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 피의 갈고리(4) >
#72
“뭐···아무도 살아나갈 생각은 하지 마라.”
스크롤이 펼쳐졌다. 두터운 마나 장벽이 솟아나며 연회장의 입구를 틀어막았다. 칼자루를 움켜쥔 로난이 뱀파이어들을 향해 뛰쳐 나갔다.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졌다. 부단장 역할을 하는 뱀파이어가 당황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제기랄, 죽여버려!”
이성을 되찾은 몇몇 뱀파이어가 팔을 들어 로난을 겨냥했다. 마법으로 견제를 하기 위함이었다. 그때 주문을 영창하던 뱀파이어가 피를 토하며 주저앉았다.
“블러드 애로···커억!”
연달아 다른 뱀파이어들도 캐스팅에 실패하며 발작을 일으켰다. 부단장이 쓰러진 뱀파이어의 어깨를 흔들며 물었다.
“뭐야, 다들 왜 이래?!”
“마, 마나가 모이지 않아···!”
부단장의 눈이 커졌다. 실제로 연회장의 마나는 마법으로 구체화되기 전에 흩어지거나 역류하고 있었다. 그는 뒤늦게 자로딘을 상대하기 위해 준비한, 마나를 교란시키는 기물들의 존재를 깨달았다. 부단장이 이를 악문 채 외쳤다.
“빌어먹을, 아무나 가서 그 망할 물건들 치워!”
완전히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꼴이었다. 후방에 있던 뱀파이어 몇 명이 연회장 안쪽으로 달려갔다. 그가 다시 고개를 돌리는 순간이었다. 푹! 어느새 두 명을 썰어버리며 접근한 로난이 부단장의 아가리에 라만차를 꽂아 넣었다.
“크아아아악!”
부단장이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는 물러서기는커녕 검신을 삼키듯이 씹으며 로난에게 달려들었다. 뒤통수를 뚫고 빠져나오는 검끝에는 피와 뇌수가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로난이 눈살을 찌푸렸다.
“좆같이도 싸우네.”
“인간!!”
부단장 뱀파이어가 팔을 휘둘렀다. 창처럼 곤두선 손톱은 그 자체만으로 흉기였다. 고개를 숙여 회피한 로난이 사선으로 검을 올려벴다. 라만차는 턱뼈와 뇌, 두개골을 부드럽게 가르며 머리 밖으로 빠져 나왔다. 부단장이 괴성을 토해냈다.
“이따위 상처로는 죽지 않는다!”
“그래?”
로난은 라만차를 한 바퀴 돌려서 고쳐 잡았다. 그는 열다섯 번의 참격을 부단장의 면상에 각기 다른 방향으로 꽂아 넣었다. 너덜거리는 얼굴이 붉은 선으로 뒤덮였다. 퍽! 로난이 그의 가슴을 걷어차는 순간 수십 토막이 난 머리가 화분처럼 폭발했다.
“구엑···!”
펄떡이던 몸뚱이가 축 늘어졌다. 콰작! 로난은 부위 모를 뼛조각을 발뒤꿈치로 짓이기며 말했다.
“죽은 거 같은데.”
머리를 이루던 육편들은 꿈틀거리기만 할 뿐 복구되지 않았다. 전생에 깨달은 노하우 중 하나였다. 재생하는 게 골치아프다면, 재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썰어주면 됐다.
“부, 부단장!”
단장에 이어 부단장까지 당했다. 주변에 있던 뱀파이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로난은 곧바로 근처에 서 있던 여성 뱀파이어에게 달려들었다. 혼란과 공포가 팽배해 있을 때 최대한 수를 줄여 놔야 했다. 서걱. 지체없이 날아간 로난의 참격에 그녀의 양팔이 공중으로 솟구쳤다.
“캬아아아악!”
피가 튀었다. 아름답던 얼굴이 악귀처럼 일그러졌다. 방금의 부단장처럼 곤죽을 만들어 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건 너무 귀찮은 일이었다.
로난은 허리춤에서 말뚝 하나를 뽑아 들었다. 막 그녀의 가슴에 말뚝을 박으려는 찰나 잘생긴 뱀파이어 두 명이 로난의 앞을 가로막았다.
“레이디를 기습하다니, 네놈은 기사도도 모르나?”
“그럼 니가 뒈지던가.”
로난이 몸을 비틀었다. 그는 왼손에 들려 있는 단말뚝을 뱀파이어의 가슴팍에 그대로 쑤셔 박았다. 푹! 말뚝이 심장을 찌르는 순간 뱀파이어의 흰자가 새카맣게 물들었다.
“허어억···!”
“더러운 괴물 새끼가 기사도는 무슨···.”
말뚝에 찔린 뱀파이어가 고꾸라졌다. 더 볼 것도 없이 즉사였다. 문득 귓가에 스산한 바람 소리가 울려 퍼졌다. 로난이 고개를 비틀었다. 쐐액! 우악스러운 참격이 로난의 뺨을 스치며 지나갔다.
“이걸 피했다고?”
다른 뱀파이어의 얼굴에 당혹이 서렸다. 그의 손에는 예리한 사브르가 쥐어져 있었다. 장식이 쓸데없이 요란하긴 했지만 제법 좋은 검 같았다.
그러고 보니 모기들은 무슨 검술을 사용할까? 괜스레 호기심이 생긴 로난이 제국 검술의 1초식을 사용했다. 캉! 수직으로 그어진 참격이 샤브르에 충돌했다.
“크윽!”
뱀파이어의 자세가 단번에 흐트러졌다. 신체능력은 뛰어났지만 평소에 칼을 휘둘러본 적이 없는 것이 분명했다. 서걱!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찬 로난이 단번에 그의 목을 날려 버렸다. 동시에 허물어지는 몸뚱이에 말뚝을 박아 넣었다.
“에잉, 칼이 아깝다.”
“너, 너는 도대체 뭐야···?”
여성 뱀파이어가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녀는 아직 팔꿈치 아래쪽을 재생시키고 있었다. 로난은 대답하는 대신 팔을 휘둘렀다. 퍼억! 은빛 직선을 그리며 날아간 말뚝이 그녀의 심장을 꿰뚫었다. 달려들던 뱀파이어들이 제자리에 멈춰섰다.
“드리나!”
“마, 마법사의 움직임이 아니야···!”
“제기랄, 근접전으로는 안 돼. 아직 먼 건가.”
오 분도 지나지 않아 절반 가량이 전투 불능 상태에 빠졌다. 피의 갈고리가 창단된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자세를 바로잡은 로난이 그들에게 검끝을 겨누었다.
“살아서 돌아갈 생각하지 말라니까?”
로난이 다시금 달려들려는 순간이었다. 저 뒤쪽에서 기쁨에 겨운 외침이 들려왔다.
“됐다! 해제했어!”
“젠장, 드디어!”
별안간 뱀파이어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로난이 눈썹을 치켜떴다.
‘해제? 뭘 해제했다는 거지?’
“크하하하! 넌 이제 끝났다!”
얼굴에 흉터가 있는 뱀파이어가 외쳤다. 문득 로난은 어지러이 흩어져 있던 마나가 다시 정상적으로 흐르기 시작한 것을 눈치챘다. 그들의 손에 모여드는 마나를 본 로난이 입술을 비틀었다.
“아하.”
“블러드 스피어.”
피로 이루어진 창이 로난을 향해 날아들었다. 로난은 옆으로 구르며 공격을 피했다. 미처 일어서기도 전에 날아온 피의 화살이 로난의 어깻죽지를 스치며 지나갔다.
“으음···!”
아무래도 마나를 교란시키는 기물을 처리한 모양이었다. 공수가 역전되었다. 뱀파이어들은 피로 만들어진 무기를 휘두르고, 던지고, 폭발시키며 로난을 몰아붙였다.
혈마법의 무서운 점은 피가 묻은 자리에서 연속적으로 공격이 파생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떤 면에서는 슐리펜의 폭풍검과 비슷했다.
빗나간 피가 바닥에 웅덩이를 만들면, 거기서 다시금 가시나 화살이 솟구치는 식으로 공격이 이어졌다. 신이 난 뱀파이어들이 광소를 터트렸다.
“아하하! 도망치는 꼴이 꼭 쥐새끼 같네!”
“니들이 이긴 거 같지?”
하지만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서 마냥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로난이 피식 웃었다. 피의 화살을 쏘아 대던 뱀파이어가 눈살을 찌푸렸다.
“뭐야?”
“우리도 마법 쓰는 애 있다.”
그때였다. 로난을 향해 날아가던 모든 혈마법의 투사체가 공중에 정지했다. 꼭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다. 뱀파이어들의 얼굴이 굳었다.
“뭐, 뭐야?”
“이게 왜 이래?”
슈우우욱! 별안간 투사체들의 형체가 뭉그러지며 방울의 형태로 변모했다. 그리고 연회장의 한구석을 향해 빨려들기 시작했다.
뱀파이어들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난생 처음 보는 괴생명체 하나가 횃불걸이에 매달린 채 네 장의 날개를 웅크리고 있었다.
“뺘.”
피는 모조리 시타의 몸으로 흡수되고 있었다. 그들이 뭐라 외치려는 차였다. 타다다당! 웅크렸던 시타의 날개가 펼쳐지며 피의 구체 수백 개가 뱀파이어들을 향해 쏘아졌다.
“크아아악!”
고속으로 날아온 구체가 그들의 몸을 꿰뚫었다. 터져나간 뼈와 살이 허공에 치솟았다. 치명상을 입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총탄에 맞아 발생한 출혈은 다시 시타에게 흡수되어 총탄이 되어 날아왔다.
“밥값 제대로 하는데.”
“삐얏!”
오필리아가 제대로 가르치긴 한 것 같았다. 입꼬리를 올린 로난이 다시금 뱀파이어들을 향해 쇄도했다. 그는 시타의 총알이 정확히 뱀파이어를 겨냥해서 쏘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푹!
“어어억!”
-푹!
“끼아아악!”
로난은 연회장을 누비며 벌집이 되어 가는 뱀파이어들의 가슴팍에 말뚝을 꽂아 넣었다. 가끔씩 과하게 개기는 종자들은 예기가 극한까지 치닫은 라만차로 깍둑썰기를 해 주었다. 승기가 완전히 기운 것을 눈치챈 뱀파이어들이 등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도, 도망가!”
“입구가 막혀 있어!”
입구를 막고 있는 장벽은 여전히 건재했다. 혈마법을 쏘거나 물어뜯어 봐도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자로딘의 발을 묶기 위해 준비한 고등 마법이었으니까.
퍼억! 그때 뒤편에서 날아온 은말뚝이 뱀파이어들의 등을 꿰뚫었다. 정확히 심장을 관통당한 뱀파이어들은 단말마의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한 채 절명했다.
“···얼추 다 된건가.”
로난이 기지개를 켰다. 더는 움직이는 뱀파이어가 보이지 않았다. 방금 죽은 두 마리가 마지막인 듯했다.
“이 자식은 아직도 쳐 자고 자빠졌네.”
츠바이는 팔다리가 잘린 채 기절해 있었다. 싸우는 도중에 단면을 횃불로 지져 놔서 재생이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퍼억! 로난이 그의 배를 걷어찼다. 벽까지 날아가서 충돌한 츠바이가 고개를 들었다.
“컥, 커허억···! 이, 이게 어떻게 된···”
“정신이 좀 들어?”
로난이 웃었다. 주변을 둘러본 츠바이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여기저기 널브러진 단원들의 시체에는 은말뚝이 깊숙이 쑤셔박혀 있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츠바이가 비명을 질렀다.
“아···아아아···!”
자신을 제외하고 살아있는 자는 없었다. 쭈그려 앉은 로난이 은말뚝으로 츠바이의 목울대를 겨누며 말했다.
“선혈의 정수 꺼내.”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무미건조한 목소리였다. 로난의 얼굴에 침을 뱉은 츠바이가 저주의 외침을 토해냈다.
“이 저주받을 놈! 내 반드시 네놈을 갈가리 찢어 죽일 것이다! 지옥의 가장 깊은···”
로난이 얼굴에 묻은 침을 닦아냈다. 그는 묵묵히 츠바이의 허벅지에 말뚝을 꽂아 넣었다. 푹. 모골이 송연해지는 비명이 연회장에 울려 퍼졌다.
“끄햐아아악!”
“선혈의 정수 꺼내.”
상처가 타들어가며 검게 물들었다. 츠바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한숨을 내쉰 로난이 말뚝으로 그의 왼쪽 눈을 찔렀다. 팔다리 없는 몸뚱이가 생선처럼 튀어 올랐다.
“캬하아악! 크아아악!”
“선혈의 정수. 꺼내.”
“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도대체 뭘 한 거야!”
“뭐?”
“제기랄, 당신이 분명히 말했잖아. 자로딘 스톤송을 잡게 도와준다고! 그런데 왜, 왜···!”
별안간 츠바이가 영문 모를 소리를 지껄였다. 로난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말뚝이 뇌를 찌르기라도 한 건가? 로난이 그의 눈에 박혀 있던 말뚝을 뽑아드는 순간이었다.
“···씨발.”
지금까지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살기가 로난을 덮쳤다. 그는 츠바이의 시선이 자신이 아닌 뒤쪽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로난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사방에 흥건한 핏물과 내장, 모기들의 시체를 제외하고 별다른 것은 보이지 않았다. 뱀파이어들의 식사로 잡혀 왔던 세 사람만이 탁자 위에 누워 신음하고 있을 뿐이었다. 불현듯 시타가 전신의 깃털을 곤두세웠다.
“뺘아아악···!”
연회장에 뿌려져 있던 핏물이 시타의 몸으로 흡수되고 있었다. 네 장의 날개가 무언가를 준비하듯 빠르게 진동하고 있었다. 로난의 눈이 커졌다.
“시타?”
“햐아아악!”
시타의 눈앞에 마법진이 생겼다. 로난이 뭐라할 새도 없이 쏘아진 구체가 돌 탁자를 향해 쏘아졌다. 콰아아앙! 압축되어 있던 피가 폭발하며 붉은 구름을 일으켰다.
“얌마, 갑자기 뭐 하는 짓···”
로난이 뭐라 말을 이으려는 차였다. 자욱하던 피구름이 걷히며 인간의 형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머리에 자루를 뒤집어 쓴 사내가 탁자 위에 걸터앉아 있었다. 음산한 목소리가 연회장에 울려 퍼졌다.
“실망스럽군.”
로난은 자기도 모르게 말뚝을 움켜쥐었다. 그는 살기를 내뿜던 것이 저 작자라는 사실을 단번에 눈치챘다. 호흡을 가다듬은 로난이 입을 열었다.
“···넌 뭐야?”
분명 먹이로 잡혀 왔던 사람 중 하나였다. 사내는 천천히 로난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얇은 자루 너머로 붉은 안광이 번져나오고 있었다. 다시금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다. 가짜. 자로딘은 어디 있지?”
로난은 대답하지 않았다. 사내가 몸을 일으켰다. 그의 손발을 묶고 있던 노끈은 어느새 풀린 채였다. 츠바이가 당황 섞인 목소리로 주절거렸다.
“가, 가짜라고? 저게?”
“기대한 내가 한심하군. 애송이들이 자로딘을 권속으로 만들겠다길래 궁금해서 따라와 봤건만···.”
“젠장, 대답해! 저 괴물이 가짜라고?!”
츠바이를 무시한 사내가 발걸음을 내딛었다. 로난이 칼자루를 움켜쥐었다. 생물이 아닌 자연 현상을 마주하는 듯한 위압감이 전신을 짓누르고 있었다.
‘재수가 없으려니까···.’
로난이 이를 악물었다. 거의 브리기아를 상대할 때와 비슷한 감각이었다. 그때 귓가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물러나.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뭐?”
촤아악! 그 순간 검푸른 반구가 걸어오던 사내를 뒤덮었다. 사방에서 일어난 피와 그림자가 칼이 되어 반구에 처박혔다. 마지막으로는 그림자로 이루어진 거대한 아가리가 반구를 집어삼켰다.
“···오필리아?”
이 모든 과정이 2초도 지나지 않아 벌어졌다. 로난이 고개를 돌렸다. 분명 오지 못한다고 했던 오필리아가 그의 옆에 서 있었다. 그녀는 눈을 부릅뜬 채 사내가 서 있던 자리를 겨누고 있었다.
“응.”
“니가 왜 여기에 있어? 언제부터 있던 거야?”
“걱정돼서 처음부터 따라왔어. 그보다 얼른 선혈의 정수를 챙겨서 도망쳐.”
평소와는 완전히 말투가 달라져 있었다. 적안을 번득이는 오필리아의 얼굴에서는 조금의 나긋함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가 입술을 짓씹으며 중얼거렸다.
“저 남자가 왜 이런 곳에···.”
“저게 누군데 그래?”
“발자크 폰 바르샤바. 그림자 대공의 동생이야.”
“그림자 대공?”
그녀가 말한 것을 들은 적 있다. 분명 시타를 가르칠 때 언급되었던 이름이었다. 오필리아는 시타의 재능을 그림자 대공의 유년기에 비유했었다.
“응. 밤의 세계를 지배하는···”
오필리아가 뭐라 말을 이으려던 차였다. 콰아아앙! 별안간 바닥이 폭발하며 검은 그림자 하나가 공중으로 솟구쳤다. 요격을 할 틈새따위는 없었다. 자루를 뒤집어 쓴 사내가 두 사람 앞에 착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