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 알리브리헤(1)
#240
【침입자를, 잡아라!】
용왕의 목소리가 탑을 흔들었다. 광선이 사그라지며 한순간 밝아졌던 세상에 다시 어둠이 내려앉았다. 거칠게 머리카락을 쓸어넘긴 로난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니미 진짜, 재수가 없으려니까.”
상정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설마 용왕 본인에게 들킬 줄이야. 가쁜 숨을 몰아쉬던 아셀이 입을 열었다.
“이, 이제 어쩌지? 응?”
“먼저 이 좆같은 탑부터 탈출해야지.”
“어, 어디로?”
“하수구가 괜찮다고 했으니 거기로 가면 될거야. 일단은···씨발!”
위협을 감지한 로난이 아셀을 끌어안은 채 옆으로 굴렀다. 머리 위의 천장이 박살 나며 웬 대검 한 자루가 튀어나왔다. 콰직! 코끼리도 참수시킬 수 있을 것 같은 흉기는 정확히 두 사람이 있던 자리를 꿰뚫었다. 자신의 귀 옆에서 빛나고 있는 검신의 모습에 아셀이 비명을 내질렀다.
“흐야아아악!”
“감이 좋구나. 쥐는 나름대로 잘 잡는다고 자신했는데.”
바로 위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자 무너진 천장 틈새 너머로 웬 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새하얀 머리카락을 보아하니 뤼코포스였다. 미친년이 뭐 저렇게 발이 빨라?
“하지만 이것도 막을 수 있을까?”
눈웃음친 그녀가 칼자루를 움켜쥐었다. 대검에 아로새겨진 문양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느낌이 좋지 않았다. 반사적으로 칼자루를 잡아당긴 로난이 천장을 향해 찌르기를 쏘았다. 퍼억-! 검 끄트머리서 발사된 검기가 틈새를 지나 소녀에게 적중했다. 턱밑으로 파고든 작은 예기 덩어리가 그녀의 정수리를 부수며 빠져 나왔다.
“커억···!”
털썩. 소녀가 쓰러졌다. 부서진 천장의 틈새로 핏물과 뇌수가 주르륵 흘러 내렸다. 저 나이에 뤼코포스면 상당한 강자일 텐데, 기습과 방심에는 장사 없다는 교훈이 다시금 와닿았다. 로난이 아셀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제 걸을 수 있어?”
“으, 응···!”
아셀이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지나며 놀랐던 다리에 힘이 돌아오고 있었다.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던 로난이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다. 생각해 보니까 너는 다리가 짧아서 그냥 내가 들고 뛰는 게 낫겠어.”
“그, 그런!”
“어차피 마법 쓰는 데는 상관없잖아. 더 오기 전에 출발하자.”
로난이 아셀을 다시 들쳐멨다. 그는 일이 잘못되면 하수구로 도망치라는 심사관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어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 병신 같은 탑에서는 나가야 살아남을 가능성이 생겼다.
그들이 막 출발하려는 차였다. 별안간 손을 뻗은 아셀이 주문을 영창했다. 콰자작! 바닥에서 솟아난 얼음 장벽이 위층에서 내려오는 계단을 틀어막았다. 그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이, 이러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잘했어.”
로난이 웃었다. 생각해 보니 나란소니아도 이런 식으로 퇴로를 차단하며 올라왔었다. 그들은 굴러떨어지다시피 계단을 내려갔다. 사람들이 더 몰려오기 전에 도망쳐야 했다.
“그래. 이래야지.”
아래층으로 내려간 로난이 쾌재를 불렀다. 아직 시간이 얼마 안 지나서 그런지 텅 비어 있었다. 큼직한 창문 너머로 펼쳐진 밤하늘에 은하수가 수놓아져 있었다.
“좋았어. 부탁한다, 아셀!”
“으, 으응!”
로난이 외쳤다. 전력 질주한 그와 슐리펜이 창문을 걷어차며 뛰어내렸다. 와장창! 산산이 조각난 유리 파편들이 달빛을 머금은 채 반짝거렸다.
밤바람이 귓가에서 포효하고 있었다. 체공하던 몸뚱어리들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아셀이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염력 주문을 시전하려는 차였다. 후우웅! 발밑에서 솟구친 거대한 그림자 하나가 그들의 눈앞에 멈춰섰다.
“뭐?!”
【여기 있었군요.】
로난이 헛숨을 들이켰다. 익숙한 여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로난의 눈이 튀어나올 듯이 커졌다. 무시무시한 풍압에 세 사람의 앞머리가 뒤집혔다. 은빛 드래곤 한 마리가 제자리에서 날갯짓하고 있었다.
“너는...!”
잠시 좆된 상황을 잊게 할 정도로 아름다운 드래곤이었다. 가늘고 유려한 몸체를 뒤덮고 있는 비늘은 강철을 연상케 하는 회백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벌어진 로난의 입 사이로 탄식이 새나왔다.
“나란소니아.”
【폐하의 은혜을 이런 식으로 갚다니. 각오는 되셨겠죠.】
나란소니아가 말했다. 그녀의 몸 위로 강철 갑주가 입혀지기 시작했다. 다음으로 벌어질 일을 깨달은 로난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이런 씨팔···!”
로난이 방어 자세를 취했다. 거대한 제비를 돌며 물러났던 나란소니아가 일행을 향해 쇄도했다. 저 거구에서 나오는 속도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빨랐다. 펑-! 뒤늦은 파공음이 밤하늘에 작렬했다.
“마, 마나 실드!”
아셀이 다급하게 방어 주문을 영창했다. 반투명한 막 서너 겹이 일행과 그녀의 사이를 가로막았다. 쫀쫀해 보이는 것이 굉장히 잘 만든 방어막이었다.
하지만 드래곤의 육탄 돌격은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했다. 콰장창! 방어막은 나란소니아의 이마에 닿는 순간 금 간 송판이라도 된 것처럼 박살나 버렸다. 로난이 외쳤다.
“슐리펜!”
“음.”
로난이 다급하게 코어를 전환했다. 슐리펜이 칼자루를 잡아당겼다. 콰아아아앙! 그대로 충돌한 나란소니아가 그들과 함께 하늘탑의 벽면에 처박혔다.
탁. 인간으로 폴리모프한 그녀가 발을 내디뎠다. 자욱한 흙먼지가 완파 당한 42층을 뒤덮고 있었다. 불현듯 통증을 느낀 나란소니아가 눈살을 찌푸렸다.
“윽···.”
가느다란 자상이 어깻죽지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팔을 타고 흘러내린 피가 손가락 끝에 맺혀 떨어지고 있었다. 슐리펜이라는 인간이 한 짓이었다.
“그 와중에 반격을 하다니···.”
나란소니아가 기가 막힌다는 투로 중얼거렸다. 아무리 비늘을 강화하지 않은 자리였다지만 그것을 포착한 것도 놀라웠고, 어쨌든 드래곤의 비늘을 찢어낸 것이었다.
‘그랑시아의 핏줄이라 했었나.’
살았다면 대단한 검사가 되었을 텐데 아까울 따름이었다. 시체를 찾아 두리번거리던 그녀의 시선이 어느 한 곳에 멎었다.
“으음?”
흙먼지 속에 인간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다. 촤악! 연기를 찢으며 날아온 초승달 형상의 검기가 그녀의 오른쪽 뺨을 스치며 지나갔다. 베인 자리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언제나 무미건조하던 그녀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설마 살아 계셨을 줄이야.”
후우우웅···! 부서진 벽면을 통해 들어온 밤바람이 연기를 날려 버렸다. 세 인간과 한 드래곤의 신형이 달빛 아래 드러났다. 인간 중에 서 있는 것은 로난 뿐이었다.
“이 년아. 정말로···헉, 뒈질 뻔 했잖아.”
“뭘 어떻게 한 거죠? 마지막에 조금 궤도가 뒤틀린 것 같기는 했는데.”
“후우···그건 당신이 알 필요가 없지.”
로난이 중지를 쳐들었다. 과부하된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충돌 직전의 순간 코어를 전환한 그는 바렌과 테라닐의 오러를 동시에 발동했다.
근력을 강화하고 충격파를 발현한 덕에 충격을 어느 정도 상쇄시킬 수 있었다. 물론 갈비뼈가 한두개 나가는 것은 막을 수 없었지만. 그가 누워 있는 아셀과 슐리펜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쩔 거야 이거. 내 얼마 없는 친구들인데.”
“당신들이 얌전히만 있었어도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어요. 아니면 더 강했거나.”
“탑 정상에서 그딴 짓을 하고 있는데 묵과할 수야 있나···아가씨, 당신네 왕은 미쳤어.”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불현듯 나란소니아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어마어마한 충성심이었다. 로난이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뭘 그렇게 열을 내. 그럼 나바르도제한테 이기고 싶어서 광신도들과 손을 잡는 게 정상인의 행보냐? 그것도 세상을 멸망시키는 게 목적인 새끼들이랑?”
【그게 폐하의 뜻이라면 우리는 따를 뿐이다. 외부자. 그것도 필멸자 따위가 관여할 일이 아니야.】
“세상이 멸망한다니까 필멸자 이러고 자빠졌군. 댁은 안 되겠어.”
로난이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 어차피 저 용을 꺾기 전까지는 여기서 벗어날 수 없었다. 검을 들어올린 그가 나란소니아를 겨누었다.
“덤벼라. 얼굴만 반반한 드래곤.”
【뭐···.】
로난과 눈이 마주친 나란소니아가 움찔거렸다. 인간이라고는 믿기 힘든 살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기고만장하군.】
그리고 나란소니아는 그 점에 대해서 극심한 분노를 느꼈다. 아주 잠깐이라지만 인간에게 위축당할 줄이야. 그녀가 노기 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본인이 상처를 낸 것도 아닌 주제에!】
콰가가가각! 그녀의 발치에서 솟아난 강철 가시 수백 개가 로난을 향해 쇄도했다. 마나를 머금고 강화된 가시들은 푸르스름한 광채를 머금고 있었다. 오르세를 잡을 때 사용했던 제압용이 아닌, 상대를 확실하게 죽이기 위한 기술이었다.
강철의 격류 앞에서도 로난은 호들갑을 떨거나 도망치지 않았다. 다만 그것들이 충분히 가까워지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간격이 열 걸음 이내로 좁혀지는 순간이었다. 팟! 정자세로 검을 쥐고 있던 그의 형체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란소니아가 눈썹을 치켜떴다.
【어?】
움직임 자체를 보지 못했다. 갑자기 꺼진 촛불을 보는 것 같았다. 찰나, 거침없이 진군하던 강철 가시들이 한순간 정지했다.
‘뭐지?’
뛰어난 시력을 가진 그녀는 모든 가시들의 표면 위로 웬 하얀 선이 그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저게 뭐지? 의문이 막 머리를 치켜드는 찰나였다. 사라졌던 로난이 그녀의 옆에 나타났다.
“후.”
나란소니아가 저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 갑자기 나타난 로난은 꼭 높은 곳에서 착지한 것처럼 한쪽 무릎을 구부리고 있었다. 평정을 되찾은 그녀가 주먹을 날리려는 순간이었다. 카아앙! 가시들 위로 그어진 선들이 일제히 벌어지며 폭발했다.
【무슨···!】
나란소니아가 경악했다. 위협적인 가시들은 무력한 쇠토막이 되어 공중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우연히 로난의 검에 시선이 닿은 그녀가 멈칫거렸다. 새하얀 검신에는 아까는 없던 피가 흥건하게 묻어 있었다. 로난이 말했다.
“그까짓 상처 못 낼 것도 없지.”
【당···신.】
나란소니아의 눈이 커졌다. 저것이 누구의 피인지 깨닫는 찰나였다. 촤아아악! 그녀의 가슴 위로 붉은 선이 그어지며 피가 솟구쳤다.
【커억!】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 피가 바닥과 천장을 적셨다. 쿵! 휘청거리던 나란소니아가 무릎을 꿇으며 쓰러졌다. 흐려지던 시야가 이내 어둠에 삼켜졌다. 그녀가 일어나지 않는 것을 확인한 로난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맙다. 린.”
[천만에.]
머릿속에서 린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성검의 영혼이 깨어난 라만차의 검신은 은은한 백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성검과 공명한 피로감이 몰려오고 있었다.
나란소니아는 강적이었다. 강철의 여제라는 이명은 절대 과분하지 않았다. 만약 피 냄새를 맡은 린이 깨어나지 않았더라면 승부를 장담할 수가 없었을 터였다.
[이제 어쩔 거야? 별로 상황이 좋아 보이지는 않는데.]
“계속 가야지. 일단 몸을 숨겨야 해.”
로난이 피로에 찌든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장에라도 쓰러져서 자고 싶었지만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일어나라···잡놈들아.”
로난은 비틀거리며 아셀과 슐리펜에게 다가갔다. 어느새 정신을 차린 슐리펜이 상반신을 일으킨 채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가 말했다.
“···이겼나.”
“그래.”
“이렇게 오랫동안 정신을 잃다니. 면목이 없군.”
슐리펜이 이를 악물었다. 지금껏 로난이 봐온 표정 중에서 가장 분해하는 표정이었다.
“뒈지거나 똥오줌을 안 지린 게 어디야. 우리는 드래곤한테 충돌 사고를 당했다고.”
로난이 픽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슐리펜은 말없이 부축을 받으며 일어섰다. 그 역시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 출발하자. 아셀, 일어나.”
“우으으···로, 로난?”
“다친 곳은 없어 보이네, 됐어.”
다행히도 아셀은 따귀를 때리기 전에 눈을 떴다. 로난이 다시 그를 들쳐멨다.
그래도 층수가 많이 낮아져서 금방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간단한 재정비를 마친 그들이 막 걸음을 내딛으려는 차였다.
“세, 세상에! 나란소니아 님!”
“저기 있다! 모두 멈춰라!”
뒤쪽에서 요란벅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불길한 예감을 느낀 세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계단에서 보초들이 우르르 몰려오고 있었다.
“···젠장.”
로난이 손을 들어 이마를 짚었다. 빨리 끝낸다고 끝냈는데 보초들이 훈련을 잘 받은 듯했다. 그들은 이미 각인을 발동하여 반룡으로 변신해 있었다. 어명이 직접 내려진 만큼 만전을 가하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보초들뿐이라면···.’
로난은 말없이 칼자루에 손을 올렸다. 저놈들밖에 없다면 얼른 뿌리치고 갈 만 했다. 그때 보초 무리가 좌우로 갈라지며 두 사내가 걸어 나왔다.
【정말이군. 나란소니아가 당했어.】
【뭐야, 설마 강철의 여제가 인간에게 진 거야?】
맵시 있게 차려입은 두 사람은 얼굴이 완전히 같은 쌍둥이었다. 보초들이 그들의 다섯 글자 이름을 연호했다. 참다 못한 로난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시발.”
별다른 노력 없이도 두 남자가 드래곤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나란소니아와 비교해도 전혀 모자라지 않은 수준의.
게다가 불행은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계단과 나란소니아가 부숴놓은 벽면을 통해서 하얀 로브를 입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뭐야, 아직 여기까지밖에 못 갔어?”
“생각보다 발이 느리군요.”
전부 네뷸라 클라지에의 신도들이었다. 주교급은 보이지 않았지만 뤼코포스가 한 명 포함되어 있었다. 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소년이 로난을 보며 으르렁거렸다.
“너, 잘도 내 여동생을 죽였겠다.”
주홍색 눈동자가 타는 것처럼 이글거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조금 전에 죽인 대검을 든 소녀가 그의 여동생이었던 것 같았다. 로난이 입술을 짓씹었다.
‘이건 정말 너무한데.’
반룡 보초 수십 명과 네뷸라 클라지에. 거기다 드래곤만 둘이라니. 오르세를 때려잡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인생 진짜···.”
절체절명의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그럴싸한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
악의 세력은 천천히 포위망을 좁히며 다가오고 있었다. 로난과 슐리펜은 나란히 벽을 등진 채 전투를 준비하고 있었다. 슐리펜이 입을 열었다.
“로난.”
“왜 인마.”
로난이 고개를 돌리지 않고 대답했다. 별안간 슐리펜이 자신의 외투 주머니에 무언가를 넣었다. 이건 또 뭐야? 손을 넣어 보니 웬 회중시계 하나가 만져졌다. 그가 말을 이었다.
“돌아가면, 이릴 양에게 전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