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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사기 룬을 얻었다 (257)화 (257/353)

Chapter 257 - 뜨거운 승전보 (2)

전투는 쉬지 않고 지속됐다.

S급 괴수와 고위 마법사들이 시전하는 물속성 마법.

엄청난 양의 물로 적들을 잠시 묶어내긴 했지만…

그렇다고 칼라크 진영도 마냥 당하고만 있진 않았다.

아군보다 훨씬 많은 수의 라이칸은 모두 A급 상위 괴수들에, 각성한 라이칸 전사들은 아스와 마찬가지로 S급 괴수들이다.

상대 마법 한번에 몰살당할 정도로 약체가 아닌 것이다.

놈들은 우월한 신체조건을 활용해 각종 지형지물을 타고 몸을 움직였고, 물에 닿아야 하는 순간이 있으면 점프하거나 마력을 발에 집중시켜 몸을 지탱했다.

덕분에 혼란스러운 전장 속에선…

늑대들의 때 아닌 수중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바라텐의 개들을 물어뜯어라! 모조리 죽여 없애라!!

-제9부대는 마법을 쓰는 인간들을 중점적으로 노린다! 

-저 빌어먹을 괴물부터 죽여라! 온갖 무기와 마법을 다 쓰는 인간을!

-덴스크 님, 저 인간은 저희보다 더 빠릅니다!

-그럼 어떻게든 더 빨리 움직여. 뭐라도 하란 말이야…!!

첨벙- 첨벙-

사방에서 물이 튀기며 싸움이 일어난다.

칼라크 진영 늑대들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명령을 내렸고, 바라텐 진영 역시 혼란 속에 중심을 잡으며 이에 맞섰다.

불행 중 그나마 다행으로, 아군의 총 지휘관인 엔리히텐이 이곳 정면 구역에 있었기에…

바라텐의 늑대들도 두려움을 모르고 적들에게 달려들었다.

[클라크 진영 라이칸 ‘슈페르크’의 ‘보라색 포스하울링’이 울려 퍼집니다! 하울링을 들은 모든 범위 내 지정 대상의 시야가 가려집니다. 일정 시간 동안 상태이상 ‘실명’에 빠져듭니다.]

[클라크 진영 라이칸 ‘덴스크’의 ‘주황색 버프하울링’이 울려 퍼집니다! 하울링을 들은 모든 범위 내 지정 대상의 마력이 현저히 감소합니다.]

[바라텐 진영 라이칸 ‘엔리히텐’의 ‘적색 포스하울링’이 울려 퍼집니다! 하울링을 들은 모든 범위 내 지정 대상의 내구 수치가 심각하게 떨어집니다. 톨 바라텐의 울음소리는 적의 방어를 무의미하게 만듭니다.]

거친 전투가 이어지고, 온갖 스킬들이 난무한다.

특히 S급 라이칸들의 ‘색깔 하울링’.

저마다 다른 능력을 지닌 이 스킬은, 때론 아군을 버프시키고 때론 상대를 디버프시켰다.

이곳 정면 구역에 자리한 각성 전사가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그 수만큼 하울링 역시 이곳저곳에서 울려퍼졌다.

그야말로 모든 걸 쏟아부으며 펼쳐내는 총력전.

물러설 곳을 잃은 늑대들의 싸움이었다.

‘그래도….’

하지만 그 난전 속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가져가는 건 역시 아군이었다.

“막사의 천막과 기둥을 점거해라!”

“마법부대 라이칸들은 최대한 아군을 보조하는 쪽으로 마법을 쓴다!”

“톨께서 앞장서신다!! 모두 싸우자…!!”

그건 지금의 전장 구도를 만든 게 우리였기 때문이다.

아군 막사에서 작전을 펼쳤기에 어느 쪽으로 움직여야 유리한지 파악이 쉬웠고, 나와 아스 같은 경우는 아예 물속에서 싸워도 룬 덕분에 전혀 어색함이 없다.

그러다가 아까의 [체인 라이트닝]처럼 물과 연계되는 공격을 날리기라도 하면, 적들은 커다란 타격을 입는다.

이 물이 언제 꺼질 지는 몰라도…

최소한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진 우리가 유리했다.

[계약자 ‘아스’가 ‘워터 볼텍스’ 스킬을 사용합니다. 거대한 물의 소용돌이가 모든 걸 집어삼킵니다.]

[계약자 ‘아스’가 ‘아쿠아 스피어’ 스킬을 사용합니다. 총 5명의 지정 대상에게 강렬한 물줄기의 창이 날아갑니다.]

게다가 한 번 더.

적들을 무너뜨렸던 아스의 물 마법이 재차 강림한다.

쿨타임 때문에 처음과는 다른 스킬들이었지만, 이번에도 결코 위력이 부족하지 않았다.

간신히 반격을 준비하던 칼라크 진영은 또다시 마법에 휩쓸리며 타격을 입었다.

-크, 아아악…!!

-씨바아아알!!

-저 거북이 새끼 좀 누가 잡아! 제4부대는 뭐하고 있어!!

-물리 공격이 전혀 통하질 않습니다! 등껍질이 너무 단단합니다!

‘당연하지. 거북이니까.’

물 마법에 광분한 칼라크 녀석들이 어떻게든 아스에게 반격을 하려곤 했지만, 어림도 없었다.

20레벨의 [귀룡의 등껍질].

보정치를 받아 119가 된 내구 수치.

방어 쪽으론 완벽하게 보조받는 아스의 등껍질은…

절대 쉽게 뚫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는 뛰어난 마법사이면서, 든든한 탱커.

그리고 안전한 수송자였다.

파츠-

파츠츳-!!

나 또한 아스의 활약에 가만히 있지 않았다.

녀석이 던져준 물 마법에 맞춰, 번개를 담은 검을 적들에게 찔러 넣는다.

마찬가지로 쿨타임 때문에 [체인 라이트닝]은 쓸 수 없지만, 아스의 물 마법엔 그저 번개를 일으키는 것만으로도 효과적인 연계를 펼칠 수 있다.

한쪽에선 물 마법이, 한쪽에선 번개 공격이.

정신없이 치고 들어오는 마력 공격에 적군의 분위기는 혼란 그 자체였다.

‘마력도 충분해.’

마력이 거의 한 움큼씩 빠져가는 것 같지만 괜찮다.

[마력 공유] 룬 덕분이다.

이 룬은 두 계약자가 서로의 마력을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룬인데, 룬 레벨에 따라 그 소모량을 줄여주기도 하는 효율적인 룬이다.

덕분에 난 막대한 양을 보유한 아스의 마력을 마음껏 빌릴 수 있었다.

분명 아스 소환 전후로 상당히 많은 마력을 소모했었는데, 그 마력을 모두 메꾸고도 남을 양을 다시 보충받았다.

난 오직 전투만 생각하며 걱정없이 전장을 누볐다.

[침투하는 뇌기]로 거침없이 번개를 일으키며 늑대들을 지졌고, 물의 흐름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며 적들을 찔러갔다.

…그러나.

스스스-

츳- 카아앙-!!

적들도 이를 가만히 보고만 있진 않았다.

마지막으로 찔렀던 늑대의 심장에서.

웬 검 한 자루가 튀어나와 날 공격했다.

“무슨…?!”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는데도, 나는 놀라 소리쳤다.

거짓말처럼.

그 늑대의 뒤에서 황성연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상흔에서 피어오르는 불길한 기운과 어둠을 담은 검.

이제는 익숙해지기까지 한 마검, [다인 슬라이프]였다.

‘아오, 템빨충 새끼.’

속으로 치를 떨며 검을 쥐었다.

상식을 뒤집는 형태의 능력 혹은 스킬.

뭔진 몰라도 또 빌어먹을 마검의 능력인 모양이었다.

“너무 빨라서 쫓아오기가 힘들군, 도재현.”

“그런 것치곤 순식간인데?”

“이제 그만 둘이서 싸우지. 이딴 물놀이는 관심 없다.”

푸쉬이이-

거칠게 검을 뽑아, 피투성이가 된 늑대를 떠내려 보내는 황성연.

그리고 다시 내게 검을 겨눈다.

아까처럼, 다시 검을 맞대고 싸우길 원하는 것이다.

그 모습에…

나 역시 살짝 한숨을 쉬며 검을 쥐어잡았다.

아무리 내가 물에서 자유롭다곤 해도, 황성연이 감을 찾고 물 위로 올라선 이상 더 도망치기는 어려웠다.

결판을 내야 할 상황이긴 했다.

그리곤 숨을 들이쉬며…

큰 목소리로 외쳤다.

“엔리히텐-!!” 

둘이서 싸우긴 뭘 둘이서 싸워.

나는 좆까라는 심보로 등을 돌려 도망쳤다.

이 새끼 잡으려면 극강의 신성력과 마력을 담은 [디바인 슬래쉬]가 있어야 한다.

아님 그에 버금가는 신성 계열 공격 스킬이거나.

그때까진 일대일이고 나발이고 무조건 물량 싸움이 최고였다.

“제11부대는 인간 리더 도재현을 돕는다! 도재현과 싸우고 있는 인간에게 목숨을 걸고 덤벼라!!”

“예!!”

“알겠습니다, 톨!”

내 지원 요청에 엔리히텐이 적극적으로 라이칸들을 보냈다.

황성연이 아무리 강하다곤 해도 결국은 한 명의 홀더.

몰려드는 A급 괴수와 S급 괴수를 상대하려면, 어쨌든 시간과 힘을 들여 전투에 임해야 했다.

이들을 모두 무시하고 내게 달려드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나는 가볍게 황성연을 떨쳐내고는 다시 적군 쪽으로 달려가며 아스와 소통했다.

‘아스. 다음 마법 쓸 수 있겠어?’

-무리입니다. 연이은 더블캐스팅으로 마력을 너무 많이 소모했습니다. 또 전장의 물 역시 닳고 있습니다. 

그의 말처럼 전장의 물이 사라지고 있었다.

처음엔 거의 바다라고 봐도 믿을 정도로 막대한 양이었는데, 평지에 밀어넣는 물은 단층을 유지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이대로라면 물이 사라지고 땅이 드러나는 것은 시간 문제.

그럼 아스의 소환도 자연스럽게 해제였다.

나는 빠른 시간 안에 판단을 마치고 다시 명령을 내렸다.

‘그럼 아스, 남은 시간 안에 최대한 달려서 적군의 한가운데로 갈 수 있겠어?’

-한가운데로 말입니까?

‘어. 최대한 적군이 많은 곳으로.’

-가능합니다. 다만, 20초. 20초가 최대일 것 같습니다.

‘충분해.’

다른 괴수의 20초도 아니고, 아스의 20초다.

[수중질주], [수중호흡]. [수송전문가].

3개의 룬이 모두 Max레벨인 아스에게 있어…

20초는 오히려 너무 많은 시간이었다.

“흡…!!” 

거대한 아스의 등껍질에 올라타고, 아스가 질주를 시작했다.

쏴아아아-!!

엄청난 속도감과 그에 따른 마찰.

나는 그 안에서, [플로리안 주문]을 활용하며 입 안에 마력을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이제 마지막 단계다.

전장의 물도 다 바닥나고 아스도 소환이 해제되면, 유리했던 이점들은 대부분 사라진다.

그 전에 승부를 우리 쪽으로 기울게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그렇게.

아스의 거침없는 질주가 마무리되는 순간.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기까지입니다! 위대한 존재의 가호가 맹약자님께 함께하기를…!!

다급한 아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마침내 땅의 물이 전부 사라지며 소환이 해제됐다.

그리고.

나 역시 준비를 마치며 눈을 떴다.

입 안에 담긴 마력이 폭발하듯 퍼져갔다.

‘드래곤 브레스.’

끝을 모르고 달려온 승부에 종지부를 찍을…

마지막 공격을 적들에게 가한다.

이번 브레스에 담은 성질은 특별히 ‘번개’.

아직 한껏 물에 젖은 칼라크의 늑대들에게…

더없이 만족을 선사할 짜릿한 브레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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