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7. 비명을 찾아서(4) >
#127
“가시지요. 오늘도 죄 없는 이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지.”
“먼저 나가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등을 돌린 여인이 문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머물렀던 자리에서 은은한 백합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로난은 뭐라도 해 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었지만, 그를 가둔 구원자라는 작자의 몸뚱이는 결코 통제권을 넘겨주지 않았다.
‘젠장,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잠자코 구경이나 하라는 것 같아서 기분이 더러웠다. 책상 앞으로 걸어간 구원자가 칠각성 팬턴트를 목에 걸었다.
투박한 칠각성에서는 반짝이는 마나가 안개처럼 피어오르고 있었다. 또다시 입술이 제멋대로 움직이며 나지막한 읊조림이 흘러나왔다.
“···별의 가호가 있기를.”
옷매무새를 가다듬은 구원자가 문을 열었다. 끼이익- 경첩이 삐걱이는 소리와 함께 전혀 예상치 못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무슨···.’
로난의 눈이 커졌다. 님버튼을 연상케 하는 작은 마을이 파란 하늘 아래 세워져 있었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들꽃이 누웠다 일어나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가 빠져나온 문이나 건물 같은 것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꿈이나 심상 세계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장소 전환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던 로난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불이라도 났었나?’
첫인상과는 달리 마냥 평화로운 마을은 아닌 것 같았다. 대부분 나무로 지어진 건물 중에는 무너지거나 전소된 것이 상당히 많았다.
불이 났다기보다는 불을 뿜는 무언가의 습격을 당한 듯했다. 그을린 옷가지를 걸친 주민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때 로난의 시선이 어느 한 곳에 멈췄다. 신기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저건···.’
물소, 말, 원숭이 등···백 마리는 될 법한 다양한 동물들이 나무나 돌을 나르고 있었다. 몸이 반투명한 것을 보아하니 마력으로 이루어진 생명체인 정령이었다.
작거나 중간 크기의 정령들은 자재를 나르거나 파괴된 집을 복구하고 있었다. 간혹 보이는 거대한 정령들은 땅을 파헤치거나 흙더미로 동산을 만드는 등 큼직큼직한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 행위가 저 멀리 있는 강물을 끌어 오기 위함임을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정령들의 토목 공사를 바라보던 로난이 헛웃음을 쳤다.
‘굉장한데.’
정령들에게서 느껴지는 마나의 파장이 동일한 걸로 보니 모두 한 사람이 조종하는 것이었다. 평균적인 정령사가 많아 봐야 둘에서 셋 정도의 정령을 부리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실력이었다.
구원자는 마을의 중심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조금 전에 대화를 나누었던 여자가 주민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허름한 옷차림의 주민들은 고개를 연신 숙여 가며 감사를 표하고 있었다.
“꼼짝없이 이번 겨울에는 얼어 죽을 줄 알았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마, 마을 앞까지 강물이 닿게 해 주신다니···그러실 필요까지는···!”
“이곳은 땅이 비옥하여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것입니다. 재건 작업부터 마친 뒤 본격적으로 강물을 끌어 오겠습니다.”
붉은 눈의 엘프 여인은 일사불란하게 정령을 조종하고 있었다. 정령들에게서 풍기던 마나가 그녀에게서 배어 나오고 있었다. 구원자와 눈이 마주친 여인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구원자님.”
“실력이 또 늘었군 엘시아. 전부 중급 정령은 되는 것 같은데.”
“구원자님 덕분이지요. 직접 편찬하신 마법서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가. 첫 번째 책에 비하면 어떻지?”
“레란트도 물론 훌륭한 저서였습니다만···저는 역시 이번에 쓰신 것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참, 제목은 정하셨습니까?”
여인은 로브의 안쪽에서 책 한권을 꺼내 들었다. 로난의 미간이 휴지처럼 구겨졌다.
표지와 속지가 모조리 시커먼 책은 지긋지긋할 정도로 눈에 익었다. 다시 움직인 구원자의 입술 사이로 쐐기를 박는 말이 흘러나왔다.
“바쥬라.”
“좋은 이름이군요.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그래. 조금만 더 고생해 줘.”
다시금 묵례한 여인이 정령술에 집중했다. 눈구멍 안쪽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로난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충격에 빠져 있었다.
‘씨발, 도대체 얼마나 옛날인 거야?’
바쥬라를 이 구원자라는 작자가 썼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더 경악스러운 것은 지금의 시간대였다. 여명 마탑의 사서 아이레는 바쥬라가 쓰인 시기를 최소 이천 년 전으로 추측하고 있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지금 보고 있는 풍경이 천 년도 더 전의 것이라니.
로난은 잠시 저항하는 것도 잊은 채 제자리에 서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구원자는 멋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주민들이 들러붙었다.
“구원자님. 정말로 감사합니다. 설마 저희 마을에도 오실 줄이야···.”
“크흐흑···괴물이, 괴물이 마을을 전부 태우고 사람들을 잡아먹었어요.”
“안심하거라. 아주 뛰어난 전사가 괴물을 처치하러 갔으니까.”
구원자는 손을 뻗어 울고 있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주민들과 함께 마을을 돌아다니던 와중이었다.
웬 거한이 마을 귀퉁이에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가오리처럼 널찍한 사내의 등판에는 네뷸라 클라지에의 상징인 칠각성 문신이 큼직하게 새겨져 있었다.
“히이익···! 아, 아픕니다요!”
“조금만 참아. 원래 연결하는 게 가장 아프니까.”
왜소한 농부 한 명이 그의 앞에 누워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거한은 그의 다리를 붙잡은 채 무언가를 열심히 끼우려고 시도하고 있었다.
로난은 농부의 오른쪽 다리가 무릎 아래로 잘려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거한이 외쳤다.
“좋아, 연결한다. 흐압!”
“끄아아아악!!”
긴 비명이 울려 퍼졌다. 지켜보던 아내와 자식이 입을 틀어막았다. 이윽고 정신을 차린 농부가 고개를 들었다.
“헉···허어어억···으으으···?”
“흐하하, 잘 버텼다. 이제 일어서 봐.”
다리의 절단면 아래로 금속으로 이루어진 다리가 결합되어 있었다. 상실했던 감각이 돌아온 것이 느껴졌다. 농부가 조심스레 몸을 일으켰다. 조심스레 발을 내디딘 그가 격렬한 탄성을 내뱉었다.
“우, 움직인다···! 제가 걷고 있습니다!”
“으하하하! 당연히 걸어야지. 다른 누구도 아닌 이 내가 만든 의족인데!”
사내가 호탕한 웃음을 터트렸다.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간 농부가 아내와 자식을 와락 끌어안았다. 훈훈한 풍경이었다. 성큼성큼 다가간 구원자가 거한에게 말을 걸었다.
“고생했소. 그대는 언제 봐도 손재주가 좋군.”
“아, 왔는가.”
거한이 몸을 일으켰다. 키가 족히 2m는 되어 보이는 것이 인간이라기보다는 수인에 가까워 보였다. 그가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말을 이었다.
“다 자네가 알려준 기술 덕분이지. 도대체 그런 걸 어떻게 아는 건가?”
“별 거 아니오. 남들보다 조금 많은 경험을 했을 뿐이지.”
“무슨 경험을 했는지 물어보면 이번에도 대답해주지 않겠지?”
구원자는 말없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입꼬리를 씰룩이던 사내가 결국 실소를 터트렸다.
“하하, 역시 자네는 내가 본 필멸자 중에서 가장 이상해.”
“필멸자를 위해 의족을 만드는 용에게 듣고 싶지는 않소. 알리브리헤.”
‘알리브리헤...?’
사내의 이름을 들은 로난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얼마 전에 테라닐과 유리아의 입을 통해 들은 인물이었다. 의수나 의족 제작의 명수.
굉장한 솜씨의 대장장이라 언젠가 만나고 싶다고는 생각했는데, 설마 이렇게 얼굴을 볼 줄은 몰랐다. 그나저나 용이라니? 갖가지 의문이 고개를 치켜들던 찰나,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구원자여. 지시하신 대로 인근의 마수들을 처치했습니다.”
뒤늦게 기척을 감지한 로난이 흠칫거렸다. 엘시아나 알리브리헤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렬한 기운이 등을 찌르고 있었다.
구원자가 고개를 돌렸다. 하얀 로브를 코까지 눌러 쓴 사내가 그곳에 서 있었다. 그의 허리춤에 매달려 있는 롱소드에는 피가 흥건하게 묻어 있었다.
“원체 수가 많아서 대장 격으로 보이는 놈의 머리만 잘라서 가져왔습니다.”
하얀 빛무리에 휘감겨 있는 검신에서는 반짝이는 마나가 번져 나오고 있었다. 어지간한 가옥보다 거대한 드레이크의 머리가 그의 등에 칭칭 묶여 있었다. 알리브리헤가 턱을 매만지며 감탄했다.
“오오, 머리만 이 정도 크기라니. 명예 드래곤이라 봐도 되겠군.”
“꽤 크지요. 주변의 도시나 마을을 불사른 것도 이 놈으로 추정됩니다.”
“이번에도 옷에는 피 한 방울 묻히지 않았군. 역시 자네는 대단해.”
로브를 뒤집어 쓴 사내가 고개를 숙였다. 다른 건 몰라도 건방을 떨지 않은 태도 하나는 마음에 들었다. 구원자가 입을 열었다.
“고생했다. ■■.”
“감사합니다. 구원자여.”
“좀 쉬도록. 재건 작업도 거의 끝나가니···”
로난이 눈살을 찌푸렸다. 사내의 이름으로 추정되는 단어를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재차 묵례한 사내가 발걸음을 돌리려는 순간이었다.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나 싶더니 사방이 밝아졌다.
“음?”
자리에 있던 모두가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헛숨을 들이켰다. 저 높은 곳에서 진홍빛 화염이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무슨···!”
눈에 닿는 하늘을 모조리 뒤덮을 정도로 강대한 화염이었다. 알리브리헤의 얼굴이 당혹으로 일그러졌다. 마을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흐아아아악! 부, 불이다!”
“살려줘!”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엘디아의 정령들이었다. 그들은 몸까지 던져 가며 황급히 방어막을 쳤지만 몇 초도 버티지 못하고 불길에 삼켜져 소멸해 버렸다.
알리브리헤 또한 마법으로 만들어 낸 수류를 하늘로 쏘았지만, 불을 진화하는 데는 그렇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로난이 외쳤다.
‘이 등신아. 뭐라도 해 봐!’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임에도 구원자라는 작자는 태연하게 서 있기만 했다. 화염과의 거리가 오십 걸음 정도 남았을 무렵이었다. 별안간 오른팔을 들어 올린 구원자가 입을 열었다.
“모두 진정하시오.”
한순간 비명이 멎었다. 동시에 불길이 마을을 덮쳤다. 콰아아아아! 쉬지 않고 쏟아지던 화염의 격류는 마을은 물론 인근의 대지를 모조리 집어삼키고야 그쳤다.
‘···뭐지?’
열기 때문에 눈을 감았던 로난이 고개를 들었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죽거나 다친 사람도 없었고, 마을의 건물 또한 그을림 하나 없이 건재했다.
그 이유는 저 하늘에서 찾을 수 있었다. 보랏빛으로 일렁이는 반구형의 장막이 일대의 상공을 뒤덮고 있었다.
‘별의 가호...!’
로난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바쥬라와 마찬가지로 익히 보아온 모습이었다. 다만 그가 지금껏 보아온 별의 가호와는 차원이 달랐다.
두께도 비할 바가 없이 두터웠고, 반경은 족히 수 킬로미터는 되어 보였다. 아하유테의 방어막과 비슷해 보일 지경이었다.
【무슨 수를 쓴 거냐.】
그때 저 하늘 위에서 웅장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까부터 들려오던 날갯짓 소리가 점차 가까워지고 있었다.
후우웅! 별안간 방어막 위를 뒤덮고 있던 연기가 흩어졌다. 자욱한 그림자가 사람들의 얼굴 위로 드리웠다. 날갯짓에서 비롯된 바람이 연기와 잔불을 밀어내고 있었다. 머지않아 화염을 내뿜은 범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씨발.’
로난이 입술을 비틀었다. 머리부터 꼬리까지의 길이가 족히 칠십 미터는 넘을 것 같았다. 몸을 뒤덮고 있는 붉은색은 그 색채만으로 세상의 이치를 부정하고 있었다.
모든 드래곤 중에서 가장 격이 높다 여겨지는 레드 드래곤이 마을을 내려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알리브리헤가 귀찮다는 듯이 머리를 벅벅 긁었다.
“젠장, 저 자식이 왜 여기에 온 거야?”
“아는 사이입니까.”
“그래. 붉은 죽음 가르가렌스. 성질이 더럽기로 자자한 놈이기는 한데 왜 여기까지···.”
알리브리헤는 저 드래곤이 나바르도제의 일족이라 설명했다. 로난 또한 나바르도제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아직까지 불의 어머니라 칭송받는 위대한 드래곤이자 최후의 결전 당시 유일하게 죽지 않고 거인을 살해한 강자였다. 구원자가 말했다.
“고귀한 용이여. 왜 이런 짓을 벌이는 것이오.”
【내 종복을 죽인 놈을 내놔라.】
“종복?”
【그래. 수백 년간 나를 섬긴 종복의 숨이 방금 끊어졌다. 범인은 틀림없이 여기 있을 터.】
그 말을 듣는 순간 로난은 로브를 뒤집어쓴 사내를 돌아보았다. 정황상 그가 베어 온 드레이크가 종복이 분명해 보였다.
“내가···”
“가만히 있어.”
사내가 앞으로 나서려는 차였다. 그를 제지한 구원자가 입을 열었다.
“미안하지만 그건 좀 힘들 것 같소.”
【무슨 뜻이지?】
“우리가 죽인 것은 사실이오. 다만 그것은 당신의 종복이 사람들의 터전을 짓밟고 필멸자들을 멋대로 잡아먹었기 때문이오. 이번에는 서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넘어가지 않겠소?”
【웃기는 소리. 나의 종복과 너희 벌레들의 목숨이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느냐?】
“적어도 내게는 그렇소.”
구원자는 일말의 주저도 없이 대답했다. 끔찍한 적막이 내려앉았다.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석상이라도 된 것처럼 얼어붙었다. 레드 드래곤의 비웃음이 하늘 위에 울려 퍼졌다.
【그렇다면 정해졌군. 너희는 모조리 재가 되어 사라질 것이다.】
드래곤의 가슴이 부풀기 시작했다. 일렁이는 화염이 쏟아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동시에 손을 뻗은 구원자가 사내의 칼자루를 잡아당겼다. 스르릉- 매끄러운 소리와 함께 서슬 퍼런 검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구원자여, 제가···!”
사내가 뭐라 말하려 했지만 구원자는 그를 무시했다. 파앙! 한껏 웅크렸던 구원자의 몸이 용수철처럼 쏘아졌다.
【무슨···!】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졌다. 드래곤의 눈동자에 당혹이 서렸다. 그와 마주볼 정도로 높게 떠오른 구원자가 검을 휘둘렀다.
유려한 참격이 드래곤의 뿔을 가로지르며 하얀 선을 만들었다. 정점까지 상승했던 그가 다시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서걱! 수십 토막으로 나뉜 뿔이 폭발하듯 흩어졌다.
【크하아아아아악!】
드래곤의 입에서 고통 어린 비명이 터져 나왔다. 천지를 진동시키는 목소리에 아래에 있던 모두가 귀를 틀어막았다. 고통을 이기지 못해 추락하던 드래곤은 지면에 닿기 직전에야 가까스로 균형을 되찾았다.
“와아아아아!!”
“요, 용이 도망간다!”
상황은 순식간에 마무리되었다. 구원자가 바닥에 착지하는 순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대부분의 사람은 도망치듯 날아가는 드래곤에 정신이 팔려 있었지만, 로난은 아니었다.
‘맙소사.’
구원자가 그렸던 검로가 머릿속을 부유하고 있었다. 눈으로 좇는 것이 고작일 지경이었지만 그는 분명히 알아볼 수 있었다.
구원자의 검법은 나비로제의 검과 매우 닮아 있었다. 언젠가 밀림에서 마주쳤던 떠돌이가 가르쳐 줬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