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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사기 룬을 얻었다 (233)화 (233/353)

Chapter 233 - 파문된 늑대들의 도시 (1)

[결투에서 승리했습니다! 룬 사냥꾼의 신묘한 힘으로, 상대방의 룬 하나를 복제할 수 있습니다. 복제할 룬을 선택해주세요.]

[‘은빛 달그림자’ 룬을 선택하셨습니다. 12레벨의 에픽룬이기에 레벨이 하락해, 6레벨로 등록됩니다.]

[새로운 룬을 얻었습니다.]

[룬의 성향으로 신성을 5 획득합니다.]

<룬 정보>

◎이름: 은빛 달그림자

◎등급: 에픽(Epic)

◎레벨: 6

◎새겨진 부위: 뒷목

◎특수효과

: ‘은의 축복’이 상시 적용된다. 전투 도중 사용하는 모든 장비, 능력, 스킬 등에 금속 은이 지닌 특성이 담긴다.

: 사용하는 장비의 신성 감응도가 매우 높아진다. 신성력을 투입해 장비의 성능을 더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다.

: 사령, 언데드 등의 저주 계열을 상대할 때 능력치가 10% 상승한다. 이 효과들은 신성 수치와 룬 레벨에 비례해 강해진다. (*’달의 힘’을 받은 자들을 상대할 때, 이 효과는 급격히 증폭된다.)

‘그래도 하나 건졌네.’

만족스러운 룬 획득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련 형식으로 면접을 진행하면 괜찮은 룬들을 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직접 지원자들과 대련했지만, 의외로 룬 획득은 쉽지 않았다.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일단 상대하는 지원자들 대부분이 A급 홀더라서 승리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

또한, 이미 어지간한 룬들은 다 얻은 탓에 중복되는 경우가 많은 점.

그리고 무엇보다…

‘승리 인정이 잘 안 돼.’

서로 전력을 다해 싸우지 않기에, 애초에 이를 시스템이 [룬 사냥꾼]의 결투로 잘 인정하지 않는 점.

면접은 말 그대로 자신의 힘과 능력을 증명만 하면 되는 자리.

실력으로 상대를 꺾을 수 있더라도, 굳이 진심을 다해 싸울 필요는 없었다.

그 때문에 서류를 통과하고 면접을 진행한 97명.

그중 직접 대련을 맡은 건 33명.

그들과의 대련을 통해 획득한 룬은 단 3개뿐이었다.

[노멀룬 ‘채찍’이 상위룬 ‘무기의 달인’에 편입됩니다.]

[레어룬 ‘해류검법’이 상위룬 ‘용맹한 영원의 물결’에 편입됩니다.]

그마저도 2개는 기존 카테고리에 엮이며 상위룬에 편입됐고, 남은 하나는 도승민이라는 홀더를 이기고 얻은 에픽룬 [은빛 달그림자]였다.

[은빛 달그림자]는 겉보기엔 별다른 효과가 없어 보인다.

사용하는 무기나 장비를 포함해, 룬 효과, 스킬 등 모든 능력에 ‘은’의 효과를 부여하긴 하지만, 막상 은의 효과는 평범한 상황에 아무런 힘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던전에선 효과적이야.’

기본이 A급부터 시작하는 ‘늑대인간’들은 매우 강력한 힘을 지녔다.

타고난 근력과 압도적인 스피드, 결코 무인들에게 뒤지지 않는 격투술.

어지간한 공격엔 흠집조차 나지 않는 단단한 내구도까지.

특히 던전 내에서 특수한 상황이 발생하고 그와 감응하는 특별 룬이 발동되면, 아예 공격이 박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 그들에게 효과를 내는 게 ‘은의 힘’이다.

은의 힘은 그들의 가죽을 쉽게 뚫고 추가타를 입힌다.

평범한 힘이 신성력으로 돌아와 특별한 효과를 낸다.

이번 공략대 준비에 앞서, 최유민과 이현호에게 은제무기 대량제작을 부탁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

은제무기는 평소엔 아무런 효과가 없고 제작의 특수성 때문에 높은 등급을 받기도 힘들지만, 늑대인간과 같은 특이 형태 괴수들을 상대할 땐 강력한 힘을 발휘하곤 했다.

‘그런 면에서 도승민은 매력적인 대원이고.’

약간은 기준치에 모자랐던 도승민을 선발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

[은빛 달그림자].

이번 공략의 핵심 키가 될 만한 이 룬을, 한 명이라도 더 가진 홀더가 있으면 이득이었다.

게다가 아직 나이도 어리고, 같은 암살자 계열이기 때문에… 데리고 다니면서 이것저것 가르치면 금방 성장할 수도 있었다.

“오우- 긴장되는 하루구만.”

잠시 생각에 빠져있던 찰나.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내 귀에 닿는다.

훤칠한 키에 준수한 외모.

보기 드문 갑옷과 투구 등의 장비 착용.

그리고 손에 쥔, 화려한 검 한 자루.

절친 박진우였다.

“일찍 왔네?”

“어. 야, 근데 이거 좀 어색해. 너무 비싼 장비들이기도 하고.”

박진우가 어색한 듯 자신의 장비를 매만졌다.

공격형 전사 계열들이 가벼운 장비들을 선호하긴 하지만, 유독 박진우는 그동안 걸친 장비들이 별로 없었다.

그나마 가죽갑옷과 신발 정도?

심지어 투구는 시야에 방해된다고 쓰지도 않았었다.

장비에 대해선 나도 있는 대로 쓰는 편이지만, 박진우는 그 정도가 심했다. 

“좀 익숙해져라, 임마.”

그래서 이번을 기회로 마음먹고 고급 장비들을 좀 선물해줬다.

즉, 박진우가 입고 있는 거…

전부 내가 사준 거다.

모든 장비가 최소 레어급이기에 박진우가 기겁하며 값을 치르려고 했지만, 한사코 거절하며 그냥 사줬다.

그동안 박진우에게 알게 모르게 받았던 도움들.

친구를 넘어 동료로서 고마웠던 순간들.

이를 나름 되갚고자 하는 의미도 있었고…

“부공대장 장비가 허름하면, 그 공격대부터가 허름해 보이잖아.”

이번 <파문 공격대>의 부공격대장.

그 직함을 박진우에게 줬기 때문이기도 했다.

박진우는 ‘부공대장’이라는 단어가 들리자, 곧바로 머리를 박박 긁었다.

“아오… 그거 진짜 내가 해야 하냐?”

“그럼 이제 와서 안 하게?”

“아니, 경력직들 많잖아. 임현 님인가 그분도 있고, 로열 간판 홀더? 그 사람도 있잖아.”

박진우가 말하는 두 홀더.

임현, 그리고 성나연.

그들은 모두 경력과 실력을 갖춘 A급 홀더에, 부공대장으로서 전혀 부족함이 없는 이들이지만…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말했잖아. 지휘권이 분산될 수도 있다니까.”

그건 바로 경력직이어도 너무 경력직이라는 점이다.

성나연은 <로열>에서 크고 작은 일을 도맡았던 간판 홀더에, 임현은 직전에 <짙푸른 초원> 공격대의 공대장까지 맡았던 인물이다.

워낙 명성도 많고 리더십도 강해 그들을 따르는 홀더가 많았다.

당장 우리 공격대로 선발된 대원들만 해도, 몇몇 홀더들을 빼면 나보다 그들을 더 신뢰할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부공대장처럼 발언권이 강한 직함을 맡기면 공략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다.

당장 <파문된 늑대들의 도시>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건 나인데, 그들이 직감과 경험에 의거해 태클을 걸면 좀 곤란해지니까.

“게다가 클랜 소속한테 뭔가 맡기면 좀 그래.”

임현은 무소속이지만, 성나연은 엄연히 <로열> 클랜 소속이다.

대형 클랜 혹은 일반 사설 클랜 클랜원에게 공격대와 관련이 깊은 직함을 맡겨버리면, 밖에서 보기에 우리 공격대가 해당 클랜의 입김을 받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또, 직함을 받지 못한 다른 클랜에서 불만을 제기할 수도 있고.

그나마 우리 멤버들 중에 경험이 많은 강주연에게 부공대장을 맡기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였다.

“야. 그리고 너 잘할 수 있어. 너도 모르는 리더십이 네 안에 있다니까?”

“오우, 미친놈이. 나도 모르는 걸 네가 어떻게 알아?”

“푸하하.”

박진우의 시원한 욕설에 웃음을 터뜨렸다.

부공대장을 맡긴 결정적인 이유는, 이 녀석에게 내재된 능력을 좀 끌어올려주고 싶어서였다.

박진우는 공격형 전사 계열에 특화된 홀더지만, 탁월한 리더이기도 하다.

원작에서는 분명 정신적인 각성을 거치며 리더로서의 자질을 보여줬고, 원래 이번 던전도 어설프지만 그가 직접 공격대를 구성했었다.

그런 능력을 이번에도 보여줄 수만 있다면, 앞으로의 내게 큰 힘이 된다.

당장 부공대장을 맡기엔 좀 투박하고 거칠지만 녀석은 잘 해낼 거다.

그걸 기대하고 장비까지 사준 거다.

‘뭐, 믿을 만한 애가 얘밖에 없기도 하고.’

당장 <파문 공격대>에서 진짜 ‘내 사람’이라고 할 만한 대원.

그중 강주연을 제외하면, 부공대장을 맡을 사람도 박진우말곤 없었다.

좀 복잡한 이해관계들이 얽히고설켜 결정된 사항이었다.

“그래서 카밀라는 언제 온대?”

나는 박수를 한번 치고, 은근한 말투로 박진우에게 물었다.

그러자 녀석이 인상을 팍 찌푸렸다.

“갑자기 카밀라 얘기가 왜 나와?”

“궁금하잖아.”

“네가 알아서 뭐하게.”

“뭐야. 알긴 안다는 거네? 연락해봤어?”

“…….”

순간 내 페이스에 말린 박진우가 입을 닫았다.

완전히 정곡을 찔린 얼굴이다.

그리곤 민망해진 얼굴로 등을 돌렸다.

“나 칼 갈러 간다. 이따 봐.”

“아니, 미친놈아. 뭔 무기를 맨날 갈아?”

“몰라. 찾지 마.”

그렇게 박진우를 시작으로, 한명 한명 대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아까 언급했던 임현과 성나연 등의 고위 홀더부터…

김채은, 강주연, 그리고 일본에서 돌아온 문가은.

내 부탁으로 공격대에 함께 합류해준 아키바.

오랜만에 보는 얼굴인 신성 계열 이수미.

박진우가 오매불망 기다리는 카밀라까지….

그 외 수많은 공격대원들이 차례차례 모습을 드러냈다.

“형님-!! 설레고 두근대는 아침입니다…!!”

“…….”

…왠지 모르게 유독 날 잘 따르는 열혈 팬도 한 명 보였다.

어쨌든 전사 계열 9명, 마법사 및 궁수 계열 6명, 암살자 계열 6명, 신성 계열 3명, 특수 계열 2명.

총 32명의 대원들이 모두 제 시각에 모였다.

많은 인사는 필요 없었다.

그들은 금세 한데 모이며 질서를 유지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나.

수십 쌍의 눈동자가 모인 그 안에서…

낮고 강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그럼, 지금부터 공략을 시작하겠습니다.”

<파문된 늑대들의 도시>.

그 미지의 정보들이 묻혀 있는 땅을 향한 첫 발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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