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쉐자 돌림 파티
이른 아침의 차가운 공기가 느껴진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지원은 일을 치르기 좋은 상쾌한 날씨라 생각하며 집 앞에 주차되어 있던 자신의 오토 카에 올라탔다.
"28구역 5동 399번지."
그가 어제 엠을 통해 알아둔 쉐자 돌림 파티의 주소를 말하자, 별다른 진동도 없이 사뿐하게 떠오른 오토 카는 곧장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원은 푹신한 의자 등받이에 느긋하게 기대며 눈을 감았다. 28구역은 수도권 외곽이라 여기서 한 시간 정도가 걸리니, 그동안 해야할 말이나 행동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려는 것이다.
그렇게 길다고 길고, 짧다면 짧은 한 시간은 금새 지나갔다.
목적지에 도착한 오토 카는 미세한 진동과 함께 그 자리에 멈춰 섰고, 그걸 느낀 지원은 살며시 눈을 떴다. 그리고 여전히 쥐고 있던 일본도를 의자에 세워 두고, 잠시 주변을 정찰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일본도를 들고 다니는 자신의 모습이 많은 사람의 눈에 띄게 해서는 안되니 말이다.
허나 그가 막 오토 카 문을 열고 나온 순간. 지원은 그가 쓸데없는 걱정을 했음을 알게 되었다.
쿵쾅! 쿵쾅! 콰드드득!
"......"
눈앞에 펼쳐진 황당한 광경과 소음에 지원은 순간 말을 잊었다. 바삐 오고 가는 건축용 로봇들과 골격밖에 세워지지 않아 앙상해 보이는 거대한 건물들. 바로 공사 현장이었던 것이다. 더불어 사람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 여기가 어디지?"
그에 대한 대답은 곧 알 수 있었다. 친절하게도 지원의 정면에는 커다란 간판이 하나 달려 있었던 것이다. '독신자용 임대 아파트 건축. 공사 중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라고 적혀 있는 간판 말이다.
"빌어먹을."
지원은 낮게 욕설을 내뱉고는 빠르게 오토 카 안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곧장 차안에 비치된 단말기로 자신의 사무실에 화상 연결 요청을 넣었다. 자기가 자기 사무실에 연결을 요청한다는 것이 이상하지만, 외부에 있는 지원이 엠과 얘기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곧 익숙한 엠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죄송하지만 지금 서 지원님은 부재중이십니다. 용건을 말씀해 주시면 메모를 남겨 두겠습니다.]
지원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빠르게 말했다.
"엠. 나야."
[...... 지원님의 목소리와 상당히 흡사하십니다?]
"너한테 '나'라고 할 사람이 나 밖에 더 있냐?"
지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단말기 위에 기하학적인 영상이 떠올랐다. 형체가 없는 엠이기에 화상 연결을 해도 저런 모양으로밖에 안 나온다.
[정말 지원님이시군요. 안녕하십니까. 지원님. 좋은 아침입니다.]
화상 연결을 수락하여 지원의 얼굴을 확인한 엠은 밝게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지원은 그냥 고개만 끄덕이고는 곧장 용건을 밝혔다. 인사 따위로 시간을 허비하기는 아까웠던 탓이다.
"쉐나, 쉐인, 쉐반의 주소 다시 확인해봐. 28구역 5동 399번지 맞아?"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엠의 확인은 금새 끝났다. 유저의 개인 정보 확인 정도야 쉬운 일이니 말이다.
[말씀하신 주소가 맞습니다. 지원님. 정확히 28구역 5동 399번지로 세 명 모두 등록되어 있습니다.]
"정말 맞아? 확실해?"
짜증스러운 어조로 되묻는 지원에게, 엠은 언제나 그렇듯 정중히 대답했다.
[네. 확실합니다.]
지원은 신경질적으로 오토 카의 옆면을 후려쳤다.
"이런 빌어먹을 놈들. 계정 등록 정보까지 거짓말로 넣었던 거란 말야?"
그렇게 말해놓고 보니 이상하다는 듯 지원이 고개를 갸웃했다. 애초에 개인 정보를 거짓으로 넣을 수가 있던가?
"엠. 에피소드에 가입할 때 적은 개인 정보. 죄다 사실 확인하지?"
[네. 거짓으로 자신의 정보를 써넣으면 계정 등록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쉐자 돌림 파티가 여기 사는 것이 맞다는 말인가? 저 공사 현장에?
지원은 그렇게 생각했다가 다시 고개를 휘휘 내저었다. 안전 관리가 뭔지도 모르는 건축용 로봇들이 오가는 가운데서 살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만약 산다면 일주일 안에 100% 병원으로 실려가게 되리라.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다. 지금은 여기 살지 않더라도 예전에는 여기 살았다는 것. 최소한 에피소드에 계정을 등록했을 때는 여기 살았을 것이다. 딱 보기에도 아직 공사 초기이니 공사가 시작되면서 이사갔을 확률이 높으리라.
"엠. 아무래도 그 놈들은 여기서 이사간 것 같거든? 주소 변경 사항을 확인해 볼 수는 없나?"
[변경 사항 확인 요청을 관계 기관에 넣으면 내일 오전이나 모레 오전쯤 답변이 올 겁니다.]
"끙. 그건 너무 늦는데. 더 빠른 방법 없어?"
[또 다른 방법으로는 직접 관계 기관에 찾아가셔서 알아보실 수도 있습니다. 이 외에 다른 방법은 전혀 없습니다.]
"어디로 가서 알아보면 되지?"
[가까운 구청이나 경찰서를 찾아가시면 됩니다. 단지 일반인에게 타인의 개인 정보를 알려주지는 않을 테니 실현 가능성은 낮습니다.]
"...... 불가능한 일이라면 아예 말을 하지마."
[죄송합니다.]
"젠장."
지원은 난데없이 일어난 이 돌발 상황으로 인해 짜증이 팍 솟아오름을 느꼈다. 그는 쉐자 돌림 파티를 설득-협박-할 것만 생각했지. 설마 주소가 맞지 않아서 아예 얼굴도 못 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찌감치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 정도?
"혹시 모르니까 일단 관계 기관에 확인 요청 넣어 놓고. 그리고 음......"
지원은 엠이 말한 방법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궁리해 보았다. 엠의 '그 외의 방법은 전혀 없다'는 대답을 못 믿는 것은 아니지만, 엠이야 원래 교과서적인 대답밖에 못하지 않은가. 잘 생각해 보면 다른 변칙 수단이 있을 법도 해 보였다.
그러다 문득 지원의 머릿속에 버추얼 스쿨 동창 중 하나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가 알기로 그녀는 그보다 3년 먼저 졸업-지극히 정상적으로 졸업-하여 경찰이 되었다고 들었다. 워낙 서글서글한 성격이라 동창의 부탁으로 주소 하나쯤은 얼른 알아내 줄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지坪?부탁한다면 옛 정을 생각해서라도 아주 당연하게 들어주리라. 단지 문제라면......
"부탁 하나 들어준 걸로 이번엔 또 얼마나 뜯어내려고 하려나."
그녀의 이름은 유 혜란. 성격도 좋고 머리도 좋고 미모와 운동신경마저 탁월한 팔방미인이다. 삼박자도 아닌 사박자를 고루 갖췄다고나 할까. 하지만 단점이 하나 있으니. 바로 '돈'에 목숨 거는 타입이라는 것이다. 뇌물로 벌어들이는 부수입이 짭짤하다고 해서 경찰이 된 그녀甄?알만 하리라.
"통장 잔고가 얼마더라?"
그동안 받은 EM 월급도 고스란히 있기에 잔고가 상당히 넉넉하다는 것을 생각해낸 지원은 바로 엠과의 연결을 끊었다. 그리고 곧장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혜란의 개인 휴대용 단말기에 화상 연결 요청을 넣었다.
"세상에. 이게 누구야?"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당장 연결이 허가되고 혜란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큰 눈에 반가움을 가득 담은 그녀는 지원이 알고 있는 예전 모습과 그다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여전히 검고 긴 생머리에 화장기 없는 얼굴. 크고 동그래서 선해 보이는 눈까지. 여전히 예뻤다.
"오랜만이네."
지원이 피식 웃으며 말하자 혜란도 밝게 웃으며 대꾸했다.
"그러게. 정말 오랜만...... 아니, 잠깐. 이게 얼마 만에 연락이 된 거지?"
"정확히 9개월만이다."
"호오. 잘도 기억하네. 그러고 보니 나도 기억난다. 9개월 전에 안부나 물을 겸 내가 집으로 연락했더니, 어떤 나쁜 놈이 게임해야 한다고 바로 끊었지. 아마?"
짐짓 그를 노려보며 말하는 혜란이었지만 워낙 눈이 크고 동그래서인지 전혀 무섭질 않았다. 오히려 화내는 표정이 더 예뻐 보였다. 물론 워낙 익숙한 얼굴이라 지원이 그녀에게 반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그땐 좀 바빴어. 그건 그렇고 부탁할 것이 하나 있는데 말이야."
"매일 놀고 먹는 네가 바쁘긴 뭐가...... 어라? 지금 나한테 부탁이라고 했어?"
놀란 듯한 혜란의 물음에 지원은 쓰게 웃으며 대답해 주었다.
"그래. 부탁 하나만 하자."
혜란은 순간 눈을 반짝였다. 지원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눈빛이었다.
"세상에. 내 평생 지원이 너의 부탁을 다 들어볼 줄이야. 그래. 어떤 부탁인데? 한번 얘기나 들어 보자."
"별 것 아냐. 내가 불러주는 주민 등록 번호의 사람들이 현재 살고 있는 주소만 알아다 주면 돼."
"호오. 누가 네 돈 떼먹고 달아나기라도 했니?"
이대로 내버려두면 사소한 것까지 모두 꼬치꼬치 캐물은 다음에나 부탁을 들어줄 혜란이다. 오랫동안 그녀를 봐온 지원은 쉽게 그걸 눈치챘다. 여기서 그녀의 입을 막는 방법은......
"이천."
지원이 짧게 말하자 혜란은 화사하게 웃었다.
"내가 지원이 널 위해서 뭘 못해주겠니? 어서 주민 등록 번호 불러봐."
"......"
원하던 반응이 그대로 나온 거지만 일순 황당하여 말문이 막힌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지원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너는 변한 것이 없구나."
"그러엄~ 난 언제나 네가 사랑하던 그 때의 혜란이 그대로인걸."
지원은 피식 웃고는 쉐인, 쉐나, 쉐반 세명의 주민 등록 번호를 불러 주었다. 차근차근 받아 적은 혜란은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는 사라졌다.
그로부터 약 5분 후, 혜란의 얼굴이 다시 단말기 위에 떠올랐다.
"셋 다 같은 주소로 되어 있네. 2주전에 살던 아파트 재건축 때문에 이사했군. 주소는 메일로 보낼까?"
지원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외울 테니까 그냥 말해."
"22구역 1동 77번지 3호야. 근데 이 사람들 돈 벌었나 보네. 외곽에 살다가 수도권 중심으로 바로 얼마 전에 이사했어."
지원은 자기도 모르게 이를 빠드득하고 갈았다.
"22구역......"
지원의 집이 있는 곳이 19구역. (주)테이머 본사가 20구역이다. 22구역 1동이면 지원의 집에서 십 분이면 갈 수 있는 동네인 것이다. 한 마디로 괜히 아침 일찍 일어나 이 먼 곳까지 온 셈이 되니, 화나지 않을 수가 없다.
"아, 네가 왜 이 사람들 찾으려 하는지 알겠다. 너 게임 하다 해킹 당해서 현피인지 뭔지 하러 가는 거지?"
혜란의 말에 피식 웃은 지원은 그녀가 말해준 주소로 오토 카를 이동시키며 대답했다.
"해킹은 무슨 해킹. 내가 그딴 것을 왜 당해."
운영자를 해킹하는 사람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지원이니 당연한 반응이다. 운영자 캐릭터가 해킹 당한 일이 한번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애초에 해킹 당했다고 떠벌리는 운영자가 있을 리 없다. 당연히 운영자 경력이 짧은 지원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훗. 날 속이려 하지마. 서 지원."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좀 알 수 있을까. 유 혜란? 물론 시답잖은 이유면 비리 경찰이라고 고발해 버릴 테니 제대로 대답해라."
혜란은 지은 죄가 많은지 상당히 뜨끔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너야 원래 V.G.M 중독자로 학교 다닐 때부터 유명했잖아. 게임 중독자가 해킹범들을 찾아가면 뻔한 거 아냐? 이 사람들 죄다 해킹으로 전과를 하나씩 달고 있는걸. 원래대로라면 지금도 감방에 있어야 하지만, 미성년자 때 저지른 것이라 보호 관찰중이네."
순간 지원의 눈이 번뜩였다.
"호오, 보호 관찰중이라 이 말씀이지?"
이 정보를 잘 이용하면 꽤 제대로 된 협박이 나올 것 같아 흡족한 지원이었다. 하지만 지원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물었다.
"다른 정보는 없어?
혜란은 갑자기 입을 꾹 다물었다. 자신이 지원에게 공짜 정보를 줬다는 것을 눈치챈 것이다. 지원도 그녀가 입을 다문 이유를 금방 짐작했고, 그 대응 방법을 바로 내놓았다.
"이천 더."
혜란의 표정이 다시 환해졌다. 물론 입도 열렸다.
"보호 관찰은 앞으로 2개월 후면 끝나. 아마 몸을 잔뜩 사리고 있지 않을까 싶네. 얼른 끝내고 자유롭고 싶겠지. 게다가 이들은 이제 미성년자가 아니니 어떤 범죄라도 저지르면 바로 감옥행이야. 더불어 보호 관찰 중에 저지른 범죄니 가중 처벌되겠지."
"그 정보는 좀 약하네."
지원이 그렇게 말하자, 고개를 돌려 옆을 한참 바라보던 혜란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호오. 남자끼리도 아니고 여자까지 끼어서 같이 사는 것이 이상하다 싶었는데. 이거 남매들이네."
지원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들의 개인 정보를 본 지원은 쉐나의 이름이 제갈 수련. 쉐반의 이름이 우 대현, 쉐인의 이름이 고 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셋 다 23살로 동갑이기도 하니, 쌍둥이가 아닌 이상 남매일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잘 들어봐. 이들의 성은 다 다르지만 분명히 배다른 남매야. 아버지가 동일 인물이거든. 세 명의 여자가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나은 거라서 다 동갑이지. 그리고 아이들의 아버지와 결별하고, 각기 다른 사람과 재혼하면서 자식들의 성?바꿔서 그렇게 희한하게 된 거야."
"그건 특이하긴 하지만 내 일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아니야."
지원이 단호하게 말하자 혜란은 머리를 긁적였다.
"그 외엔 별다른 것이 없는 것 같은데......"
"그럼 '이천 더'라는 말은 취소한다."
"앗! 남자가 치사하게 줬다 도로 뺐냐!"
지원은 입을 삐죽였다.
"뺏기기 싫으면 제대로 된 정보를 뱉어봐."
"그게......"
"할 말 없어? 그럼 끝이군. 이천만 송금한다. 그렇게 알아둬."
혜란은 단호하게 말하는 지원을 마구 노려봐 주었다. 그러나 그런다고 꿈쩍할 지원이 아니다.
"잘 있어. 다음에 또 보자."
지원은 손까지 살랑살랑 흔들어주며 화상 연결을 끊었다. 막 끊길 때쯤 혜란이 혀를 낼름 내미는 것을 봤지만, 지원은 깔끔히 그걸 무시하며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이번에는 진짜 쉐자 돌림 파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출근 시간까지 얼마 안 남았을 때 도착할지도 모르지만, 까짓 하루쯤 결근시키면 된다. 나가기 전에 만나기만 하면 회사에 갈 수 없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지원이었다. 말로든. 폭력으로든.......
얼마 후, 오토 카가 멈추는 것이 느껴진 지원은 슬쩍 창을 열었다. 이번에는 확실히 이상한 곳이 아닌 듯 눈앞에 7층 짜리 작은 빌라가 보였다. 수도권 중심과 가깝긴 하지만 다 고만고만한 빌라들만 밀집해 있는 동네를 보니, 서민이나 독신자들을 위한 하급 빌라촌이 아닌가 싶다.
지원은 주변을 슥 둘러보며 사람이 있나 없나를 살폈다. 빌라들의 창문도 유심히 쳐다봐서 보는 눈이 없음을 확인한 그는 얼른 차에서 내려 빌라 안으로 들어섰다. 물론 일본도는 손에 든 상태다. 이걸 들고 오기 위해 주변을 살핀 것이니 말이다.
빌라 안으로 들어선 그는 카메라나 건물 관리 A.I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런 싸구려 빌라에 그런 것까지 설치하지는 않았는지 방범에 대한 시스템은 아무 것도 없었다.
안심한 지원은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올라 3층에 섰다. 한 층에 한 집씩. 3층이라서 3호인 듯 했고 그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후......"
3층 계단 앞에 존재하는 문을 보며 잠시 심호흡을 한 지원. 그는 일본도를 든 손을 등뒤로 감추며 천천히 초인종을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