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카데미의 천재칼잡이-67화 (67/333)

< 67. 자로딘(2) >

#67

로난의 얼굴이 굳었다. 20년이라니. 세상을 다 때려 부순 대머리들이 집을 짓고 살림을 차려도 이상하지 않을 시간이었다.

로난이 뭐라 말을 이으려던 차였다. 가만히 앉아 숨을 고르던 자로딘이 입을 열었다.

“···아뇨,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으음?”

“마나혈에 탄력이 있었습니다. 노력 여하에 따라 더 단축이 가능할 겁니다."

"흠, 자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그렇다면 별도의 연공법을 만들어야겠군? 이 아이는 특이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경우니까."

"네. 그건...젠장."

털썩. 몸을 일으키려던 자로딘이 다시 주저앉았다. 아직 다리에 힘이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로난이 손을 내밀며 말했다.

“부축해 줄까요?”

“됐다. 그냥 여기서 해야겠다.”

별안간 자로딘이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는 양손을 무릎 위에 얹은 채 눈을 감았다.

스아아아- 살짝 벌어진 자로딘의 입술 사이로 기괴한 숨소리가 새나오기 시작했다. 세크리트가 흥미로운 듯 눈을 반짝였다.

“오오, 벌써 고안해낸 건가.”

“아직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적인 구조는 맞을 겁니다.”

“그 천재성은 여전하군. 과연 만월 마탑의 탑 메이지 다워.”

“부질없는 과거일 뿐입니다.”

로난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앉은 모양새만 보면 단순히 마나 연공을 위한 자세 같았는데 왜 감탄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자로딘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를 등진 채 앉아라. 같은 자세로.”

로난은 그렇게 했다. 자로딘이 로난의 양쪽 날개뼈에 손을 올렸다. 불과 몇 분 전의 일을 떠올린 로난이 불안 섞인 목소리로 질문했다.

“또 피 토하고 그러는 거 아니죠?”

“아마도. 다시 감각을 열어볼 테니 준비해라.”

“예? 잠깐···”

콰앙! 다시금 닥친 충격이 혈관을 타고 퍼져 나갔다. 로난이 이를 악물었다. 발가락이 불가에 놓인 오징어처럼 오그라들고 있었다.

“이런 망할···!”

한순간 자로딘의 몸을 예쁘게 반으로 갈라 주고 싶다는 충동이 고개를 쳐들었다. 앞선 두 번 보다는 훨씬 약화된 통증이었지만 그래도 열불이 치솟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로난이 고개를 돌렸다. 핏발 선 눈을 부릅뜨고 있는 자로딘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의 몇 배나 되는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모습에, 로난은 그만 할 말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제기랄, 괜찮아요?”

“후우우우···그래. 많이 고통스럽나?”

“짜증나긴 하는데 버틸 만해요. 이번에는 통증이 좀 오래가네요.”

로난이 불쾌한 듯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까지의 고통이 한번에 몰아쳤다가 사라지는 휘발성을 띄었다면, 이번 통증은 여운처럼 남아 온몸을 콕콕 찌르고 있었다.

“다행이군. 정상적인 증상이다.”

자로딘은 안도하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앙상한 손가락을 조금씩 움직이며 말을 이었다.

“지금 네가 운용할 수 있는 마나의 최대치는 대략 0.01 랑스톨이다.”

“그렇게 말해도 어느 정도인지 몰라요.”

“그냥 처참하게 적다고 알고 있으면 된다. 소드 유저가 운용하는 평균 마나량이 물 한 컵이라면, 네 것은 개미가 뱉은 침 정도에 불과하다.”

“···해주가 그렇게 오래는 안 걸릴 거라고 하지 않았어요?”

로난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어질 말이 두려웠다. 그에게는 ‘그래. 20년까지는 아니고, 17년 정도면 충분할 거다.’ 따위의 대사를 듣고 이성을 유지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자로딘은 로난의 생각보다 훨씬 고지식하고 유능한 사람이었다.

“그랬지. 실제로 네가 노력하기에 따라 달려 있다. 20년을 꼬박 채울 수도 있지만, 잘만 하면 5년 내로 끝낼 수도 있어.”

“5년이면···굉장히 희망적이네요. 제가 뭘 해야 하죠?”

“가장 기본적인 것은 내가 지금부터 알려줄 마나 연공법을 매일 반복하는 거다.”

마나 연공이라는 단어를 들은 로난이 입술을 비틀었다. 필레온에 와서 유일하게 낙제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과목이었다. 로난은 안쓰러움과 실망이 반반씩 섞인 강사들의 눈빛에 진저리가 날 만큼 익숙해져 있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연공에 성공해 본 적이 없는데 괜찮을까요?”

“능력 없는 놈들이 가르치니 그리되는 거지. 내가 하라는 대로 하면 가능하다.”

“방금 약간 멋졌어요. 나비로제 교관님과 친구인 이유를 알 것도 같네요.”

“지금부터 네 몸으로 마나를 주입할 거다. 다소 고통스럽더라도 견디면서 마나가 흐르는 경로를 기억해 둬라.”

경로를 기억하라니요? 미처 그 말을 꺼내기도 전에 자로딘이 마나를 발산했다. 거미줄보다 얇은 로난의 마나혈에 맞게 정확히 계량된, 극소량의 마나가 그의 혈관을 타고 퍼져 나갔다.

“윽···!”

“집중해라.”

로난은 자기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러트렸다. 몸 안쪽을 물로 헹궈내는 것 같은 생소한 감각이었다.

등으로 들어온 마나는 전신으로 퍼졌다가 심장으로 모였다. 심장에서 맥동하던 마나는 다시금 혈관을 거쳐 손가락이나 귓불 같은 몸의 끄트머리까지 이동했다.

로난은 경로를 기억하라는 자로딘의 말을 단번에 이해했다. 과연 마나는 마구잡이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의 방향성을 갖고 흐르고 있었다.

“느껴지나?”

“네.”

“좋아. 이제 그걸 순환시키는 거다. 천천히 숨을 들이 내쉬며 마나를 모았다가 퍼트려라.”

자로딘은 호흡법에 대해 설명하며 계속해서 마나를 주입했다. 로난은 자로딘이 가르쳐준 대로 숨의 간격을 조절했다. 이윽고 그의 입에서 기괴한 바람 소리가 새나오기 시작했다. 스아아아-

“이건···!”

“됐군. 그 감각을 기억해라. 마나가 흐르는 방향은 좀 알 것 같나?”

“어···대충은요.”

“한번 해 봐라.”

자로딘이 로난의 등에서 손을 뗐다. 로난은 몸속에 남아 있는 마나를 방금 느꼈던 경로를 따라 움직였다. 다시금 로난의 숨소리가 변했다. 자로딘이 어이가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한 번에 외운 건가...나비로제의 사랑을 듬뿍 받겠군.”

“영 이상한 느낌이네요. 이게 마나 연공인가요?”

“그래. 오직 네게만 유의미한 연공법이다.”

자로딘이 몸을 일으켰다. 안 그래도 퀭한 얼굴이 더욱 수척해져 있었다. 휘청거리며 걸어간 그가 세크리트의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물병을 단번에 들이켰다.

“푸흐···그걸 매일 반복해라. 지금은 좀 귀찮아도 익숙해지면 움직이거나 말하는 와중에도 연공을 할 수 있을 거다.”

“교수님의 도움 없이도요?”

“그래. 빠르게 감각을 익히기 위해 내 마나를 주입한 거지, 네게 필요한 마나 정도는 그냥 숨만 쉬어도 몸속으로 스며들 거다. 그러니 별도로 마나를 흡수하려는 노력은 안 해도 좋다. 아직은.”

그때 몸 속을 맴돌던 자로딘의 마나가 소멸했다. 로난은 그에게 배웠던 것처럼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마나를 통제했다. 스아아- 다시금 혈관을 타고 흐르는 마나를 느낀 로난이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이게 마나··.”

감격스러운 일이었다. 개미가 뱉은 침에 비유될 만큼 미약한 마나라고 했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어찌 됐건 지금부터는 마나를 다루고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로난은 그제야 세크리트가 감탄한 이유를 깨달았다. 자로딘은 그 짧은 시간 동안 자신에게 최적화된 마나 연공법을 개발한 것이었다. 로난이 헛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고마워요 교수님. 진짜로.”

“됐다. 아무래도 오늘은 여기까지인 것 같군···.”

자로딘은 벌벌 떨려오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른세수를 한 그가 로난을 마주보며 입을 열었다.

"그럼, 나는 약속을 지켰으니 너도 약속을 지켜라."

"약속?"

"네 반지 말이다. 마력 추출은 금방 끝낼 테니 어서..."

“교수님!”

털썩. 자로딘은 말을 잇지 못하고 쓰러졌다. 아데샨이 재빠르게 붙잡는 덕에 머리가 바닥에 부딪히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황급히 몸을 일으킨 로난이 자로딘의 어깨를 흔들며 외쳤다.

“젠장, 정신 차려요!”

“반지···그 반지를···.”

축 늘어진 자로딘의 입에서 넋두리 같은 웅얼거림이 흘러 나왔다. 로난이 당혹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진짜 왜 그래요? 준다니까요.”

“반···지···.”

“세크리트, 이 사람이 갑자기 왜 이러는 거죠? 또 저주 때문인가요?”

“해주의 후유증으로 인한 탈진과 일시적인 충동장애란다. 언제까지 가나 궁금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는군.”

“뭐야, 그럼 쓰러질 걸 알면서도 알면서도 안 말린 거예요?”

“그래. 말을 한다고 들을 친구가 아니니까.”

자로딘은 아직도 모기같은 목소리로 반지 타령을 하고 있었다. 초점도 없이 같은 말을 반복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일종의 광기마저 느껴졌다. 세크리트가 보송보송한 턱을 매만지며 입을 열었다.

“혹시 그 반지라는 게 그 친구의 연구에 필요한 물건이느냐?”

“네. 어떻게 알았어요?”

“그런가.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나 보군···.”

“병이라도 있는 건가요? 이런 말 하면 좀 그런데, 살짝 돈 거 같아요.”

“거기에는 다 사정이 있단다. 원래는 저런 친구가 아니었어.”

자로딘을 바라보는 세크리트의 눈빛에는 지극한 안타까움이 맺혀 있었다. 잠시 침묵하던 그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일단 그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으니 보건실에라도 데려다 주고 오거라. 남은 이야기는 다음에 이어서 하자꾸나.”

“아무래도 그래야겠네요.”

로난이 자로딘을 들쳐업었다. 그들은 왔던 복도를 따라 자로딘의 집무실로 돌아왔다. 고개를 돌리자 세파라치오로 향하는 통로는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아데샨이 말했다.

“가장 가까운 보건실은 렉시온 관에 있어. 어서 가자.”

“다행히 별로 안 머네요.”

로난이 고개를 끄덕였다. 걸쇠들은 여전히 풀린 채였다. 그가 막 문고리에 손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별안간 기절한 줄 알았던 자로딘이 오른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철걱철걱! 일곱 개의 걸쇠가 동시에 걸어 잠기며 출입구가 봉쇄되었다. 화들짝 놀란 두 사람이 뒷걸음질쳤다.

“에이, 깜짝이야. 갑자기 뭐 하는 짓이에요?”

“머지않았어···나는···반드시 그대를···다시 만나···.”

“뭐라고요?”

“장수 종족···실마리를 찾아냈어···절대로 보내지 않을 거야···사랑하는···.”

자로딘은 뭐라 뭐라 웅얼거리고 있었다. 반지에만 집착하던 조금 전과는 달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그대로 내뱉는 듯한 헛소리가 주 내용을 이루었다. 꼭 술에 거나하게 취한 사람 같았다.

‘이것도 충동장애의 일종인가?’

어째 점점 상태가 나빠지는 것 같았다. 침착을 되찾은 로난이 조심스레 첫 번째 걸쇠를 풀었다. 자로딘이 재차 팔을 들어 올렸다.

철걱! 다시금 굳건하게 채워지는 걸쇠의 모습에 로난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썅,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

“반지···를···.”

“돌아버리겠네 진짜. 선배, 어떻게 좀 기절시켜 봐요.”

“기, 기절?”

“그렇게 해서라도 보건실에 처넣어야죠. 제정신이 아니잖아요.”

“그렇기는 한데···.”

아데샨은 자로딘의 안색을 살폈다. 창백한 눈동자는 여전히 초점 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영문 모를 헛소리를 주절거리던 그가 별안간 아이처럼 중얼거렸다.

“···돌아갈래.”

“네?”

마나의 흐름을 감지한 로난이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텅 비어 있던 집무실 바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멋대로 물러나고, 끼워지고, 내려앉던 석재 타일은 이윽고 아래층으로 이어지는 나선형의 계단을 만들어 냈다. 로난과 아데샨은 제자리에 얼어붙은 채 그 기묘한 광경을 바라보았다.

“···이게 뭐죠?”

“···나도 잘 모르겠어.”

그들은 계단으로 다가갔다. 어둠으로 뒤덮여 보이지 않는 아래층에서는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책과 잉크, 금속의 비린내와 이름모를 꽃향기까지···로난에게 업혀 있던 자로딘의 입이 나지막이 벌어졌다.

“내려가···.”

“뭐야, 정신이 들었어요?”

“내려가. 튤립보다는 장미가 그대에게 어울려.”

“씨발.”

로난이 미간을 좁혔다. 아직 제정신이 돌아오지는 않은 것 같았다. 자로딘은 계속해서 내려가라는 말만 반복했다. 결국 포기한 로난이 계단에 발을 올렸다.

“괜찮을까···?”

“별일이야 있겠어요.”

로난은 돌로 이루어진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주저하던 아데샨이 그의 뒤를 따랐다.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을 걷고 있는데 별안간 주위가 밝아졌다. 아데샨의 손에 들린 촛대를 본 로난이 눈썹을 으쓱였다.

“그건 또 어디서 났어요?”

“방금 책상에 있던 걸 챙겨왔어.”

“대장군다운 준비성이네요.”

촛불이 만들어낸 그림자가 계단 위에서 춤추고 있었다. 그들은 머지않아 바닥층에 도달했다. 집무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은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로난이 얼척이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어쩐지 밖에서 본 거에 비해서 좁아터졌다 했더니···.”

“나도 전혀 몰랐어.”

“그나저나 이게 다 뭐죠? 책?”

계단에서 내려온 두 사람은 문득 바닥이 온통 책으로 뒤덮여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각종 서적이 시체처럼 널브러지고 곳곳에 봉분을 이루고 있는 풍경은 꼭 책의 무덤처럼 보였다. 발을 헛디딘 아데샨이 휘청거렸다.

“꺅!”

“조심해요. 잡을래요?”

“으, 응···?”

로난은 왼손으로 자로딘을 지탱한 채 오른손을 내밀었다. 잠시 머뭇거리던 아데샨이 그의 손을 쥐었다. 두 사람은 책의 무덤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불현듯 검지를 치켜든 로난이 어둠 한복판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쪽에서 꽃향기가 나지 않아요?”

“그러고 보니···.”

로난의 말대로였다. 방향을 알 수 있을 정도의 자욱한 꽃향기가 암흑 속에서 풍겨오고 있었다. 그들이 냄새로 이루어진 길을 따라 걷던 도중이었다. 한동안 말이 없던 자로딘이 나지막이 읊조렸다.

“여보.”

그 순간 눈앞이 밝아졌다. 로난과 아데샨이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빛은 거대하고 투명한 어느 유리관으로부터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두 사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여자?”

“이, 이건···!”

맞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맑은 액체로 채워져 있는 유리관 안쪽에는 어느 나신의 여인이 눈을 감은 채 서 있었다.

"죽은 건가...?"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연갈색 머리칼이 수초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양손을 가슴 위에 모으고 있는 그녀의 입가에서는 숨을 쉴 때 발생하는 기포가 올라오지 않았다.

“니미···도대체 이게 무슨···.”

유리관 앞에는 장미꽃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시들거나 말라비틀어진 것들이 주를 이루었지만, 맨 위에 놓여 있는 꽃들은 오늘 가져다 놓은 것처럼 싱싱했다.

두 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는 낡아빠진 침대와 책상, 의자가 놓여 있었다. 문득 로난의 시선이 책상 위에 펼쳐져 있는 책에 닿았다.

베개로 써도 될 정도로 두꺼운 서적은 해질 대로 해져서 다음 장을 넘기는 행위마저 각오를 다지고 시도해야 할 지경이었다. 로난은 조심스레 책을 집어들었다.

반쯤 떨어져 나간 표지에는 제목으로 추정되는 글귀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로난이 천천히 그것을 따라 읽었다.

“부활에...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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