.

이제 더 이상 V.M.G는 특이한 것이 되지 못했다. 거의 모든 게임이 V.M.G였고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각종 V.M.G들이 넘쳐나다 못해 남아 돌 정도가 된 것이다.

바로 이런 시기에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서 지원이 태어난다.

그의 아버지는 대한민국 최초의 V.M.G를 개발해낸 (주)테이머의 부사장이었기에 그는 정말 남들의 부러움을 살만큼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나게 되었다. 다정한 어머니는 외동아들인 그를 끔찍이 아꼈고 엄한 아버지는 그를 나무라고 혼내며 바르게 이끌었다. 환경만 보자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착하고 건전하게 자라야 했을 지원이지만 그는 좀 묘한 성격으로 자라났다. 그렇다고 어머니의 과보호 속에서 마구 삐뚤어지거나 한 것은 아니다. 엄한 아버지에게 눌려 소심한 성격이 된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약간의 건방짐과 엉뚱함, 영악함을 적절히 버무린 것에 활발하다 못해 엽기 발랄하다고까지 표현될 수 있는 성격을 덮은 듯한 아이로 자라난 것이다.

이야기는 그런 지원이 스물 한 살 되는 해.

남들은 열여덟 살이면 졸업하는 버추얼 스쿨(Virtual School)을 스물 한 살이나 되서야 졸업하고 나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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