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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흙수저 선원으로 살아남기-91화 (91/420)

< <91화> 멈춰버린 세상 >

이 자식들은 기본적으로 틀려먹었다.

애초에 처음 말한 것은 ‘초대’도 아니고 ‘방문’이었잖아.

그런데 방문은커녕 초대를, 그 방식도 최면인지 마법인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어느 종족, 어느 문화권에 가더라도 욕을 바가지로 먹을 만한 방법을 사용했지.

심지어 안내인도 무슨 로봇이라도 되는 듯 그냥 제 갈 길만 간다.

초대를 했으면 최소한 잘 따라오는지 확인이라도 해야 하는 게 예의 아니야?

그리고 내가 다리가 불편한 것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길이 이렇게 험하면 들것이건 탈것이건 뭐라도 준비를 했어야지.

결국 발목의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 느낌에 불안해진 내가 말을 걸었다.

“헉, 헉, 이봐, 원래 너희가 오기로 한 거잖아. 헥, 헥, 언제까지 가야 하는 건데?”

이놈을 따라가고 있는 내가 너무 병신 같지만 어쩔 수 없다.

진짜 홀려서 따라온 것은 둘째치고, 안내한다고 따라가기로 한 결정을 내가 왜 내렸는지 지금도 전혀 이해가 안 되거든.

지금이라도 돌아갈까 하는 생각이 안 들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솔직하게 말하자면, 혼자서 돌아갈 자신이 없었다.

내가 무슨 야생 서바이벌 전문가도 아닌데 아무런 도구도 없이 무슨 재주로 모르는 길을 찾아가겠냐고.

대부분 숲과 산으로 이어지는 낯선 야생의 공간에서, 목적지까지 거리도, 방향도 모른다면 돌아간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다.

별로 기대도 안 했지만, 역시나 앞에 가는 놈은 뒤를 돌아보지도 않았다.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서 아픔을 무릅쓰고 속도를 높여 녀석의 어깨를 잡으려는 순간,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리고 내가 미처 놀라기도 전에, 관성에 의해 두어 걸음이 앞으로 나가지면서 현기증이 오는 것처럼 멍한 느낌과 함께 시야가 극도로 좁아졌다.

다행히 현기증은 오래가지 않았다.

하지만 시야가 회복되는 순간 펼쳐진 광경은 말 그대로 경이(驚異), 그 자체였다.

“세상에, 진짜 마법이야···?”

순간이동, 차원의 문, 뭐, 그런 종류였을까?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고작 두 발자국을 걸었을 뿐인데 울창한 숲은 사라지고, 아담하고 평화로운 마을이 펼쳐져 있었다.

단언컨대 이 세상 어디에도 이런 마을은 존재하지 않을 거다, 최소한 인간이 사는 곳은 말이지.

먼저, 순수하게 나무와 흙으로 만들었음에도 건물들은 전혀 빈궁한 느낌이 나지 않았다.

인간들의 도시나 마을처럼 높은 벽이나 울타리로 안을 보호하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깨끗하기까지 했다.

다른 건물의 세 배쯤 높게 솟은 중앙의 거대 건물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주도로가 있고, 그 도로를 중심으로 어떻게 보면 비슷하고, 어떻게 보면 각자 다른 모양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었다.

무슨 건설 게임에서 공들여 만들어 낸, ‘유토피아’라는 이름의 계획도시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가운데 선 가장 큰 건물로 가는 동안, 안내자와 비슷하게 생긴(솔직하게 말해서, 키만 같다면 바꿔놔도 구분하기 어려울 것 같다) 페리아 족들이 조용히 나를 구경(?)했다.

그런데 진짜 아무도 당황하거나, 놀라거나, 신음을 내뱉거나, 수군거리지도 않는 거다.

고개가 조금씩 나를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었다면 나를 본다는 것도 몰랐을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면 진짜 오싹한 광경이기는 한데, 분위기가 워낙 평화로워서 그런지 딱히 두렵지는 않았다.

그렇게 발목이 아픈 것도 잊은 채 커다란 건물에 도착해서 보니, 그 건물은 신전인 듯했다.

인간의 신전과 형식도 다르고 구조도 다르지만, 최소한 그 안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그랬다.

이게 말로 표현하기 진짜 어려운데, 신(神)이 실재하는 세상(내가 본 적은 없지만)이라서 그런지 신전에 가면 그 특유의 느낌이 있다.

내가 어렸을 때 자주 가던 신전의 느낌과 지금 느껴지는 느낌이 무척이나 흡사하다는 뜻이다.

창조신이자 대지의 신,

유일한 신은 아니지만 단연 신중에 가장 연장자이며, 다른 신의 기원이고, 세상 자체의 시작으로 여겨지는 최고신, 지고스.

그것은 근거는 없지만 본능에 새겨진 확신이었다. 이곳에, 그가 있다.

나는 본능에 이끌리듯 신전을 걸었고, 발을 내디딜 때마다 주변이 하얗게 변해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나는 그분에게 가고 있었다.

이것은 내 운명에 포함된,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마치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은 것처럼, 그렇게 나는 알게 되었다.

변화와 발전의 동력을 잃어버린 세상, 쉽게 말해서 멈춰버린 세상.

소년 때부터 뱃일을 하다가 은퇴한, 70살 먹은 주점의 바텐더가 이야기하는 라떼 이야기는, 이제 배를 탄 지 1년 된 신출내기가 하는 허풍과 별 차이가 없다.

화약을 사용한 대포가 전장에서 그 파괴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하기 시작한 지 이미 200년이 흘렀다.

향료 제도가 발견된 지 100년이 넘었고, 노던테라가 인간의 발길을 허락한 지 40여 년이 흘렀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이 세상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언제부터인가 세상의 균형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한다.

신성(神聖)이 약해지고, 마력(魔力)이 사라져 간다.

정상적으로는 존재할 수 없는, 지성체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지역이 생겨나고, 모든 지성체들에게 향상성(向上性)에 대한 열망이 사라져갔다.

그렇게 세상이 고정되어가고, 그럴수록 신성은 더욱 약해지는 악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끝내 이 세상의 창조자, 혼돈에서 나온 첫 번째 의지인 지고스조차 세상과 유리(遊離)될 지경에 이르자, 그는 마지막 의지를 모아 하나의 씨앗을 심고 깊은 잠에 빠진다.

신성이 자연스럽게 떠남으로써 완성된 세상, 필멸자들이 신성을 얻을 때까지 스스로 나아갈 토대가 마련된 세상, 그 세상의 조각을 가져와 지성체를 만들었다.

나는···.

환생을 한 것이 아니다.

애초에 인간은 두 번의 생을 담을 수 있도록 되어있지 않다.

그래서 내 전생, 아니, 다른 세계, 지구에 대한 기억은 불완전하다.

내 기억에 새겨진, 전생의 삶이라고 믿었던 작은 데이터들은 단편적이고, 일반적이다.

지구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서기 1980년에서 2018년까지 살아온, 사람들이 인식하는 평범한 ‘삶’이다.

그러니 대략적인 큰 줄기만이 있을 뿐,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추억도, 감정도, 아무것도 없게 되는 것이다.

하나의 영(靈)과 육(肉)에 두 번의 삶을 끼워 넣은 것이 아니기에, 내가 온전한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었다.

* * *

깜빡.

뭐지?

나 왜 바닥에 누워있는 거야?

아, 그렇지. 흩어진 퍼즐이 찍힌 비디오를 되감기 하듯이 기억이 돌아왔다.

태생의 비밀(?)을 알게 되었는데도 의외로 혼란스럽다거나 그렇지는 않다.

별로 달라질 것이 없기도 하다.

지고스가 나에게 ‘네 어깨에 이 차원의 운명이 달려있다! 마왕을 물리쳐다오!’라고 한 것도 아니잖아?

그저 얼어가는 호수에 돌을 던지듯이, ‘나’라는 이질적인 존재로 세상이 깨어나기를, 움직여주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그런데 보통 고위 차원의 존재를 만나면 부작용이 엄청나지 않나?

머리가 백발이 된다던가, 수명이 줄어든다던가, 뭐 그런 거 있잖아.

···모르겠다. 하여튼 사지 멀쩡하게 잘 살 수 있으면 좋은 거지, 뭐.

그렇게 좋게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신전의 문이 열리며 한 명의 페리아 족이 걸어 들어왔다.

그리고 예의 정신파로 질문을 던졌다.

‘그분의 뜻을 무사히 이루게 되어 기쁩니다. 그리고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너무나 오래된 신탁이고, 우리는 너무 약합니다. 전승에 의한 기록의 손실과 믿음의 약화는 어쩔 수 없기에, 무례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용서를 구할 수 있을까요?’

용서를 구하나 마나, 내가 용서를 안 하면 어쩌겠어?

혼자서 종족 하나를 멸망시킬 것도 아니고, 몇 대 두들겨 팬다고 기분이 나아질 것 같지도 않다.

게다가 정신계 마법과 비슷한 꺼림칙한 방법을 쓰기는 했지만 특별한 후유증도 없고, 다 알게 되니 페리아 족의 입장도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인간 때문에 여기까지 밀려난, 세상에 마지막 남은 페리아 족이다.

인간에게 알려지는 것이 얼마나 두렵겠어?

심지어 이들은 종족 특성상 근거지를 옮기는 일이 굉장히 어렵기까지 하니까 말이다.

아마 오늘부터 세상에서 페리아 족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인간은 나일 것 같다.

발목이 아프기는 했지만, 지금은 괜찮기도, 응?

“어? 하나도 안 아파!”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깜짝 놀라 몸 상태를 느껴보니, 부상이 다 나은 것은 물론이고, 아주 컨디션이 최고다.

이건 마치 새로 태어난 기분이다.

이런 것이 ‘신의 선물’ 뭐 그런 건가?!

평생 이런 컨디션이라면 진짜 세계정복도 가능할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솟구친다.

‘전승(傳承)에 의하면 지난 400년 동안 그분의 신성을 접한 것은 우리가 처음입니다. 그분께서 당신에 대해서 이르시며 전하라 하시기를, 그대를 위한 마지막 배려가 준비되어있으니, 다시 돌아오는 날 그분의 호의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배려, 호의. 다 좋은 말이기는 한데, 그게 왜 하필이면 다시 돌아오는 날이야?

이 지랄 맞은 곳을 다시 와야 한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

그리고 그런 정보는 그냥 아까 직접 전해도 되는 것 아닌가?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말씀을 전하시고 다시 잠들어 계십니다. 당신이 접한 것은 오래전에 안배된, 그분의 사념일 뿐이지요.’

고작 사념이라고?

난 신(神), 그 자체인 줄 알았는데?

하긴, 이제 와서 그게 뭐가 중요하겠어?

‘좋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당신들이 원하는 것은 뭐죠? 설마 ‘그분께 봉사하는 것이 저희의 기쁨입니다’라고 하지는 않을 거죠?’

나도 그들처럼 육성을 내뱉지 않고 질문을 생각하자, 약간 기뻐하는 것 같은 느낌과 함께 대답이 전해졌다.

‘모든 것은 순리대로 흐르게 되겠지요. 내일이면 당신들이 있는 곳에 우리가 준비한 것들이 도착할 것입니다.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것을 하세요. 그분께서 원하시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짧은 대화가 끝나고 나는 그 페리아 족을 따라 신전을 나왔다.

그리고 문을 지나면서 갑자기 비추는 눈부신 빛에 눈을 찌푸리는 순간, 나는 우리의 거주지에 도착해 있었다.

내가 서 있는 곳은 건물이 모여 있는 곳으로부터 약 30m쯤 떨어진 곳이었는데, 이미 해가 떨어져 주변은 어둑어둑해지고 있었고, 거주지는 난리가 난 상태였다.

“그놈들의 거주지로 지금 당장 안내하라고!”

“이 미친놈이! 내가 벌써 몇 번째 말해? 여기서 걸어서 하루는 꼬박 가야 하는 곳이야! 그리고 우리보다 많은 게 확실한 놈들에게 쳐들어가자고? 제정신이야?!”

네이선이 땀을 뻘뻘 흘리며 드웰의 멱살을 붙잡고 소리치고 있었고, 다른 이들은 주변에 흩어져서 뭔가를 찾고 있거나 여차하면 네이선(혹은 드웰)을 말릴 기세로 긴장하며 두 사람의 싸움을 지켜보는 중이었다.

드웰은 화가 많이 난 것 같은데도 네이선을 함부로 내치지 못하고 침만 튀겨대고 있었다.

아무래도 아직 낫지 않은 네이선의 상처가 걸리는 모양이었다.

나쁘게 생각하면 안 그래도 부족한 선원을 줄이기 싫은 욕심이었고, 좋게 말하면 부상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었다.

“그래, 확실히 숫자가 어마어마하더라. 다 본 것은 아니지만 마을 규모로 볼 때 적어도 2,000명은 넘을걸?”

“어떤 놈이야! 그걸 어떻게 알··· 어? 리안?”

“으아앗! 리안?! 언제 온 거야?!”

나를 눈치챈 사람들이 놀라서 웅성거리는 것을 집중시키고, 약간 목청을 높여서 말했다.

페리아 족에 대해서는 이미 다들 아는 모양이라 굳이 더 숨길 필요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쓸데없는 시도는 미리 막아두는 것이 좋겠지.

“다들 미안합니다. 그쪽에서 조용히 만나기를 원해서 직접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괜히 이상한 생각 하지 마세요, 숫자도 많고 그들은 모두 ‘마법사’로 보이는 자들입니다. 수천의 군대가 온다고 해도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어요.”

‘마법사’라는 말에 사람들의 얼굴에 공포가 번졌다.

해군이나 선원이나 해적이나, 뱃사람들의 미신이나 미지의 존재에 대한 경외, 공포는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부분이 있다.

단지 구전(口傳)으로만 전해질 뿐, 인간의 역사에서 이미 사라진 ‘마법사’.

마공학자라는 직업만이 ‘마법사’에 대한 신빙성을 간접적으로 증명할 뿐이기에, ‘마법사’는 실재(實在)하지 않지만, 실재에 가장 가까운 미지이고, 대응 불가의 위협이었다.

잠시 장내의 소란이 가라앉기를 기다린 나는 다시 손뼉을 쳐서 집중을 시킨 뒤 말을 이었다.

“드웰 씨, 보강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내일 돛을 매달아 올리기만 하면 되네. 그런데 아직 항해 물자는···.”

“물자는 내일 그들이 전달해 준다고 했습니다. 그 외에 다른 문제는요?”

“그들이? 흠, 흠, 그렇다면···.”

드웰이 잠시 말을 멈추고 미간을 구긴 채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그러고는 한숨을 내쉬더니 내게 다가와 귓속말로 물었다.

“내가 왜 탈출 방법을 공유하지 않는지 아는가?”

“버려지거나 살해당할 것 같으신가요?”

“으음···.”

나는 피식 웃으며 몸을 조금 떨어뜨리며 드웰의 눈을 정확하게 보고 말했다.

“드웰 씨, 당신이 폭풍이 약해지는 시기와 나가는 길, 필요한 시간을 모두 공개하더라도, 당신이 없다면 우리는 그 길을 제대로 갈 수가 없습니다. 경험이 없으니까요. 게다가, 우리도 사람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인데 굳이 당신을 죽일 이유가 없잖아요?”

자심이 숨기고 있던 마지막 한 수를 내가 정확하게 짚어내자 당황한 표정을 짓던 드웰이 자포자기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너희도 인간이지. 지금이야 그저 이 섬만 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하겠지만,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 욕심이 함께 생길 거야. 저 배, 그리고 돈. 내가 그날을 위해 건져내서 보관하던 돈과 너희 배에서 찾은 돈을 합치면 400만 로스가 넘어. 사람 몇 명 죽이기에는 충분한 금액 아닌가?”

나는 예상보다 큰 금액에 조금 놀랐다.

확실히, 이 세상에서 400만 로스면 사람 몇 명 죽어 나가는 것은 우습게 생각될 돈이기는 하다.

부상 때문에 직접 작업에 참가하지 않아서 나는 전혀 몰랐던 일이기도 하고.

확실히 애매한 것이, 단순하게 사람 수 대로 나눈다고 될 일이 아니다. 1/n이라는 소리는, n이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자기 몫이 커진다는 뜻이니까.

드웰의 말대로 몇 명이 없어도 대륙에 도달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날 밤이 ‘피의 밤’이 될 확률이 높았다.

하여간 뱃놈들이라는 것들은 이게 문제다.

도저히 신뢰가 안 가.

“분배에 대해서는 다음에 생각하죠, 일단 탈출부터 해야 돈을 써먹든가 말든가 할 것 아닙니까?”

이제 막 알게 된 문제인데 나라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나?

나는 일단 생각할 시간이라도 벌어볼 생각으로 사람들을 해산시켰다.

삼삼오오 패거리를 만들어 흩어지는 사람들 사이에 기묘한 기류가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꼴을 보아하니 대책이 생기기 전까지는 절대로 배를 띄우면 안 되겠다.

< <91화> 멈춰버린 세상 > 끝

작가의말

사실 이 ‘완전회복’ 때문에 영구적 부상 하나를 달아줘볼까 했습니다만

주인공 너무 굴린다고 화내실 것 같아서 인대와 연골 손상 정도로 타협했습니다.

다 끝났으니까 하는말이지만, 사실 이정도만 되도 제대로 치료 못받으면 영구적 부상이기는 하죠...ㅋㄷㅋ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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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아 족에 대해 변명하자면, 공포와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은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힘들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지성체들은 의외로 대부분의 판단에서 합리적이고 계산이 옳은 방향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제가 이렇게 살지 않을걸요?

강남의 리버뷰 아파트에서 185만원짜리 와인을 마시며...큼, 뭐, 그렇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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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980년생도 아니고 2018년생(?)도 아닙니다.

괜히 제 나이를 추측하는 무가치한 일에 심력을 쏟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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