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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사기 룬을 얻었다 (241)화 (241/353)

Chapter 241 - 바라텐의 전사들 (3)

<룬 정보>

◎이름: 끓어오르는 늑대인간의 힘

◎등급: 에픽(Epic)

◎레벨: 9

◎새겨진 부위: 성대

◎특수효과

1) ‘각성한 늑대인간’의 힘을 다룰 수 있게 된다. 근력, 속력, 내구를 활용한 육탄전의 파괴력과 순발력이 급증한다. 또한 신체를 강화 및 보조하는 룬들의 성능이 10% 증가하고, ‘격투’와 관련된 룬의 성능은 15% 증가한다. 

2) 보름달이 뜨는 밤엔 내재된 힘이 깨어난다. 달빛을 받으면 모든 능력치가 10% 상승한다.

3) 각성하는 개체마다 파생스킬 ‘하울링’의 종류가 달라진다. 원래는 한 개체 당 하나의 하울링만 획득할 수 있지만, 비정상적인 룬 획득을 통해 새로운 효과가 생겼다.

*룬 사냥꾼 추가 효과

: 획득 가능한 ‘하울링’ 스킬에 제한이 없어진다. 이후 ‘끓어오르는 늑대의 힘’ 룬을 또다시 획득할 경우, 해당 룬의 하울링 스킬만 파생스킬에 새로 추가된다. 

◎파생스킬

[남색 포스하울링]

◎세부정보

: 늑대인간의 라이칸 일족, 그중에서도 각성한 라이칸들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 특별한 힘. 화려한 달빛이 비추는 밤엔 그 힘이 겉잡을 수 없이 증폭된다. 만약 달밤에 어디선가 울부짖는 늑대를 보게 된다면, 그 순간 이미 목숨을 부지하는 건 어려울 것이다. 

“…확실히 다르네.”

S급 괴수, 각성 라이칸.

듀크를 처치하고 나서 획득한 룬의 정보를 읽어가며, 나는 작게 감탄했다.

에픽룬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에픽룬이 아니다.

등급 측정 상 에픽룬으로 산정되긴 했어도 레어급과 비슷한 성능을 내는 룬들이 있는가 하는 반면, 때론 전설급을 뛰어넘는 성능을 보이는 에픽룬들도 있다.

이번 [끓어오르는 룬의 힘]은 그런 에픽룬 중 상위 랭크에 해당될 룬이었다.

그만큼 능력의 효과들이 좋다.

“각성의 힘, 달빛 효과….”

신체강화 룬들의 성능 보조와 격투 관련 룬 성능 보조.

그리고 달밤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얻게 되는 능력치 보조까지.

모든 게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순수 육탄전’에 초점이 맞춰진 효과들이었다.

‘듀크’처럼 마법을 잘 다루는 변종들도 간혹 있지만, 기본적으로 라이칸들의 성향은 육탄전을 활용한 직접 전투다.

당연히 룬의 특수효과들도 그런 쪽으로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하울링을 추가로 얻는다….”

[끓어오르는 늑대인간의 힘]을 중복으로 획득할 순 없지만, 해당 개체들의 ‘고유 하울링’들은 스킬로 계속 추가할 수 있다.

이건 앞으로 라이칸과의 전투를 셀 수 없이 펼칠 내게 있어 호재였다.

당장 [남색 포스하울링]만 하더라도, 울음소리를 들은 모든 대상에게 ‘마력통제’라는 강력한 상태이상을 걸 수 있는 스킬.

그런 하울링을 제한 없이 획득할 수 있다니….

아마 이번 던전 공략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수십 개에 달하는 하울링을 얻게 될지도 몰랐다.

“치- 무슨 혼잣말을 그렇게 해?”

멍을 때리며 잠시 정보를 정리하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제는 캐쥬얼하게 옷을 입은 문가은이었다.

그녀는 문앞에서 기댄 채, 책상 앞에 앉은 날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언제 왔어?”

엔리히텐의 [워프게이트] 추천 덕분에 우리는 사흘 후에 다시 만나는 것으로 하고 현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협회에 보고할 내용도, 공격대 내에서 회의할 내용도 굉장히 많지만…

일단은 휴식을 위해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당연히 그녀도 집에 갔을 줄 알았는데, 어느새 우리 집에 찾아와 있었다.

“30분 전에? 재현이 너, 문 소리도 못 듣고 멍때리고 있던데.”

“진짜? 우리 집 비번은 어떻게 알았어?”

“이씨, 죽을래? 네가 저번에 알려줬잖아. 여자친구가 남친 집 비번도 모르냐면서.”

…그랬었나?

요즘 워낙 큼지막한 사건들이 연달아 터져 그런지, 일상에서의 사소한 이야기들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대가를 치러야한다는 듯, 문가은이 무서운 말을 꺼낸다.

“나 지금 되게 서운한 타이밍인데.”

“…예?”

“안 풀어줄 거냐구. 나 삐졌는데.”

“헉.”

그러자 순간 나도 모르게 양팔로 어깨를 감싸고 말았다.

“오늘은 진짜 안 돼. 곧 다시 던전으로 출정해야 하잖아. 오늘도 하면 나 진짜 죽어.”

“아우, 진짜!”

퍼억-!

가차 없는 응징이 등짝에 가해졌다.

강렬하기 짝이 없는 그녀의 스매쉬에 나는 생각했다.

‘단단해지기 쓸 걸.’

오랜만에 맞아서 그 힘을 잠시 잊고 있었다.

궁수 계열 홀더의 근력.

진짜 뒤지게 아프네….

“나도 할 생각 없어, 이 바보야. 그냥 안아달란 말이잖아- 일본 갔다 와서 바로 공격대 가느라 얘기할 시간도 없었는데… 씨이-”

이번엔 진짜 서운한 듯.

문가은이 팔짱을 끼며 고개를 돌렸다.

하긴.

그동안 너무 쉴 새 없이 달려오긴 했다.

새로 획득했던 룬들의 숙련도 향상, 새 던전의 공략 준비 작업, 임시 공격대 모집과 그 면접, 이후 곧바로 작전을 구상해 공략을 시도하기까지.

비단 문가은뿐만 아니라, 강주연, 김채은과도 함께 지낼 시간이 부족했다.

특히 아직까지 공격대 내에선 서로 존칭하며 공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에, 연인으로서의 갈망은 더 심했을 것이다.

“미안해.”

나는 그런 그녀를 바로 안아주며 사과했다.

내 딴에는 장난을 친 거였는데, 생각해보니 빡빡한 스케쥴을 치러 온 그녀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그리고 그녀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물었다.

“저녁은 먹었어?”

“아니.”

“그럼 식탁으로 가자. 내가 직접 해줄게.”

아직까지 내 [요리]를 맛본 적이 없는 문가은.

그녀에게 특별히 솜씨 발휘를 해야겠다.

하지만 막상 손을 잡고 나가려고 하니…

문가은이 자리에서 가만히 움직이질 않았다.

왠지 모르게 부끄러운 듯한 얼굴에, 시선은 땅에 고정돼 있다.

그리고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다른 거 먹으면 안 돼?”

“…….”

아씨, 맞잖아.

그거 때문인 거.

* * *

<불의 심판> 클랜 타워 37층.

클랜 마스터의 집무실이 자리한 곳.

그 문 앞에서, 강주연은 노크를 위에 손을 올렸다.

‘계속 속일 순 없어.’

그녀는 오늘 마음을 굳게 먹고 왔다.

일이 바빠 딱히 말할 기회가 없다는 걸 핑계로 그동안 미뤄왔지만, 언제까지나 아빠를 속일 수는 없었다.

도재현과 연애 중이라는 사실.

아빠가 들으면 단순히 놀라는 것에 그치지 않을 그 이야기를, 오늘은 해야만 했다.

사실 <불의 심판> 클랜 자체가 클랜원들의 생활을 별로 터치하지 않고, 홀더들이 아이템과 룬을 사용하면 변장이 편하기 때문에 어지간해선 비밀 연애는 안 들킨다.

그래서 언론이나 주변에도 쉽게 밝혀지지 않는 것이었다.

‘…어디까지 말하지?’

하지만 밝히는 데에서 문제가 끝나는 건 아니다.

도재현과 사귀는 중이다…

거기까지 말하는 건 좋다.

그는 현 홀더 계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유명 홀더이고, 그 정도의 남자와 연애 중이라면 아무리 팔불출 아빠라도 충분히 이해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김채은과 문가은이라는 두 명의 다른 여자친구를 소개하게 되면….

‘…….’

강주연은 거기서 생각을 멈췄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지금껏 딸인 그녀에게 한 번도 제대로 화를 내거나 다그친 적이 없던 아빠인데, 상상을 초월한 폭탄 발언을 들으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예측조차 어려웠다.

똑똑- 

강주연은 허튼 생각을 치워버리고 문을 두드렸다.

일단 뭐가 됐든 부딪혀야 했다.

“저예요, 아빠.”

“어, 그래. 들어와라.”

담당 비서에게 미리 말을 해둬서 문은 곧장 열렸다.

소파에 앉아있던 강우현은 커다란 신문을 펼쳐보고 계셨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는데도, 그는 유독 종이신문을 보는 걸 선호했다.

“주연아, 이것 좀 와서 봐라. 도재현 그 친구에 대한 기사인데, 우리 불의 심판에서 인턴으로 활동했던 내력을 상세하게 말해주고 있다. 하하. 이 기자 이거 보는 눈이 있구만.”

강우현이 호쾌한 웃음을 터뜨리며 건네는 대화 주제는 아이러니하게도 도재현이었다.

그도 그럴 게…

도재현과 그의 공격대로 인해 현재 홀더 계는 난리가 났기 때문이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괴수와의 소통, 도재현이 증명하다!

-초월자의 방에 이은, 바라텐 진영… 대체 라이칸은 어떤 종족?

-새로운 역사를 쓴 파문 공격대, 사흘 후 재진입한다.

-이번 공략의 임시 보고로 주류학파의 ‘이계설’ 더 힘입어…

괴수와의 소통 및 협력, 진영 간 전투로 이어지는 공략, 괴수가 만든 [워프게이트], A급과 S급이 득실거리는 최고난이도의 던전 등….

지금까지의 던전 공략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내용들이 쏟아져 나온다.

모든 것이 최초.

모든 게 새로운 이야기다.

그야말로 홀더 계의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도재현과 <파문 공격대>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주연은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

오늘 해야 할 이야기의 주제가 먼저 나오다니.

분명 긍정적인 신호였다.

“아빠.”

“응?”

딸의 부름에 곧장 고개를 돌리는 강우현.

더 망설일 수 없다.

이럴 땐 바로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했다.

강주연은 마음을 굳게 먹고 아빠에게 물었다.

“그 도재현… 남편감으론 어떠세요?”

“……?”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그대로 몸을 정지하고 말았다.

아.

잘못 말했다.

남자친구감으로 어떠냐고 물어보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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