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일통 (5) >
문제가 시작된 것은 펄 엔터 산하 레이블이었다.
펄 엔터의 산하 레이블 중 하나인, 블랙쉽.
그 이름을 들은 나는 추억을 떠올렸다.
‘벌써 2년 전인가? 귀환하자마자 만난 강해리가 거기 소속이었는데.’
강해리는 닉네임 [해리코털]을 쓰는 작곡가이다.
내가 처음 방송을 시작했을 때, 찾아와서 수면송을 듣고 갔던 전적이 있다.
이후에는 오프라인으로 만나서 블랙쉽에 있는 강해리의 작업실도 갔고,
‘그때 이 녀석을 만났지.’
나는 앞에서 싱글싱글 웃고 있는 이승호를 보았다.
작업실에서 악연으로 시작했지만, 능글맞은 이 녀석이 이제는 그렇게 밉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전부터 계약이 끝나간다느니, 천마신교에 오고 싶다느니 밑밥을 깔아놓던 이승호는, 오늘은 정말 작정하고 온 모양이었다.
그는 유들유들하게 말했다.
“이거 어떡하죠. 저 오늘부로 블랙쉽과 계약이 끝나버렸습니다. 이제 자유의 몸이라는 거죠.”
“그래서?”
“아니, 그렇게 건조하게 말하기 있습니까? 내가 유닛 제안 온 것도 걷어차고 나왔는데!”
이승호는 나름대로 인지도가 있는 아이돌 ‘트릭커’의 메인보컬이었다.
참고로 여돌이 대중적이기는 하지만, 돈이 많이 되는 건 남돌이다.
가장 인기 좋은 멤버를 모아서 유닛으로 계약하자고 제안했던 모양이지만, 이승호는 그걸 거절하고 나왔다.
“만약 천마 님이 펄 엔터 인수하셨으면 제가 당연히 남았죠. 그런데 인수 안하실거잖아요?”
“.......”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승호는 펄 엔터 산하 레이블일 뿐이다.
내가 펄 엔터를 인수하든 말든 큰 상관이 없다는 말이다.
그냥 본인이 나오고 싶어서 나온 것 같은데.
‘그래도 재작년 회사 세웠을 때부터 계속 천마신교에 들어오겠다고 징징거렸었지.’
뭐, 꾸준히 천마신교에 애정을 보이는 점에서는 1차 합격이다.
나는 이승호의 상태를 확인했다.
처음 봤을 때는 자기 관리조차 제대로 안 된 놈이었다.
그래서 내가 내공 한 줌을 넣어두며 한소리 했었다.
‘피나는 훈련이 없으면 내가 넣은 내공이 오히려 노래를 방해하게 했지.’
그런데 그간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때 몸속에 넣어둔 내공이 사라져있었다.
오히려 그 내공이 몸속으로 퍼지면서 발성 기관을 강화시켰다.
“아, 그리고 전에 말씀하셨던 노래 있잖아요.”
이승호는 씨익 웃으며 나에게 USB를 건넸다.
이전에 이놈이 하도 곡 하나만 달라고 징징거리길래, 제일 어려운 곡을 하나 던져줬다.
“저 그거 완창 성공했습니다. 제가 또 누굽니까. 한다면 하는 이승호에요. 무려 1년 동안 매달···.”
이승호가 젠체하는 소리는 뒤로 넘기더라도.
‘진짜 많이 발전했잖아?’
이 정도 집념과 의지라면 마인이 될 자격이 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들어와라.”
“우와아아악! 아싸! 대박!”
내 말을 들은 이승호는 급발진을 하더니 소리를 질렀다.
“와, 어떻게 여자 꼬시는 거 보다 더 힘드냐. 저 지금까지 일곱 번 까이고 여덟 번 만에 승낙받은 거예요. 진짜 눈물이 다 나온다. 진짜.”
···그냥 취소할까?
그러더니 이승호는 핸드폰을 들더니 내 옆으로 슬금슬금 다가왔다.
“이 좋은 날에 사진이 빠질 순 없겠죠?”
“1절만 해라.”
“천마 님은 그냥 가만히만 계세요. 제가 알아서 다 하겠습니다.”
이승호는 기어코 나와 셀카를 찍은 다음 곧바로 인별그램에 업로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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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와 함께 찍은 사진)
새로운 둥지, 새로운 노래로.
Coming soon.
#천마신교 #마침내입교 #곧다시만나요 #천마신교의문은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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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생각지도 못한 파장을 가지고 왔다.
이승호에 게시글에 수많은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 ???이승호 천마신교 들어감???
- 승호오빠 축하해요! 신곡 기대할게요!
- 엥? 얘 펄 엔터 아니였어?
ㄴ 펄 엔터 아니고, 거기 산하 레이블임
ㄴ 펄 엔터 남돌은 매그넘밖에 없어
ㄴ 아항 난 또 놀래라ㅋㅋㅋㅋㅋ 펄 엔터 가수가 엑소더스한줄
대부분 축하를 남기는 와중, 몇몇은 오해를 할 뻔했다.
기자들은 거기에서 조회수의 냄새를 맡았다.
‘이거 뽑아먹을 만한데?’
‘근데 산하 레이블일 뿐이잖아.’
‘코에 붙이면 코걸이고, 귀에 붙이면 귀걸이지.’
그들은 대놓고 오해를 재생산시켰다.
마치 천마신교에서 작정하고 펄 엔터의 가수들을 영입하는 것처럼 헤드라인을 썼다.
[‘펄 엔터’ 레이블 소속 이승호, 천마신교의 품으로]
[새로운 둥지 이승호···'진주호 대표를 떠나' 천마에게?]
시작은 이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기사들은 점점 더 자극적으로 변했고,
[이승호 發, 펄 엔터 엑소더스 시작되나?]
나중에는 이런 기사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중들은 당연히 열광했다.
- 그냥 펄 엔터 아티스트들 다 나가면 안되나ㅎㅎ펄 엔터 비전 없어보이는뎋ㅎㅎㅎ
ㄴ 나 펄 엔터 직원인데, 지금 에이클라스 빼고 다 재계약 임박했음
ㄴ 대탈출 가즈아!!!!
ㄴ 걍 다 나오자ㅋㅋㅋ 이참에 작곡가랑 프로듀서도 탈출하자
- 엔터 산업의 핵심이 사람인데, 사람 빠지면 끝 아닌가?
- 근데 ip는 남잖아 브랜드도 그대로 못쓰고
- 그래도 에이클라스는 아직 계약 많이 남았을 걸
ㄴ 에이클라스ㅋㅋㅋ걔네 망하지 않앗나?
ㄴ 일본에서는 잘나갑니다ㅠㅠ 국내에서 못한 1등을 일본에서 했음···.
이내 사람들의 바람은 현실화되었다.
이승호와 한솥밥을 먹던 강해리에게서 연락이 왔다.
작곡가 TENNIE라는 거물을 물고서.
“천마 님. 혹시 작곡가도 받아주시나요? 이번에 TENNIE님도 전속 계약이 끝나는데, 천마신교에 관심이 많다고 하시네요.”
TENNIE라면 펄 엔터에서 제이맨 다음가는 작곡가다. 펄 엔터 전속으로 일하던 와중, 회사가 이꼬라지가 되자 나가려고 한 모양이다.
‘마침 잘됐군.’
천마신교에는 작곡가나 프로듀서가 거의 없다.
아티스트들이 대부분 직접 작사 작곡을 하는 데다, 편곡과 프로듀싱은 나 혼자서 담당한다.
하지만 내가 모든 가수를 케어할 수도 없고, 앞으로 규모를 더 키울 생각인 만큼 슬슬 작곡진 풀도 넓혀야 했다.
나는 흔쾌하게 승낙했다.
“좋습니다. 들어오세요.”
그렇게 두 사람이 천마신교로 들어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본격적으로 엑소더스가 시작했다.
- 매그넘 리더: 안녕하세요 천마님, 매그넘에서 리더를 맡고있는···.
- 매그넘 칸: 안녕하세요! 양궁 할 때 뵈었는데 저희 합이 잘 맞지 않았어요? 히트메이커에서도···.
- 테츠: 안녕하세요 테츠라고 합니다. 저는 한국보다는 일본에서···.
- 김소진 (배우): 혹시 배우도···.
온갖 루트를 통해서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었다.
천마신교와의 색깔도 맞아야 하고, 기존 아티스트와 활동이 겹치지 않는 사람 위주로 골랐다.
리스트를 살펴보던 옥수진이 한 이름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럼 이 사람은 어때요? 마침 저희 일본 활동도 생각하고 있었잖아요. 이 사람이 잔뼈가 굵은 만큼 교두보 역할을 할 거 같은데요.”
며칠 후, 펄 엔터의 아티스트 한 명이 계약 해지를 한 후 천마신교와 계약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매그넘 전 세대에 있는 남자 솔로 아티스트로, 국내보다는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가수였다.
이 계약이 성사되는 순간.
코코넛 엔터의 대표 역시 좆됐다는 걸 느꼈다.
‘이러면 완전 나가린데?’
천마가 지금 펄 엔터의 기둥뿌리를 뽑아가고 있었다.
그래도 아직 버틸만했다.
‘우리는 유통사인 만큼 지적재산권 확보가 중요하지. 펄 엔터의 대표그룹은 역시 매그넘이니까, 잔잔바리는 필요 없어.’
그때 매그넘이 단체로 천마신교 현판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SNS에 올렸다.
심지어 팬들도 이 상황을 지지하고 있었다.
- 헐?!?!?!?!?1
- 매그넘도 천마신교 가나요?
- 제발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오 천마신교 남돌 없어서 자리잡기 딱 좋을 듯
- 근데 매그넘 브랜드 못 쓰잖아ㅠㅠㅠ그럼 어떡해?
ㄴ 아씨 몰라 엑소더스가 먼저야
마지막으로, 이 상황에 쐐기를 박는 기사가 떴다.
[제이맨, 펄 엔터와 프로듀싱 계약 종료?]
펄 엔터의 근간이자 수석 프로듀서인 제이맨이, 5개월 후 프로듀싱 계약을 종료하고 이적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음 목적지로 유력한 것은 당연히 천마신교.
조금 전만 해도 행복회로를 돌리던 코코넛 대표는 망연자실했다.
‘나쁜 새끼야. 작작 뺏어가라···.’
*
아티스트는 떠나려고 하고, 팬들은 모두 등을 돌리고 있었다.
떨어지기 시작한 펄 엔터의 주식이 개박살이 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사진) 탄 삿읍니다···.
ㄴ아재어디가요
ㄴ버팁시다 천마는 돌아옵니다
ㄴ탄은 보관만 해둡시다. 천마가 돌아오는 날에 고기 구워먹어야죠
-(링크) 오늘 자 증권가 리포트입니다. 천마가 들어올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분석해보면···씨발 대표 새꺄 빨리 튀어가서 무릎 꿇고 천마 모셔 와라
사람들은 천마를 원하고 있었다.
천마가 다시 펄 엔터 인수에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매일같이 수백 개의 탄원서와 성명서가 올라오는 통에 관계자들은 당황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여기, 당황스러운 사람이 하나 더 있었다.
‘아니, 코코넛은 일을 왜 이렇게 만든 거야?’
바로 국민연금이었다.
국민연금은 국내 중견기업 주식을 두루두루 들고 있었고, 펄 엔터의 지분도 8%를 차지하고 있다.
얼마 전 천마가 인수를 선언했을 때 까지만 하더라도 기분이 좋았다.
그렇지 않아도 재작년에 서쪽에서 전쟁이 터지며 수익이 역대 최저점을 뚫고 마이너스를 찍은 탓에, 국민연금은 요즘 실적에 예민했다.
그런데 천마가 들어오자, 주가가 쭉쭉 올라가며 가만히 있어도 투자를 잘했다는 칭찬을 들었다.
딱 1주일의 행복이었다.
‘펄 대표랑 코코넛이 쌍으로 그 지랄을 할 줄 누가 알았냐고.’
펄 엔터의 대표와 코코넛의 개수작으로 주가는 수직으로 하강했네?
그렇지 않아도 국민연금은 이전부터 '지분을 8%나 들고서도 진주호 전 대표가 빨대 꽂는 걸 지켜만 봤냐'는 등 욕을 처먹은 전적이 있다.
이번 사태에는 1만큼의 관련도 없고, 개입할 여지도 없었지만 한번 미운털이 박히니 도매로 같이 욕을 먹고 있었다.
하도 욕을 먹다 보니 이제 머리까지 빠질 지경이었다.
‘나도 같이 손해를 봤다니까! 손해라도 안 봤으면 덜 억울했지. 진짜, 천마는 왜 안 돌아오냐고!’
국민 연금 공단의 대표는 맨들맨들한 머리를 쓸어올리며 푸념했다.
"요즘 아주 죽겠어요. 제가 오죽했으면 이사장님께 이런 소리를 하겠어요?"
그런 그의 앞에는 진성 문화 재단의 이사장, 김소현이 있었다.
김소현은 우아하게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대답했다.
“많이 힘드시겠어요. 그래도 차선우 씨가 다시 펄 엔터 인수에 뛰어들면 해결되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국민 연금 공단의 대표가 김소현을 찾아왔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이사장님이 차선우 대표와 인연이 있지 않습니까?”
이른 점심부터 김소현을 만난 이유는 하나다.
차선우의 소개를 부탁하기 위해서.
오직 차선우만이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 대표의 말에 김소현은 낮게 웃었다.
‘국민연금에게 빚을 지우면 남는 장사인데?’
아무래도 천마에게 고마워할 일이 생긴 것 같다.
다음번에 천마를 만나면 조금 더 좋은 선물을 해줘야겠다.
김소현은 몇 번 밀당을 하다가 못 이기는 척 대답했다.
“흐음. 사정이 그러시다면야 제가 한번 연락해 볼게요. 너무 기대하지는 마시고요.”
"어이구. 저는 이사장님만 믿겠습니다."
김소현은 작게 미소를 지으며 그 자리에서 차선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
.
.
그날 저녁, 국민연금공단의 대표는 차선우를 만날 수 있었다.
차선우는 적당히 하소연을 들어넘기며 말했다.
“인수전에 뛰어들면 저를 지지해주겠다고요?”
“어유, 바로 그 말입니다. 젊어서 말이 잘 통하시네. 그래서 어떻게 하시겠어요?”
“생각해볼게요.”
“...!”
차선우가 확답을 해줄 거라고 믿고 있던 국민연금이 당황했다.
그를 보며 차선우가 피식 웃었다.
‘일단 8%는 확보했고.’
*
불과 몇 주 전 코코넛은 목표했던 펄 엔터를 먹을 각이 제대로 보이고 있었다.
계획대로 된 건 아니지만, 천마가 인수전에서 빠진 덕분이었다.
욕은 먹겠지만, 욕 먹은 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그런 건 상관없었다.
이후 천마가 펄 엔터에서 엑소더스를 일으켜버렸지만, 이것까지도 견뎌보려 했다.
‘지금 펄을 먹여 살리는 건 매그넘이랑 에이클라스니까. 이 두 그룹만 확보하면 기업 가치는 방어할 수 있겠지. 제이맨이 있으니 나중에 신인을 만들어도 되고.’
하지만 그 계획은 시작부터 삐걱댔다.
작곡가 TENNIE를 시작으로 작곡가와 프로듀서들이 빠지기 시작하고 아티스트들도 유출되었다.
여기에는 믿을맨 제이맨도 포함되어 있었다.
매그넘은 내년 재계약 시즌에 천마신교로 넘어가겠다고 말까지 끝냈다는 소문도 돌았다.
코코넛 대표는 매그넘에게 ‘천마신교로 가면 매그넘이라는 브랜드를 유지할 수 없을 거다’라고 협박하며, 빵빵한 계약조건으로 회유하려고 했지만, 그들은 들은 척도 안했다.
- 제이맨이랑 TENNIE도 나갔는데, 그쪽에서 천마님 처럼 곡 써줄 수 있어요?
세상에는 돈으로도 안 되는 일이 있는 법이다.
천마같은 곡을 만드는 건 돈을 처발라도 불가능하다.
‘이런 시발···.’
그래. 펄 엔터를 먹는 건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펄 엔터를 먹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
‘아니, 아티스트가 아무도 없는데 이걸 어따 쓰냐.’
에이클라스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에이클라스만 가지고 펄 엔터를 글로벌하게 키울 자신이 없다.
‘인수를 포기해야 하나?’
이미 똥이 되어버린 펄 엔터 지분이다.
그냥 다 팔아치우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그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지금 상황에서 자신까지 주식을 던지면 주가는 끝장이다.
진짜 길 가다가 칼을 맞을수도 있다.
대표의 머릿속에 주가로 장난질 치다 칼을 맞은 모 사장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천마 때문에 이게 무슨 일이야.’
속으로 열심히 욕을 하고 있는데, 노크 소리와 함께 누군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지금까지 욕하던 천마였다.
천마에게 연락이 와서 약속을 잡긴 했는데, 말이 삐딱하게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나를 보자고 했다고?”
차선우는 어이가 없었다.
이 새끼는 왜 보자마자 반말이야?
“그쪽은 별로 안 반가운가봐? 지분 얘기를 하려고 왔는데. 어떻게, 그냥 갈까?”
“...음?”
지분 얘기?
대표의 귀가 솔깃해졌다.
대표는 애써 마음을 가라앉혔다.
어차피, 이 모든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천마다.
대표는 행복회로를 돌려보았다.
‘설마? 인수전에 다시 참가하려고 연락한 건가?’
천마가 들어온다면 똥값이 되어버린 주가는 반등할 것이다.
코코넛은 지금 12%를 들고 있다.
조금 전까지도 시장에 던질까 고민하고 있던 애물단지지만, 만약에 천마가 펄 엔터에 들어온다면 그럴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지분을 팔지 말고 계속 들고 있을까? 생각해보니 천마가 펄 엔터를 키워주고, 내가 계속 2대 주주로 있는 게 낫겠는데?’
이게 바로 사람들이 말하는 ‘천마 버스’가 아니던가.
생각을 정리한 대표는 사근사근 웃으며 말했다.
“어휴, 너무 친근하다 보니까 막 친구 같아서 저도 모르게 반말이 나오네요. 그런데 지분 얘기는 또 뭐죠?”
그 모습을 보며 천마는 피식 웃었다.
이것 봐라.
떡 줄 놈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네?
< 국내 일통 (5) > 끝
ⓒ 연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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