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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흙수저 선원으로 살아남기-242화 (243/420)

242화. 띠링! 대장장이를 얻었습니다

잠에서 깨어서 그런 것인지, 상처가 징그러워서 그런 것인지, 썩 표정이 좋지 않은 닥터가 혀를 찼다.

“도대체가 무슨 짓을 한 건지…. 내가 분명히 상처가 다 아물기 전에는 크게 움직이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

“끄으응….”

옷을 벗고 등을 보인 네이선도 고통이 만만치 않은지 신음 소리를 냈다.

“으아아아, 어떡해, 어떡해! 괘, 괜찮아? 미안해, 네이선! 이이잉….”

“아우, 정신 사나워. 가만히 좀 있어!”

나는 울먹거리며 발을 동동 구르는 우르타에게 한마디 쏘아 주었다.

빠지려면 혼자 빠지지, 하필이면 환자를 붙잡고 늘어질 건 또 뭐야?

처음에 둘 다 빠질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조금만 생각해봐도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물리력으로 우르타와 네이선은 압도적인 차이가 난다.

우르타의 몸놀림이 조금 빠른 편이라고는 하지만, 조밀한 근육에서 나오는 네이선의 순발력에 비하면 부족한 감이 있을 정도다.

그러니까 네이선이 원하지 않는다면 같이 빠지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분명히 네이선이 마지막에 외친 말은 당혹감이 섞여 있었으니….

나는 홀딱 젖은 옷을 갈아입을 생각도 못 하고 울먹거리는 우르타를 살짝 밀어냈다.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가서 옷이나 갈아입고 와. 그거 입고 있으면 너도 병 걸린다.”

“히잉… 하지만….”

닥터가 한숨을 내쉬며 내 말을 거들었다.

“그렇게 하게, 포술장. 자네가 있다고 갑판장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네, 선의님….”

시무룩해진 우르타가 처량한 강아지 눈으로 몇 번이나 우리를 돌아보며 자리를 뜨자, 네이선이 나를 돌아보며 살짝 나무랐다.

“너무 심하게 한 거 아냐? 저 녀석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니잖아.”

“시끄러! 넌 몸도 성치 않은 녀석이 왜 같이 장단을 맞춰주고 그래? 뒤 돌아보지 마, 닦아내는 데 방해돼.”

“끄응, 뭘 그렇게 세세히 닦고 그, 아얏!”

“으이그! 뛰어다닐 때는 안 아프던?!”

공업이 그리 발달하지 않은 세상이라 해양 오염이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항구의 바닷물이 깨끗하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선원들과 거주민들이 버리는 생활하수와 오물, 쓰레기 등으로 상당히 더러운 편에 속한다.

물론 잠깐 빠진 정도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그 더러운 물이 상처에 들어가면 염증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

소독이라는 것이 상식인 세상은 아님에도 최소한 그 필요성을 알고, 필요한 약까지 준비해 둔 닥터가 있어서 망정이지.

소독이 끝났는지 이제 약을 바르는 닥터의 손을 따라가다 보니 상처로 얼룩진 네이선의 등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 비하면 상당히 아물기는 했지만, 대부분이 아직 딱지가 앉은 정도였고, 몇 군데는 상처가 벌어진 것인지 핏물이 비치고 있었다.

저 정도라면 아직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도 불편할 게 뻔했다.

그러니 우르타에게 끌려갔지, 으휴.

***

서두른다고 했지만 거의 점심때가 다 되어서야 물건을 다 실을 수 있었다.

강제 요양을 당한 네이선을 대신해 작업을 지휘했던 우르타가 부선장님에게 끌려가는 것이 보였다.

나를 힐끔거리며 보는 눈동자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의 눈망울 같다.

그 꼴을 보며 쓴웃음을 지은 나는 내 옆에 다가온 크리스티앙에게 물었다.

“리버티 호는 다 끝났어?”

“네, 지금 작업이 끝난 것을 확인하고 오는 길입니다.”

“좋아, 일등항해사!”

“네, 선장님.”

“출항하지.”

“출항하겠습니다.”

선교 앞으로 나선 그레이그가 소리쳤다.

“현문 철거! 계류색 걷어!”

***

입항이 까다로웠던 것과 달리 출항은 그리 까다롭지 않았다.

여전히 항구 입구에 적지 않은 수의 배들이 어지럽게 정박해 있는 꼴을 보니, 어지간히 피난민을 받기 싫은 모양이다.

그렇게 정박한 배들을 헤치고 바다로 나서자, 저 멀리 못 박힌 듯 가만히 서 있는 두 척의 배가 보였다.

피오렐 호와 연안경비함이었다.

“초계함 와스프로부터 신호입니다. 무사 항해를 빈다고 합니다.”

견시수의 보고가 들리자 그레이그가 불퉁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퉤! 더러운 놈들. 받아먹은 돈이 얼만데.”

“어쩔 수 없잖아. 빨리 피오렐과 접현이나 하지. 아무리 식량을 지원받았다고 해도 그 양이 뻔한데, 다들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을 거야.”

물론 피오렐 호에 남은 선원들에게 특별수당을 약속했지만, 당장 쓰지도 못하는 돈 몇 푼 따위가 배고픔을 갈음해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우리를 본 이후로 지금까지 환호성을 지르고 있는 선원들이 그 방증이다.

***

물자를 옮기기 위해 두 선박, 아니, 피오렐 호의 양옆으로 세 선박이 연결되자 아인델프를 위시한 몇 사람이 먼저 이쪽으로 건너왔다.

“제독, 별일 없으셨습니까?”

“우리야 뭐, 아인델프 선장은 힘들었나 보네? 얼굴이 말이 아니야.”

확실히 아인델프는 눈 주변이 거뭇하고 피부가 거칠어진 것이, 누가 봐도 고생을 한 느낌이었다.

그는 마른세수를 하고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아무래도 신경이 곤두서서 잠을 잘 못 자겠더군요. 이런 일을 겪으니 제독이 더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흰소리하기는. 이러지 말고 들어가지. 슬레어 항해사도 같이 가고, 허비 씨와 아히르 씨도 함께하시죠. 그리고 이쪽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낯선 젊은 남자에게 내 시선이 닿자, 이미 인사를 나눈 허비 씨가 앞으로 나섰다.

“제 둘째 놈입니다. 제독님. 저 녀석이 집을 나가는 바람에 둘째가 가업을 잇기로 했었죠.”

그렇게 자신의 둘째 아들을 소개한 허비 씨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이제 가업이랄 것도 없습니다만.”

“처음 뵙겠습니다, 리안 제독님. 레이튼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레이튼 씨. 레이튼 씨도 함께하시죠.”

굳이 허비 씨의 둘째 아들을 왜 데리고 왔는지 모르겠지만, 굳이 데리고 온 이유가 있겠다 싶어 나는 모두를 선장실로 초대했다.

나 역시 피난민들에게 내 결정을 전달해야 하니, 어차피 피난민의 대표 격인 허비 씨에게 할 말이 있었다.

***

“…그래서 그 섬에 피난민 중에 원하는 분들을 정착시키고자 합니다. 물론 그곳에 정착을 하게 되면 고된 일상이 기다릴 것이고 본토로 돌아오는 것도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저희가 여러분을 계속 챙길 수는 없는 노릇이라, 원치 않는 분들은 다음에 기항하기로 한 아센 항구에서 내려주셔야겠습니다.”

내 말을 들은 허비 씨는 고심에 잠겼다.

말이 좋아 대표지, 이런 중차대한 일을 그의 맘대로 결정할 수는 없을 테니까.

잠시 후, 단단한 표정의 허비 씨가 말문을 열었다.

“일단 여러 가지로 위장을 해야 한다는 제독님의 제안은 타당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창녀로 위장한 여자들은….”

“…….”

폰테 섬으로 간다고 하면 당연히 아무런 상관이 없다.

모두가 위장 신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아센 항구에서 내린다면 글쎄.

젊은 여자 혼자 배에 탄 경우는 거의 없지만, 가족의 유무와 상관없이 그 여자는 좋지 않은 꼴을 당할 확률이 높다.

돈이라도 여유 있게 지녔다면 몰라도, 타지에서 돈도 없는 창녀 복장의 여자가 마주해야 하는 현실은 뻔하잖아.

…음, 솔직히 의도한 부분이 없지는 않지.

이기적이라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폰테 섬이 나와 상관없는 그저 그런 개척지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내 입김이 강력하게 작용하는, 말 그대로 내 영지와 같은 곳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 선원들 역시 결코 배신하지 않는 충성심과 훈련도 높은 정예이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그녀들이 폰테 섬에 정착하고, 젊고 싹수 있는 선원들이 그녀들에게 정착한다면 내가 원하는 두 가지를 동시에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일단 저희 가족은 제독의 제안을 받아들일 겁니다. 어차피 그 섬에도 대장장이 하나쯤은 필요할 것 아닙니까?”

“물론입니다, 허비 씨. 협조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른 피난민들도 가능하면 폰테 섬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도록 설득하겠습니다. 어차피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이니 많은 사람이 동의할 겁니다.”

그렇지!

개척지를 세울 때 가장 필요한 기술 인력이 목공, 석공, 대장장이다.

하지만 개척민을 모집할 때 이미 기술직으로 탄탄한 기반을 갖춘 자들이 지원할 확률은 매우 낮다.

끽해봐야 어중이떠중이 건달들이나 난민들, 삶에 희망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빈민들이나 지원하겠지.

그런데 무려 대장장이가 두 명이다.

게다가 피난민 중에 또 어떤 고급 인력이 있을지 모르는 일이지.

내 입꼬리가 자꾸 올라가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겠어?

“그보다 레이튼 씨? 혹시 그것은…?”

나는 화제를 돌려 레이튼이 소중하게 안고 있는 것에 관심을 주었다.

아주 익숙하게 생겼는데, 저거 슬레어에게 빌려줬던 내 물통 아냐?

“제독님! 괜찮다면 혹시 이것을 어디에서 얻으셨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쩝, 이걸 또 뭐라고 변명한담?

“어, 그러니까 그게, 아! 예전에 해적선을 몇 척 나포한 적이 있는데, 그 선장실에서 찾은 겁니다. 출처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그렇습니까….”

대번에 실망한 표정을 짓는 레이튼.

아직 어려서 그런지, 표정과 말투만 관찰해도 아주 알기 쉬운 유형이다.

“그런데 그건 왜 물으시는지?”

“제독께서도 물통으로 쓰셨다니 이미 효능을 알고 계시겠지만, 이 얇은 통은 정말 시대를 뛰어넘은 놀라운 작품입니다! 철판을 이렇게나 얇고 균일하게 펴서 동그랗게 만 것도 그렇지만, 안쪽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얇게 주석 도금이 되어 있어요! 세상에! 아버지 밑에서 일하면서 수많은 도금과 합금을 봤지만, 이런 놀라운 기술은 처음입니다!”

아마 그럴 거야.

나도 정확하게는 모르는데, 아마 지구의 20세기쯤 되는 엄청난 화학, 야금 기술의 총아일 테니까.

이 세상이 발전을 거듭한다면 대충 300~400년 후에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멈춰버린 세상이 다시 돌기 시작한다면 말이지.

“저, 그렇다면 혹시 이것을 제게 주실 수 있습니까? 제가 비록 값을 치를 재물은 없지만….”

“어허, 레이튼! 그게 이게 무례냐!”

레이튼의 말을 끊고 허비 씨가 엄한 목소리로 철없는 아들을 꾸짖었다.

그리고는 재빨리 내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독님. 이 아이가 아직 철이 없어서 그만. 꼭 제독께 여쭈고 싶다는 말이 있다고 하여 일부러 데리고 왔는데, 제 불찰입니다.”

“아닙니다, 허비 씨. 딱히 무례한 말도 아닌데요, 뭘. 자부심 있는 기술자라면 신기술에 열광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그게 진성 공돌이들의 특징이지.

시공을 초월해서 공돌이들의 특징은 똑같은 모양이다.

내가 허비 씨에게 좋게 대답하자 레이튼은 숙였던 고개를 들고 눈을 빛내며 재빨리 대화에 끼어들었다.

“조금만 연구하면 저도 비슷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제게 기회를 주실 수 없을까요? 반드시 이 은혜에는 보답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아까부터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던 슬레어가 폭발했다.

“레이튼, 도대체 뭐 하는 짓이야? 지금 그 말은 하지 않기로 한 거잖아!”

“혀, 형, 그게 그러니까.”

차마 내 앞이라 목소리를 높이지는 못하고 슬레어가 작은 목소리로 질책하자, 레이튼은 당황하며 시선을 여기저기로 돌렸다.

나를 만나기 전에 슬레어와 이야기가 오갔던 모양이다.

나는 세 부자를 보며 피식 웃었다.

밥을 아직 먹지도 않았는데 배가 부르다.

이들을 얻는데 고작 물통 따위가 대수겠나?

“그만하지, 슬레어 항해사. 어차피 내 물건이니 처분은 내 마음대로 해도 되잖아.”

“죄, 죄송합니다, 제독!”

작게 손사래를 치며 슬레어의 사과를 물린 나는 레이튼을 보고 흔쾌히 대답했다.

“그렇게 하죠. 그 물통은 이제 레이튼 씨의 것입니다. 대신 약속은 잊으면 안 됩니다? 굳이 값을 치를 필요는 없지만, 저를 위해서 대장간을 성실하게 운영해주세요.”

레이튼도 별로 기대를 하지는 않았던 모양인지, 벙찐 표정으로 입을 벌리고 있다가 한 박자 늦게 벌떡 일어서며 허리를 90도로 굽혔다.

“감사합니다! 리안 제독님! 그 결정에 후회하시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허비 씨도 내심 내 결정이 고마웠는지 연신 감사의 인사를 건넸고, 우리는 그렇게 잠시 환담을 나누었다.

똑똑똑.

“선장님, 오펜입니다.”

“문 열렸어, 들어와.”

방 안으로 들어온 오펜이 고개를 꾸벅 숙였다.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피난민들의 위장과 분배를 결정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물자 배치는 대충 끝났습니다.”

하긴, 식량과 식수를 완전히 나누려면 각 선박에 탑승할 인원부터 결정해야겠구나.

“아무래도 이만 일어나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인델프 선장은 피오렐로 돌아가서 지휘를 맡아주고, 허비 씨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피난민들의 설득을 부탁드립니다.”

“그러죠.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리안 제독.”

***

결론부터 말하자면, 피난민들의 위장을 결정하는 과정은 난장판이었다.

어느 정도 예상되기도 했던 부분인데, 누가 창녀로 위장하고 싶을 것이며, 누군들 승객으로 위장하여 개인실을 받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개인실의 수는 정해져 있고, 누군가는 하기 싫은 것을 해야만 했다.

물론 폰테 섬에 정착하는 문제도 말이 많았다.

일부는 자신들을 어딘가에 팔아먹을 생각이 아니냐며 의심했고, 지금 당장이라도 내리겠다고 깽판을 치는 녀석도 있었다.

노예가 금지된 세상(물론 노예처럼 사는 노동자와 농민은 있다)에서 피난민을 어디다 팔아먹는단 말인가?

한술 더 떠서 깽판을 치는 놈들은 죄다 당장 바다에 던져버리고 싶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저 멀리에서 우리를 감시하는 초계함 와스프 때문에 차마 그럴 수는 없었다.

물론 그놈들은 우락부락한 선원들에게 물리치료를 받고 곧 잠잠해졌다.

저놈들은 아센 항구에서 반드시 버리고 갈 거다.

결국 점심을 먹고 나서도 한참이나 불협화음이 나오던 분배 문제는 극적인 타결을 맞이했다.

사실 그들은 절대적인 을의 입장이라 계속 버티기 어려웠다.

배도 내 꺼고, 밥도 내가 주고, 옷도 내가 사줬는데 뭘 어쩌겠어?

창녀로 위장하기로 한 여성 전원과 대부분의 피난민들이 폰테 섬에 정착하기로 결정했다.

아무래도 폰테 섬에서 정착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내려야만 하는 다음 기항지, 아센 항구가 프레티아 왕국의 전통적인 적대국인 일레드 왕국이라는 것도 한몫했을 것이다.

효율만을 따진다면 개척지 건설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노인들도 아센 항구에서 강제로 내리라고 해야겠지만, 노인 중에는 젊은 자녀나 손자의 도움 없이 배에 탄 사람이 없었다.

개척지 건설에는 도움이 되지 못해도 노인의 지혜라는 것이 공동체 구성과 유지에는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 감수해야지, 뭐.

“흐아암, 피곤하네. 그럼 크리스티앙, 선교를 부탁해.”

“넷! 들어가십시오, 선장님.”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투박하지만 흥겨운 선원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나는 선장실로 향했다.

이제 아센 항구까지 무사히 도착해서 선원과 승객으로 위장한 몇 사람을 내려놓기만 하면 진짜 폰테 섬을 향할 거다.

[행운 총량 보존의 법칙]대로라면 이 정도 난리를 쳤으니 더 이상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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