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화> 골 때리는 회계사 후보 >
한참 동안 두 사람을 닦달한 후에야 나는 두 사람의 변명을 들을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일단 맥주를 한 잔 시키고 의자에 기대앉아서 우르타를 노려보았다.
“네이선은 한마디도 하지 말고 우르타 먼저 말해봐, 처음부터 끝까지. 조금이라도 거짓말하면 알지?”
“그러니까···.”
우르타와 네이선은 내가 시킨 대로 항해사 길드에 구인 공고를 부탁한 뒤 회계사 길드를 찾았다.
하지만 항해사 길드는 구인 공고라도 받아준 반면, 회계사 길드는 적당한 회계사가 없다며 구인 공고조차 받아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밖에 나와 어떻게 할지, 상회를 방문한다면 어떤 순서로 방문할지 한참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릴리 양이 말을 걸어 온 것이다.
우르타도 처음에는 회계사 자격증을 보여주며 자신을 고용하라고 열변을 토하는 릴리 양을 귀여운 마음으로 보았다고 한다.
얘들이 바보도 아니고, 배에 귀여운 여자애가 타면 어떤 일이 발생할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니, 처음부터 배에 태울 생각은 아니었겠지.
그런데 우르타와 네이선이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듣는 것을 알았는지, 릴리의 이야기 타입이 바뀐 것이다.
갑자기 이야기는 산으로 가기 시작하더니 멀쩡하게 살아계시는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재혼을 시켰으며, 큰오빠는 새 아빠(이름만 빌렸다)가 되었고, 못된 언니(시니아 역할인데, 시니아라는 이름은 자신이 써야 해서 언니가 릴리가 되었다)는 매일 자신을 괴롭혔다.
결국 생명과 정조의 위협(?)을 느낀 그녀는 겨우 집에서 도망쳤지만, 회계사 자격증이 있어도 여자라고 고용해주는 곳이 없어 이틀이나 굶었다고 한 것이다.
누가 들어도 어설프고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지만, 이 바보들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버린 것이 어긋남의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불쌍하니 밥이라도 사줘야지’에서 ‘이대로 보내면 굶어 죽거나 안 좋은(?) 꼴을 당할 테니 리안에게 부탁해서 회계사로 고용하자!’로 바뀐 것이다.
“우르타, 상식적으로 내가 그 애를 하루 종일 끼고 있을 것도 아니고 어떻게 보호를 해?”
“아니, 그래도 회계사면 개인실도 있고, 선원들이랑 딱히 얽힐 일도 없고···.”
“그러니까 일단 내게 데리고 가면 어떻게든 해줄 줄 알았다?”
“응! 리안은 할 수 있을 줄 알았지.”
내가 무슨 리안교 교주도 아니고, 도대체 그 근거 없는 신뢰는 어디서 기원하는 거냐?
믿어준다니 고맙기는 한데, 애초에 그건 한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
“우르타, 네가 생각하기에 안 될 것 같으면 대부분 나도 못 해···. 제발, 우리 평범하게 좀 살자, 응?”
“미, 미안해···.”
우르타 녀석이 가끔 이런 일상생활에서 맹한 부분이 있어서 더 이상 뭐라고 하기도 그랬다.
처음 말한 것처럼, 애초에 이 일을 두 사람에게 맡긴 내 잘못이 제일 크다.
그래도 한 놈만 깨고 넘어갈 수는 없지.
“좋아, 그렇다고 하고. 네이선 너는? 너도 얘만큼 바보야?”
“바보라니 너무해···.”
우르타가 작게 중얼거렸지만 별 의미는 없었다.
들어야 할 두 사람인 나와 네이선이 전혀 신경 쓰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게 말이지... 나는 다 믿은 건 아닌데, 그 도망친 거랑 채용이 안 되는 건 사실인 줄 알았지···.”
“야, 그 정도면 다 믿은 거랑 뭐가 달라?”
“아니, 뭐, 그래도 나는 채용하겠다는 쪽은 아니고 네가 오면 어떻게든 해결해 주겠지, 정도?”
“이 자식아, 그 말이 그 말이잖아!”
“그래도 어쨌든 해결된 거잖아?”
어깨를 으쓱하는 네이선은 뻔뻔하게도 ‘좋게 끝났는데 뭐가 문제냐’라는 표정을 지었다.
아··· 정말 한 대 쥐어박고 싶은데, 싸우면 질 것 같아서 내가 참는다.
“어휴, 너희에게 이런 일을 시킨 내가 진짜 죽일 놈이다. 내일은 너희 따라오지 마. 오펜이랑 같이 놀던가, 선주님 따라가든가 해. 아, 갑판장님은 따라가지 마라.”
“갑판장님은 왜?”
“너희 같은 애송이들이 간부라고 하면 사람들이 좋게 보겠냐, 우습게 보겠냐?”
“아하, 그래서 리안도?”
“그냥 좀 닥쳐···.”
* * *
우리가 묵고 있는 여관으로 돌아가니 테이블을 하나 잡고 심각하게 이야기 중인 드웰과 갑판장이 보였다.
심지어 그 옆에 앉은 오펜까지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도대체 뭔 이야기를 하길래 애까지 데려다 놓고 저러는 거야?
그래도 나를 제일 먼저 발견한 것은 오펜이었다.
“앗, 선장님! 다녀오셨어요?”
나는 간단하게 손을 들어 화답하고는 질문을 던졌다.
“아인델프는 아직 안 돌아왔나요?”
“아, 리안 선장. 갔던 일은 잘 해결했나?”
“선장님, 이쪽으로 앉으시죠.”
나는 에른스트가 권하는 자리에 앉았고, 우르타와 네이선도 빈 테이블에서 의자를 가져와서 앉았다.
에른스트는 이런 부분은 정말 칼 같은 것이, 공식적인 자리나 내가 존중받아야 하는 자리에서는 절대 말을 편하게 하지 않았다.
우르타랑 네이선도 좀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데 그렇게 분위기를 잡으셨어요?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요?”
“일단 자네도 뭐 하나 시키지? 식사는?”
“대충 하고 왔습니다, 그보다 선주님 표정이 별로 안 좋으신데요?”
나와 우르타, 네이선이 주문을 마치자 드웰이 말문을 열었다.
“낮에 항구관리소에서 연락이 와서 가봤네.”
“상업 허가 때문인가요?”
“그 일밖에 더 있겠나?”
분명히 왕녀가 약속했고 알렌 경이 해결한다고 했는데 문제가 생겼나?
왕녀와 알렌이 직접적으로 이쪽에 힘이 있는 사람들은 아닌 것 같지만, 그때 말하는 투로 봐서는 충분히 가능해 보였는데?
“혹시 문제가 생겼습니까?”
“아! 그건 아닐세. 이틀 안에 이 술집으로 허가서와 국적기를 보내주기로 했어. 기부금도 이미 지불했고 말이야.”
“그렇다면 뭐가 문제죠?”
“일단 이것부터 좀 보는 게 좋겠군.”
드웰이 이미 개봉된 편지를 꺼내어 내게 넘겨주었다.
- 리버티 호의 선장은 근시일 내에 스코타 후작 저택에 방문 요망 -
드넓은 편지지가 민망할 정도로 짧은 한 줄이 적혀 있었지만, 두 사람이 심각했던 이유를 단번에 깨달을 수 있었다.
귀족의 호출, 그것도 자신들의 편의를 봐준 귀족이자 이 영지의 지배자, 스코타 후작 가문의 호출이니 심각할 수밖에.
스코타 후작가(家)는 그냥저냥 이름만 남은 허울뿐인 후작 가문이 아니었다.
아직도 광대한 영지에서 거의 왕처럼 군림하는 후작 가문이다 보니, 내용에 상관없이 둘 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이었다.
지구로 따지면 기업가도 아니고 그냥 개인 사업하는 유통업자가 갑자기 청와대의 호출을 받은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나도 살짝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굳이 드러내지는 않았다.
어차피 걱정한다고 달라질 것도, 도움을 줄 사람도 없잖아.
“별일 아니네요, 제가 내일은 약속을 잡아서 무리고, 모레쯤에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네이선과 우르타도 데리고 가겠나?”
“아니요, 이 멍청이들은 당분간 자숙시키고, 내일이면 아인델프가 올 테니까 그를 데리고 가겠습니다.”
내 말에 우르타는 나라 잃은 표정을 지었고, 네이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선장님, 나도 가고 싶은데···.”
“가서 또 무슨 사고를 치려고? 절대 불가!”
“후작 저택 정말 가보고 싶은데···.”
“안 된다고 했지?”
“치잇, 너무해!”
만약에 저 녀석이 후작 저택에서 사고를 치면 그게 뭐가 되었건 간에 수습은 물 건너가는 거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벨로키나의 국적기를 달고 다니면서 벨로키나 왕국의 실세인 스코타 후작가와 불편한 관계가 된다? 그냥 장사 접는 쪽이 더 유익할 거다.
내가 단호한 표정으로 우르타를 포기시키자 에른스트가 조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그 댁 아가씨와의 이야기는 대충 들었습니다만, 괜찮겠습니까?”
“별일 있겠어요? 딱히 우리가 뭘 잘못한 것도 아니잖아요. 설마 저 만나기 전에 뭘 한 건 아니죠?”
내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보자, 에른스트가 쓰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하루를 지체해도 되는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아! 그것도 그렇기는 한데···.”
잠시 이것저것을 따지던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따로 연락 방법이 없어서 선약을 미루기도 어렵고, 후작가에서 정확하게 언제까지 오라고 한 것은 아니니까요. 하루 정도 늦어도 그 문제로 뭐라고 하지는 않을 겁니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아마 날 호출한 사람은 왕녀님이나 알렌 경이 아닐까?
후작과 내가 따로 접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만약 후작이 나설 정도의 큰일이라면 이런 종이 쪼가리가 아니라 사람이 왔을 것이다.
딱히 좋은 일로 연결될 것 같지는 않으니까, 아마 방문 요청이나 초대가 아니고 ‘연행’ 또는 ‘체포’되는 쪽이겠지만 말이지.
“그렇다면 뭐··· 참, 오늘 갔던 일은 잘된 겁니까?”
“저 맹꽁이들이 사고를 치기는 했는데, 잘 수습해서 내일 회계사 한 명을 소개받기로 했어요.”
내가 소개를 받기로 했다고 하자 드웰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소개를? 길드에서는 남는 회계사가 없다는 것 같던데 어디에 요청한 건가?”
“아, 오스팔트 가문이라던가? 공예품을 취급하는 상인 가문이라고 하던데요.”
“공예품이라면··· 흠, 사치품을 취급하는 상인이라면 규모가 작지는 않을 테니 아는 회계사가 많을지도 모르겠군. 기대해도 되겠어.”
* * *
다음 날, 오펜을 데리고 어제 릴리와 란데르 씨를 만났던 술집에서 노닥거리고 있는데, 한 남자가 다가오더니 나를 보며 물었다.
“리안 선장님?”
“네, 누구십니까?”
“란데르··· 씨의 소개를 받아 온 게론드입니다. 잠깐 앉아도 될까요?”
“아, 게론드 씨. 만나서 반갑습니다, 앉으시죠.”
나는 내 맞은편에 앉은 게론드라는 남자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나이는 20대 중반? 나와 비슷하거나 한두 살 정도 많아 보였고, 밝은 갈색의 곱슬머리를 한 보통 키, 보통 체형의 평범한 인상을 가진 남자였다.
굳이 특징을 꼽자면 코 주위에 퍼진 약간의 주근깨 정도를 들 수 있겠다.
피도 눈물도 없는 회계사보다는 ‘지나가는 행인 1’이 더 어울릴 것 같은 남자다.
“그런데 그 리버티 호라는 배가 얼마나 큽니까?”
“······네?”
몰라서 얼빠진 대답을 한 것이 아니다.
이건 뭐, 신입 사원을 뽑는데 면접자가 앉자마자 면접관인 사장에게 ‘이 회사는 얼마나 큽니까?’라고 물은 꼴이잖아.
더 가관인 것은 내 대답 따위는 상관없다는 듯이 바로 말을 이어나갔다는 것이다.
“솔직히 배수량 100톤이니 200톤이니 하는 소형 상선이라면 굳이 회계사까지 둘 필요가 없잖아요? 게다가 선장님이 젊다고 듣기는 했지만, 어리다고는 못 들었거든요. 본의는 아니지만 제 첫 커리어를 쌓아야 하는 곳인데, 제가 있으나 마나 한 곳에 굳이 있고 싶지 않아요.”
“일단 소형 상선은···.”
“그리고 배의 회계사는 보수가 얼마나 됩니까? 월급인가요? 설마 성과급 형태는 아니겠죠? 혹시 오지 개척이나 뭐 그런 일도 합니까?”
“보수는 차차 협의를···.”
“제가 입이 좀 짧은 편인데 식사는 괜찮은 편입니까? 선원들의 식사와 똑같은 것은 아니겠죠? 아, 그러고 보니 휴가 같은 것은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하네요. 그리고 델라에 자주 좀 들를 수 있습니까? 설마 2년 동안 델라를 한 번도 안 오는 것은 아니죠?”
···어제 그 자식, 란데르 라고 했지?
내가 뭘 기분 나쁘게 한 건가? 내 부탁이 이곳에서는 굉장히 무례한 부탁이었을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동생의 은인이니 뭐니 하다가 이런 똥을 싸질러?
나는 참을 인 자를 마음속 깊이 새기며 대답했다.
“항해 일정은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그 부분은 상황을 봐서···.”
“자금은 얼마나 운용합니까? 설마 제가 선실을 선원들과 단체로 써야 하는 것은 아니죠?”
“···후, 게론드 씨.”
“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자는 것은 못 합니다. 무조건 개인실을···.”
“게. 론. 드. 씨!”
“네?”
나는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꾹꾹 누른 뒤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질문은 제가 합니다. 게론드 씨를 채용할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아니니까, 배와 처우에 대한 질문은 채용이 확정된 이후에 천천히 하시죠. 그보다, 회계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습니까?”
“물론이죠, 란데르 형네 가게, 아니, 오스팔트 가문의 점포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한 적이 있습니다.”
형이라, 확실히 뭔가 되게 가까운 것 같기는 한데···.
설마 친동생이라거나 그런 것은 아니겠지?
후계자 싸움을 하기 싫어서 배를 태워서 멀리 보내거나 사고로 죽게 하려는 장남의 음모라던가?
“오스팔트 가문 사람입니까?”
“아직은 아니죠.”
아직은 아니라는 말은 도대체 뭔데?
양자로 들어갈 생각인가? 그런데 멀쩡한 장남이 있는데 왜 양자를 들여?
“그게 무슨 뜻이죠?”
“제가 시니아와 결혼할 사이라는 뜻입니다. 아, 릴리밖에 못 보셨으려나?”
결혼이라니···.
보통 이런 경우에는 시니아라는 아가씨가 소속 가문이 바뀐다고 하는 것 아닌가?
남성이 사회 전반적으로 여성보다 우월한 사회이다 보니, 결혼을 하면 여자가 남자의 가문으로 ‘간다’라고 표현하지, 남자가 여자의 가문에 들어간다고 하지는 않는다.
내 의문과 상관없이 게론드는 쉬지 않고 주절거렸다.
“릴리 녀석은 아직도 애죠. 하지만 시니아는··· 어휴, 어려서부터 보던 사이인데도 매일매일 더 예뻐진다니까요? 다른 놈이 채가기 전에 제가 반드시 아내로 맞이하고 말 겁니다. 란데르 형이 2년만 배를 타고 오면 결혼을 시켜주겠다고 했는데, 흠··· 배가 좀 작으면 어떻습니까? 잘 부탁드립니다, 선장님.”
아니야, 이놈은 아니다.
그리고 란데르도 분명히 ‘결혼을 시켜주겠다’가 아니고 대충 ‘생각해 보겠다’나 ‘고려해 보겠다’ 정도로 대답했을 거다.
내가 오빠라도 저런 놈에게 여동생을 주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
게다가 신뢰를 떠나서 이런 산만한 녀석이 계산을 제대로 할 리가 없다.
도대체 이 나라의 회계사 자격은 어떻게 획득하는 거냐?
“죄송하지만, 게론드 씨. 아무래도 저희와 함께하기에는···.”
“뭐, 괜찮습니다. 개인실 하나만 챙겨주시면 나머지는 제가 양보하죠, 보수도 대충 챙겨주시면 됩니다. 어차피 배를 타면 돈이 엄청나게 필요하지는 않잖아요?”
지금 보수가 문제가 아니고, 난 너 같은 정신없는 녀석에게 피 같은 교역품과 목숨 같은 자금을 맡길 생각이 없다만?
“먼저, 게론드 씨는 아직 저희가 채용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채용이 힘들 것 같습니다만?”
“에엑? 왜죠?”
그걸 몰라서 묻는 저놈도 한심하지만, 나라고 딱히 사실대로 말해 줄 정도로 낯짝이 두껍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회계사 같은 고급 인력을 쓰기에 저희 규모가 좀 작네요.”
“아,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사실 숙식만 해결되면 성과급으로 지급되더라도 제가 양보할게요.”
이놈은 자꾸 아까부터 뭔가를 양보하는데, 나는 그런 양보를 원한 적이 없다.
꼴을 보아하니 곱게 떨어져 나갈 생각이 없는 모양인데, 능력의 한계를 알게 해줘야겠다.
“그렇다면 제가 몇 가지 테스트를 해도 되겠습니까?”
테스트라는 말에 그의 눈빛이 대번에 바뀌었다.
“테스트요? 저를요? 선장님이? 하, 그래요, 한번 해보시죠.”
< <102화> 골 때리는 회계사 후보 > 끝
작가의말
리안이 굳이 회계사를 고용하려는 이유는
스스로 거래를 ‘잘한다’라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할수 있다’와 ‘잘한다’는 전혀 다른 문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