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카데미의 천재칼잡이-260화 (260/333)

260. 결착

#260

두아루가 막 창을 던지려던 순간이었다. 어디선가 천 개의 벼락이 내리치는 듯한 포효가 울려 퍼졌다.

【크아아아아아-!!!】

메아리가 파동이 되어 전해져 왔다. 중상을 입었던 몇몇 거인들이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소멸했다. 두아루가 시선을 내렸다. 이 목소리의 주인이 살아 있을 리가 없는데.

그의 시선이 발아래에 닿는 순간이었다. 콰아아아앙-! 불현듯 거인으로 이루어진 방벽이 부서지며 거대한 쌍두룡이 튀어나왔다. 용왕의 날개는 빛 거인 수백 명을 달고도 거침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대는.』

【당장 멈춰라-】

【이 악마야!】

용왕이 다시 포효했다. 그에게 매달려 있던 거인들이 모조리 떨어져 나갔다. 두아루의 눈가가 아주 약간 움찔거렸다.

그때 사납게 뻗어 나온 오른쪽 머리가 아가리를 벌렸다. 콰아아아! 여름날의 태양을 연상케 하는 광선이 쏟아져 나왔다.

“그오오오!”

거리가 굉장히 멀었음에도 광선은 흔들림 없이 밤하늘을 가로질렀다. 빛의 거인 수십 명이 진형을 짜며 방어를 시도했으나, 수레를 막으려는 사마귀만큼의 성과도 보이지 못한 채 증발해 버렸다.

광선이 두아루의 목전에 도달하는 순간이었다.  콰아아아앙! 거대한 폭발이 일어남과 동시에 아드렌에 낮이 찾아왔다. 긴 그림자가 전장 곳곳에 드리웠다. 한창 싸우던 드래곤과 거인들이 몸을 움츠렸다.

“고옥?!”

【폐하···!】

드래곤들이 탄성했다. 아드렌의 군주다운 위력이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섬광이 사그라졌다. 용왕의 미간이 확 구겨졌다.

【···이럴 수가.】

두아루는 생채기 하나 없이 건재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기괴한 색채로 일렁거리는 구체형 장막이 그를 빈틈없이 감싸고 있었다. 그가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다.

『새장 속의 왕이여. 그대는 어찌하여 덧없는 일을 반복하는가.』

두아루로서는 도저히 용왕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찌어찌 창에 맞고 살아났다지만, 그는 오히려 자신과 처음 싸웠을 때보다 상태가 더욱 나빠져 있었다.

황금색으로 번쩍거리던 비늘은 시든 낙엽처럼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한번 터졌다가 얼기설기 메꿔진 옆구리의 상처에서는 아직도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그가 고통을 무리해서 참고 있다는 것은 별다른 노력 없이도 눈치챌 수 있었다.

용왕은 두아루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왕으로서의 긍지를 담아 외쳤다.

【무엇이 덧없고 가치 있는 일인지는-】

【짐이, 정한다!】

오른쪽 머리가 다시 입을 벌렸다. 목구멍 안쪽에 모여드는 마나를 본 두아루가 말없이 창대를 들어 올렸다. 이 별에서 가장 우수한 종족의 지도자라길래 조금은 기대했는데, 역시 어쩔 수 없는 하등 생물이었다.

용왕이 다시금 광선을 토해내려는 차였다. 뒤로 당겨졌던 두아루의 팔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상태가 좋지 않은 용왕은 그의 창이 날아오는 궤적을 미처 읽어내지 못했다.

【큭···!】

쉬이이익! 혜성처럼 날아온 빛의 창이 오른쪽 머리의 미간에 박히려는 순간이었다. 웬 그림자 하나가 목덜미를 타고 달려왔다.

순식간에 오른쪽 머리의 정수리에 도달한 그림자와 빛의 창이 겹치는 찰나였다. 스각! 대나무처럼 쪼개진 창이 용왕의 양옆으로 스쳐 지나갔다.

『음?』

두아루가 멈칫거렸다.  빛의 창을 베어낸 그림자가 자세를 다잡았다. 콰아아앙! 쪼개진 창은 용왕의 양쪽 날개 근처에서 폭발을 일으켰다.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난 용왕이 쾌재를 불렀다.

【그거다!】

“후우···.”

슐리펜이 호흡을 고르며 칼자루를 움켜쥐었다. 생사를 건 도박을 한 것은 용왕뿐만이 아니었다. 한순간 빛의 창과 겹쳤던 그의 검은 녹아내릴 듯이 뜨거워져 있었다.

“···이게 정말 될 줄이야.”

슐리펜이 나지막이 읊조렸다. 푸르스름한 칼날 위로 붉은 얼룩이 말라붙어 있었다. 로난이 발라준 본인의 피였다.

그는 여운에 젖어 있는 대신 곧바로 정신 집중에 들어갔다. 폭풍의 오러가 검신을 타고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잠시 굳어 있던 두아루가 뭐라 말하려던 차였다.

【짐이 다스리는 도시에서-】

【사라져라!】

용왕이 재차 노호했다. 콰아아아! 준비를 마친 오른쪽 머리가 숨결을 내뿜었다. 아까보다 더욱 강해진 광선 한 줄기가 다시 한 번 밤하늘을 가로질렀다.

『···부질없는 짓을.』

두아루가 중얼거렸다. 어쩌다가 창이 잘렸는지는 몰라도 별의 가호는 흠집 하나 없이 건재하게 남아 있었다. 그가 손을 뻗자 곧바로 주변의 광자가 모여들며 새로운 창 하나를 만들어 주었다.

그때 말없이 집중하던 슐리펜이 검을 휘둘렀다. 쉬이이익! 서늘한 빛을 뿌리며 요동치던 폭풍의 오러가  거대한 화살이 되어 두아루를 향해 쏘아졌다.

로난의 피를 머금어서 그런지 소용돌이치는 바람에는 검붉은 색이 묻어나고 있었다. 용왕의 광선을 앞지른 화살이 별의 가호에 직격했다. 카아아앙! 응축된 바람이 폭발하며 기묘한 파열음이 울려 퍼졌다.

『뭐....』

두아루가 잠시 굳었다. 가호가 깨진 것은 아니었다. 다만 돌에 맞은 유리창처럼 거미집 같은 균열이 새겨져 있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균열 사이로 외부의 마나가 스며들고 있었다. 눈앞까지 다가온 광선의 열기를 느끼고 나서야 그는 일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두아루의 얼굴에 처음으로 당혹 비스무리한 것이 드리웠다. 그가 황급히 날개를 펼치는 찰나였다. 콰아아아앙! 마침내 당도한 광선이 그와 방어막을 통째로 집어삼켰다.

【마, 맞았다!】

지켜보던 드래곤들이 경악성을 터트렸다. 빛줄기는 멈추지 않고 별에 닿을 기세로 뻗어 나갔다.

온 힘을 다해 폭풍을 쏘아낸 슐리펜이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는 자신의 일격이 별의 가호에 금을 가게 만든 것을 분명히 보았다.

대주교와 싸웠을 당시 제기되었던 로난의 가설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자신의 피를 바른다면 네뷸라 클라지에와 거인들의 힘에 맞설 수 있다는 주장은 보기 좋게 들어맞았다.

“···제법이군.”

그가 조그맣게 읊조렸다. 머지않아 빛이 가라앉았다.

【뭣···!】

두아루가 있던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용왕의 눈이 튀어나올 듯이 커졌다. 날개를 구성하던 깃털 몇 개만이 남아 살랑거리며 떨어지고 있었다.

【보아라, 인간-】

【우리가 해냈다!】

용왕이 흥분을 주체 못하고 소리쳤다. 자신의 광선에 맞은 다른 적과 비슷한 꼴이 된 것 같았다.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소멸.

하지만 슐리펜은 반응하지 않았다. 뭔가 이상했다. 두아루가 죽었다기에는 그 소환수인 빛 거인들의 행태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가 뭐라 경고하려던 찰나였다. 쉬이이익! 갑자기 시야의 사각에서 빛의 창 하나가 빠르게 날아들었다. 슐리펜이 외쳤다.

“위험하다!”

【뭣이···!】

위기를 감지한 용왕이 다급하게 고개를 돌렸지만 한발 늦고 말았다. 바람을 가르며 날아온 빛의 창이 그의 왼쪽 뒷다리에 박혔다. 뭐라 할 새도 없었다. 콰아아아앙! 섬광을 동반한 폭발이 굉음과 함께 작렬했다.

【크아아아악!!】

처절한 절규가 터져 나왔다. 굳건하던 다리는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렸다. 손으로 쥐어뜯은 것처럼 지저분한 절단면이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

폭발에 휘말린 뱃가죽은 당장에라도 내장을 쏟아낼 것처럼 엉망진창으로 손상되어 있었다. 비늘이 떨어져 나온 그의 살은 짙은 선홍색을 띠었다. 용왕의 거체가 크게 휘청거렸다. 창이 날아온 방향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놀랍군.』

슐리펜이 몸을 돌렸다. 두아루가 그들을 내려보고 있었다. 아까보다 한층 낮은 고도로 내려온 그의 몸 주변에는 여전히 별의 가호가 둘러져 있었다.

건재해 보였지만 아주 피해가 없는 건 아닌 듯했다. 기괴한 색채로 일렁거리는 장막 위로는 슐리펜이 낸 균열이 새겨져 있었다. 그 안쪽에 있는 두아루의 가슴팍에는 화상 비스무리한 상흔이 옅게 남아 있었다.

『상처를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랑스러워해도 좋다.』

두아루가 말했다. 진심이 느껴지는 칭찬이었으나 슐리펜과 용왕은 대답하지 않았다. 숨을 쉬기조차 어려운 압박감이 그들을 짓누르고 있었다.

『허나, 여기까지다.』

두아루가 말을 이었다. 살짝 벌어진 그의 입술 사이로 이 별의 생물은 발음할 수 없는 언어가 흘러나왔다.

새벽하늘의 별빛이 한층 강해졌다. 스아아아···! 사방에서 모여든 빛의 입자가 그의 주변에 수십 개의 창을 만들기 시작했다.

【···맙소사.】

『절망해라, 위대한 투사들이여. 그대들은 아무것도 지키지 못하리니.』

이건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용왕이 뭐라 말하려던 차였다. 제각기 다른 목표를 겨냥한 창들이 일제히 발사되었다.

백색을 띠는 빛의 창이 방사형으로 쏟아지는 장면은 아름다운 유성우를 연상케 했다. 창은 그대로 난전을 펼치던 드래곤들의 몸뚱이에 하나씩 처박혔다.

【커어억!】

【크악!】

단말마의 비명을 내지를 틈새도 없었다. 콰과과과광! 섬광을 동반한 대폭발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순식간에 낮처럼 밝아진 밤하늘의 모습에 용왕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당장 멈추지 못할까!】

용왕이 소리쳤다. 휘청거리던 거체가 두아루를 향해 치고 나갔다. 곧바로 방향을 비튼 창 대여섯 개가 용왕에게 쏘아졌다. 슐리펜이 칼자루를 움켜쥐자 검신이 바람의 형태로 흩어졌다. 촤아악! 그가 검격을 흩뿌림과 동시에 빛의 창 세 개가 반 토막이 나며 잘려나갔다.

하지만 아직 세 개가 더 남아 있었다. 용왕은 거구에 어울리지 않는 회피기동을 시도하며 나머지 창들을 가까스로 피했다. 한숨 돌린 그가 고개를 들었다. 그새 다시 만들어진 창 열댓 개가  자신의 머리 위로 쏟아지고 있었다.

“···젠장.”

용왕과 시선을 교환한 슐리펜이 입술을 비틀었다. 두아루와의 간격은 아직 멀었지만 아무래도 한계에 다다른 것 같았다. 숨을 깊게 들이마신 용왕의 왼쪽 머리가 크게 외쳤다.

【분하지만 우리는 여기까지다!】

『음?』

【이제 그 잘난 작전이라는 것을 시행해 봐라! 그대들의 성패에 모든 것이 걸려 있다! 건방진 마룡, 그리고···】

두아루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유언이라기에는 독특한 감이 있었다. 쏟아지는 빛의 창 앞에서도 용왕은 속도를 일절 늦추지 않고 있었다. 잠시 뜸을 들이던 용왕의 입에서 쩌렁쩌렁한 노호가 터져 나왔다.

【로난!!】

그 순간 줄곧 다물어져 있던 용왕의 오른쪽 머리가 입을 벌렸다. 시커먼 그림자 두 개가 혓바닥을 박차며 튀어 나왔다.

한 명은 눈매가 더러운 청년이었고, 다른 한 명은 머리카락을 허리까지 기른 창백한 미남이었다. 새카만 코트를 벗어 던진 그가 포효하듯 외쳤다.

【마침 악취를 참는 것도 지겹던 차였다!】

동시에 오르세의 몸이 급속도로 팽창했다. 아무것도 없던 하늘 위에 시커먼 드래곤 한 마리가 나타났다. 파아아앙! 폭발하듯 펼쳐진 네 장의 날개가 광풍을 일으켰다. 동시에 그의 머리 위로 뛰어 올라온 로난이 횡으로 검을 휘둘렀다.

“흐으읍!”

붉게 물든 라만차가 넓은 호를 그렸다. 산탄처럼 응어리진 검기가 부채꼴로 쏘아져 나갔다. 검기의 개수는 빛의 창과 일치하는 열세 개였다. 창들이 용왕과 슐리펜을 덮치기 직전이었다. 콰과과광! 정확한 궤도로 날아간 검기들이 창들을 요격했다.

『뭣이.』

열세 개의 창은 단 한 개도 유효타를 내지 못한 채 허공에서 폭발해 버렸다. 두아루의 눈이 커졌다. 슐리펜의 일격을 허용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동요였다.

“신났었지? 이 좆같은 빡빡이 새끼.”

로난이 낮게 으르렁거렸다. 여기까지 오는 데 필요한 희생이 너무 많았다. 그새 평정을 되찾은 두아루가 다시 팔을 들어 올렸다.

『사라져라.』

쐐애액! 전방향으로 뿌려지던 창이 일제히 방향을 비틀며 로난과 오르세를 향해 쏘아졌다. 이건 못해도 백 개는 넘을 것 같았다. 모두 요격하기에는 너무 수가 많았다.

하지만 로난은 당황하지 않았다. 예상한 바였고, 용왕과 슐리펜의 분투 덕분에 거리는 충분히 좁혀져 있었다. 날개를 모두 접은 오르세가 사납게 외쳤다.

【간다!】

로난은 대답하는 대신 그의 뿔을 움켜쥐며 자세를 낮췄다. 가장 앞에서 날아온 창이 그들의 머리를 꿰뚫으려던 차였다. 오르세와 로난의 몸이 한순간 그림자가 되어 흩어졌다. 펑! 공간을 뛰어넘은 둘의 형체가 창이 쏟아지는 범위 밖에서 나타났다.

다시 두아루의 얼굴에 당혹이 깃들었다. 펑! 펑! 펑! 오르세는 연속적으로 블링크를 사용하며 빠르게 간격을 좁혔다. 찰나를 노리고 날아드는 창은 모조리 로난이 잘라내 버렸다.

이 정도 거리면 될 것 같았다. 두아루의 발치에 당도한 로난이 참격을 날렸다. 붉은 초승달 하나가 그를 향해 쏘아졌다.

“뒈져라!”

『어리석은.』

두아루가 창대를 움켜쥐었다. 새벽공기를 가르며 날아드는 검기는 용왕의 광선이나 슐리펜의 폭풍과 비교하는 것이 실례일 정도로 보잘 것 없었다.

그는 저 공격이 자신과 별의 가호에 별다른 피해를 주지 못할 것이라 판단했다. 어떤 잡기술 창을 베어냈는지는 모르지만 요행은 여기까지였다. 두아루는 방어 자세를 취하거나 회피하는 대신 창을 들어올렸다. 로난의 한쪽 입꼬리가 히죽 올라갔다.

“병신.”

『뭐?』

두아루가 잠시 멈칫거렸다. 그 순간 검기가 별의 가호를 찢어발기며 파고들었다. 촤아아악! 초승달이 그의 왼쪽 어깨에 직격함과 동시에 푸른 피가 튀어 올랐다.

『······!』

쭉 무표정하던 두아루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터져 나온 핏물이 로난과 오르세를 적셨다. 몸과 분리된 팔뚝이 밤하늘 아래로 떨어졌다.

『이런 일이···.』

두아루의 얼굴에서 여유가 사라졌다.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어 가고 있었다. 그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몸을 물리려던 찰나였다. 파아아아! 불현듯 노을을 연상케 하는 적색광이 두아루를 휘감았다.

“미안한데, 이 거리면 닿거든.”

로난이 말했다. 문득 두아루의 눈이 휘둥그렇게 떠졌다. 분명 자신의 먼발치에 떨어져 있던 청년은 자신의 눈앞에 서 있었다.

『무슨···.』

두아루가 황급히 창을 휘둘렀다. 동시에 로난의 팔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속도 자체는 비등했으나 로난은 새털처럼 가벼운 동작으로 두아루의 창대를 피했다. 그는 한 번 겨뤄본 상대와의 싸움법을 결코 잊어버리지 않았다. 로난이 읊조렸다.

“별의 아이들은 감각을 공유한다고 했었지.”

『컥···!』

두아루의 목 위로 파란 선이 그어졌다. 호를 그린 로난의 검이 다시 원위치로 돌아왔다. 용왕을 비롯한 드래곤들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뒈지고 싶으면 와 봐.”

칼을 한 바퀴 돌려 잡은 로난이 툭 내뱉었다. 촤아악! 두아루의 머리가 하늘 위로 솟구쳤다. 지평선 너머로 터오르는 여명이 아드렌에 빛을 드리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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