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카데미 사기 룬을 얻었다 (173)화 (173/353)

Chapter 173 - 소탕과 정리 (3)

-특보! 국내 최대 범죄조직, 빌런 클랜 소탕!

-베일에 싸여있던 클랜 마스터, 황동연 검거.

-국내 42개 클랜이 참여한 아카데미 연합군. 성공적인 작전 수행. 홀더 협회와 정부의 찬사 이어져…

-해낸 건 결국 아카데미 학생들이었다. 빌런 핵심 간부 차수연 검거 또한, 1학년 학생들이 주도.

-검거된 빌런 간부 차수연, “음음- 쳐다보지 마. 죽여버리고 싶으니까.” 날카로운 말로 취재진 위협해…

정신없이 진행됐던 소탕 작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홀더 계에선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국내 최대 범죄조직이자, 비인가 클랜 <빌런>.

그 견고했던 점조직을 무너뜨렸다.

비록 국내 최대 범죄 ‘광화문 집단 살인사건’의 주인공 황성연은 검거에 실패했지만, 그를 제외한 주요 간부와 핵심 클랜원들은 모두 잡아내는 데에 성공했다.

특히 베일에 싸여있던 클랜 마스터, 황동연까지 완벽히 검거하면서… 홀더 계는 그동안 <빌런>을 구성하던 모든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어낼 수 있었다.

최근 몇 년간 한국의 골칫거리로 남았던, 각종 수배범을 모조리 소탕해낸 것이었다.

-아카데미에 탄생한 영웅, 도재현은 대체 누구?

-아직 1학년인 도재현. 대형 클랜들의 관심 쏟아져…

-불의 심판 강우현. “도재현 영입 의사 있다.”

-도재현과 문가은은 열애 중? 아카데미 내에 떠도는 루머… 도재현, <로열>로 가나?

그 중심인물 중에서도.

주된 관심사를 꼽으라면, 역시 도재현.

일전에 ‘김도윤 습격사건’과 <안티 빌런> 써클 창설로 이름을 알렸던 그는, 이번 작전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일찌감치 일본 현장 파견을 통해 <빌런>의 ‘미허가 워프 게이트’와 ‘밀수를 통한 주 수입원’ 등을 찾아냈었고, 이후 양동 작전으로 펼쳐진 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거기에 하루 만에 이어진 ‘빌런 소탕작전’.

국내 42개 클랜이 참여한 이 대형 작전에서, 그는 독보적인 모습을 이어갔다.

원군 합류까지 거의 홀로 시간을 끌고, 합류 후에도 황동연을 검거하는 등 굵직한 활약을 펼쳤다.

당연히 모든 기사의 헤드라인은 그를 비췄다.

작전 진행에 중추적인 역할은 각 클랜과 아카데미가 했지만, 사건의 핵심 해결은 도재현이 한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도재현의 계약 괴수는 S급일까, A급일까.

-아카데미 강동욱 교수, “국내 조련 계열 중 도재현을 앞서는 홀더는 없다”

-극강의 멀티 홀더, 도재현. 그의 룬은 대체 얼마나 많은 걸까?

그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기사들도 나왔다.

각종 무기를 모두 다룰 수 있는 멀티 홀더.

그와 동시에 다양한 속성 마력룬들도 함께 활용하는 멀티 홀더.

심지어 이번 작전에선 ‘본 드래곤’으로 불리는 계약 괴수까지 선보이며, 최근 화두로 떠오른 [조련 계약]의 힘도 갖춘… 돌연변이 홀더.

그동안 도재현을 보는 홀더 계의 시선이, 그저 ‘잠재력이 엄청난 유망주 홀더’였다면.

지금은 한국 홀더 계를 선도할 트렌디 멀티 홀더.

신비롭고 놀라운 힘을 지닌, 국내 대표 홀더로 떠오르고 있는 그였다.

“우리도 영입을 검토해보지.”

그런 와중.

국내 클랜들의 관심은 덤이었다.

그간 도재현을 향한 <불의 심판>과 <로열>의 관심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용광검로> 클랜은, 이번 사건을 기점으로 그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용광검로>의 영원한 클랜 마스터, 송도혁.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클랜 스카우트 팀장에게 그런 말을 던졌다.

그러자 스카우트 팀장은 난감한 얼굴로 답했다.

“그… 마스터? 아마 도재현 홀더는 영입이 쉽지 않을 겁니다.”

“이유는?”

송도혁이 묻자, 스카우트 팀장은 천천히 답했다.

“우선, 저희 클랜의 주요 영입 대상인 전사 계열 홀더가 아닙니다.”

“아카데미 탁 교수의 제자라고 하지 않았나? 그럼 무조건 검을 쓸 텐데.”

“…그와 동시에 유은설 홀더님의 제자이기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마법사 계열처럼 마력룬도 쓰고, 조련 계열처럼 소환수도 쓰죠. 도재현 홀더는 명확히 어떤 홀더라고 집어내기보다는, 여러 계열을 아우르는 다복합 멀티 홀더로 봐야 합니다.”

그 말에 송도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부분은 대충 들었던 것 같군.”

“무엇보다 저희 클랜은 도재현 홀더와 스토리가 없습니다.”

“……?”

갑자기 웬 스토리?

스카우트 팀장의 생뚱맞은 이야기에 송도혁이 의문스러운 얼굴을 했다.

그러자 스카우트 팀장은 재빨리 보고서를 가져와 읊었다.

“저희 팀에서 그동안 오래도록 도재현 홀더를 관찰해온 결과, 도재현 홀더는 다른 국내 3대 클랜과 모두 접점이 있습니다. 로열 클랜의 문가은 홀더와는 절친한 친구 사이에, 그 아버지인 문정혁 홀더님과는 같이 식사도 한 적이 있죠. 둘의 사이가 얼마나 두터우면, 열애중이 아니냐는 풍문도 돌 정도입니다.”

스카우트 팀장은 마치 오늘을 기다려왔다는 듯.

신난 얼굴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불의 심판은 한술 더 뜹니다. 후계자 강주연 홀더와 사이가 좋은 건 아카데미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고, 심지어 여기선 이례적으로 인턴 클랜원 활동까지 했었습니다. 아마 불의 심판은 도재현 홀더의 영입과 가장 근접해 있는 클랜일 겁니다.”

여기까지 말한 스카우트 팀장의 안색이, 문득 시무룩해졌다.

“반면 저희 용광검로 클랜은 아무것도. 아무런 접점도 없습니다….”

그나마 접점이 있다면…

<용광검로> 클랜이 원하는 인재상처럼, 도재현이 검을 주력 무기로 쓰는 홀더였다는 것 정도?

그마저도 최근 보인 새 능력과 룬들 때문에, 의미가 퇴색된 지 오래였다.

“타 3대 클랜들과 비교해 봐도, 도재현 홀더가 굳이 굳이 인맥을 제치고, 우리 클랜으로 올 이유가 없습니다.”

잔뜩 풀이 죽은 듯한 스카우트 팀장의 목소리에, 송도혁은 순간 머쓱해진 얼굴로 물었다.

“…내 잘못인가?”

“그게 어떻게 마스터의 잘못이겠습니까. 잘못이 있다면 국내 홀더 트렌드에 뒤처져서, 더 강력하게 영입을 주장하지 못했던 저희 스카우트 팀의 잘못이겠죠. 하아….”

짙은 후회가 묻어나오는 스카우트 팀장의 목소리.

사실 스카우트 팀에선 꾸준히 도재현의 영입을 주장했었다.

다만, 송도혁은 국내 클랜 마스터 중에선 드물게 개인의 성장에 집중하는 홀더인 터라, 그런 세세한 영입 지시까진 내리지 못했었다.

당장 1학년인 학생 홀더가 잘해봐야 얼마나 잘 할까란 생각도 했었고.

그땐 미약했던 관심도가, 이번 사건을 기점으로 폭증한 게 변화라면 변화였다.

송도혁은 머리를 긁적이며 스카우트 팀장에게 말했다.

“지금이라도 어떻게 안 되나.”

“아무래도 어렵죠. 자연스럽게 친해져야 기회가 있을 텐데, 저희 송씨 가문엔 도재현 홀더와 비슷한 나이대의 홀더가 없잖습니까.”

저희 송씨 가문.

그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스카우트 팀장은 송도혁과 같은 송씨 가문의 일원이었다.

송씨 가문.

아카데미 재단의 탁씨 가문과 더불어, 국내 2대 검술명가로 평가받는 권위 있는 가문.

이들은 <용광검로> 클랜을 일구어낸 중심 가문이다.

클랜원 대부분이 가문의 일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심지어 클랜 마스터인 송도혁은 가문의 현 가주였다.

게다가 지분을 워낙 많이 보유한 탓에, 사실상 <용광검로> 클랜이 송씨 가문의 소유하에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런 만큼, 어지간한 가문의 홀더들은 모두 <용광검로> 클랜에 소속되어 있었다.

그러나 현재 송씨 가문 출신 중, 아카데미에 재학 중인 학생 홀더는 아쉽게도 한 명도 없었다.

해당 나이대에 맞는 가문의 일원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스토리와 유대감이 중요합니다.”

스카우트 팀장은 그 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막말로 클랜원 중 일부가 그에게 다가가 친해져봤자, 그게 비즈니스 파트너 말고 더 되겠는가.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용광검로> 클랜에 가입하고 싶다는 생각에 직접 우러나와야 한다.

현 홀더 유망주 중 단연 원탑.

명성과 실력을 모두 가진 도재현은, 그렇게 세밀하게 접근해야 조금이라도 영입 가능성이 있었다.

거기까지 듣던 송도혁은 문득 생각난 듯, 테이블을 쳤다.

“비슷한 나이대의 홀더. 있지 않나.”

“예? 어떤…”

“내 늦둥이 동생, 현아 말이야. 현아가 내년이면 아카데미에 들어가니까, 선후배로 친해지면 되겠군.”

그 말에 스카우트 팀장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뭔가 잘못 들었다는 얼굴이었다.

“그… 마스터? 현아님이 가문의 뛰어난 자제인 건 맞습니다만, 분명 룬 홀더엔 재능이 없으셨던 걸로….”

송도혁이 늦둥이 여동생이자, 송씨 가문의 직계 자제.

송현아.

그녀에게 룬 홀더의 재능이 없다는 건, 오래전부터 가문과 클랜에 전해져 온 이야기였다.

검을 다루는 실력과 검에 대한 이해도는 가문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뛰어난 그녀인데, 이상하게도 룬 홀더엔 재능이 없어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었다.

때문에 스무 살이 되는 내년에도, 평범하게 대학교에 진학 예정이었을 텐데… 난데없이 아카데미 입학이라니.

송도혁은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까.

“없었었지. 저번 달까진.” 

그런 생각에 고개를 갸웃하는 스카우트 팀장을 향해.

송도혁은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었다.

여동생과 가장 가까운 자신만이 아는 사실.

그 흔한 [검] 룬 하나 획득하지 못했던 자신의 여동생은, 이미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방법으로 각성을 마친 후였다.

“현아한테 미리 말해놔야겠군. 선배님과 좀 친해져 놓으라고.”

도재현을 향한 국내 3대 클랜의 치열한 영입전이…

그렇게, 물밑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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