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벤트마스터-74화 (74/74)

8. 여름 이벤트

드라크 백작의 성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지하감옥. 네레이프는 제 세상을 만난 것처럼 감옥 안을 헤집고 다녔다.

"꺄아! 이거 랙(Rack: 죄인을 심문하기 위해 사용된 나무 또는 철로 만든 틀. 도르래를 이용하여 죄인의 몸을 견디기 힘들 정도로 잡아늘일 수 있었다)아냐? 아아. 이런 것이 있다니. 여긴 천국이야~!"

"......저기. 네레이프님?"

"어머. 이건 철의 새장(칼날로 이루어진 새장. 매달아놓고 흔들어 사람의 몸을 갈기갈기 찢는다)이네. 레니님. 이거 알아요? 이 새장에 처녀를 가둬두고 흔든 다음 떨어지는 피로 샤워를 했던 여자도 있었대요. 그 모습을 상상하면 왠지 짜릿해지지 않나요?"

"......"

파티원들은 그녀와 파티를 맺은 것에 대해 다시 고려해봐야 하는 것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분명 전투에서는 큰 도움이 되는 네크로맨서지만 나타나는 언데드들보다 네레이프가 더 무서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그들 옆에서 그들과는 다른 이유로 고민하는 한 남자가 있었으니. 바로 쉐인이라 불리는 구울이었다. 벽 속에 숨은 채 나갈 타이밍을 노리고 있는 그였지만, 과연 그 목적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된 것이다.

그의 목적은 이들에게 잔뜩 겁을 줘서 여기서 쫓아버리는 것. 그런데 랙같은 고문기구를 보고 좋아라~하는 여자가 과연 좀비 군단과 구울 정도를 두려워할까? 게다가 이 파티는 전사 둘과 사제 하나, 네크로맨서 한 명으로 언데드를 상대하는 데는 최적의 팀을 짜고 있으니 고민?안 될 수가 없다.

그래도 나가봐야만 한다는 점은 변치 못할 사실이다. 그는 최종 방어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쉐인은 한숨을 푹 내쉬곤 남은 좀비들을 몽땅 그들 앞으로 내보냈다.

크르륵!

괴성과 함께 출현한 좀비들은 다짜고짜 사람들을 향해 팔을 휘둘렀다.

퍽!

제대로 놀랄 겨를도 없이 그 팔에 직격 당한 한 전사가 휘청거렸다. 하지만 그의 희생으로 인해 나머지 파티원들에겐 잠깐의 시간이 주어졌다. 상황을 파악하고 전투 준비를 할 시간이 말이다.

"모두 뒤로 물러서세요. 터닝!"

레니라 불린 사제가 발현한 신성력에 닿은 좀비들이 그 자리에서 녹아 사라졌다. 하지만 그건 가장 앞줄의 네 마리일 뿐. 그 뒤에 있던 좀비들은 말짱한 모습으로 일행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나머지는 저한테 맡기세요!"

자신 있게 앞으로 나선 네레이프는 수인을 맺으며 외쳤다.

"커맨드 워드(Command Word:언데드들에게 강제력을 가지는 네크로맨서 고유 언령). 머리 박아!"

".......!!"

독특한 네레이프의 명령에 순간 좀비들이 몸을 부르르 떨며 멈춰 섰다. 네크로맨서의 강제력과 쉐인의 강제력이 충돌하면서 잠시 행동 불능에 빠진 것이다.

"......머리 박으라고 명령하는 네크로맨서는 첨 봤어."

레니가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거리자, 네레이프를 제외한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은 멈춰. 공격해. 방어. 같이 간단한 명령을 하지 않던가?"

"맞아. 내가 본 네크로맨서들도 다 그런 명령어였어."

그들은 나름대로 작게 숙덕거렸다고는 하지만, 네레이프는 귀가 좋았다. 허나 워낙 많이 들어온 말이기 때문인지 크게 신경은 쓰지 않았다.

"명령어는 자기가 설정하기 나름이에요. 그건 그렇고 저 좀비들을 조종하는 상대의 강제력이 무척 센 것 같네요. 제 커맨드 워드 숙련도가 꽤 높은데도 저한테 지휘권이 안 넘어오는 것을 보니까 말이에요."

그 말에 화들짝 놀란 레니는 자신의 신성력을 살폈다. 허나 터닝을 다시 하기엔 좀 모자랐다.

"저도 다시 터닝을 하려면 5분 정도는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요. 어쩌죠?"

그러자 그게 무슨 문제냐는 듯 네레이프가 어깨를 으쓱했다.

"왠 터닝요? 재들은 지금 못 움직여요. 내 강제력이 통하진 않지만 지금 저 것들을 조종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일걸요?"

레니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

"못 움직인다고요?"

"네. 한동안은 절대 못 움직여요."

간단히 긍정을 표한 네레이프는 눈을 번뜩이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

좀비들을 살피던 파티원들의 눈이 네레이프에게 쏠렸다.

"패 죽이죠?"

"......"

"......"

"......"

그렇게 강제력 충돌로 인해 움직일 수가 없게된 좀비들은 네레이프의 샌드백이 되어 하나둘 먼지로 화해 사라졌다.

- 조금 짧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노트에 있는 것을 다 타이핑하지 못했어요.

일단 오늘은 타이핑해놓은 요만큼만 올릴게요 [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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