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8화> 이세계도 인맥이 최고 >
어떻게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을까?
그때의 그 꾀죄죄한 모습은 전혀 찾을 수 없는, 진짜 그림처럼 아름다운 귀족 아가씨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이 열리고 그녀가 들어오는 순간 나는 알 수 있었다.
그녀가 고드실카에 탔던 바로 그 왕녀님이라는 것을 말이다.
“당신은...?!”
그녀 역시 나를 알아보았는지 깜짝 놀라며 한 발 물러섰고, 그림자처럼 그녀의 뒤를 따르던 남자가 재빨리 그녀의 앞을 가렸다.
그때처럼 노숙자 같은 차림이 아니라 깔끔한 약식 경갑을 입고 있었지만, 왕녀의 옆에 있던 그 기사였다.
이름이 알렌이라고 했던가?
당시에 고드실카 선장님이 엄청 뛰어난 기사라고 했던 것 같은데, 아직도 그녀를 지키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는 잠시 나를 노려보더니 눈에서 힘을 풀고는 입을 열었다.
“그때 우리를 도와줬던 선원이군. 이런 곳에서 볼 줄은 몰랐는데.”
“아, 기사님. 무사하셨다니 다행입니다.”
“...그만 비켜주지 않겠나?”
“앗! 죄송합니다, 들어가시지요.”
내가 통로 한쪽으로 비켜서자 알렌 역시 왕녀가 편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옆으로 비켜섰다.
“가시지요, 아가씨.”
“고마워요, 알렌경.”
우리를 지나쳐 몇 발자국쯤 걸어가던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대의 이름이 리안이라고 했던가? 혹시 그때 내가 주었던 목걸이를 아직도 가지고 있느냐?”
목걸이라...
처음에는 처분하기 곤란해서, 조금 지난 후에는 로또 당첨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최근에는 행운의 부적처럼 가지고 있던 녀석이었다.
그렇다고 들고 다닐 정도는 아니고 선장실 구석에 곱게 모셔두는 정도였지만 말이다.
“네, 아가씨께 소중한 물건인 것 같아 급히 처분하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아직도 그 목걸이를 가지고 있다고?”
“네, 아가씨. 지금 제가 타는 배에 두고 왔습니다.”
귀족에 대한 예우로 고개를 반쯤 숙인 상태로 대답을 하다 보니 영 답답하다.
지금도 표정을 볼 수 없으니 침묵을 지키는 의미를 전혀 이해할 수가 없잖아?
그 침묵을 깬 것은 왕녀가 아니라 알렌이었다.
“그 목걸이가 무슨 의미인지 아나?”
“그것까지는 모르지만, 아가씨께서 상황이 좋아지시면 다시 가지고 오라 하신 것으로 보아 아가씨께 중요한 물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감정을 받아 보았지만 목걸이 자체의 가치는 그리 높지 않았다.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의미가 부여된 물건일 확률이 높았다.
소중한 사람의 유품이라던가 기념품, 뭐 그런 것 있지 않은가?
왕녀가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 목걸이, 돌려줄 생각이 있느냐?”
정말 이 왕녀님은 귀족, 아니 왕족답지 않게 개념이 꽉 들어차신 분이다.
보통 이런 경우 정말 착한 귀족님은 몇 푼의 사례비를 주고 빼앗을 것이고, 보통은 그냥 빼앗는다.
최악의 경우는 빼앗고 죽이는 건데, 설마 생명의 은인쯤 되는 사람에게 그렇게까지 하는 사람이 있... 있을 거다.
귀족의 자존심이라는 것은 나 같은 평민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영역 어딘가에 발을 걸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입니다, 아가씨. 원래 아가씨의 물건이었고, 저는 잠시 맡아두던 사람일 뿐입니다. 원하시면 언제든지 돌려드리겠습니다.”
내가 바보 멍청이라서 그냥 돌려주겠다는 것은 아니고, 대충 이렇게 겸양을 떨어줘야 왕녀님이 ‘아이고, 이쁘구나!’ 이러면서 보답을 해주지 않겠는가?
타국에 머무는 것으로 볼 때 아직 복권은 되지 않아 큰 보상은 주지 못하겠지만, 이미 당사자가 돌려달라고 하는 판에 ‘더 큰 보상을 받기 위해 제가 더 보관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잖아.
“그래, 그렇다면 지금...”
그때 우리가 왔을 때는 코빼기도 비치지 않던 공방 대표가 2층에서 구르듯이 내려와 왕녀 앞에 허리를 직각으로 굽혔다.
“아가씨께서 어떻게 이런 누추한 곳까지!”
“으음, 화장대가 망가져서 새로 하나 장만할까 하여 구경하러 왔네.”
“아이고, 전갈을 보내셨으면 저희가 직접 후보 상품을 가지고 저택까지 갔을 텐데요.”
“아니, 어차피 자네들이라도 종류별로 모두 다 들고 올수는 없지 않은가? 바람도 쐴 겸 내가 직접 보도록 하지.”
“그럼 이쪽으로 오시지요.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공방 대표가 완성된 가구가 전시된 방향으로 안내하려 했지만 왕녀는 그를 따라가지 않았다.
대표가 약간 당황하자 왕녀가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저 자들이 먼저 왔는데 왜 저들의 일을 먼저 처리하지 않지? 구경은 굳이 그대의 안내가 필요하지 않으니 저들의 일을 먼저 봐주도록 하게.”
“아닙니다, 아가씨. 저 놈들은 무슨 이상한 것을 팔겠다고 온 사기꾼들입니다.”
거기까지 왕녀에게 말한 대표는 단번에 얼굴색을 바꾸며 우리 앞에서 어정쩡하게 서 있던 점원에게 낮게 으르렁 거렸다.
“뭐해! 당장 저 거렁뱅이들 쫓아내지 못해?!”
사기꾼에 거지취급이라니, 샘플을 제대로 보기는 한 거야?
그리고 나를 그렇게 대하면 아마 왕녀님이 기분이 많이 나쁘실 것 같은데, 괜찮으려나 모르겠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약간 톤이 올라간 왕녀의 목소리가 울렸다.
“지금 뭐라고 했지? 저들은 내가 아는 자들이라 편의를 봐주라 한 것인데 말이 너무 심하군?”
“네에?! 그, 그게, 아이고, 죄송합니다, 아가씨!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
“후우, 그만하고 내 말대로 저들의 일을 다 처리해 주고 오게. 난 구경하고 있을 테니.”
으음... 우리 왕녀님, 복권이 안 되셨어도 힘이 장난이 아닌 모양인데?
아무리 상대가 귀족이라도 이 정도 크기의 공방 주인이라면 저렇게까지 납작 엎드릴 필요까지는 없었다.
그런데 저렇게까지 저자세로 나간다는 것은 왕녀가 직접적으로 목숨 줄을 쥐고 있거나, 그에 준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었다.
어쩌면 이 나라에서 엄청난 고위 귀족과 결혼을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앗, 아니지, 결혼을 했다면 아가씨가 아니라 부인이라고 불렸어야 맞겠구나?
왕녀가 알렌과 함께 사라지자, 겨우 고개를 든 대표가 땀에 흠뻑 젖은 얼굴로 비척거리며 이쪽으로 다가왔다.
“그, 침대의 내장재를 팔러 왔, 아니 오셨다고?”
“네, 대표님.”
“으흠, 샘플을 보기는 했는데 딱히 매력적이라고 보기에는...”
이 동네는 일단 후려치고 보는 게 거래 스타일인가?
조선공 할아버지도 그러더니 이 아저씨까지 왜 이러는 거야?
“진심이십니까? 저는 고급 솜보다 더 좋다고 생각했는데요?”
“무슨 소리를? 솜은 줄기도 없고 이렇게 질긴 부분도 없어. 게다가 내구성도 좋은 편이지. 그런데 누가 뭐래도 이것은 일단 식물의 줄기 아닌가? 내구성은 물론이고 벌레도 많이 꼬일 것 같은데, 내장재로서 좋을 리가 있나?”
다들 알다시피 솜만 가지고 침대 속을 다 채우면 푹신하기는 하겠지만 탄성이 없어진다.
그냥 무게대로 푹푹 꺼지는 것보다는 적당한 탄성을 가지고 있는 쪽이 잠자리로서 편한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런 면에서 내가 가지고 온 풀은 정말 최상급 내장재에 해당한다.
그리고 내구성이야 내가 직접 확인했고, 원래 내 거주지에 깔려있던 풀을 배의 침대로 옮길 때도 근처에서 벌레 한 마리 못 봤다.
“내구성은 솜보다 부족하지 않고, 벌레가 안 꼬이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못 믿겠다면 직접 실험해보시죠. 대신 다 확인하시면 제가 부르는 값은 더 올라갈 겁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처음 보는 소재를 가지고 왔으면 검사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거늘!”
그 말이 맞기는 한데, 지금 내가 당신한테 사기꾼에 거지 취급을 받아서 기분도 나쁘고 내 뒷배가 왕녀님이시거든.
풀 배팅은 이럴 때 하는 것 아니겠어?
나는 저울로 가서 상당한 무게의 추를 집어 들고 대표에게 던지며 말했다.
무게가 무게인 만큼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엄청났다.
“이 추 한 개 무게마다 10만 로스.”
“미쳤군. 후추도 그렇게 비싸지는 않아.”
“그럼 11만으로 하죠.”
“그냥 솜을 두 배로 넣는 쪽이 싸게 먹히겠네.”
“12만.”
“지금 무슨...!”
그때 어느새 우리 곁, 정확하게 말하면 대표의 뒤쪽까지 다가온 왕녀님의 음성이 울렸다.
“무슨 말인가? 나도 그 소재가 궁금한데.”
“히끅!”
얼마나 놀랐는지 대표는 딸꾹질을 하며 옆으로 물러서다가 다리가 꼬여 바닥에 넘어졌고, 깜짝 놀란 직원이 와서 부축할 때까지 일어서지 못했다.
교섭중에 난입한 왕녀님 덕분에 엉망진창이 된 자리를 정리하고 우리는 대표의 집무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왕녀는 내가 가지고 온 샘플을 한참동안 만져보더니 대뜸 이렇게 말했다.
“좋군. 이걸로 하지.”
“네? 아가씨,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가격은 얼마가 되도 좋으니 후작 부인 침대의 내장재를 이걸로 바꾸겠다는 말일세.”
“그, 하지만 아직 무슨 식물인지도 모르는데...”
왕녀는 당황하는 대표를 무시하고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그대가 한 말에 거짓은 없겠지?”
“물론입니다, 아가씨. 제가 직접 확인했으니까요.”
“그런데 양은 얼마나 되는가?”
“그게,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쓰는 1인용 침대는 다섯 개쯤 채울 양이지만, 귀족님들이 쓰는 침대가 얼마나 큰지 알아야지 뭐라고 대답을 하지.
내가 난처한 표정을 짓자, 왕녀는 다시 시선을 대표에게 돌리고는 확실하게 말했다.
“후작 부인 침대를 다 채우고 남는다면 후작님의 침대를 채우도록 하게. 솜과 적당히 섞는 편이 좋을 것 같으니 그 부분은 알아서 하도록 하고.”
왕녀님의 과도한 지원 사격으로 무사히 거래를 마친 나는 왕녀님에게 깊게 고개를 숙였다.
“아가씨 덕분에 일이 쉽게 해결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대가 타는 배가 어떤 것이지? 돌아가는 길에 내가 직접 가도록 하겠다.”
“아닙니다, 제가 사람을 지금 가서 바로 가지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한 번 보고 싶어. 내가 탔던 그 배를 말이야.”
한밤중에 배에 타서 한밤중에 탈출했으니, 왕녀도 알렌도 자기가 탔던 배를 제대로 본적도 없기는 하겠다.
문제는 지금 내가 타는 배가 왕녀가 탔던 고드실카 호가 아니라는 거지.
“아가씨, 죄송하지만 제가 지금 그 배를 타고 있지 않습니다. 배라는 것이 고귀하신 분이 발걸음을 할 만한 곳이 아니니 제가 최대한 빨리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그런가... 알겠다. 그럼 나는 이곳에서 잠시 기다리도록 하지.”
* * * * *
공방의 인부들과 리버티 호로 복귀한 나는 바로 짐을 싣고 공방으로 돌아왔다.
물론 왕녀님의 목걸이를 챙긴 것은 당연했다.
내가 돌아왔을 때 왕녀는 이미 화장대를 골랐는지 대표의 집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공손하게 목걸이를 건네주었다.
“다시 보지 못할 줄 알았는데... 후작님께서 좋아하시겠군.”
목걸이를 어루만지며 애틋한 표정을 짓던 공주는 곧 표정을 가다듬고 말했다.
“그래, 리안. 이 목걸이를 가지고 오면 큰 보상을 하기로 했었지. 내가 아직 복권되지 않아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지만 최대한 원하는 것을 맞춰주겠다. 그대 같은 이에게는 돈이 가장 중요하겠지. 얼마나 받기를 원하는가?”
보통 이럴 때는 ‘얼마를 주겠다’라고 하시는 것이 맞는데 말이죠, 목걸이 가치대로 달라고 하기에는 뭔가 억울한 감이 있고, 그렇다고 한 500만 로스쯤 부를 수도 없는 노릇이 아닌가?
조용히 서 있는 알렌의 눈에 힘이 들어간 꼴이, 잘못 부르면 돈이 아니라 칼침을 받게 생겼다.
잠시 머리를 굴리던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정중하게 말했다.
“아가씨, 원래 아가씨의 물건이니 제가 돈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다만, 제가 지금 곤란한 일이 있는데 아가씨의 호의에 기대어 도움을 얻고자 합니다.”
큰 맘 먹고 내질렀는데 알렌의 인상이 꿈틀대는 것이 영 위험해 보인다.
심지어 슬쩍 본 왕녀의 표정도 그리 좋지 않았다.
“무슨 일이지? 나는... 아니, 내가 도움이 될지 모르겠군.”
여자의 사회 활동이 제한된 세상이다.
당연히 왕녀가 직접적으로 엄청난 힘을 휘두르지는 못하겠지.
하지만 분명히 왕녀가 후작 부인이니 후작이니 하는 말을 들었다.
이 땅을 지배하는 스코타 후작 가문과 아주 친밀한 관계라는 뜻이지.
그 정도가 아니고서야 후작과 후작 부인의 침대 내장재를 왕녀가 결정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나는 왕녀에게 리버티 호의 상업 허가에 대한 말을 풀어놓았다.
당연히 3년의 무인도 생활이니 하는 부분은 적당히 숨기거나 각색해 넣었다.
왕녀를 밀항시킨지 아직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3년 동안 무인도에 있었다고 할 수는 없잖아?
내 이야기를 조용히 경청한 왕녀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라면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도 같구나.”
왕녀의 긍정적인 대답에 내가 속으로 만세를 부르고 있는데, 왕녀의 말이 이어졌다.
“알렌 경, 이자가 말하는 상업 허가라는 것이 함부로 내줄 수 없는 것인가요?”
“으음, 아마 그리 까다로운 허가는 아닐 겁니다. 항구관리관에게 제가 가서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마워요, 알렌 경.”
“별말씀을요, 그보다 많이 지체되었습니다. 이만 돌아가시지요.”
왕녀가 일어서자 급히 일어선 내가 고개를 숙이자, 알렌이 말했다.
“왕녀님을 모셔다 드리고 네 부탁을 해결해 주겠다. 어차피 배를 수리해야 한다고 했으니, 수리가 끝나기 전에 해결될 수 있도록 해주지.”
“감사합니다, 아가씨, 알렌 경.”
왕녀와 알렌이 떠난 뒤 비굴한 표정의 공방 대표의 환송을 받으며 공방을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우르타가 질문을 던졌다.
“리안, 얼마나 받았어? 왕녀님이니까 엄청나게 챙겨줬겠지?”
“쉿! 왕녀라는 말 함부로 꺼내지마. 아직 숨기는 중인 것 같으니까.”
“으응, 미안. 그럼 아가씨? 아가씨가 얼마나 줬어? 혹시 양이 너무 많아서 나중에 받으러 오래?”
“아니, 한 푼도 안 받았어.”
“엑! 어째서!”
우르타가 실망을 숨기지 않고 소리를 지르자 네이선이 한심하다는 눈으로 우르타를 보며 혀를 찼다.
“쯧쯧, 우르타, 너는 네 돈도 아닌데 왜 그렇게 난리야? 리안이 다 알아서 했겠지. 다른 더 좋은 걸 받았을 거야.”
“어? 더 좋은 거?”
“네이선, 너 요즘 꽤 날카로워졌다? 정확하게 짚었는데?”
“뭐, 이정도 쯤이야.”
네이선이 어깨를 으쓱거리는데 우르타가 부지런히 우리의 얼굴을 번갈아가며 보더니 울상을 지었다.
“아, 둘이서만 알지 말고, 그래서 뭔데? 나도 알려줘!”
“으이그, 호들갑 그만 떨고 빨리 가자. 선주님이랑 이야기 하고 밥 먹어야지. 이제 해가 지면 제법 쌀쌀하네, 내일은 좀 좋은 겉옷도 사야겠다.”
늦가을의 석양이 리버티 호로 향하는 우리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렸다.
< <98화> 이세계도 인맥이 최고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