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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흙수저 선원으로 살아남기-272화 (273/420)

272화. 함정 발동

선교로 움직이는 사이에 주둔지는 한바탕 난리가 난 상태였다.

아무래도 배 위보다는 땅 위가 살기 편한지라 좌우 경계 5척씩, 출항 대기 5척, 총 15척의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주둔지에서 쉬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단정의 수는 한계가 있고, 한 번에 모든 인원이 움직이지도 못하니 출항 준비까지 꽤 시간이 걸릴 듯싶었다.

하지만 피오렐과 오트라스는 출항 대기 중이었기 때문에 바로 움직여야 했다.

북서쪽 해상을 경계하는 함선은 고작 5척.

아직 적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한두 척으로 공격을 해 온 것은 아닐 테니 우리의 출동이 너무 늦으면 자칫 5척 모두 제대로 된 반항도 해보지 못하고 전멸할 수도 있었다.

물론 웬만큼 꾸물거리지 않는 이상 그런 사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현재 경계 위치에서 단단하게 방어선을 구축하고 적을 맞이하는 쪽이 유리한 것은 자명하다.

“일등항해사!”

“오셨습니까, 선장님. 계류색은 풀었고 닻은 올리는 중입니다. 곧 출항할 수 있습니다.”

“잘했어. 윈드라스(닻줄이나 계류색 등을 감는 도르래 장치) 다 감으면, 으음… 기함에 신호 보내.”

“…괜찮으십니까?”

“괜찮지 않을 게 뭐가 있어. 전투에서 화력이 강한 함선이 기함을 맡는 것은 당연하잖아.”

“하지만!”

“그만하고 용병대장이나 좀 불러줘. 지금 그 이야기를 할 상황은 아니잖아?”

“…휴우, 알겠습니다.”

이전에는 워낙 상황이 급박해서 오트라스 호가 분함대의 기함을 맡을 수 있었지만, 보편적으로 함대에서 가장 강력한 함선이 기함을 맡는다.

그러니 더 많은 대포로 무장한 용병함대 소속 함선이 분함대의 기함을 맡은 것은 당연했다.

심지어 출항 대기 중인 분함대의 기함은 경계함대와 합류하면 경계함대 기함의 지시를 따르기로 했기 때문에 매우 한시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니까, 정말 별일 아니기는 한데… 그래도 뭔가 입맛이 씁쓸하다.

그레이그가 선원에게 용병대장을 찾아오라고 시키는 사이에 나는 다른 함선들의 상태를 살폈다.

“쯧.”

절로 혀를 찰 수밖에 없는 몇몇 상황이 눈에 보였다.

미친 듯이 노를 저으며 출항 준비가 한창인 함선에 접근하는 단정 한 척과, 뭘 하는 건지 옆에 정박한 함선과 연결된 계류색을 풀지도 못하고 양쪽 선원들이 현측에 모여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모습, 어제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인간은 원래 24시간 내내 긴장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

그런데 무려 3일이나 적이 코빼기도 안 비쳤으니, 긴장이 풀어진 놈들이 나타나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혼란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이건 좀 심하네.

“닻 회수했습니다! 기함에 출항 준비 완료 신호를 보냈습니다!”

“좋아, 총원 전투 배치시켜.”

“네, 선장님!”

선원들이 분주하게 전투 준비를 하는 사이에 네이선과 용병대장 레건이 선교로 올라왔다.

“찾으셨습니까, 제독.”

“갑판장이 무기고를 열었을 거야. 용병대장은 용병들 무장시키고 전투 준비가 완료된 상태로 선실에서 대기한다.”

“네, 제독.”

자기 장비를 목숨처럼 아끼는 용병들이지만, 그놈들에게 평시에도 배 위에서 무장을 하게 할 수는 없었다.

성질 더러운 선원이랑 성질이 더 더러운 용병이 같은 공간에 있는데, 한쪽만 크고 아름다운 무기를 들고 있으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어?

심지어 오트라스에는 용병의 수가 선원 수에 비해 절대다수니 말이다.

잠시 후, 기함 살라누스 함으로부터 출항 허가 신호를 받은 우리는 돛을 펼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트라스가 가장 빨랐고, 그다음은 살라누스였으며, 그 뒤로도 차근차근 다른 두 척이 따라왔다.

“마지막 녀석은?”

“이제 막 후미에 붙었습니다.”

적이 출현했다는 소식이 온 지 벌써 30분은 지난 것 같은데 이제야 겨우 대열 후미에 붙다니.

제정신인가 모르겠다.

나는 우리 뒤를 바짝 추격하는 살라누스를 확인하고는 내키지 않는 명령을 내렸다.

“살라누스에게 선도함 자리를 양보한다. 모든 마스트 절반으로.”

“모든 마스트의 돛을 절반으로 내립니다.”

바람을 받아 빵빵하게 부풀어있던 돛들이 하나씩 접혔고, 오트라스는 금방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트라스의 속도가 떨어지자 살라누스는 좌현 쪽으로 우리를 추월하더니 곧 함대의 선두에 자리를 잡았다.

“기함에서 신호입니다! 모든 함선 최대 속도로, 본 함을 따를 것.”

“모든 마스트 풀 세일로.”

“돛 모두 올려!”

내 명령을 받은 그레이그가 지시를 내리자 접혔던 돛들이 활짝 펼쳐졌다.

***

“어마어마하군요. 확실히 20척은 넘습니다.”

“잠시만….”

나는 그레이그의 말에 헷갈렸던 숫자를 다시 세기 시작했다.

이전의 전투에서 아인델프가 적의 수를 헷갈린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이쪽으로 진입하려면 한참 뒤쪽의 섬을 돌아서 들어와야 하는데, 직선이 아니다 보니 서로 겹치며 시야를 가려서 정확히 세기가 쉽지 않았다.

아무리 느려 보여도 일단 이쪽이나 저쪽이나 움직이고 있으니 말이다.

몇 번을 헤아려 봐도 범선의 수는 같았다. 19척.

그리고 그 뒤를 따라오는 갤리선이 8척으로 보이니 총 전력이 27척.

남쪽을 경계하는 전력을 바로 뺄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확실히 아군을 압도하는 전력이었다.

이전 전투에서는 해적들은 소속을 표시하는 어떠한 표식도 걸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당당하게 자신들만의 졸리로저를 달고 달려오는 중이었다.

내가 검은색 졸리로저를 단 20척이 넘는 해적선을 한 자리에 보게 될 줄이야.

“뭐, 꼴을 보아하니 이쪽으로 전력을 투입한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도 전체 지휘를 하는 입장에서는 남쪽의 다섯 척을 바로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래, 적의 전력을 모르니 답답하군.”

해적 놈들의 진형은 매우 노골적이었다.

선두의 범선들이 우리의 포격을 받으며 우리를 견제하는 사이에 후열에 따라오는 갤리선들을 추월시켜 백병전을 시도하려는 것이 눈에 보였다.

문제는 그 작전이야말로 정석적이고, 미리 준비한 것이 없다면 우리로서는 알면서도 대응하기 곤란하다는 것이겠지.

“살라누스로부터 신호입니다. 지휘권을 리에나에 양도한답니다.”

“우리도 지금부터 리에나 함을 따른다.”

지휘권을 인계받은 리에나는 우리를 자신의 함대에 포함시켜 총 10척으로 단종진을 만들었다.

비록 10척이면 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숫자지만, 지금처럼 포위나 우회가 불가능한 지형에서 단종진에 돌격을 감행하면 적잖은 피해가 나올 것이다.

물론 대포 성능의 한계가 있으니 적이 우리에게 도달하기도 전에 녹여버린다는 만화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현 상태에서 백병전이 되면 아군은 필패다.

하지만 상대는 해적들, 과연 먼저 앞으로 나서며 총알받이를 할 녀석이 있을까?

***

첫 번째 포성이 울리고 연달아 다른 곳에서도 이에 질세라 포격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늦어? 오펜, 사람 보내봐.”

“넷!”

잠시 후에 선원 하나가 올라와서 오펜에게 말을 전했다.

“선장님, 그게 바람이 안 좋아서 조금 있다가 쏜다고….”

콰과과과과과과광!

“…쐈네요.”

당연한 말이지만 초탄에 명중탄이 나오지는 않았다.

거리도 거의 최대 사거리에 가까워서, 맞는다고 해도 도탄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적의 속도를 늦추고 사기를 낮추기 위한 쇼에 가까운 것이지.

그나저나 엄청나게 저돌적인데?

한 박자 늦게 쏜 우리의 포격이 적 대열의 선두에 지근탄을 냈음에도 돛을 내리는 녀석은커녕 침로를 바꾸는 녀석도 없다.

아군은 거의 정지상태에 가까우니 저런 속도로 계속 다가온다면 상당히 위험했다.

정석적이라면 적당히 다가온 뒤에 선회해서 포격전을 벌이겠지만, 기세를 보아하니 그대로 부딪칠 것 같으니 말이다.

거리와 속도로 볼 때 남은 시간은 5분 남짓, 앞으로 포격 기회는 잘해야 세 번 정도일까.

그 전에 준비가 안 되어 있던 9척이 합류해야 할 텐데.

이후로 세 차례의 일방적인 포격이 이어졌다.

두 번째 포격부터 명중탄이 나오기 시작했고, 세 번째 포격에 해적선 한 척이 대략 아군 다섯 척 정도의 일제 포격을 받고 대열에서 이탈했다.

침몰할 정도는 아니고, 침수 등의 이유로 당장 대열을 유지하며 따라오기 어려운 듯했다.

네 번째 포격은 선두의 해적선 일곱 척이 방향을 틀기 시작할 때쯤 이루어졌다.

일곱 척 중 두 척이 포탄 비를 맞았지만, 잠시 후 상대방에서도 자욱한 포연이 일며 포를 쏘기 시작했다.

“피격 대비!”

나와 견시수의 외침이 거의 동시에 터졌고, 우리는 사이좋게 자세를 낮추었다.

잠시 후 포탄이 해수면을 때리는 착탄음과 함께 수십 개의 물기둥이 치솟았다.

“오트라스 피해 없습니다!”

“기함으로부터 신호는?!”

“여전히 현재 대열 유지입니다! 다음 공격 대상은 여전히 좌측부터 4번째 선박!”

“후우우. 버텨보자!”

기함인 리에나의 함장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대충 보인다.

현 위치에서 더 물러서면 최적의 위치를 빼앗기게 되니, 저들이 더 많은 전력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저들을 현 위치에 묶어둬야 숨겨둔 해안포대가 제대로 적을 몰아붙일 수 있다.

물론 지금 상황이라면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할 것 같기는 한데, 한 가지가 조금 불안했다.

내 예상보다 해적들이 너무 저돌적이었다.

자기 목숨이 제일 귀한 줄 아는 놈들이 왜 저렇게까지 달려드는지 알 수가 없다.

아마도 아군 9척이 합류하기까지 필요한 시간은 10분가량, 과연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네.

***

해적선 두 척이 추가로 전투력을 상실했다.

침몰은 피했지만 기울어진 각도나 더 이상 포격을 못 하는 것으로 봐서 확실하다.

그리고 전장이 된 바다의 좌우 섬에서 포성이 터졌다.

선두가 우리 대열의 200미터 지점까지 달려들었던 해적들은 지금쯤 정신이 없을 것이다.

흔들리는 바다 위에서 쏜 포와 달리, 단단한 대지 위에서 착탄점까지 미리 조절해 놓은 해안포대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우와아아아!”

선원들의 함성이 터진다.

오트라스와 가장 가깝던 해적선이 한쪽으로 천천히 기울면서 침로가 틀어진 것이 보였다.

계속된 포성 때문에 청각이 많이 떨어졌지만 다른 아군 함선에서도 함성이 울리는 것이 느껴졌다.

반대로 해적들은 지금쯤 죽을 맛일 거다.

해안포대는 여기에서 잘 보이지도 않았지만, 보인다고 해도 사각이 나오지 않는다.

배로 제압을 못 하니 병력을 상륙시켜서 공격해야 하는데, 상륙지점도 마땅치 않다.

무시하고 공격한다고?

첫 포격에 한 척이 전투력을 상실했다.

그리고 아군의 뒤에는….

“기함에서 신호! 함대는 침로 160도로 후퇴할 것!”

“좋아, 일등항해사! 돛 반개하고 160도 잡는다. 오펜, 포갑판에 포격 중지하라고 전달해!”

“넵!”

우리의 뒤쪽에는 주둔지에서 준비를 마치고 뛰쳐나온 9척의 선박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다.

우리가 저들의 뒤로 후퇴하면 해적들은 고작 200미터를 전진하기 위해 또다시 수많은 피를 쏟아야 할 것이다.

그러니 이 정도면 저놈들도 퇴각할 때가 된 것 같은데?

***

적을 앞에 두고 함선의 후미를 보이는 것은 정말 위험한 짓이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버티고 있으면 후열에 있는 아군의 포격에도 방해가 되고 당장 해적들에게 압사당할 판이라 모두 부지런히 그 몸을 돌려 후방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3번 함 피격! 크게 당한 모양입니다!”

나와 그레이그는 급하게 망원경을 들어 3번함이 있던 방향을 보았다.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가 퇴각하는 사이에 놈들은 포탄을 날려대며 달려들었다.

그리고 우리가 본 대략 600톤 전후의 전투함인 3번함은 함미가 흉측하게 박살 난 꼴을 하고 있었다.

“저 정도면 키가 무사하기 힘들 겁니다.”

“그래도 침로는 잡았으니까 이대로 달리면 이탈은 가능하겠군.”

차라리 저 녀석들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당장 전투에서 이탈하면 선원 피해는 더 이상 입지 않아도 되잖아.

전투는 예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 채로 흘러갔다.

해적들은 해안포대를 상대할 뾰족한 수를 내지 못했고, 돌격하던 범선 한 척과 갤리선 세 척을 추가로 잃었음에도 아군의 방어선을 뚫지 못했다.

물론 아군도 두 척이 전열을 이탈했지만, 오트라스는 우현에 포탄 두 발에 피격되는 정도의 피해밖에 입지 않았다.

“이긴 것 같군요. 이미 기세가 꺾였습니다.”

“음, 확실히.”

나는 그레이그의 말에 대답하면서도 찝찝한 기분을 버릴 수 없었다.

처음에 미친개처럼 달려들던 저돌적인 전술도 그렇고, 이 정도 피해를 입고도 후퇴하지 않는 것도 그렇고, 해적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극단적이다.

물론 해안포를 제압하지 못했으니 퇴각도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이대로 계속 돌격해봐야 전투의 승패를 뒤집을 수는 없을 텐데?

“후방에 함대! 세 척입니다!”

“뭐?!”

설마 뒤가 뚫렸다고?

말도 안 돼!

이 세상의 그 어떤 무기로도 다섯 척이나 되는 함선을 단번에 제압할 수 없다.

“아군입니다!”

“휴우, 응…?”

아군이라면 남쪽의 경계를 맡고 있던 다섯 척 밖에 없다.

물론 주둔지에는 부상자와 경계를 위한 몇 사람이 남아있지만, 그 인원으로는 나포한 해적선 중에 가장 작은 녀석도 운용하지 못할 거다.

망원경으로 견시수가 말한 방향을 살펴보니 확실히 아군인 것 같았다.

깃발도 그렇고, 무엇보다 눈에 익은 피오렐의 모습이 보인다.

딱히 피해를 입은 것처럼 보이지도 않으니 전투에서 패배해서 쫓기는 것은 아닌데, 무슨 일이지?

***

우리 쪽으로 향하는 듯했던 세 척의 선박은 서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내가 알센더트를 설득해 망가진 대포나 무거운 폐기물, 바위 등으로 모래톱을 강화(?)해 놓은 해협 방향이었다.

“저 방향이면… 기함에 신호! 적 지원군이 함정에 걸렸다!”

“네?”

“그냥 그렇게 전달해!”

“아, 알겠습니다!”

오펜이 허겁지겁 직접 뛰어가고, 그레이그가 씩 웃으며 내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곳이군요. 확실히 딱 한 놈만 좌초돼도 지나갈 엄두가 안 나는 곳이었죠.”

“그래, 아무리 해적 놈들 중에 이곳 지형에 능한 이가 있더라도, 고작 며칠 만에 모래톱이 잔뜩 커졌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했을 거야. 범선 규모에 비해 갤리선이 너무 적은 게 아닌가 싶었는데, 그쪽으로 갤리선을 집중한 모양이군.”

갤리선은 조금 위험하기는 했다.

아무래도 범선보다 흘수도 낮고, 기동성도 좋았기 때문이다.

같은 조건이라면 함정을 설치한 해협을 통과하기에는 범선보다 갤리선이 낫다는 뜻이다.

하지만 거기 모래톱들은 원래 깊이가 5~6m나 되던 곳도 지금은 1~2m 남짓, 아무리 흘수가 낮은 갤리선이라도 선원을 잔뜩 태우고서 지나갈 수 있는 깊이가 아니다.

게다가 그쪽 물길을 원래 잘 알던 친구가 있었다면?

“기함으로부터 신호! 오트라스는 대열을 이탈하여 함정 구역 확인할 것!”

씁.

거기에 무슨 일이 벌어진 줄 알고 혼자 가라는 거야?

물론 피오렐과 두 척이 더 가기는 했지만….

그런데 걔들은 어떻게 알았지?

“35도 방향 적함 피격! 50도 방향 적함 피격!”

신이 나서 소리를 지르는 견시수의 말을 흘려들으며 망원경을 들었다.

가장 후미에 있던 몇 척의 해적선 선수가 천천히 돌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탈해도 될 것 같군.

“일등항해사, 대열에서 이탈한다. 방향 330도, 정면의 섬과 320도 방향 섬의 경계 지점으로 이동하도록.”

“알겠습니다, 선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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