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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사기 룬을 얻었다 (264)화 (264/353)

Chapter 264 - 새로운 시작, 2학년 (2)

  <룬 정보>  

◎이름: 계약의 법칙

◎등급: 에픽(Epic) / 상위(Superior)

◎보유 하위룬

[소환] [마력공유] [계약강화]

[교감] [시야공유]

◎레벨: 8

◎새겨진 부위: 손등 (중복)

◎특수효과

1) 상위룬의 특별한 힘으로 … … 각각의 하위룬은 … … 숙련도를 올릴 수 있다. 

2) 계약에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해 이해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또한 ‘아는 것이 힘(*한정)’ 효과가 상시 적용되어, 이해한 것을 마력으로 직접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이 효과는 계약과 연관된 부분에만 적용된다.)

3) 계약의 법칙을 따르는 자라면 누구든, 라프리온 최고의 조련사 메이윌의 입김이 닿아있다. ‘메이윌의 훈련’ 효과가 상시 적용된다. 대상이 보유한 계약자들은, 하루에 일정 시간 동안 의무적으로 자체적인 훈련을 진행해야만 한다. 그들은 이 훈련을 통해 능력치 및 룬 레벨을 성장시킬 수 있다.

*하위특수효과

: (상세)

◎파생스킬

(*하위스킬을 제외한 ’계약의 법칙’ 룬의 파생스킬은, 계약자들만이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긴급탈출] [충직한 모방]

*하위스킬

[계약의 부름]

◎세부정보

: 특정 종류의 ‘계약자’를 보유한 자가 따라야 하는 일종의 법칙. 계약을 활용할 때 사용되는 모든 능력을 단일화된 규정으로 남긴 것이며, 이를 알고 계약하는 자와 모르고 계약하는 자 사이엔 막대한 성능 차이가 난다. 

다섯 개의 룬을 조합하며 새로 태어난 [계약의 법칙].

이 룬의 두 번째 효과.

‘아는 것이 힘’이 핵심이었다.

계약에 관한 모든 것에 대해 이해도가 최고치로 상승하고, 이를 마력으로 직접 구현할 수 있게 되는 것.

텍스트만 읽었을 땐 별것 없어 보이지만…

[융화의 질서] 아이템을 해석할 땐 정말 천금 같은 능력이었다.

아이템의 구조와 봉인 방식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게 되고, 이를 해금하기 위한 마력 배열 역시 알아서 머릿속에서 그려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미지의 영역이던 3단계 해금도 순식간이었다.

“정말 믿기지 않는군요. 몇 년 동안 골칫거리였던 융화의 질서 봉인이, 이렇게 쉽게 풀리다니….”

연신 감탄하는 강동욱 교수가 이해가 갔다.

당장 나만 해도 [계약의 법칙]을 얻기 전까진 전혀 감을 못 잡고 있었으니까.

작년 11월부터 4개월을 넘게 연구했는데 전혀 찾지 못했던 답.

그렇게 막막하기만 했던 연구가…

룬 하나를 획득함으로써 바로 해결됐다.

역시 홀더는 룬이 전부라는 게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다른 능력들도 다 필요한 것들이야.’

[계약의 법칙]은 버릴 힘이 없었다.

3번째 특수효과인 ‘메이윌의 훈련’은 내가 꼭 필요로 하던 능력이었다.

지금까지 계약자를 성장시킬 방법은 직접 소환해와 경험을 쌓게 하는 방법 말곤 없었는데, 이젠 굳이 불러오지 않더라도 알아서 성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그 비율이 직접 전투를 치르는 만큼 크진 않겠지만, 가만히 있어도 계약자들이 성장한다는 건 괜찮은 메리트다.

‘파생스킬도 쓸 만하고.’

새로 얻은 룬의 파생스킬은 특이하게도 계약자들만이 쓸 수 있는 스킬이었다.

즉, 나는 쓸 수 없는 스킬들이라는 것.

그럼에도 둘 다 충분히 괜찮은 스킬들이었다.

[긴급탈출]은 위기 상황의 계약자가 자가 판단으로 소환을 해제할 수 있는 스킬.

[충직한 모방]은 계약자가 1분간 내 능력치 중 하나를 그대로 복제할 수 있는 스킬.

잘 활용할 수만 있다면 전투에서 써먹기 좋은 스킬들이다.

특히 신성(11), 정신(22) 등 극도로 낮은 능력치를 보유한 티르본드에겐 [충직한 모방]이 상당히 매력적인 스킬로 활용될 수 있었다.

“도재현 홀더, 다음 교시 시간 괜찮으십니까?”

잠깐 룬 정보에 대해 생각하고 있자, 들뜬 표정의 강동욱 교수가 물어왔다.

그에 나도 시계를 확인했다.

그리곤 자연스레 난처한 표정이 지어진다.

“아… 어쩌죠. 다음 교시부터는 오후까지 계속 연강일 것 같은데.”

화요일 아침 타임이 공강이라 연구에 시간을 썼지만, 11시부터는 또 수업이 잡혀있었다.

그리고 저녁엔 또 ‘물의 검법’에 대해 탁원호 스승님과 연구하는 시간이 있다.

새롭게 시작된 2학년 생활 속에도…

내 시간표는 빡빡하게 굴러가고 있었다.

“하하. 그럼 어쩔 수 없죠. 생각해 보니 요즘 들어 제일 바쁜 홀더를, 제가 연구 욕심으로 붙잡고 있었군요.”

“에이, 그런 거 아닙니다.”

“다른 게 아니고, 협회에 융화의 질서 장기대여 신청을 하려고 그랬습니다.”

“장기대여… 신청이요?”

“예. 도재현 홀더가 융화의 질서를 계속 맡아줬으면 하거든요.”

뜬금없는 이야기에 내 눈이 커졌지만, 강동욱 교수는 평온하게 웃고 있었다.

“도재현 홀더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조련사입니다. 정령사나 사령술사까지 포함해 계약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도, 도재현 홀더보다 뛰어난 이는 없을 겁니다. 다루시는 괴수들이 대부분 S급 괴수에 근접해 있으니까요.”

그의 말이 맞았다.

티르본드(본 드래곤), 아스(귀룡).

그리고 이번에 새로 계약한 제이텐(라이칸)까지.

나와 계약한 괴수들은 능력치로 보나 룬 활용도로 보나, 하나같이 S급 괴수에 근접한 녀석들이었다.

특히 아스 같은 경우 나보다 뛰어난 마력 활용 능력을 지니고 있어, 명확하게 S급 괴수라고 선언할 수 있었다.

당장 보유룬 중 [소용돌이를 삼킨 파도]만 해도 16레벨로, S급 재난 괴수로 판별받았던 스월 레비아탄보다 높은 레벨이니까.

“그런 홀더가 아니면 누가 융화의 질서를 다루겠습니까. 아마 협회에서도 정기적인 연구 보고를 조건으로 걸면 장기대여에 대해서 흔쾌히 허가해줄 겁니다. 그 대상도 다름 아닌 도재현 홀더니까요.”

통솔을 10 올려주는 것만 해도 최상급 효과인데, 봉인 해금 이후의 단계별 효과들이 하나하나 다 매력적인 [융화의 질서].

계약자와의 협력 전투 비중을 늘려가는 내게 있어, 이를 얻는 건 확실한 무기가 될 수 있었다.

그걸 나 대신 직접 대여신청을 해준다는 건, 사실상 연구를 성공적으로 끝마치며 받는 선물과도 같았다.

강동욱 교수는 웃으며 내게 악수를 건넸다.

“그동안 이 호기심 많은 중년과 연구해줘서 고마웠습니다. 앞으로도 시간이 된다면 한 번씩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군요.”

더 이상 가르칠 게 없고, 함께 연구할 거리가 없다.

이미 충분하다.

강동욱 교수는 그렇게 선언했다.

그 인사와 마지막 호의가 고마워, 나는 고개를 숙이며 그의 손을 잡았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그를 통해 배우고 얻은 게 너무나 많다.

<빌런> 클랜은 정말 씹어먹어도 시원치 않을 범죄 집단이었지만, 그들의 소탕을 계기로 강동욱 교수를 만나게 된 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 *

아카데미 내 중앙 건물 최상층.

어느새 새 학기의 개강이 시작됐음에도…

운영진들이 모인 자리에선 회의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열띤 토론이 진행되는 회의실.

그 중심 주제는 단 하나였다.

“아, 글쎄 안 된다니까.”

회의실 가장자리에 있던 중년이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지금까지 안 해왔던 데엔 다 이유가 있어요. 구성원 모집 같은 내부 문제는 다 차치하고, 외부 문제만봐도 아주 산더미예요.”

많은 이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중년의 말이 지금껏 설득력 있던 적은 별로 없지만, 이번만큼은 꽤 합리적인 이야기였다.

“학생 클랜을 만들면, 당장 국내 클랜들한텐 뭐라고 말합니까? 말은 안 해도 암묵적으로 합의해왔던 사항을 갑자기 깨버리면, 그들을 뭐라 설득하냐 이 말입니다.”

상당히 삐딱한 자세로 반론을 제시하는 남자.

그 얼굴은 마치 뭔가 건수 하나 잡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러자 중앙에 있던 또 다른 중년 남성.

이 회의를 주도하는 운영진 한 명이 말했다.

“클랜 마스터 도재현. 그 말 하나면 설득 가능합니다.”

짤막하고, 간단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말에…

“뭐, 뭐?”

반문하던 남자는 황당하기 짝이 없다는 얼굴을 했다.

자신이 뭔가 잘못 들은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곤 이내.

책상을 쾅- 하고 내려치며 일어섰다.

“야, 탁원호! 너 미쳤어? 아버지한테 실권 받았다고 막 나가는 거야? 네가 언제까지 그 자리일 것 같아?”

흥분에 가득 차 폭언을 쏘아대는 남자.

그는 탁원호에게서 밀려나 후계자의 권위를 잃은 탁원혁이었다.

둘째인 탁원상은 <빌런>과의 유착관계가 드러나 아예 자리를 박탈당하고 경찰 조사까지 받고 있지만, 다행히 무능만이 죄였던 탁원혁은 간신히 운영진 한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탁원호는 그 모습에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말했다.

“진정하시죠, 탁원혁 이사님. 공식 회의입니다.”

“어차피 네 맘대로 처리할 거면서 공식은 무슨 공식!”

쾅-!

분을 이기지 못한 탁원혁이 책상을 또다시 내려치며 그대로 회의실을 나가버렸다.

그동안 아버지의 신임을 받는 막내 동생의 운영을 그저 고분고분 따라왔었지만, 학생 클랜을 만들겠다는 미친 소리에 그만 화가 폭발한 것이다.

어차피 나가든 가만히 있든 자신의 말이 먹히지 않는 건 똑같았다.

“…그럼 회의 재개하겠습니다.”

하지만 탁원호의 표정은 전혀 문제없다는 듯 고요하기만 했다.

그가 추진하고자 하는 이번 계획은 결코 미친 짓이 아니다.

대중의 여론과 아카데미가 챙길 실속.

모든 걸 고려했을 때 충분히 합리적이다.

그런 생각에서 나오는 자신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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