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1. 때 아닌 겨울(1) >
#131
“······정말 오랜만이구나. 로난.”
“세크리트?”
로난의 눈이 커졌다. 성별을 분간하기 힘든 아이의 목소리였다. 여자로 변하는 저주에서 해방된 걸까? 로난은 곧바로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세크리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뭐야, 어디 있어요?”
“미안하구나. 일이 좀 있어서 말이다. 내 책상 위를 보겠니?”
“책상?”
조명이 온통 꺼져 있는 세파라치오는 어둠에 잠겨 있었다. 로난이 깨고 나온 수정의 파편만이 푸르스름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조심스레 수정에 손을 가져다댄 로난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건 진짜 뭐지?’
정체불명의 수정은 매우 단단하면서도 가벼웠다. 두께가 적어도 20cm는 되어 보이는 것이 어지간한 충격으로는 부수지 못할 것 같았다. 왜 이런 물질이 자신을 뒤덮고 있었는지가 의문이었다.
‘내가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있던 거야.’
다행히도 검을 비롯한 소지품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로난은 적당한 크기의 파편 하나를 집어들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높아진 눈높이가 도통 적응이 되지 않았다. 머지않아 책상 앞에 도착한 그의 시야에 이상한 물건 하나가 포착되었다.
“이건···.”
“찾았나 보구나. 그래, 그 사역마를 통해 소통하고 있는 거란다.”
반구형의 유리관 안쪽에는 눈알 하나가 둥둥 떠 있었다. 푸른 동공은 로난이 움직일 때마다 그를 뒤쫓았다. 세크리트의 목소리는 눈알 뒤편에 나 있는 구멍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내가 생각보다 오래 자리를 비우게 되서 말이다. 만약에 네가 깨어나면 움직임을 감지해서 알리도록 조처를 했지. 허허, 목소리가 어른스러워졌구나.”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예요?”
“전부 말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구나. 용도를 다한 사역마가 곧 소멸할 테니···일단 나와서 이야기하자꾸나.”
그의 말을 반증하듯 사역마의 몸이 점점 팽창하고 있었다. 실핏줄이 툭 튀어나온 것이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다. 입을 바짝 가져다댄 로난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렇게 하죠.”
“거기서 나가는 주문을 알려 줄 테니 어디 받아 적어 놓거라. 델피림, 루나지에, 카쉬파. 책이 열 권 빠져 있는 책장을 짚고 외우면 된단다.”
“열 권. 알겠어요.”
“그래. 내가 일을 마치는 대로 찾아가마.”
받아 적을 필요도 없이 간단했다. 문득 책상 위를 살피던 로난이 눈썹을 치켜떴다. 희뿌연 먼지가 도톰하게 쌓여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방치해둔 거야?’
밤새 서리라도 내린 것 같았다. 세크리트가 즐겨 쓰던 깃털 펜에는 가느다란 거미줄까지 쳐져 있는 것이 아무래도 하루 이틀을 비운 것이 아닌 듯했다. 그때 세크리트의 목소리가 툭툭 끊어지기 시작했다.
“아무튼 돌아와서 정말 기쁘구···네···키 큰···구나.”
“세크리트?”
“밖···서 보자꾸나. 로난···편지···.”
더 이상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철 수세미를 비비는 듯한 소리를 마지막으로 통신이 끊어졌다. 펑! 점점 팽창하던 눈알이 폭발했다. 유리관 내부가 녹색 체액으로 뒤덮였다.
“으.”
로난이 질색하며 혀를 빼물었다. 자세히 보니 먼지는 비단 책상 위만이 아니라 서재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심상치가 않군.’
그가 막 책장을 찾아 이동하던 차였다. 못 보던 궤짝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이전에는 못 보던 물건이었다. 뚜껑이 닫히지 않아 입을 반쯤 벌린 궤짝은 로난이 누워 있던 자리의 바로 옆에 놓여 있었다.
“이건···.”
갸웃거리며 다가간 로난이 궤짝을 열었다. 눌려 있던 종이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왔다. 대부분은 잘 밀봉된 편지 봉투였다.
로난은 아무렇게나 손에 잡히는 봉투 하나를 집어들었다. 표지에 적힌 글씨를 본 로난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물 흐르듯 유려한 것이 틀림없는 아데샨의 필체였다.
- 로난에게. 아데샨. / 제국력 1051년 붉은 들새의 달 9일.
“뭐야 이거.”
로난은 황급히 봉투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아데샨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편지도 잔뜩 섞여 있었다.
- 해주를 기원하며. 마르야 카라벨.
- 로난 읽어라. 나비로제.
- 사랑하는 동생에게. 이를이.
누나가 쓴 편지를 본 로난이 입술을 비틀었다. ‘를’ 부분에 X 자가 쳐져 있고, ‘릴’로 수정되어 있었다. 그새 누구한테 글씨 쓰는 법을 배운 모양이었다.
“에잇, 쓸데없게시리.”
불현듯 코끝이 시큰거렸다. 하나하나 뜯어보고 싶었지만 불행히도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었다. 아데샨의 편지에 적힌 한 줄의 글귀가 송곳처럼 각막을 찌르고 있었다.
[제국력 1051년. 붉은 들새의 달 9일.]
“시발.”
로난의 얼굴이 굳었다. 그가 해주에 돌입한 시점이 1050년의 가을이었다.
작년에 쓰여진 편지가 이런 고리짝 깊숙이 파묻혀 있다는 것은 적어도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는 이야기였다. 황급히 편지들을 주워담은 로난이 궤짝을 옆구리에 끼웠다. 책이 열 권 빠져 있는 책장은 금세 찾을 수 있었다.
“델피림, 루나지에, 카쉬파.”
책장을 짚은 그가 주문을 외웠다. 쿠구궁···! 책장이 뒤로 밀려나며 기다란 복도가 나타났다. 그는 주저 없이 어둠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쩐지 걸음을 옮길수록 주변의 공기가 차가워지는 것 같았다. 숨을 쉴 때마다 새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잠시 눈앞이 캄캄해지나 싶더니 시야가 탁 트였다. 후우우웅! 정면에서 불어온 삭풍이 로난의 앞머리를 뒤집었다. 바람을 타고 날아온 이물질이 속눈썹 사이로 파고들었다.
“젠장, 뭐야?”
뭔지는 몰라도 더럽게 차가웠다. 이물질은 피부에 닿기 무섭게 녹아서 사라져 버렸다. 새하얘진 소매를 본 로난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눈?”
이물질의 정체는 손톱만 한 눈송이였다. 후우우웅! 다시금 불어온 찬바람이 로난의 얼굴을 때렸다. 고개를 들자 온통 하얗게 물든 세상이 눈에 들어왔다.
자욱한 눈발 탓에 눈을 뜨기가 힘들었다. 로난은 머지않아 여기가 필레온의 대광장이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겨울인가? 그래도 이건 좀 심한데.’
북부에서나 볼 법한 폭설이 교정 위로 쏟아지고 있었다. 두꺼운 외투로 몸을 싸맨 학생들이 광장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가죽으로 된 털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는 것이 정말로 북부의 주민들을 연상케 했다.
‘누나.’
문득 이릴의 웃는 모습이 머릿속을 스쳤다. 많은 의문이 들었지만 가장 급한 것은 누이의 안위를 살피는 것이었다. 지난 일 년간 별일은 없었는지 서둘러 확인해야 했다.
로난은 정문이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울려 퍼졌다.
“아아아악!”
“오, 오늘도 나왔다!”
로난이 고개를 돌렸다. 학생들이 들고 있던 짐도 내던져 가며 도망치고 있었다. 눈보라 한복판에서 무언가 꾸물럭거리고 있었다.
“음···?”
로난이 눈을 가늘게 떴다. 냉기가 한 곳에 뒤엉키고 있었다. 그 위로 눈과 얼음이 모여들며 뼈대와 살점을 이루고 있었다. 거대한 곰이나 사슴, 하늘을 나는 물고기 등 종류가 다양했다.
팟! 머지않아 완전한 형체를 갖춘 얼음 생물들의 눈구멍에서 푸른 안광이 뿜어져 나왔다. 얼음으로 만들어진 곰이 거친 포효를 내질렀다.
“크워어어억!”
“저건 또 뭐야 시발.”
학생들의 비명이 커졌다. 반응으로 보아하니 현장 실습은 아닌 것 같았다. 문득 기시감을 느낀 로난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 상황. 어쩐지 익숙한데···.’
막 깨어나서 그런지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이상할 정도로 거세진 눈발도 그렇고, 얼음으로 된 야수들이 눈보라 속에서 튀어나오는 것도 그렇고 분명히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떠오를 것도 같았지만 그럴 여유는 없었다. 야수들의 태도는 그다지 호의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얼음 곰이 가장 가까운 학생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필레온 한복판에 몬스터니, 가관이군. 그리 읊조린 로난이 궤짝을 내려 놓았다. 칼자루를 잡아당기자 검고 하얀 칼나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디 몸 좀 풀어 볼까.'
간만에 느끼는 감촉이었다. 자루의 굴곡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탓!곧바로 땅을 박차며 달려나간 로난이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어?”
몸이 가벼웠다. 길어진 보폭으로 인한 착각 따위가 아니었다. 반쯤 거짓말을 섞어서 하늘을 나는 것 같았다.
“···뭐지?”
“크륵?
로난은 순식간에 얼음곰의 앞까지 도달했다. 난데없는 등장에 당황한 곰이 주춤거렸다. 그대로 자세를 잡은 로난이 크게 한 바퀴를 회전하며 검을 휘둘렀다.
서걱! 넓은 참격이 투명한 몸뚱이를 가로질렀다. 새하얀 선이 그어짐과 동시에 곰의 안광이 사그라들었다. 로난이 헛웃음쳤다.
“허.”
단순히 몸만 가벼워진 것이 아니었다. 마나를 먹이지 않은 참격이라 믿을 수가 없을 만큼 빠르고 정교했다. 파앙! 뒤늦은 파공음이 울려 퍼졌다.
‘내 몸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반토막난 곰의 상체가 바닥에 떨어졌다. 챙그랑! 얼음으로 이루어진 몸뚱이가 산산이 부서졌다. 주변에 있던 야수들의 이목이 로난에게 쏠렸다.
“키하아아악!”
“크엑?!”
로난은 그 와중에도 벙찐 채 서 있었다. 몸의 변화가 영 적응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단순히 힘으로 휘둘러도 이 정도인데, 마나를 사용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했다.
“이거 재밌는데.”
로난이 라만차의 칼자루를 움켜쥐었다. 시커멨던 검신이 붉게 물들었다.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피처럼 붉고 농후한 선홍색이 칼의 배면을 타고 넘실거리고 있었다.
“그치?”
“크, 크르르···!”
로난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불길함을 느낀 야수들이 뒷걸음질치며 물러섰다. 그가 막 검기를 발사하려는 찰나였다. 눈보라 저편에서 웬 여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물러서요!”
“어?”
익숙한 목소리였다. 어디선가 휘파람을 연상케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쾅! 갑자기 얼음 순록의 머리가 폭발했다. 연기를 일으키며 쓰러지는 순록의 머리에는 가느다란 쇠뇌 한 발이 박혀 있었다.
“저건···?”
로난의 눈이 커졌다. 다시금 휘파람 소리가 울려 퍼졌다. 눈보라를 가르며 날아온 쇠뇌가 다른 야수들의 머리에 적중했다. 펑! 펑! 크고 작은 폭발이 연달아 일어났다.
‘기가 막히는군.’
놀라운 명사수였다. 쇠뇌는 야수들의 머리에만 빨려들듯 적중했다. 날아오는 방향이 계속 달라지는 걸로 봐서 주변을 빙빙 돌면서 사격을 하고 있었다.
챙그랑! 얼음 깨지는 소리가 교정을 가득 채웠다. 순식간에 열 마리가 넘는 야수가 모조리 전멸했다. 쇠뇌는 더 이상 날아오지 않았다. 그때 눈보라 저편에서 새된 비명이 울려 퍼졌다.
“아아아악! 저, 저리 가!”
“이런 젠장.”
로난이 눈살을 찌푸렸다. 사격 실력에 정신이 팔려 신경쓰지 못하고 있었다. 다른 곳에서도 야수가 나타났을 수 있다는 사실을.
로난은 곧바로 소리가 난 방향을 향해 달려갔다. 머지않아 자신이 예상하던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아직 젖살이 빠지지 않은 소년소녀들이 서로를 부둥켜안고 있었다. 막 필레온에 입학한 신입생들로 보였다. 더럽게 못생긴 얼음 늑대 다섯 마리가 그들을 향해 슬금슬금 다가가고 있었다.
“크르르르르···.”
“오, 오지 마···제발···.”
늑대들이 도약할 것처럼 몸을 웅크렸다. 로난이 막 검기를 쏘아내려는 찰나였다. 탓! 눈보라 속에서 나타난 여인이 학생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빌어먹을, 뭐야?”
로난이 황급히 검을 거두었다. 긴 코트를 입은 여인은 어지간한 장정보다 키가 컸다. 사납게 좁혀진 눈매는 베일 듯이 날카로웠다.
새카만 석궁 하나가 그녀의 왼손에 쥐어져 있었다. 여인을 알아본 로난이 픽 웃었다.
“하.”
“크아아악!”
그때 선두에서 접근하던 늑대가 입을 벌리며 도약했다. 몸길이가 4m는 될법한 거대한 놈이었다. 천천히 팔을 들어 올린 여인이 낮게 읊조렸다.
“그만.”
그 순간 늑대들이 멈춰 섰다. 한 치의 움직임도 없는 것이 진짜 얼음 조각상으로 변해 버린 것 같았다. 공중에서 정지한 늑대가 그대로 등부터 바닥에 떨어졌다. 콰창! 큼직하게 토막난 파편들이 지면을 타고 미끄러졌다.
“그르륵.”
“그륵.”
동료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늑대들은 움직이지 못했다. 괴로운 신음만이 투명한 송곳니 사이로 새어나오고 있었다.
늑대들의 푸른 안광은 탁한 잿빛으로 바뀌어 있었다. 여인은 말없이 허리춤의 지팡이를 꺼내 들었다.
성큼성큼 다가간 그녀가 지팡이를 휘둘렀다. 뱀처럼 늘어난 지팡이가 늑대들을 휩쓸며 지나갔다.
“꺄아악!”
놀란 학생들이 비명을 터트렸다. 콰장창! 네 개의 머리통이 폭발하듯 부서졌다. 더는 늑대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여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
촤르륵! 지팡이가 짧아지며 원래의 형태로 돌아왔다. 그녀가 학생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제 괜찮아.”
“가, 감사합니다···!”
“신입생이지? 더 빨리 왔어야 하는데, 미안해.”
날카롭던 눈매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누그러져 있었다. 그녀는 로난도 익히 알고 있는 사근사근한 미소를 지으며 신입생들을 달랬다.
이윽고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하던 학생들이 자리를 떴다. 괜히 앞머리만 쓸어넘기던 로난이 입을 열었다.
“선배.”
“···어?”
아데샨이 고개를 돌렸다. 목까지 올라오는 롱 코트가 제법 잘 어울렸다.
로난과 눈이 마주쳤음에도 그녀는 연신 눈만 깜빡일 뿐이었다. 휘이잉- 허리까지 자란 검은 머리카락이 깃발처럼 나부끼고 있었다. 마침내 그녀의 입술이 벌어졌다.
“로난.”
“오랜만이에요. 실력이 많이 늘었네.”
간만에 본 아데샨의 얼굴은 눈에 띄게 성숙해져 있었다. 앳된 인상은 거의 사라지고 완연한 아가씨 태가 났다. 새하얀 눈송이가 짙어진 속눈썹 위에 내려앉고 있었다.
아데샨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뿌리라도 내린 것처럼 제자리에 굳어 있었다. 점차 가빠지는 숨소리가 여기서도 들릴 지경이었다. 괜스레 무안해진 로난이 말을 이었다.
“잘 지냈어요?”
그제야 아데샨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로난의 코앞까지 다가온 그녀가 다시 멈춰섰다.
이제는 눈높이가 거의 비슷해져 있었다. 천천히 손을 들어올린 아데샨이 로난의 뺨을 매만지기 시작했다.
“선배?”
꼭 로난이 실존하는 것을 확인하려는 사람 같았다. 머지않아 새하얀 뺨을 타고 눈물 한 방울이 흘러 내렸다. 로난의 얼굴에서 손을 뗀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2년 만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