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음공으로차트올킬-125화 (125/191)

< GG (2) >

킨초와 미니롱.

이전까지는 킨초가 표절의 피해자라는 인식이 우세했다.

한국 가수의 수준이 뻔하다느니, 극진이 한국 가수와 계약한 건 실수였다느니.

여기에 반한 감정이 강한 우익 언론까지 끼어들면서 여론은 개판이 나버렸다.

그나마 최근에 SNS를 통해 여러 정황 증거들이 나오면서, 상황을 조금 지켜보자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을 뿐.

아무래도 가재는 게 편이라고, 이것만으로 상황을 뒤집기는 어려워 보였다.

여론은 미니롱의 편이 아니었다.

그때, 모든 걸 뒤집을 동영상이 등장했다.

그 동영상을 처음 유포한 건 익명의 한 네티즌··· 처럼 보이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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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ww 이런 거 올렸다가 나 정지 되는 거 아닌지wwwww

버스킹 오타쿠거든 나ww 근데 전에 이런 걸 찍었더라

(영상)

이거 전후가 다 뒤바뀐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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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는 모든 게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중립 기어를 박자면서도 은근히 킨초의 편을 들던 사람들마저 당황해버릴 정도였다.

- 여어, 이거 영상 뭐냐?

- 어째서? 킨초가 표절당했다고 생각했는데

- 진짜로 킨초가 한국 가수 표절한 거야?

- 그럼 극진도 피해자인가?

- 어쩐지 좀 이상하다고 했어. 극진이 바보도 아니고 지금 뜨고 있는 곡을 대놓고 표절할 리가 없지

- 킨초 꺼져라! 일본 망신 다 시키는 놈들

더 이상 킨초를 응원하는 사람은 없었다.

몇몇이 악을 쓰긴 했지만, 없는 내용을 쥐어짜내는 수준이라 눈총만 받았다.

하지만 차선우는 킨초를 이대로 내버려 둘 생각이 없었다.

“과자 짝퉁 같은 새끼가. 우리 가수의 곡을 표절했으면 그 대가를 치러야지.”

차선우는 옥수진처럼 SNS를 이용한 여론전을 잘하지는 못한다.

다만 차선우가 그 누구보다 잘 하는 게 있었으니.

바로 협박.

이전에 킨초를 방문했던 법무팀으로부터 그들 사이에 미묘한 분열이 있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궁지에 몰린 놈들이 할 행동은 뻔했다.

“분명 모두 손절각을 재고 있을 테지.”

원래 인디 밴드 쪽은 자주 해체되고 모이고를 반복하는 만큼, 이 정도 일이 일어났다면 분란의 씨앗은 더욱 자라있을 터였다.

차선우의 예상은 정확했다.

상황을 파악해볼 겸 방문한 아지트에는 이미 고성이 오가고 있었다.

"자, 그럼 얼굴을 보고 가볍게 개별 면담이나 해볼까."

그가 무림에 있을 때 정보를 캐기 위해 종종 써먹던 방법인데, 여기에서는 ‘죄수의 딜레마’라고 하더라.

차선우는 킨초 멤버들에게 한 명씩, 따로따로 접근해서 제안을 던졌다.

먼저 기타리스트부터.

“야.”

“헉. 천마?”

“응. 나 천마야. 그럼 여기 왜 왔는지도 알겠네? 우리가 소송 걸면 손배액이 얼마일까?”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게···. 저는 싫다고 했는데 리더 형이 강요해서. 저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고, 올해 대학에 갈 동생도···.”

“그래 인마. 내가 너 사정 다 알아. 그래서 내가 특별히 그쪽에게만 기회를 주려고 하는데.”

기회라는 말에 기타리스트의 눈이 반짝였다.

“제가 뭘 하면 될까요?”

차선우가 씩 웃었다.

“아주 간단해. 너네 이번에 <유키하나오케> 나간다며? 거기서 양심선언 한번 하자.”

“아, 그건 좀···.”

“못하겠으면 말고. 그런데 다른 멤버들도 제안을 거절할지는 모르겠다. 의리 지키고 뒈지시던가.”

차선우의 특별 면담 아래, 결국 모든 멤버들은 빠짐없이 차선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동료와의 의리보다는 본인의 앞길을 더 걱정이었다.

그렇게 <유키하나오케>의 방송 당일.

<유키하나오케>는 인기 있는 아침 방송인 만큼, 항상 안정적인 시청률을 뽑았다.

MC가 방긋방긋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화제의 밴드, 킨초를 모시겠습니다.”

하지만 MC의 오프닝 멘트에도, 네 사람은 말없이 눈알만 뒤룩뒤룩 굴리며 서로의 눈치를 보았다.

MC가 생각했다.

‘긴장한 건가?’

그래도 뚝뚝 끊기는 흐름을 이어 붙이며 노련하게 대화를 이끌어갔다.

그렇게 방송이 끝나기 직전, 엔딩 멘트만 남겨둔 상황.

“마지막으로 각자 한 말씀 해주시죠?”

타이밍을 재며 눈치를 보던 네 사람은 동시에 생각했다.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다!’

방송이 끝나면 천마의 아량 깊은 제안은 사라진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네 사람은 너나 할 것 없이 입을 열었다.

“저 할 말이 있습니다!”

“이 배신자 새끼들. 저도 할 말이 있어요!”

“닥쳐! 내가 먼저 말할 거야. 사실 저는 계속 반대했는데, 다른 놈들이 표절을 하자고 강요했습니다. 정말 어쩔 수 없었어요.”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그들은 손에 손잡고 나락으로 떨어졌다.

*

천마신교의 완벽한 승리였다.

일본 아침 방송까지 살뜰히 챙겨본 차선우는 기분 좋은 콧노래를 불렀다.

‘그럼 이제 전리품을 챙길 차례지.’

미니롱의 노래는 차선우가 인정할 만큼 좋았다.

무명 밴드인 킨초가 한방에 뜰 정도였고, 극진에서 엔딩곡으로 가지고 갈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튜닝의 끝은 순정이다.

킨초가 밴드 스타일로 베껴간 노래보다, 극진이 편곡을 한 엔딩곡보다.

미니롱의 오리지널 원곡이 더 좋았다.

이번 논란의 승자인 미니롱은, 지금 일본을 들썩이게 한 화제성을 그대로 흡수했다.

주가를 올리던 킨초를 그대로 내치고, 미니롱은 그 자리를 이어받아 쭉쭉 치고 올라갔다.

극진의 게임이 히트를 친 것도 한몫했다.

마침 표절 논란이 해결되면서, 확장팩임에도 발매 이후 일본 내수에서만 수백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엔딩 볼 때마다 아릿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미니롱의 노래는, 안 들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 들은 사람은 없었다.

- 극진 3 확장팩은 역대급이군

ㄴ 야래야래~ 이럼 안할 수 없잖아

- 엔딩 장면에서 살짝 눈물이 나왔다랄까?

- 사실 나는 미니롱 노래 계속 듣고 있다고! 솔직히 3가지 버전 중에 미니롱 원곡이 제일 낫지않아wwwww

- 일본어 버전은 안 내주나?

- 이번에는 극진이 피해자였네. 역시 믿고 있었다고!

미니롱의 곡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사람들의 알고리즘에도 미니롱의 영상이 조금씩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처음은 미니롱이 일본에서 2달 동안 버스킹을 한 영상이었다.

- 그때는 몰랐는데 얘네가 미니롱이라며?

- 소녀미+어쿠스틱+나른한워딩 딱 내 취향이야ㅏㅏ 왜 이제 나타난거야?!

- 음악을 배우기 위해 일본으로 넘어온 미니롱. 응원한다구!

- 훌륭합니다,,, 길바닥에서부터 노력하는 건 보기에 좋습니다

- 한국 가수는 천마밖에 모르고 있었는데. 스고이한 가수가 또 있었네

ㄴ 내가 알려 줄까? 사실 미니롱은 천마신교 소속이야

ㄴ헤에? 나도 천마는 들어봤는데 미니롱도 잘하네

그리고 한번 돌아가기 시작한 알고리즘은, 당연히 버스킹 영상에서 끝나지 않았다.

미니롱 버스킹 - 미니롱 컴백일지 - 천마 주간곡소리 - 천마 배틀 - 잠마동 - ···.

끊임없는 알고리즘의 굴레에 갇힌 사람들은 헤어 나오질 못했다.

- 미니롱 버스킹 영상으로 시작했는데.. 왜 나는 천마가 양궁하는 걸 보고있지?

ㄴ 나는 지금 배틀짤 보는중이야

ㄴ 주간곡소리에 일본어 자막 깔린 거 실화냐?

- 길성진은 누구야? 노래 진짜 잘하네

ㄴ 방금 숨고찾 봤는데 실력이 엄청 늘었어bbb

ㄴ 강호행은 ‘낭만’이다

- 다 틀렸어. 이제 세상은 탑걸즈가 지배한다

ㄴ 잠마동은 우주최강이다

ㄴ 에이클라스에서 갈아탑니다

ㄴ 어차피 둘이 같은 소속사야wwwwww

미니롱부터, 길성진, 천마, 탑걸즈까지.

미니롱을 덕질하던 사람들은, 천마신교 소속 다른 연예인까지 두루두루 맛보기 시작했다.

- 분명 스타일이 전부 다른데, 뭔가 비슷한 느낌이 있단 말이지?

차선우는 그걸 바로 마교의 유전자라고 부른다.

일본 대중들은 그렇게 천마신교에 ‘천며들고’있었다.

.

.

.

하지만 지금 상황에 불편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한국 가수가 일본 밴드를 표절해?’, ‘나쁜 새끼들. 그럴 줄 알았어.’라고 욕하던 사람들은, 진실이 밝혀졌다고 해서 바로 입장을 바꾸진 않는다.

거기에 일본의 국수주의적이고 보수적인 면모가 한몫했다.

사실 우리가 잘못했고, 타국 사람이 피해자였네?

심지어 그게 한국인이네?

그럼 내가 잘못한 걸 알아도, 인정하기 싫어진다.

그래서 표면적으로는 상황이 평화롭게 끝난 것처럼 보일지라도, 깊은 곳에는 은근한 배척이 남아있었다.

그 흐름을 정확히 잡아낸 차선우가 투덜거렸다.

“우리 애들이 피해자인데, 아직도 띠겁게 보는 게 마음에 안 든단 말이야.”

아직 일본에 남아있던 옥수진이 말했다.

“어쩔 수 없죠. 대중들의 전반적인 인식이 이런지라. 전 이만큼 바꾼 것도 만족해요.”

“아니. 마음에 안 들어.”

“?”

한일 간의 특수한 분쟁이 아니라, 문제의 틀을 바꿀 필요가 있다.

“더 이상 미니롱한테만 지랄하지 못하도록, 아예 세계적인 문제로 만들어버리자.”

“......”

그렇게 ‘카피캣아웃’ 운동이 만들어졌다.

시작은 펄 엔터의 일본지사 아티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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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롱 같이 찍은 사진)

#카피캣아웃 #미니롱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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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미니롱 함께 사진을 찍거나, 타이틀곡을 부르는 영상을 올리며 태그하는 유행을 만들었다.

그렇게 몇 명의 유명인이 시작하자, 슬금슬금 진짜 고발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 A 음악학원 원장이 저 작곡가 데뷔시켜준다면서 제가 만든 곡을 도둑질했어요···.

- [뉴스기자] 가수 B씨의 표절 논란이 재점화되는 와중에, 음반 기획사 사장 C씨도···.

입질이 오자 천마는 본격적으로 인맥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태영이 형, 전역 축하해요. 아 그래도 내가 제대 일주일 전에 갔잖아. 다름이 아니라 부탁할 게 있는데.”

“킹 음악감독님. 동생은 잘 지내요? 남편이랑 또 별거했다고요? 그나저나 말씀드릴 게 있어서.”

한국에서는 천마와 인연이 있는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카피캣아웃 운동에 참여했고,

미국과 할리우드에서도 열심히 해시태그를 걸어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효과가 나타났다.

옥수진은 유행이라도 하듯 고발글로 도배된 뉴스를 보며 황당해했다.

“...이게 되네?”

차선우는, 정말 세계적인 스케일로 판을 갈아치워 버렸다.

수백 개의 논란 속에서, 미니롱의 일은 그저 하나의 사례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제서야 차선우가 만족했다.

“정의롭고 행복하네.”

*

늦은 밤 천산빌딩.

“으아, 피곤하다.”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

스케줄을 마친 미니롱은 회사로 돌아왔다.

오늘 하루에만 두 개의 스케줄을 마친 그녀들의 눈은 반쯤 감겨 있었다.

“우리 내일도 아침 6시에 샵에 가야 하는 거지?”

“응. 오늘도 집에 가긴 글렀네.”

하지만 벌써 며칠째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치고는, 미니롱의 입가에서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한국 차트 1위.

일본 오리콘 차트 1위.

심지어 극진 3가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이 나오면서, 미니롱의 신곡은 빌보드에서도 슬금슬금 반응이 오고 있었다.

덕분에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할 만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숙소에 갈 시간도 없어서 아예 회사에서 자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그들은, 자연스럽게 회사에 가져다 놓은 리무버로 화장을 지우기 시작했다.

한쪽 눈을 지우던 롱서아가 문득 말했다.

“오늘 기사 봤어? ‘허쉬’도 표절한 거 걸렸다던데. 이번에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할 거래.”

천마가 쏘아 올린 표절 근절 운동, ‘카피캣 아웃’은 전 세계로 퍼졌다.

한국에서도 벌써 여럿이 나락으로 떨어진 상황이었다.

단순한 표절 폭로를 넘어서, 신인 혹은 무명 작곡가를 꼬드겨서 등쳐먹는 사람들을 고발하는 것까지 나아가고 있었다.

“이번에 드라마 음악 쪽은 난리가 난 거 같던데.”

“그쪽은 심하긴 했어. 뼈 빠지게 일해서 곡을 줘도 크레딧에는 이름 하나 안 올라가잖아. 음감이랑 회사만 좋은 일 시킨 거지.”

두 사람은 ‘카피캣 아웃’에 대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화장을 지웠다.

그때 후줄근한 잠옷을 입은 길성진이 들어왔다.

“누나 오늘도 회사에서 잘 거···헉! 뭐야? 얼굴이 왜 그래?”

반만 지워진 미니롱의 화장을 보고 길성진이 기겁을 했다.

길성진은 미니롱보다 강호행을 몇 달 빨리 끝냈고, 미니롱보다 먼저 앨범을 냈다.

이번에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든 하이브리드 알앤비가 호평을 받으며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었고, 지금은 활동을 마치고 휴식기를 갖는 중이었다.

롱서아가 귀여운 남동생을 보듯이 웃으며 말했다.

“뭐야, 또 게임하고 있었어? 집에서 하는 게 더 편하지 않아?”

길성진이 투덜거렸다.

“엄마가 게임 좀 그만하라고 잔소리해요. 그렇지 않아도 요즘 할 게 없어서 슬슬 집에 들어갈까 봐요.”

“엥? 너 극진 좋아하잖아. 강호행 하면서도 맨날 그것만 했으면서. 이번에 확장팩 나온 거 하면 되지 않아?”

“에이, 누나. 확장팩 나온 게 언젠데 그거는 벌써 다 깼죠. 방금도 누나 엔딩곡을 3번째 듣고 나오는 건데.”

“헿. 노래는 좋아?”

“당연하죠. 누가 만든 건데.”

길성진은 하품을 쩍쩍하면서 자연스럽게 미니롱 옆에 앉았다.

“무튼. 극진 엔딩 보니까 요즘 뭐 할만한 게 없더라고요. 신작 좀 안 나오나?”

게임을 잘 모르는 작민지는 고개를 갸웃했다.

“신작? 그렇지 않아도 천마님이 요즘 둠스카이랑 뭐 많이 하던데. 그거 슬슬 나올 때 됐잖아.”

“맞다. 둠스카이. 그건 언제 발매하는지 볼까.”

길성진은 자연스럽게 뉴튜브에 들어갔다. 마침 게임으로 도배된 추천 영상에 둠 스카이 4의 티저 영상이 나왔다.

“헐? 티저 나왔네?”

그것도 어제 올라왔다.

그런데 벌써 댓글이 1만 개가 넘게 달렸다. 딱 봐도 썸네일부터 심상치 않다.

클릭하자 그레고리 성가를 샘플링한 인트로가 흘러나왔다.

엄청난 일이 펼쳐질 듯한 분위기.

오래된 책이 휘리릭 펼쳐지며 고대 벽화 같은 느낌의 영상이 흘러나왔다.

- 기억에 사라진 영웅이여, 그대를 깨울 옛 인연이 다가온다.

나레이션을 들으며, 길성진뿐만 아니라 미니롱도 집중했다.

“이거 영화야? 그래픽 미쳤다. 게임은 원래 이래?”

모든 티저를 이렇게 만들면 제작비 감당이 안 돼서 파산할 거다.

그만큼 둠 스카이의 티저는 인상 깊었다.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영상과, 성가를 샘플링한 배경음악이 시너지를 내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도입부에서 본 이야기로 넘어갈 때, 웅장한 오케스트라가 자연스럽게 섞이며 분위기를 전환하는 솜씨는 누가 봐도 천마의 스타일이었다.

길성진이 감탄했다.

‘와. 진짜 칼 갈았나 보다. 이거 체험판 언제 나오지?’

벌써부터 몸이 근질거린다.

정신없이 영상에 빠져드는 세 사람.

그때 나레이션이 근엄한 목소리로 스토리를 이어갔다.

- 흑도의 유일한 적자.

잠마동을 거쳐 세상에 출두한다.

“풉”

“켁”

“?”

당황한 그들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잠시만. 방금 분명 잠마동이라고···.”

둠 스카이.

그 티저 영상에서 왜인지 모를 잠마동이 등장하는 중이었다.

“천마님 대체 일본에서 뭘 하고 계신 거지?”

천마 유니버스가 전 세계에 스며드는 순간이었다.

< GG (2) > 끝

ⓒ 연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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