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흙수저 선원으로 살아남기-183화 (183/420)

183화. 선주(船主)

냉동기술이 없는 세상에서 수산물의 유통은 쉽지가 않다.

그러다 보니 겨울에만 그 물동량이 몰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사용 가능한 보존 기술인 훈제와 염장은 필요한 보조 재료인 장작과 소금의 양이 만만치 않고, 건조 역시 시간, 공간, 인력이 엄청나게 들어감은 물론 날씨까지 도와줘야 하니 말이다.

그래서 겨울의 끝자락에 걸린 지금의 멜라나인 항구는 한적하기 그지없었다.

“으, 비린내! 전에 왔을 때보다 한가한데도 냄새는 더 심한 것 같아!”

“어항이잖아. 비린내는 당연하지. 그리고 지금쯤 한참 어포를 건조 중일 테니 냄새가 더 심할 수도 있겠다.”

“와…. 그런데 리안은 그런 걸 다 어떻게 알아? 멜라나인은 리안도 이번이 두 번째 오는 거 아냐?”

나는 피식 웃고는 장난스럽게 우르타의 코를 툭 치며 말했다.

“그래서 나는 선장이고 넌 부하인 거야.”

“뭐어?!”

“하하, 사실은 예전에 드웰 씨에게 들었어.”

“아, 그러고 보니 선주님은 잘 지내시려나?”

“모르겠다, 워낙 상황이 꼬여 있었으니.”

그 답은 입항을 하자마자 알게 되었다.

계류색 연결 작업을 지휘하던 네이선이 지나가던 우르타를 불러 세우더니 뭔가 묻는 것이 보였다.

그러자 네이선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던 우르타는 급히 선교로 달려왔다.

“선장님, 저기에 드웰, 아니, 선주님이 오고 계십니다.”

“선주님이? 어떻게… 아!”

항구에 입항하기 전에는 무조건 검문을 받아야 하고, 번잡할 때라면 몰라도 지금처럼 항구가 한가할 때 입항하는 배는 이야깃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나름 덩치가 큰 우리에 비해 보트 수준인 검문선이 먼저 항구에 들어갔으니 이미 소문이 퍼졌겠지.

그래도 이제 막 돌기 시작한 소문을 듣고 마중을 나올 정도면 그래도 잘 적응해서 사시는 모양이다.

“그런데 저….”

“어? 왜?”

“선주님이 좀.”

그러고 보니 우르타의 표정이 썩 좋지가 않다.

잠시 고민하던 우르타가 내게 가까이 다가오더니 조용히 속삭였다.

“많이 다친 모양이야, 눈에 붕대를 하고 있어.”

“…!”

눈은 인간이 받아들이는 정보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만큼, 민감하기 그지없는 기관이다.

상처가 나면 손상되기도 쉽고, 회복도 잘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눈에 붕대를 하고 있다는 말은, 높은 확률로 시력을 잃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제기랄, 몇 달 사이에 도대체 무슨 짓을 하신 거야? 양쪽 다?”

“아니, 한쪽만.”

양쪽 다 붕대를 했으면 마중 나오지도 못했겠구나.

우르타와 귓속말을 끝낸 나는 태연함을 가장하고 지시했다.

“알았어. 그럼 포술장은 선의와 데보라 양에게 하선(下船, 배에서 내리는 행위) 준비하라고 말씀드려. 선의님은 치료 도구 챙기시는 거 잊지 마시라고 전하고.”

“네, 선장님.”

큰 상관이야 없겠지만, 선주의 몸이 안 좋다는 것을 굳이 여러 사람이 알게 할 필요는 없겠지.

***

치료를 마친 롱베르 씨가 깨끗한 천으로 드웰의 눈을 다시 감았다.

“어때요?”

“흠,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 같네. 하지만 시력을 돌아오기 힘들 거야.”

“거참, 어쩌다가….”

나는 치료하면서 보인 드웰의 상처를 상기하며 진저리를 쳤다.

눈 위로 지나는 10cm 정도의 자상, 어떻게 봐도 칼에 의한 상처였다.

우리의 안타까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드웰은 속 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허허, 그래도 한쪽은 멀쩡하지 않나?”

“아니, 지금 그걸 말이라고!”

“리안 선장, 너무 화내지 말게. 어차피 다 늙은 몸에 상처 하나 더 났을 뿐이네.”

드웰의 말에 갑판장님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실소하며 되물었다.

“지금 내 앞에서 늙었다는 말을 하는 거요?”

“어이쿠, 갑판장님. 본의 아니게 실례했군요. 그런데 갑판장님도….”

“어흠, 그만합니다. 나도 그냥 살짝 긁혔을 뿐이오.”

두 사람의 만담 같은 대화가 끝나자 우르타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에에잇! 그래서 어떻게 된 건데요, 선주님!”

“별거 아닐세. 그냥 못난 사위 놈 때문에. 이런, 그 못난 사위 놈이 온 모양이군.”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이 열리면서 낯익은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 일행을 보고 잠시 멈칫한 그는 곧 살짝 머리를 숙이며 먼저 인사를 해왔다.

“오셨군요, 리안 선장님.”

“아, 네. 뤼샨 씨.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인사를 하며 살펴보니, 겉으로 보이는 상처는 없어도 몸이 영 불편해 보이는 것이 뤼샨도 어디를 다친 모양이다.

그때, 두 사람을 번갈아 가면서 보던 우르타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두 사람을 손가락질하며 중얼거렸다.

“설마, 설마, 둘이 싸웠어요?!”

이게 무슨 미친 소리야?

“아니! 아닙니다! 그게 무슨!”

“그래, 헛소리 작작 하고 좀 앉아. 정신 사납다.”

갑판장님의 심드렁한 말에 우르타가 머리를 벅벅 긁으며 자리에 앉았고, 뤼샨 역시 의자에 앉으려다가 의자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근처에 있는 상자를 끌고 와서 앉았다.

“집에는 별일 없나?”

“네, 장인어른. 상처는 좀 괜찮으십니까?”

호오, 장인어른이라.

상당한 관계의 진전이 느껴진다.

“일단 이야기를 좀 들어보죠, 우리가 없는 사이에 일이 좀 많았던 것 같은데.”

내 말에 드웰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뤼샨을 한번 보더니 여상스럽게 대답했다.

“별거 아닐세. 뤼샨의 옛 인연들이 우연히 이 마을을 찾아왔고, 그놈들과 약간의 문제를 함께 해결했을 뿐이야.”

하지만 드웰과는 달리 뤼샨은 그 말을 들으며 움찔움찔하는 것이 내막을 알만했다.

“내 참, 좋게 해결하지, 그걸 또 그렇게 싸우셨어요? 뤼샨 씨도 다친 것 같은데 우리 닥터한테 상처나 한번 보여주시죠. 닥터가 실력이 좋거든요.”

“괜찮습니다. 저는 별로….”

“그러지 말고 자네도 상처 좀 보여주게. 리안 선장 말대로 여기 선생님이 실력이 대단하신 것 같은데. 나야 살날이 얼마 안 남았으니 상관없네만, 자네는 몸이 재산 아닌가? 내 딸과 손자, 손녀를 책임져야지.”

드웰의 말에 고개를 푹 숙이며 말없이 롱베르 씨에게 몸을 맡기는 뤼샨을 보며 상황을 유추해 보았다.

뤼샨의 옛 인연이라면 깊게 생각할 것도 없이 사채, 인신매매 따위를 하던 패거리들일 것이다.

뤼샨도 조직이 해체되었다고 했지, 사람이 모두 죽었다고는 안 했으니까.

그 잔당들이 우연히 이곳에 왔는지, 뤼샨의 소식을 듣고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뤼샨과 문제가 생겼음이 틀림없다.

출신이 출신인 만큼 대화를 통한 원만한 해결보다는 주먹, 아니, 칼로 해결을 보려고 했을 것이고.

그것을 알게 된 드웰이 싸움에 가담했고, 비록 두 사람 다 다치기는 했지만 이겼겠지.

양심이 없는 게 아닌 이상 목숨 빚을 지게 된 뤼샨은 드웰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을 테고 말이다.

드웰의 눈만 다치지 않았다면 참 좋은 결과였을 텐데.

***

진찰을 받고 잠시 우리와 잡담을 나누던 뤼샨은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싶다는 말을 하고는 돌아갔다.

그리고 우리는 갑판장님이 특별히 가지고 온 술을 따서 한 잔씩 마시며 두런두런 근황을 물었다.

중요한 용건을 잊은 것은 아닌데, 다친 사람을 앞에 두고 정 없이 용건만 간단히 말할 수는 없는 일이잖아.

“뭐, 뤼샨 씨와는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는데, 따님과는 어때요? 식사에 초대할 정도면 나쁘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만.”

“그 전보다야 훨씬 낫지. 혹시 자네, 기억나나?”

“그렇게 물어보면 뭔지 어떻게 알아요?”

“처음에 그 아이가 그러지 않았나, 어디 하나 병신이라도 돼서 오지 그랬냐고. 아주 진저리를 치면서 말이야.”

네? 금시초문입니다만?

내가 어리둥절해 있는데 네이선이 갑자기 손뼉을 치며 아는 체를 했다.

“아! 나 기억나! 그때 분명히 눈이라도 멀어서 오라고… 허?”

그러고 보니 네이선에게 비슷하게 들은 것 같기도 하고.

“그때 동행한 사람이 네이선 자네였나? 깜빡했군. 하여간 내가 눈을 다친 걸 알고는 그 말이 속에 맺혔던 모양이네. 내게 굳이 찾아와서 울면서 소리를 지르더군. 이렇게 다치면 자기가 용서할 줄 알았냐고. 멀쩡하게 살아왔으면 그냥 그렇게 살지 왜 또 다치냐고 말이야. 참 이상하더군. 그 말을 듣고 있으니, 다친 곳보다 가슴이 더 아픈데도 다른 한편으로는 가슴에 뭉쳐있던 뭔가가 풀리는 기분이더란 말이지.”

조용히 술을 홀짝거리던 갑판장님이 푸근한 웃음을 지으며 말을 받았다.

“허허, 잘된 모양이오. 분노와 미움이라는 것이 그렇지. 계속 터뜨리다 보면 어느샌가 희석되기도 하거든. 아닌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말이오.”

“갑판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저번 주에는 절 초대하더군요. 처음이었습니다. 할아버지라는 말을 들어본 것. 저도 늙었나 봅니다. 하하하.”

“늙은이 앞에서 자꾸 늙었다고 할 거요? 아직 그 말을 할 나이도 아니구만.”

아니요, 갑판장님이 너무 늙은 거고 이 세상 기준으로 드웰 씨 정도만 돼도 이미 노인네 맞다구요.

“하하, 죄송합니다, 갑판장님. 그런데 리안 선장, 왜 벌써 온 건가? 설마 이런 촌구석에 교역품을 구하러 오지는 않았을 테고. 설마 내가 궁금해서 온 것은 아니지?”

한참을 웃으며 시시껄렁한 말을 하던 드웰이 갑판장님께 사과하며 농담을 마무리하고 내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이제 슬슬 본론을 이야기할 분위기인 모양이다.

“바다 위에 있는 사람이 육지에서 잘 사는 사람을 왜 걱정해요? 사실 배에 대해서 할 말이 있어요.”

“배라면 리버티 호 말인가? 그건 이미 우리끼리 이야기가 끝났잖나? 수익금 분배라면 전에 말한 대로 신경 쓸 필요 없네. 어차피 나도 조선소에서 일을 시작하기도 했고.”

“리버티 호, 제가 살게요.”

“무슨 말인가? 어차피 그건 자네가 마음대로… 뭐?”

“450만. 이 정도면 잔금으로 충분하죠?”

드웰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고작 몇 달 전만 해도 돈 10만 로스에 벌벌 떨던 나였으니 놀랄 만도 하지.

“자네 어디서 해적질이라도 하고 왔나? 그런 큰돈을 어떻게?!”

으음…. 해적질이랑 별로 다를 게 없기는 했지.

단지 상선을 털려고 시도한 해적을 역으로 털어버렸다는 것이 차이일 뿐.

“아시다시피 제가 또 한 능력하잖아요? 이상하게 번 돈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시구요.”

“아무리 그래도… 어휴, 물론 그 정도 돈이면 내게 충분하기는 하네만.”

잠시 고민을 하던 드웰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리안 선장, 그런데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는가? 어차피 내가 죽으면 리버티 호는 자네 것이 될 텐데.”

“그렇다고 제가 선주님 빨리 돌아가시라고 기도를 할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어차피 자네 것이 되나 안 되나 똑같은데 왜 그러는 건가? 혹시 내게 수익금을 주는 것이 싫은 건가?”

“아니, 말을 왜 또 그렇게 하세요? 사람 민망하게.”

물론 이번에 드웰 몫의 수익금을 가지고 와서 전달하기는 했다.

하지만 리버티 호가 겪은 여러 특수 상황 때문에 드웰의 몫이 있는 정상적인 교역에 의한 수익금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450만에 비하면 엄청나게 푼돈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다른 것보다는 저도 배를 키우고 싶거든요. 그런데 배를 키우려면 일단 리버티 호를 처분해야 하는데, 선주가 드웰 씨면 그게 마음대로 안 되지 않습니까? 최근에 나포한 선박도 솔직히 리버티 호보다 괜찮은 배였는데 매각해야만 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 겁니다.”

“리버티 호를 매각한다라…. 그것 참.”

리버티 호를 판매해 버릴 것이라는 뉘앙스로 말을 하자 드웰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내 참, 리버티 호가 그렇게 좋으면 그냥 끌어안고 사시던가.

드웰에게는 애증의 대상이겠지만, 솔직히 리버티 호가 객관적으로 엄청 좋은 배냐고 하면 또 그건 아니잖아.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던 드웰은 결정을 내렸는지 숙였던 고개를 번쩍 치켜들더니 내게 물었다.

“지금 당장 배를 팔 생각은 아니겠지?”

“물론이죠, 일단 리버티 호를 제 것으로 만든 후에 돈을 좀 모아서 더 큰 배로 바꿀 생각이니까요. 그러니까 그렇게 속상하실 필요 없어요. 배라는 게 원래 천년만년 탈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렇다면 차라리 그 돈으로 다른 배를 구하는 것은 어떤가? 자네도 이왕이면 한 척보다는 두 척이 낫지 않나?”

순간적으로 마음이 흔들렸지만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직 두 척은 무리다.

나라고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450만으로 살 수 있는 배라고 해봐야 뻔하다.

얼핏 생각하면 두 척이 더 좋을 것 같지만, 고만고만한 배 두 척을 끌고 다니는 것은 아무래도 그리 효율적이지 않았다.

“제 능력으로 아직 두 척은 무리입니다. 차라리….”

“어허, 그러지 말고 한번 보러 가기나 하세. 가격도 싸고 자네 입맛에도 딱 맞을 걸세. 최근에 해적 때문에 진절머리가 났다고 하지 않았나?”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배 구경이나 하는 건 어때, 선장?”

“그래, 그러자. 선주님, 여기서 멀리 있는 것은 아니죠?”

“물론이지, 내가 일하는 조선소의 도크에 있네. 걸어서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크흠, 저녁 먹기 전에 산책이나 할 겸 한 번 다녀오자꾸나.”

갑판장님까지 그렇게 말하자 나는 결국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사실 나도 귀가 좀 솔깃하기도 했고.

아닌 말로 가격만 괜찮다면 리버티 호를 포기하고 그걸 사는 방법도 있잖아?

***

“그러니까, 저게 얼마라구요?”

“원래라면 900만은 받아야 하지만, 지금 조선소 사정이 너무 급하니 딱 절반! 450만에 넘기겠네.”

거짓말이다.

얼핏 보기에는 멀쩡한 것 같지만 딱 봐도 무장은 물론 돈 될 만한 파츠는 다 뜯겨나간 것 같은데 무슨 900만.

그래도 450만이면 진짜 싸기는 하네.

“어허, 이 사람이. 장난 칠 필요 없다니까? 내가 사정 이야기는 다 해뒀네.”

응, 드웰 씨의 말도 거짓말이다.

난 아무것도 듣지 못했거든.

아주 그냥 거짓말이 사방에서 판을 치는구나.

진짜 눈 뜨고도 코 베일 세상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다행히 내 코가 베이지는 않을 것 같다.

“그, 그랬나? 그렇다면 이보게 젊은이. 내 부탁함세. 당장 빚쟁이들의 닦달에 내가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라니까?”

“400만은 어때요? 배는 괜찮아 보이는데 돈이 조금 부족해서 말입니다.”

“아니, 그건 좀….”

흥정은 붙여야 제 맛이라는데, 상대방은 그 의견에 그리 동의하지 않는 것 같다.

울상을 짓던 조선소 주인은 고개를 푹 숙이더니 불쑥 손을 내밀었다.

“네?”

“…그렇게 하세, 400만. 혹시 지금 당장 대금을 지급할 수 있는가?”

“네, 뭐, 아직 은행이 문을 닫을 시간은 아니네요.”

“당장 계약하지.”

그렇게 나는 얼떨결에 진짜 ‘내 배’를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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