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 2 이벤트 관리과
2178년 3월 14일.
(주)테이머의 '에피소드'가 방송과 넷을 통한 전격적인 광고와 함께 클로즈 베타 테스터 모집을 시작했다.
라크세인 하나 만으로 국내 V.M.G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한 (주)테이머가 자신 있게 내놓은 게임이기에, 에피소드의 넷홈은 마구 몰려드는 유저들로 인해 잦은 서버 혼란을 겪게 되었다.
또한 유저들의 전화와 메일을 통한 문의가 폭주했고 그로 인해 롤플레잉 프로젝트팀에 소속된 오프라인 상담과와 온라인 상담과, 그리고 온라인 운영과와 오프라인 운영과의 직원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야만 했다.
하지만 그들이야 어쨌든 롤플레잉 프로젝트팀에 소속된 다른 과 직원들은 즐거운 비명을 내지르며 상황을 지켜보았다.
단 하루만에 클로즈 베타 테스터에 응모한 사람이 구십만 명을 넘어서고 더 이상 광고를 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입에서 입으로 그 소문이 퍼져나갔다.
테스트 모집은 단 이틀간이었지만 신청자는 이백만 명을 넘어버렸다. 그 것도 국내 유저들로만 제한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해외 서비스는 상황을 지켜보다가 에피소드 투나 쓰리부터 시행할 예정인 (주)테이머였다.
이백만 명의 신청자중 단 만 명만이 클로즈 베타 테스터로 뽑혔고 에피소드의 넷홈은 테스터들에게 게임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2178년 4월 10일.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뽑힌 테스터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클로즈 베타 테스트가 실시되었다.
캐릭터 백 스토리의 자유 설정은 이번 테스트에서 제외되었고, 이미 만들어진 백 스토리 만 개가 테스터들에게 제공되었다. 한정된 선택의 자유였지만, 한 편의 소설과도 같은 백 스토리와 완성된 캐릭터에 테스터들은 대단히 만족해했다.
개인별, 그룹별 이벤트 서비스도 제외되었는데 그 것은 아직 지원이 완전한 업무에 돌입하고 있지 못해서였다. 지원에게 주어질 그 만의 EM 전용 캡슐이 완성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와 달리 오랜 시간 준비해온 이벤트 1과는 곧장 정상업무에 돌입했다. 짧은 테스트 기간 동안에 오랜 클리어 시간이 필요한 대규모 스토리는 진행할 수 없었기에, 이번 테스트의 메인 스토리는 작은 왕국 하나에서 벌어지는 왕권 다툼이 소재였다.
난폭하지만 강한 첫째 왕자와 성군의 자질이 엿보이는 온화한 학자풍의 둘째 왕자. 둘의 왕위 다툼이 시작되고, 플레이어들은 제각각 왕국 소속 기사나 마법사. 혹은 귀족과 용병, 모험가, 평민, 시녀나 하인 등등의 다양한 백 스토리를 가지고 게임 내에 투입되었다. 물론 왕자?1과의 EM들이 연기했다.
하지만 생각만큼 순조롭게 이야기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이런 V.M.G를 처음 접한 플레이어들이 쉽게 그 스토리에 몰입하지 못하는 바람에 진행이 무척 더디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플레이어들 틈에 신분을 위장하고 숨어든 몇몇 EM들이 선동을 시작하자 곧 플레이어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자유 행동권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첫째 왕자파로 들어가 둘째 왕자를 암살하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는 어새신 플레이어가 있는 반면. 둘째 왕자파로 들어가 NPC 귀족들을 설득, 협박, 유혹해 자신의 주군 편을 들게 하려는 마법사 플레이어들도 생겨났다.
또는 양 쪽 왕자 편을 들지 않고 중립을 선언하며 사태를 지켜보거나 엉뚱하게 셋째 공주를 여왕으로 밀려는 플레이어도 있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자신의 백 스토리에 따른 위치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스토리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몇몇은 그냥 일반적인 다른 V.M.G들과 마찬가지의 생활을 즐겼다. 사냥과 던전, 대륙 탐험. 혹은 장인이나 상인이 되어 새로운 물건을 만들고 팔아보고. 또 자기 집을 사서 꾸미는데 집중하기도 했다. 다른 V.M.G에서 지원하는 플레이는 에피소드에서도 모두 가능했기 때문甄?
하지만 어디에나 있는 독특한 성격의 어느 돈 많은 상인 플레이어는 NPC 용병대를 사들여 자기가 직접 왕이 되려는 반역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꿈은 첫째 왕자파의 어느 여기사 플레이어로 인해 좌절되었다. 미인계에 홀랑 넘어가 버린 것이다.
왕위 찬탈을 위해 서로의 진영을 오가는 각종 모략과 배신. 무력 시위. 특이한 플레이를 즐기는 유저로 인해 일어난 엉뚱한 해프닝과 틈틈이 투입된 EM들이 만들어낸 메인 스토리 관련 특수 이벤트들. 그런 것들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몰입감과 즐거움으로 인해 테스터들은 기쁨의 대 함성을 지르며 에피소드를 찬양하기까지 이르렀다.
에피소드의 넷홈은 연일 올라오는 테스터들의 게임 플레이 일기로 들썩였고, 그걸 보기 위해 찾아오는 유저들은 부러움을 애써 참으며 다음에 또 있을 지도 모르는 테스트나 정식 서비스를 기다렸다.
계획되었던 두 달간의 테스트와 달리 클로즈 베타 테스트는 네 달만에 겨우 끝났다. 결과는 전혀 엉뚱하게도 두 왕자 모두의 죽음. 그리고 셋째 공주를 유혹하는데 성공한 플레이어가 그녀와 결혼하면서 왕이 되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과이기에 다들 혀를 내둘렀지만 유저들은 그걸 더욱 재미있어했다. 예상했던 대로 이루어졌다면 오히려 식상했을 것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그동안 에피소드 내에서 진행된 메인 스토리를 한편의 영화처럼 편집해낸 동영상을 엔딩으로 보여주며 파란만장했던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나고.
에피소드는 잠시 간의 침묵에 돌입했다.
2178년 10월 5일.
클로즈 베타 테스트가 끝난지 두 달만에 (주)테이머는 에피소드의 오픈 베타 테스트의 실행을 대대적으로 공지했다. 개인별, 그룹별 이벤트 서비스는 랜덤하게 일부 유저에게만 제공되며 나머지 모든 서비스들은 정상적으로 제공된다고 말이다. 또한 그 시기는 바로 일주일 후이? 정식 서비스 개시와 함께 테스터들의 정보는 일괄 삭제한다고 했다.
그로 인해 연일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로 들썩이던 넷이 거의 폭발할 듯 불타올랐다. 수많은 유저들이 오픈 시기를 기다리며 에피소드의 넷홈에서 자신의 백 스토리를 입력했다. 이미 정해진 백 스토리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유저가 대부분이었지만 개중에는 자신이 직접 설정을 잡는 유저도 꽤 되었다.
그리고 그런 유저들과 달리 이 공지를 읽은 제 2 이벤트 관리과 과장이자 초보 이벤트 마스터인 서 지원은 연신 음흉한 웃음을 날렸다고 한다. 드디어 그는 완벽한 EM으로서의 훈련을 모두 마친 것이다.
이 별난 성격의 EM이 과연 어떤 이벤트들로 플레이어들을 즐겁게 해줄지......
사실 그의 독특하고 사악한 성격으로 인해 상당히 불안하긴 하지만 어쨌든 기대해봐야 하리라.
성격과는 무관하게 일단 주인공이니까 말이다.
작가의 궁시렁 궁시렁
난데없이 마구 올려버리게 되었습니다.
올라와 있는 분량이 적어서인지 읽어주시는 분들이 많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있는거 박박 긁어다가 파바박 올려버립니다.
시작은 근사하게 해야겠죠. 후후후.
대략 이 전편까지가 1챕터이고
이제부터 슬슬 EM 활동이 시작되는 2챕터입니다.
본격적인 EM 활동은 정식 서비스부터 시작이고
2챕터는 지원이 EM 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랄까요?
제멋대로 날뛰며 일 벌이다가 뒤통수도 얻어맞고
여러가지 일들이 있을 예정입니다.
꾸준히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오늘은 2챕터 초반까지만 올려보려 합니다.
음. 그래도 한 15연참 한 것이 되나요?
궁극 연참 신공이로군요.
이거 한번 써먹고 주화입마되어
다시는 못 쓰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제 글을 읽으시며 부디 즐거운 시간 되시고.
또 추천과 선작. 코멘트 하나씩 날려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