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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흙수저 선원으로 살아남기-231화 (232/420)

231화. 우르타의 봄

어제 욕을 먹은 것이 부족했는지, 아침 댓바람부터 달려와서 자기도 데리고 가라고 떼를 쓰는 우르타를 기어이 한 대 쥐어박았지만, 나는 결국 맷집 좋은 침략자에 의해 쫓기듯이 선장실을 나오고 말았다.

“왜 나만 안 데리고 가?!”

그걸 몰라서 물어보는 건 아니겠지?

지금처럼 이제 열 살 먹은 애새끼마냥 투정이나 부리는 네놈을 뭘 믿고 호랑이 굴 같은 후작 저택에 데리고 가겠어?

“아아앗?!”

뭐야?

끈끈이마냥 달라붙은 우르타를 밀어내며 갑판으로 나왔는데, 현문 쪽에서 기묘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원래 배에서 들려서는 안 되는 여자 목소리인데, 묘하게 익숙하다.

“선장 오빠아!”

…저 골칫덩어리 아가씨가 오늘은 또 웬일이람?

나는 난감해하는 선원들의 고충을 해결해주기 위해서 걸음을 빨리했다.

그러자 우르타가 금세 떨어져 나가는… 응?

뒤를 돌아보자 우르타가 애매한 표정으로 뒷걸음질 치는 것이 보였다.

“너 뭐하냐?”

“아, 아니. 나는 아! 나 대포 닦아야 해!”

되지도 않는 헛소리를 지껄이며 뒤를 돌아 달려 나가려던 우르타는, 때마침 들려오는 릴리안의 말에 그만 도주에 실패하고 말았다.

“잘생긴 오빠아! 나 왔어!”

왠지 기가 팍 죽어서 나를 따라온 우르타가 딴청을 부리는 것을 무시하며 릴리안에게 인사를 건넸다.

“릴리안 양, 오랜만입니다. 오늘은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그녀를 호위하기 위해 따라온 낯익은 두 남자를 보니 민망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살짝 고개를 숙이는 것이 보였다.

“오늘은 선장 오빠 말고, 잘생긴 오빠에게 할 말이 있어서. 잘생긴 오빠 안녕?”

릴리안이 우르타에게 깜찍하게 인사하자, 우르타가 마지못해서 꾸벅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릴리안 양.”

“아이참, 릴리라고 부르라니까?”

우르타의 말에 싱그러운 웃음을 날린 릴리안은 내게 고개를 살짝 치켜 올리며(키가 나보다 한 15cm는 작다) 물었다.

“선장 오빠! 오늘 잘생긴 오빠 좀 빌려 가도 되죠?”

오호라, 이 아가씨가?

하긴, 한참 외모에 흔들릴 나이이기는 하지.

그런데 얘들은 왜 이러고 있는 거야?

어제 언질을 주어서인지 오펜과 크리스티앙은 이미 일찍부터 현문 앞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크리스티앙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고, 오펜은 최선을 다해서 웃음을 참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참, 그리고 여기 잘생긴 오빠 동생도.”

응? 누가 누구 동생인데?

대뜸 손목을 잡으려는 당돌한 아가씨와, 기겁하며 한쪽으로 물러서는 크리스티앙을 보면서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예쁘장하게 생긴 남자는 다 좋다는 건가, 아니면 하나로는 만족을 못 한다는 건가.

어느 쪽이건 장래가 걱정되는 아가씨로군.

그녀의 당돌한 요청이 끝나자 우르타가 고개를 번쩍 들면서 발작적으로 외쳤다.

“나, 나는 오늘 바빠!”

“너 할 일 없잖아. 그래서 나보고 데리고 가달라고 한 거 아냐?”

우르타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그러기에 왜 아침부터 곤히 자는 사람을 귀찮게 해?

네 녀석 때문에 그레이그보다 내가 먼저 나왔잖아.

“여기 쓸모없는 놈은 마음대로 가져다 쓰셔도 됩니다, 릴리안 양. 그런데 이쪽은 안 됩니다. 저랑 후작 저택에 가야 하거든요.”

내 말에 크리스티앙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이 보였다.

거참, 이상한 녀석들이네?

릴리안이 좀 천방지축이기는 하지만 원체 미녀인데다가 소녀다운 귀여운 맛도 있다.

그런 소녀가 관심을 가져주면 오히려 좋아해야 하는 거 아냐?

“쳇.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 그럼 그 대신 잘생긴 오빠가 밥 사줘요! 내가 최근에 엄청 맛있는 식당을 발견했거든? 그러니까 거기가 어디냐면….”

속사포처럼 자기 할 말만 쏟아내는 릴리안의 패기에 밀려 자기가 왜 밥을 사야 하는지에 대해 묻지도 못한 우르타는 ‘어어’하는 사이에 그녀에게 붙잡혀 현문을 통과하고 있었다.

즐거운 데이트 하렴, 우르타.

네이선의 뒤를 이어 너마저 이렇게 내 곁을 떠나는구나, 크흑.

“아흠! 선장님 일찍 나오셨군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 사이에 선실에서 나온 그레이그가 까치집이 된 머리를 대충 손으로 쓸어 넘기며 다가왔다.

“아냐, 내가 좀 일찍 나왔어. 준비는 다 했나?”

“뭐, 준비할 게 있나요? 저야 가서 얼굴도장만 찍는 것 아니었습니까?”

“그렇기는 한데….”

제법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오펜과 크리스티앙과는 달리, 그레이그는 무려 후작 각하를 만나야 하는데도 전혀 긴장하는 기색이 없었다.

단지 경험에서 나오는 모습이라고 보기에는 좀 그런데?

혹시 다른 귀족이랑 얽혔던 적이 있었으려나?

어찌 되었건 나쁜 일은 아니었기에 나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출발하지.”

언제부터 기다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부두에는 항구관리관이 보낸 4인승 마차가 대기 중에 있었고, 우리는 바로 마차에 몸을 실었다.

***

항구관리관이 준비해 준 마차는 나름대로 고급이었지만, 그렇다고 승차감이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오펜과 크리스티앙은 한참 전부터 얼굴을 구기고 있었다.

이 와중에도 평온한 그레이그의 얼굴을 보니 도대체 뭐하던 사람인가 싶기는 한데….

일단 두 삼등항해사가 현실의 고통에서 잠시 눈을 돌릴 수 있도록 화제를 전환했다.

“혹시 어제 쓸 만한 정보 건진 거 있어? 항구에 갑자기 배가 북적거리는 이유 같은 것 말이야.”

“제가 알아본 바로는…!”

“제가 확실히 알아….”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로 눈치를 보던 오펜과 크리스티앙이 경쟁적으로 입을 열었다.

“잠깐, 잠깐! 둘이 같이 말하면 내가 알아들을 수가 없잖아. 한 사람씩 말해봐.”

“그럼 제가 먼저.!”

“제가 먼저…!”

말을 멈춘 두 사람이 숫제 서로를 노려보기 시작한다.

이 꼴을 보고 있던 그레이그가 으르렁거리며 조용히 말했다.

“하, 아주 가지가지 하는구만. 오펜 항해사가 먼저 말해. 아무리 같은 삼등항해사라도 엄연히 선임과 후임이 나뉘는 법인데. 크리스티앙 항해사, 불만 있나?”

“아, 아닙니다….”

호랑이 같은 그레이그의 말해 크리스티앙이 재빨리 꼬리를 말았다.

쩝, 사람이 많아져서 그런가, 왠지 불협화음이 자꾸 들리는 것 같네?

“크흠, 그럼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오펜이 보고한 내용도, 크리스티앙이 보고한 내용도 내가 알아본 것과 큰 틀에서는 그리 다르지 않았다.

하루 만에 수집할 수 있는 정보라는 것이 뻔했고, 이미 항구 전체의 술집이 그 이야기로 떠들썩했기 때문이다.

원래 이 말을 꺼낸 목적도 진짜 두 사람이 알아 온 정보가 궁금해서인 것은 아니기는 하지만, 어쩐지 별로 달갑지 않은 보고를 받은 기분이었다.

***

“머무실 곳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저택에 도착하자 꽤 낯이 익은 집사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그리고 그는 후작의 집무실이 아닌 객실로 우리를 안내했다.

“후작 각하는 언제쯤 뵐 수 있을까요?”

이동 중에 내가 조심스럽게 묻자, 힐끗 나를 본 집사가 대답했다.

“저는 각하의 일정을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선장님 일행을 객실로 안내하라는 명을 받았을 뿐이라서요.”

“아, 네.”

보통 하인도 아니고 집사쯤 되는 사람이 후작의 대략적인 일정도 모를 것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거짓말하지 말라고 몰아붙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했으니까 거짓말이 아닐 수도 있고.

아무튼 아직까지는 후작의 일정을 알려줘도 될 정도로 나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는 뜻이겠지.

하지만 나 역시 이번만큼은 손 놓고 기다리기 힘든 상황이다.

저번처럼 며칠씩 대기하라고 하면 상황이 상당히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빨리 피오렐을 쫓아가야 할 것 아닌가?

“이번에는 제가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혹시 최대한 빨리 후작 각하를 뵐 수 있을까요?”

“저는 후작 각하의 일정에 관여할 권한이 없습니다.”

에이, 피도 눈물도 없는 놈.

“…만 집사장님께 선장님의 의견은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아니! 취소! 내가 너무 성급했어!

이런 천사의 현신 같은 분을 봤나?!

“감사합니다.”

“그럼 모쪼록 편안히 쉬시기 바랍니다.”

어느새 도착한 익숙한 객실 앞에서 집사는 살짝 허리를 숙였고, 나는 그에게 마주 인사한 뒤 하인이 열어주는 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제 제법 익숙한 객실에서 아직도 얼얼한 엉덩이를 달랜 뒤, 나는 하인을 호출했다.

“리안 선장님, 필요하신 것이 있으십니까?”

“다름이 아니고 전에 제가 모시고 왔던 분이 잘 지내시는지 궁금한데요, 제먼 씨라고. 혹시 지금도 저택에 머물고 계십니까?”

잠시 생각을 하던 하인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꼴을 보아하니 제먼 씨가 있는지를 생각한다기보다는 그 사실을 나에게 알려도 되는지를 고민 한 모양이다.

“네, 제먼 님은 저택의 손님으로 편하게 지내고 계십니다.”

“혹시 한번 만나 뵐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제가 모시고 왔으니 한 번쯤은 상황을 살펴야 할 것 같아서 그러는데.”

“윗분께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더 필요한 것은 없으십니까?”

“약간 출출한데 간단하게 요기할 것이 없을까요?”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크으, 이제 당당하게 간식을 요구할 수 있게 되다니.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가?

처음 왔을 때는 이런 건방진 요구는커녕 제공되는 식사도 제대로 음미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 말이야.

…하녀도 그렇고.

아니! 내가 하녀랑 뭘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그 뭐야, 시간이 지나고 나니 나를 쫓아다니면서 하나씩 다 챙겨주었을 때의 그 편리함… 그런 게 떠올라서 그런 거다!

그런데 왜 하녀는 처음 이후로 안 들어오지?

***

벌컥!

“오! 리안 제독! 반갑소, 반가워!”

노크도 없이 다짜고짜 문을 열고 방에 뛰어든 사람은 제먼 씨였다.

그는 당황하는 내가 뭐라고 대답할 시간도 없이 내게 다가와 손을 덥썩 잡고는 힘차게 흔들었다.

원래 이런 캐릭터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아, 제먼 씨. 잘 지내셨습니까?”

“물론이오. 이게 다 제독 덕분이 아니겠소? 그래, 그동안 어찌 지내셨는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나를 반겨주는 제먼 씨의 뒤로 하녀 두 사람이 뭔가를 들고 들어왔다.

“어디에 놓아드릴까요?”

“저쪽 테이블에 놓아 줘요.”

그녀들의 손에 들린 것을 보니 큼직한 파이 조각과 약간의 견과류가 담긴 접시였다.

마실 것들이야 이미 방 안에 준비되어 있었으니, 음식만 챙겨온 모양이다.

다행히 제먼 씨가 올 것을 예상한 것인지 접시는 두 개씩이었다.

보기 좋게 접시들을 세팅한 그녀들이 방에서 나가자, 나는 제먼 씨를 테이블로 안내했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출출해서 먹을 것을 좀 부탁했는데, 같이 드시죠.”

“그럽시다.”

나는 테이블에 앉아 파이를 쪼개며 물었다.

“잘 지내신다니 다행입니다. 그런데 계속 후작가에 머무실 생각이신가요?”

“으음, 후작은 고마운 사람이오. 필요하다면 후작가에 계속 머물러도 좋고, 아니면 밖에서 살 수 있도록 지원을 해 주겠다고 했지. 물론 나 역시 그에게 도움을 주어야겠지만, 망명자에게 충분히 고마운 도움이오. 당장은 두 나라의 관계 때문에 어렵지만, 상황이 좀 안정되면 망명 절차도 밟아주기로 했고 말이오.”

말하는 걸로 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굳이 나를 만나고 싶다고 한 이유가 뭐지?

“하하, 정말 잘 되었군요. 저도 한시름 덜었습니다.”

“고맙소, 제독.”

“하하하….”

할 말이 다 떨어진 내가 어색하게 파이를 입에 넣는데, 제먼이 은근하게 물었다.

“혹시 후작에게 전쟁이라던가 노던테라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제독이시오?”

“네? 아니 뭐, 딱히 자세하게는… 전쟁은 저보다 후작 각하께서 먼저 알고 계셨구요.”

“흐음…. 내가 듣기로 제독이 이번에 노던테라를 향하는 항해에 나선다고 들었소.”

그거 기밀 아니었어?

후작 이 사람, 도대체 정보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야?

내 표정을 살피던 제먼이 빙긋 웃었다.

“역시 그렇군. 역시 제독 정도가 되지 않고서야 그런 중대한 임무를 맡기기 어렵겠지.”

“에?!”

“미안하오, 아무래도 손님인 나는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아서 말이야. 그래도 궁금증은 풀어야 하니 편법을 쓰고 말았소. 너무 걱정 마시오, 내 입은 무거운 편이니.”

그러니까, 나를 떠봤다는 말이렷다?

거참,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웃으면서 은혜를 원수로 갚으시네?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는 말도 있습니다. 적당히 하시는 게 어떨까요?”

솔직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기에 내가 살짝 가시 돋친 말을 내뱉었지만 제먼은 그저 허허 웃을 뿐이었다.

“허허허, 화 푸시구려.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소? 그래도 비밀 유지는 걱정 마시오. 그래, 이왕이면 나를 데리고 가는 것은 어떻소? 비밀 유지도 되니 제독도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게 원래 목적이었구만.

저 웃는 표정을 보니 거의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단칼에 거절했다.

“안 됩니다. 다른 이유는 다 때려치우더라도, 일단 너무 위험합니다. 그리고 노던테라를 향하는 항해도 아니구요.”

“응? 그게 무슨 말이오? 노던테라가 아니라면 도대체?”

“노던테라는 아니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섬에 대한 탐사입니다. 이것도 기밀이기는 하지만 괜히 오해하시는 것보다는 낫겠네요.”

“오! 어디에 있는 섬이오?”

학자라는 자들의 정신구조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분명히 위험하다고 말했는데도 저 호기심에 반짝이는 눈을 봐라.

가능하다면 밀항이라도 해서 따라갈 기세다.

“당연히 기밀입니다. 아무튼 배에는 절대로 태워드릴 수 없으니 포기하세요.”

“어허, 제독. 그러지 말고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떻소? 내가 뱃일은 잘 모르지만 여러 가지로….”

***

지치지 않고 매달리는 제먼을 겨우 단념시킨 나는 문득 생각하는 것을 물었다.

“제먼 씨는 후작가에 계속 계셨으니 요즘 분위기가 어떤지는 아시지요?”

“음? 글쎄, 제독이 원하는 정보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다르오만.”

“최근에 델라 항구에 선박들이 바글바글합니다. 돌고 있는 소문에 의하면 후작 각하께서 해적토벌을 준비하고 계신다고 하던데….”

내가 이 소식을 듣고도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무리 후작이라도 벨로키나 왕국의 특성 때문에 개인이 해적을 토벌할 정도로 무력을 투사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모든 군함은 왕실 직할로 속해야 한다는 것이 벨로키나 군 정책의 절대적인 기조고, 그것은 후작이라도 어길 수 없으니 말이다.

내 말을 들은 제먼 씨는 잠시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런 것까지는 내가 알 수 없소. 최근 들어 꽤 많은 귀족들이 저택을 방문하는 것으로 봐서는 뭔가 진행되는 것 같지만, 그게 토벌일지는 모르겠군. 아! 그런 이야기는 들었소, 후작의 선단이 유명한 해적에게 공격당했다던데? 도끼날? 뭐, 그런 이름이었소.”

“외날의 라프나요?”

“오! 유명한 해적이오? 피해가 엄청 큰 것은 아닌데도 후작의 집무실에서 고성이 터졌다는 이야기가 돌던데.”

라프나가 얼마나 큰 해적인지가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무려 후작의 깃발을 달고 있는 선단이 공격당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그런데 아무리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라프나라고 해도 설마 후작의 선단을 건드렸을까?

그리고 라프나에게 공격당했는데 피해가 작다고?

일반적인 상선단 수준으로는 그렇게 물리치기가 쉬운 녀석이 아닐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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