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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사기 룬을 얻었다 (206)화 (206/353)

Chapter 206 - 새로운 힘 (3)

<계약자 정보>

◎이름: 티르본드 (본 드래곤)

-계약자: 도재현

◎분류: 아룡 (특수)

◎속성: -

◎우호도: 관심 

◎상태: 최상

◎일반 능력치

[근력: 108] [내구: 111]

◎보유 룬

[창공의 무투가 Lv.1] [견고한 이빨 Lv.1]

전에 시련을 이겨내고 확인한 정보창.

거기선 ‘티르본드는 더 이상 사령이 아니다’라고 했었다.

그 말이 <계약자 정보>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특수/제작)으로 되어 있던 분류에서 ‘제작’이 사라져 있었고, ‘저주’였던 속성 역시 무속성이 되며 빈칸이 되어있었다.

늘 ‘보통’에 머무르던 우호도는 드디어 ‘관심’이 됐고, 새로운 힘에 컨디션도 최고인지 최상의 상태를 자랑했다.

제작 언데드였던 과거를 완전히 청산하고, 이젠 아룡 생명체로 다시 태어난 티르본드였다.

‘물속성이나 불속성이 되진 않네.’

속성이 빈칸이 된 게 신기하긴 하다.

혹시 [사자의 불꽃놀이] 룬을 통해 불속성이 된다거나, 초월자 플러비우스의 영향을 받아 물속성이 되는 것도 기대했는데…

아무래도 그 정도 룬이나 영향으론, 속성까진 변화시키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무속성이 전혀 나쁜 건 아니다.

무속성은 신체 강화나 육탄전 등에 강화된 계약자들에게 부여되는 속성이고, 그만큼 한 속성에 치우치지 않아 상성에 따른 약점이 최소화되는 장점이 있었다.

“어때? 많이 달라졌어?”

가만히 정보창을 확인하는 내 모습을 보며, 문가은이 기대감 어린 얼굴로 물었다.

이번에 던전 하나를 공략했고, 그를 통해 티르본드가 새로 각성했다는 사실은 문가은도 전해 들었다. 

그래서 실험하러 올때부터 잔뜩 기대했던 그녀였다.

워낙 비행을 함께 많이 하고, 정도 꽤 들어서일까.

이젠 나보다 문가은이 티르본드를 더 챙기는 것 같다.

“응. 룬도 새로 얻고, 능력치도 많이 올랐네.”

티르본드는 속성과 분류에서만 변한 게 아니었다.

녀석의 주력 능력치라고 볼 수 있는 근력과 내구가 10씩 오르며, 무려 108에 해당하는 근력과 111의 내구를 갖추게 됐다.

능력치만 놓고 보면 거의 A급 최상위.

아마 어지간한 괴수들은 혼자 때려잡을 정도의 힘이다.

물론, B급부터는 홀더든 괴수든 능력치보단 룬의 활용도를 더 높게 쳐주긴 하지만, 어쨌든 능력치 역시 평가지표 중 하나.

능력치가 높아서 나쁠 건 없었다.

‘룬은… 딱 티르본드 같은 것만 새로 얻었네.’

각성하며 새로이 얻게 된 두 개의 룬.

[견고한 이빨]과 [창공의 무투가].

전자는 나도 얻은 적이 있던 신체 강화 계열의 룬이고, 후자는 아마 [사족 격투]의 상위호환 격인 격투 계열 룬 같았다. 

이제 막 얻었기에 레벨이 낮긴 해도, 근력과 내구가 높은 티르본드가 활용하기에 딱 좋은 룬들로만 세팅이 됐다.

이 정도면 아주 만족스러운 각성 결과였다.

-주인. 날고 싶다.

게다가 이런 말도 한다.

각성 전의 티르본드는 의사표현을 하긴 해도, 항상 뭔가 음울하고 부정적인 마인드였다.

마력석을 줄 때만 가끔 화색이 돌 뿐, 한 번도 이런 의욕적인 말을 건넨 적이 없었다.

하지만 우호도가 관심이 되고, 녀석 역시 깨끗하고 새로운 힘을 얻게 되니 분위기가 달라진 느낌이다.

…애초에 생긴 것부터 좀 멋있어지긴 했다.

‘오랜만에 사냥 좀 할까?’

-그렇다. 달라진 힘을 보여주겠다.

나는 티르본드에게서 잠시 시선을 떼고 문가은을 봤다.

“가은아, 나 잠깐 사냥 좀 하고 오려는데 어떡할래? 같이 갈까?”

티르본드를 타고 비행하며 함께 사냥하는 것.

문가은과 나만이 즐기는, 일종의 드라이빙 데이트.

평소엔 몇 번이나 가고 싶다고 조르던 문가은이지만, 이번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둘이 갔다 와.” 

“어? 진짜?”

“응. 새로 각성하고 처음 나는 거잖아. 최고의 상태에서 확인해야 하는데, 내가 방해하면 안 되지.”

문가은은 그렇게 말하며 한 발 물러섰다.

아까 티르본드가 처음 소환됐을 땐, 변화한 모습에 두 손을 붙잡고 연신 감탄하더니… 막상 점검이 필요한 순간엔 자신이 빠져야 한다고 생각했나 보다.

그런 기특한 문가은의 모습에…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가볍게 입을 맞췄다.

“뭐, 뭐야, 갑자기.”

갑작스러운 스킨쉽에 문가은이 한껏 당황한다.

사귄 지 꽤 됐는데도, 그녀는 이렇듯 스킨쉽에 약했다.

“나 생각해주는 게 기특해서.”

“씨이- 또 놀리려고 그러지.”

“하하. 내가 뭐 맨날 놀리기만 하나. 어쨌든 갔다 올게. 밖에 나가도 혼자는 위험하니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문가은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구름을 가린 둥지>는 입구에서 크게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따로 괴수가 등장하지 않는다.

지금 있는 이곳이 일종의 안전구역인 셈이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나는 출발하기 전.

문가은이 있는 곳 주변에 간단한 [경고 결계]를 쳤다.

만약 침입자가 생기면, 결계를 만든 이가 바로 알 수 있게 해주는 알림 형태의 결계.

[플로리안 주문]과 [마력제어]가 모두 10레벨을 넘기며 만들 수 있게 된 결계였다.

그걸 보며 문가은이 깜짝 놀라 물었다.

“재현이 너 결계도 만들 줄 알아?”

“조금? 아직 마력 결계는 못 쳐.”

괴수들의 침입을 완전히 막아낼 수 있는 [마력 결계]를 만들려면, [마력제어] 룬이 Max에 달해야 한다.

이는 마법사 계열 중에서도 [마력제어]를 최고 수준으로 연구한 홀더들만이 제작할 수 있고, 그래서인지 결계를 칠 수 있는 인력은 세계적으로도 귀했다.

어쨌든 지금은 이 정도 결계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그럼 갔다 올게.”

“응!”

문가은에게 가볍게 인사한 후, 그대로 티르본드의 몸에 올라탔다.

몇 번이나 탔던 녀석의 뼈인데, 오늘따라 어쩐지 더 튼튼하고 화려한 느낌이 든다.

나는 살짝 몸을 낮추며 비행을 준비했다.

‘가자, 본드.’

-티르본드다.

‘아, 맞다. 미안.’

…의외로 새 이름에 프라이드가 있는 티르본드와 함께, 우리는 광활한 창공을 비행하기 시작했다.

* * *

커흐흐흐-!!

캬오오오-!!

카앙! 쾅!

콰아앙-!!

만티코어와 티르본드.

둘의 육중한 몸이 서로 부딪칠 때마다, 찢어질 듯한 굉음이 하늘에 울린다.

티르본드는 근질거렸던 몸을 모두 풀겠다는 듯, 매우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공격을 이어갔다.

졸지에 실험쥐가 된 다수의 만티코어들은, 정신을 못 차리며 맥없이 쓰러져갔다.

“미친… 존나 세잖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건 뭐, 상대가 안 되는 수준이다.

원래도 능력치에서 밀리는 만티코어였지만, 각성 후 육탄전에 더 특화된 티르본드는 거의 깡패에 가까웠다.

만티코어 하나의 몸을 이빨로 물어뜯으면, 다른 만티코어는 날개와 꼬리로 타격을 입힌다.

[천하제일 경주마]를 활용한 ‘돌격’ 또한, 강력한 공격 수단 중 하나였다.

[계약자 ‘티르본드’의 ‘창공의 무투가’ 룬 레벨이 올랐습니다.]

[계약자 ‘티르본드’의 ‘견고한 이빨’ 룬 레벨이 올랐습니다.]

덕분에 1레벨로 시작했던 룬들도 폭풍 성장을 거듭했다.

티르본드는 점점 전투에 익숙해지며, 격투술을 자유자재로 사용했다.

처음 녀석을 봤을 때, 거대한 몸과 높은 능력치만으로 싸우던… 그 조잡한 전투는 온데간데없었다. 

공중 육탄전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만티코어들도, 이제는 한 수 접어줄 정도였다.

-주인. 놈들이 너무 많이 몰렸다.

하지만 다굴 앞에 장사 없다 했던가.

아무리 강력해진 티르본드라곤 해도, 아직 A급 괴수를 몰이사냥하는 것까진 힘들었다.

최대 네 마리까지는 커버가 된다.

그런데 그를 넘어 일곱, 여덟 마리가 되면… 무리하지 않고 내게 신호를 보냈다.

나 역시 그럴 땐 지체하지 않고 힘을 보탰다.

“흐읍…!!”

망설임 없이 본드의 몸 위에서 내린다.

허공에 갑작스럽게 떨어졌지만, 문제는 없었다.

새로 얻은 전설급 신발 [영험한 드래곤부츠] 덕분에, 허공에서도 육지처럼 움직임이 가능했다.

캬오오오-!!

그와 동시에, 본드가 더 높은 상공으로 치솟듯 비행을 시작한다.

내가 내리면 곧바로 전장에서 벗어나라. 

이미 이와 같은 지시가, 마음 속 소통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커흐흐흐-!!

쿠에에에-!!

본드가 전장을 벗어나고, 총 여덟 마리의 만티코어가 동시에 달려든다.

아니, 아홉 마리인가?

원래라면 이렇게 많은 괴수가 동시에 달려들진 않지만, 우리가 비행을 통해 괴수들을 몰고 다녔기에 일어난 현상이었다.

‘괜찮아.’

하지만 난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괴수들의 한복판에 떨어진 것도, 본드를 올려 보낸 것도.

모두 감당할 수 있기에 벌인 일이었다.

왜냐하면.

<초월자의 방>을 공략하고, 새로 각성한 건…

티르본드뿐만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탁-

오랜만에 꺼낸 검을 붙잡고, 나는 조용히 읊조렸다.

“급류로 흘러라.”

쏴, 쏴아아아-!!

검의 끝자락에서, 푸른 물줄기가 뿜어져 나온다.

물은 허공에서 흐르고 흘러, 내 근방의 모든 곳을 하나의 구체처럼 덮기 시작한다.

돌격하던 만티코어들 중 몇몇은 당황한 채 몸을 멈추고, 몇몇은 그대로 들이받았지만…

그중 누구도 물의 구를 뚫는 이는 없었다.

나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급류가 형성된 주변의 물 속에서, 나는 나만의 흐름을 찾아 검을 움직였다.

찌르기는 없다.

베고, 또 벤다.

무아지경의 기세로, 끊임없이 구 안의 모든 것을 베어냈다.

그렇게 대략 10초 정도.

벨 수 있는 모든 물을 베어냈을 때.

쏴아, 아아아-!!

쿠가가가-!!

나를 감쌌던 물의 구는 마침내.

수십 개의 참격이 되어…

주변의 만티코어들에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용맹한 영원의 물결]의 첫 번째 궁극스킬.

[진 유수활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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