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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흙수저 선원으로 살아남기-97화 (97/420)

< <97화> 왕녀님이 왜 여기서 나와요? >

25만 로스(갑판장이 자기 몫을 포기할 때 조금 늘었다)는 적은 돈이 아니다.

게다가 고액화폐인 금화는 몇 개 되지도 않아서 각자 가져가야 할 돈주머니는 제법 묵직했다.

그래서인지 의심이 많은 몇 놈을 제외하고는 다들 묵직한 주머니를 손에 쥐는 순간 세상을 다 얻은 표정을 지으며 배를 떠났다.

내가 진짜 약속을 지키자 눈물을 흘리며 감사하다는 녀석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건성건성, 진심이라고는 1g도 느껴지지 않는 인사를 던지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결심한 것이 있는데, 내 배가 생긴다면 반드시 충성도와 훈련도가 높은 최정예 선원들을 데리고 다닐 거라는 것이다.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고드실카 호 정도의 대우만 해줘도 선원들의 충성도는 꽤 높아질 것이다.

적어도 돈 몇 푼 때문에 선장 이하 지휘부를 싹 쓸어버리겠다는 발상은 안 하지 않을까?

이번에는 돈 몇 푼의 문제도 아니고 상황이 조금 특수하기는 했지만, 하여간 선상 반란 경험은 한 번이면 충분하다.

어차피 배에서 내리면 말도 안들을 녀석들이니, 내가 선원들에게 요구한 것은 단 한가지였다.

최대한 빨리 이 도시를 떠나는 것.

술은커녕 식사도 하지 말고 바로 이 도시를 떠나기만 하면 제국군으로 원대 복귀를 하건 취업을 하건 망나니로 살건 신경 쓰지 않는다고 약속한 것이다.

당연히 혹시라도 일이 잘못되어 우리의 정체가 밝혀질 경우를 대비한 선제적 조치였다.

선원들이 모두 내리고 모르아의 차례가 되었을 때, 죽은 벤트의 몫이었던 돈 주머니를 모르아에게 건네며 물었다.

“생각은 변함이 없으세요?”

“하핫, 선장에게 인정받아서 기분이 좋기는 한데, 나는 더 이상 상선을 탈 생각이 없소. 다시 복귀를 하더라도 대형 전함을 타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나는 돌아가야겠구려. 어차피 선원들이 잘 떠나는지 감시하고, 제국에 돌아가서 그럴듯한 거짓말을 할 사람이 필요한 것 아니었소?”

“그렇기는 하지만 그게 꼭 갑판장님일 필요는 없죠.”

“선장도 알다시피, 다른 놈들은 믿을 수가 있어야지. 그래도 이렇게 배려해준 덕분에 여생이 조금 편안하기는 하겠구려. 부디 성공하기를 바라겠소.”

장난스럽게 돈주머니를 한번 흔든 모르아가 휘적휘적 배를 떠나가고, 마지막으로 아인델프가 내 앞에 섰다.

“아인델프 항해사, 고생했어. 자네는 어쩔 셈이야?”

“그게...”

표정이 복잡한 것을 보니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한 모양이다.

항해사를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서 아쉬운 대로 아인델프라도 잡아보려고 했지만, 이런 우유부단한 녀석을 강제로 붙잡아봐야 어차피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휴, 자네는 너무 우유부단한 게 문제야. 조금 더 결단력을 키우는 편이 좋을 거야. 잘 가게.”

“...네, 감사합니다, 선장님. 그럼 이만...”

돈이 한 푼도 안 남았다며 투덜거리는 우르타의 푸념을 한 귀로 흘리면서 항구관리관을 따라 나선 드웰을 걱정하고 있는데, 저 멀리 아인델프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 보였다.

꼴을 보아하니 이제야 마음을 정한 모양이다.

민망한 표정의 아인델프는 막상 현문 앞에 서서도 머뭇거리며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피식 웃으며 먼저 대화의 물꼬를 터줬다.

“다시 생각해보니까 나와 함께 가는 게 나을 것 같아?”

“그... 네, 잘 부탁드립니다. 선장님.”

“환영한다, 일등항해사.”

야심차게 준비한 제 1 함대가 완전히 박살난 이상, 몰로스 제국에서 한동안 원양 함대 창설 이야기는 나오지도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아인델프의 입장에서는 복귀해서 연안경비대 소속의 작은 갤리선이나 타는 것보다는 나와 함께하는 쪽이 더 나을 것이다.

과거의 이력을 숨길 필요가 있는 아인델프로서는 다른 상선에 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고, 일단 일등항해사니 말이다.

이제 고작 20대 후반에 불과한 아인델프에게 중형 상선의 일등항해사 자리는 무시하기 어려운 유혹이겠지.

아인델프에게 내가 모든 돈을 포기한 이유(갑판장은 회유를 위한 뇌물에 가까웠지만)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심부름을 보냈던 오펜이 50대로 보이는 남자와 함께 돌아왔다.

“선장님, 손님을 모시고 왔습니다!”

“그래? 고생했어, 좀 쉬어.”

꾸벅 인사를 한 오펜이 선실 쪽으로 사라지자, 오펜을 따라 온 남자가 나를 한번 보고 사라지는 오펜을 한번 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당신이 선장이오? 이렇게 젊은 선장은 또 처음 보는군. 귀족이나 해군은 아닌 것 같은데.”

“반갑습니다, 리버티 호 선장, 리안입니다.”

내가 내민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남자가 결국 손을 잡더니 말했다.

“반갑소, 리안 선장. 나는 마예도르 조선소의 보건이요.”

“견본은 확인하셨나요?”

“견본만 봤을까? 오면서 이 배에 엉망진창으로 덧대진 것들도 봤소.”

“하하하, 이쪽으로 오시죠.”

내가 보건을 데리고 간 곳은 응급 수리용 자재가 쌓여있는 창고였다.

제법 양이 되는 자재를 본 보건은 몇 개의 자재를 꼼꼼히 살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확실히 잘 건조된 목재로군. 양은 이게 전부요?”

“네. 어떤가요?”

“내 솔직히 말하리다. 나도 처음 보는 나무요. 특성은 일레드산 고급 목재인 바냐드 나무와 비슷한 것 같은데, 향과 결이 다르군. 어디에서 구하셨소?”

“그건 말씀드리기 어렵고, 위험한 물건은 아닙니다. 매입하실 거죠?”

“출처가 깨끗하지 않으면 이쪽도 곤란하다는 말이지...”

“그럼 다른 곳에 문의하죠, 뭐.”

아니, 딱 봐도 흥정이랑 거리가 멀게 생긴 양반이 어디서 장난질을 치시려고?

“아니, 내 말은 꼭 그렇다기보다, 에이! 좋아, 내가 사겠소. 바냐드 나무와 같은 값으로 쳐주지. 그러면 되겠소?”

배를 만들 때에 필요한 목재는 단단하고, 가벼운 것이 좋다.

게다가 선박 건조 후 뒤틀림이나 쪼개짐을 막기 위해서 건조 과정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데 내가 가져온 목재는 건조도 완벽하고, 재질도 내가 본적이 없을 정도로 단단하고 가벼웠다.

그래서 일부러 페리아 족에게 허락을 구하면서까지 거주지의 건물을 철거해서 최대한 많이 가지고 온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이클로나의 포문 주변이 바냐드 나무 재질이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가져온 목재 쪽이 더 단단한 것 같다.

“보건 씨, 제가 어리다고 너무 쉽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배의 선장씩이나 되면서 바냐드 나무 목재를 한 번도 못 봤겠습니까? 적당히 하시죠. 델라에 조선소가 하나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 솔직히 저도 우연히 구한 것이라 나무 이름도, 자생지도 모릅니다. 현재로서는 세상에 이 목재는 이것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뜻이죠.”

“크흠, 뭐, 그런 뜻은 아니지만 기분이 나빴다면 사과하리다. 그럼 얼마나 드리면 되겠소?”

“두 배로 하시죠.”

“...뭐요?!”

기겁하는 보건이 이성적인 생각을 할 시간을 주지 않고 나는 빠르게 몰아붙였다.

“보건 씨가 조선공으로 얼마나 일하셨는지 모르지만 그게 적은 햇수는 아닐 겁니다. 아마 제 나이보다 많겠죠? 그런데 그런 보건 씨도 본적이 없는 재질의 목재! 어쩌면 진짜 세상에 이게 ‘마지막’ 남은 것일지도 모르는 일 아닙니까? 그렇지 않더라도 일단 다른 조선소에서는 취급하고 싶어도 취급할 수 없는 최고급 목재라면 충분히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어, 어, 그, 하지만 두 배는 조금...”

나는 양손을 펼친 채 제자리에서 한 바퀴를 돌고 말을 이었다.

“자, 보십시오. 여기 쌓인 것들만 아니고 이 배에도 상당량이 사용되었습니다. 어차피 조선소에서 대대적인 수리를 해야 하는데, 그러면 적지 않은 양을 재활용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이 배를, 아니, 이 누더기를 폐선이 아니고 수리를 한다고? 진심이오?”

“그렇습니다. 배의 수리도 마예도르 조선소에 맡길 의향이 있습니다만... 그래야 완벽한 독점이 되지 않겠습니까?”

마예도르 조선소의 수석 조선공인 보건은 나의 화려한 언변(?)에 넘어가 결국 바냐드 목재보다 두 배나 비싼 가격에 자재를 모두 매입하고, 리버티 호의 수리도 공짜로 해주기로 했다.

물론 수리 중에 떼어내거나 교체한 자재의 소유권은 조선소가 가지는 조건으로 말이다.

따로 짐을 옮길 것 없이 내일 아침에 선박 채로 바로 조선소로 예항하는 계약서를 작성한 뒤, 나는 보건에게 은근하게 물어보았다.

“보건 씨, 혹시 고급 가구를 취급하는 공방에 대해서는 아십니까?”

“공방? 그건 왜 그러시오? 뭐, 선장실에 넣을 집기라면 그쪽 전문인 친구가 있으니 소개시켜 줄 수 있소만?”

“아니, 그쪽보다는 그, 뭐랄까, 귀족이나 대상(大商)들이 주로 찾는 고급 가구를 취급하는 곳 말입니다.”

“흐음, 귀족이라... 아, 내가 잘 아는 곳은 아니지만 이곳의 대영주 가문에 가구를 납품하는 공방이 있소.”

“오! 정말 좋군요. 그곳이 어디입니까?”

* * * * *

심심했는지 내 방까지 쫄래쫄래 따라 들어온 우르타가 내가 하는 양을 보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질문을 던졌다.

“지금 뭐하는 거야, 선장님?”

“방해되니까 나가서 네이선 오고 있는지 확인해 봐.”

“뭐하는 건데?”

“나가서...”

“뭐하냐니까?”

“......”

이래서 친구를 부하 직원으로 고용하면 안 되는 거다.

선장이 하는 말을 아주 개똥으로 알잖아?

나는 지금 페리아 족이 챙겨준 비장의 교역품 샘플을 만드는 중이다.

바로 검은 열매가 달린 말린 풀줄기 말이다.

잘 말린 이 풀의 줄기를 밀대로 밀면 겉 줄기가 세로로 길게 찢어지고 내부의 섬유질이 넓게 펼쳐지며 거미줄처럼 서로 연결된다.

검은색 열매 부분을 깨면 검은색 껍질은 떨어져나가고 약간 물기가 있는 스펀지 비슷한 내부가 부풀어 오르는데, 이 부분의 수분이 다 날아가면 넓게 펴지면서 내가 감탄했던 섬의 잠자리에 사용된 재료가 되는 것이다.

한 개만 가지고는 워낙 얇아서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고, 잘 밀어서 검은 열매 가루를 털고 말려야 했기 때문에 꽤나 귀찮은 작업이었다.

사실 내 침대에 있는 것을 조금 빼가도 되지만, 일단 제대로 만들어지는지 내가 확인을 해야 할 것 아닌가?

내 침대에 있는 것은 오래된 것이라 상품성도 많이 떨어진 상태이기도 하고 말이다.

끈질기게 귀찮게 구는 우르타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샘플을 만들어서 말리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

“선장님, 오펜입니다. 선주님께서 돌아오십니다.”

“그래? 지금 나갈게.”

내가 풀을 책상위에 잘 널어놓고 나가려고 하는데 내 침대에 누운 우르타는 일어날 생각을 안했다.

“야, 너는 안 나가냐?”

“어? 나도 가야해?”

“이런 미친놈아! 선주님이 오시는데 감히 얼굴도 안 비추려고?!”

“어차피 이거 계속 탈 것도 아니... 아, 알았어! 나가! 나간다고!”

내가 주먹을 치켜들자 용수철처럼 튀어 나가는 우르타를 보며 절로 나오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을 봐서 튈 수도 있지만, 이왕이면 계속 선장을 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으음, 리버티 호를 계속 탄다고 선주인 드웰이 계속 내게 선장을 맡긴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다른 배로 가면 선장이 될 가능성 자체가 없잖아?

내 배를 사기에는 아직 돈이 조금 부족하고 말이지...

내가 현문에 도착하고 잠시 후, 드웰과 네이선이 리버티 호에 복귀했다.

한쪽 자리를 차지한 아인델프를 본 드웰은 그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리고는, 나에게 따라오라고 한 뒤 먼저 선장실로 향했다.

자리에 앉은 뒤에도 잠시 침묵을 지키던 드웰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일단 자네 말대로 진술했네. 3년 전에 폭풍에 난파해서 케르빈 섬 근처의 무인도에서 난파선의 자재로 겨우 수리를 마치고 온 것으로 말이야.”

“쉽게 믿어주던가요?”

“쉽지는 않았지. 그래도 자네 말대로 3년 전부터 벨로키나와 일레드 왕국의 사이가 썩 좋지 못했기 때문인지, 우리가 굳이 가까운 케르빈 섬이나 시논 섬으로 가지 않은 것은 수긍을 하더군.”

“섬의 위치는요?”

“케르빈 섬 주변에 무인도가 한두 개도 아니고, 어차피 안다고 해도 손 댈 수 없는 곳이잖나? 일레드 왕국과 전면전을 각오하지 않는다면 말이야.”

“그럼 일단은 안심이네요.”

“그런데 상업 허가는 안내줬네.”

“네?”

모든 선박은 소속 국가의 국기를 게양해야 한다.

국기를 게양하지 않는 선박은 해적선이나 밀수선(똑같은 말이다)으로 취급되므로, 누구한테 공격을 받더라도 하소연을 할 데조차 없는 것이다.

델라 항구에 입항할 때 우리가 백기를 내걸고 항구관리관의 승선 및 화물 검사를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선주인 드웰이 직접 출두해서 상황을 해명해야 했던 이유도 국적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마 대포를 가지고 있거나 다수의 무장한 선원들을 태우고 있었다면 입항하기도 전에 공격당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이니 상업 허가가 안 나오면 국적기를 게양할 수 없기 때문에 리버티 호는 이 델라에서 꼼짝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건 조금 큰일이군요. 이유가 뭡니까?”

“일단 선원들을 다 내보낸 것부터 문제 삼더군.”

“그거야 3년이나 무인도 생활을 한 선원들이 지쳤기 때문에...”

“물론 그렇게 이야기 했지. 그런데 타국의 첩자나 해적들의 정보원을 푼 것은 아니냐고 의심하더군.”

“리버티 호의 몰골을 보고도 그런 말을 하는군요.”

“으흠, 그보다 자네 쪽 일은 어떻게 된 건가?”

리버티 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드웰이 바로 인상을 구기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기 때문에 나는 바로 선원들이 떠난 것과 아인델프가 돌아온 것, 조선소와 계약한 것을 이야기 했다.

“그렇다면 일단 급한 불은 끌 수 있겠군. 대금은 제대로 받았나?”

“정확한 것은 가서 무게를 재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50만 로스는 챙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0만이라, 적은 돈은 아니지만...”

“아쉬우십니까?”

아쉽냐는 내 질문에 씁쓸한 미소를 짓던 드웰이 곧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네, 250만 로스가 큰돈이기는 하지만 내 목숨 값이라고 생각하면 비싼 것도 아니지. 자네말대로 내가 그 돈을 끝까지 안 내놓았다면 다 죽었을 테니까.”

“잘 생각하셨습니다. 게다가 10만이면 몰라도 20만 로스가 넘는 돈이면 당장 망한 제국 해군에 복귀하는 정신 나간 선원은 없을 겁니다. 모르아 갑판장은 제가 잘 이야기 해 두었구요.”

“그래, 그럼 그 풀은 어떻게 하기로 했나? 지금 상업 허가가 없어서 정식으로 교역소에 내놓을 수는 없을 텐데.”

“가구 공방에 직접 가서 판매할 생각입니다. 고급 가구를 취급하는 곳이라면 그 풀의 가치를 이해할겁니다.”

“그래, 이제 내가 도와줄 일은?”

“상업 허가는 어떻게든 받아야 하니 천천히 생각해 보기로 하고, 일단 항해사 한두 명과 갑판장을 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네이선이나 우르타가 항해사나 갑판장을 하는 것은 무리니까요.”

드웰과 이야기를 마친 나는 우르타와 네이선을 대동하고 보건이 알려준 가구 공방을 찾았다.

내일 리버티 호를 조선소에 넘겨야 하니, 가능하면 오늘 거래를 끝내는 편이 좋을 테니까.

그리고 어렵게 찾은 공방에서 샘플을 보여주고 반응을 기다리던 나는, 다시는 못 볼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을 보게 되었다.

“왕ㄴ, 아니, 아가씨께서 어떻게...?”

< <97화> 왕녀님이 왜 여기서 나와요? > 끝

작가의말

짜잔! 왕녀님이 다시 등장하셨습니다!

기다리신 분들이 꽤 있...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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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들 다 죽이고 돈을 뺏는쪽이

낫겠다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는데,

항구 안에서 그 난리를 피웠다가는 죄다 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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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이 모은 돈으로 배를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원래 큰 집에 살다보면 작은 집에서는 살기 힘든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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