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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흙수저 선원으로 살아남기-329화 (330/420)

329화. 지원군, 또 지원군, 그리고 지원군

"선장님!"

나는 당황하는 두 사람을 제지하고 짧게 고민했다.

양쪽이 서로 다가오면서 상대속도가 15노트라고 하면 고작 10분이면 상대와 조우한다.

저쪽은 역풍이니 지금 계산보다는 약간 더 여유가 있겠지만, 그래봐야 20분 안쪽이다.

지금 방향을 남쪽으로 돌리면….

"겨, 견시 보고! 좌현 180도 방향 함대 출현! 거리 5,000! 네 척입니다!"

"……."

이번에는 모두가 침묵을 지켰다.

넓디넓은 대양 한가운데에서 사방이 포위당하다니, 이게 가능한 일이야?

탁탁탁탁탁!

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네이선이 당황한 표정으로 선교로 뛰어 올라왔다.

"선장님! 선원들의 동요가 심합니다! 명령을!"

극도의 긴장감 때문에 머리에 피가 쏠리며 수많은 정보와 변수가 떠올랐다.

지금 출현한 두 함대가 일레드 왕국의 해군이라면 도망갈 곳은 없다.

그나마 열려있는 북쪽으로 가려면 역풍을 안고 가야 하는 것은 물론, 가 봐야 어차피 일레드 왕국의 시논 섬, 운이 좋아 봐야 고작 케르빈 섬이다.

남쪽의 다섯 척이 연합군 함대라면?

저놈들도 답이 없다.

우리가 그쪽으로 도주해봐야 저놈들이 먼저 꽁지 빠져라 도망갈 거다.

오히려 우리를 희생양으로 내주려고 함미포로 공격을 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정면의 아홉 척이 아군이라면?

"침로 유지! 정면의 함대 옆으로 지나간다!"

"미쳤습니까?!"

"일등항해사님! 말씀을 가려 하십시오!"

"서, 선장님…."

그레이그가 격하게 반응했고, 그의 격한 반응을 본 네이선이 위협적으로 칼 손잡이를 잡으며 그레이그에게 으르렁거렸다.

"갑판장, 잠시 조용. 일등항해사도 잘 생각해봐. 여기가 무슨 저놈들의 집결지도 아니고, 저 많은 분함대가 여기에 모인다는 게 말이 돼? 애초에 우리 뒤를 쫓는 네 척이 향하는 방향도 여기가 아니었잖아. 정면의 함대는 아군일 확률이 높아. 그리고 저들이 아군이 아니라면 우린 어차피 죽은 목숨이야. 우리는 정면의 함대와 합류한다."

"정신 나간 도박입니다!"

"일등항해사!"

나는 여전히 불같이 화를 내는 그레이그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나는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알아?! 그런데 어디로 갈 건데! 이대로 그냥 백기 올려?!"

"이이익!"

"선택해. 항명이야?"

"……."

이를 악물고 나를 노려보는 그레이그의 멱살을 거칠게 내친 나는 차갑게 말했다.

"상황 종료 시까지 일등항해사의 직위를 해제한다. 갑판장, 그레이그를 본인 방에 격리시켜."

"알겠습니다."

"…아닙니다, 선장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뒤지더라도 제가 왜 뒤지는지는 알고 뒤져야죠."

나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차갑게 말했다.

지금처럼 급박한 상황에서 그레이그와 불화를 일으키는 것은 아무래도 좋지 않았다.

"…좋아. 명령은 취소하지. 정 안되면 항복할 테니까 마지막까지 날 믿어 줘."

"젠장, 이번에 살아남으면 진짜 앞으로 선장이 하는 말이라면 군말 없이 따를 거요."

"앞으로는 무조건 내 말에 따른다는 말이군."

살아남지 못하면 앞으로 명령을 받을 일도 없을 테니까.

***

입 안은 진즉에 말라붙어서 모래를 한 움큼 씹는 느낌이고, 피조차 바짝바짝 마르는 기분이다.

눈이 뻑뻑한 것이 안구 건강에 상당한 무리가 오는 것 같지만, 나는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됐다! 쿠샤 왕국 해군이야! 조타수 침로 240도로!"

"넷! 240도 잡습니다!"

"갑판장, 총원 전투 배치! 오펜, 선단에 신호, 전 선단 전투 배치!"

"네?"

"선장님, 싸우실 겁니까?"

나는 나를 바라보는 세 사람에게 빠르게 설명했다.

"쿠샤 왕국 해군은 9척, 남쪽의 5척이 아군이라면 몰라도 적이라면 11:9로 불리해. 우리가 적극적으로 전투에 참여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눈길은 끌어줘야 해."

"그래도 그 정도 전력비면 전투를 회피하지는 않을 겁니다. 우리가 도주할 시간은 충분할 텐데요."

"그게 문제가 아니야. 이미 전쟁에서 밀리고 있는데 이런 국지전에서 또 패배하면 우리의 행동반경이 너무 좁아져. 재수 없으면 폰테 섬으로 가는 항로조차 차단당할 수도 있어. 이번에는 무조건 이겨야 해."

여기에서 연합군이 더 밀리면 일레드 왕국 본토와 시논 섬까지 전체적으로 일레드 해군이 제해권을 장악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폰테 섬으로 가는 항로가 차단되는 것은 물론이고, 폰테 섬이 발견되어 공격당할 확률도 높았다.

그러니까 이 전투, 나를 위해서라도 무조건 이겨야 한다.

***

"쿠샤 왕국 해군에서 신호! 오트라스, 반갑다!"

"응?"

"우리를 어떻게 알죠?"

"그러게?"

우리가 비록 해적토벌전에 참가는 했지만 쿠샤 왕국 해군은 만난 적도 없다.

그런데 저들이 우리를 어떻게 알지?

그렇게 내가 유명한가?

작은 의문이 생겼지만 일단 접어두고 명령부터 내렸다.

"일단 고맙다고 하고, 우리도 참전한다고 해!"

"알겠습니다!"

내 우려대로 남쪽에서 올라오는 다섯 척의 소함대는 일레드 왕국의 해군이었다.

아마도 우리 뒤를 쫓던 녀석들과 교대할 녀석들일 확률이 높은데, 저놈들은 어떻게 알고 여기로 온 걸까?

우리가 침로를 바꾸자 뒤를 쫓던 함대가 속도를 늦추더니 두 척만 빠져나와 우리를 추격해왔다.

나머지 네 척은 속도를 조절해서 대열을 짜고 천천히 남쪽으로 함수를 돌리는 것이 보였다.

네 척으로 아홉 척을 상대할 수는 없으니 남쪽에서 올라온 소함대와 합류해서 쿠샤 왕국 해군을 상대하려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

그 와중에도 우리는 놓치기 싫은 모양이다.

저들이 합류하지 못하게 해서 각개격파 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우리는 그럴 능력이 없고, 쿠샤 왕국 해군은 거리가 너무 멀었다.

그래도 놈들이 남쪽으로 움직인 이상 쿠샤 왕국 해군이 풍상을 잡는 것은 확실하니, 어느 정도 지리적 이점은 가지고 싸우게 되는 것은 다행이었다.

"일단 저 두 놈만 전투에 참여하지 않아도 쿠샤 왕국이 유리해."

"잘하면 적당히 끌고만 다녀도 되겠네요."

"그러면 좋겠지만, 너무 거리가 벌어지면 저놈들도 포기하고 전투에 합류할 거다. 긴장 늦추지 마."

그렇게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유지한 채 서로 조금이라도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한 기동을 하고 있을 때, 또 다른 함대가 나타났다.

"방위 200, 미확인 선단 출현! 거리 4,500!"

"씨발, 여기에 누가 좌표라도 찍어놨나, 이게 무슨 난리야?!"

저절로 욕이 튀어나왔지만, 최대한 차분하게 추측을 해 보았다.

견시수는 미확인 선단이라고 했지만 상선단일 리가 없었다.

미친놈이 아닌 이상 해군을 왜 쫓아오겠어?

그렇다면 어느 편 해군이냐가 문제인데, 아무래도 아군일 확률이 높아 보인다.

자리를 이탈해서 쫓기는 일레드 왕국 해군 소함대, 그 뒤를 쫓는 연합군 함대.

이 추측이 제일 그럴듯하잖아.

새로 출현한 함대는 총 6척, 저들이 아군이면 이건 아군의 낙승이다.

만약 이 전투에서 일레드 왕국 해군 전함이 전멸이라도 한다면 이전 패전을 덮을 수 있는 회심의 일전이 될 수도 있었다.

"미확인 선단, 벨로키나 왕국 해군입니다! 아군입니다!"

잠깐 선단을 지휘하는 사이에 견시수가 마지막으로 출현한 함대의 정체를 알아내서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동시에 갑판의 선원들이 함성을 내지르는 것이 들렸다.

그리고 순차적으로 피오렐에서, 리버티에서, 드라이언에서 함성이 터진다.

"이러면 우리가 이탈하더라도…."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저놈들 뒤처진 네 척이 있었잖아."

"앗!"

오펜은 깜짝 놀라며 자신의 경솔한 생각을 자책했다.

경험이 부족하고 심리적으로도 체력적으로 상당히 몰린 상태이니, 이 정도 실수는 봐줄 수 있었다.

하지만 실수는 지적을 해줘야 고치는 법이지.

"지금은 괜찮아. 하지만 네가 언젠가 내 자리에 선다면 그때는 너의 경솔한 판단이 네 배를, 선단을 지옥으로 보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

"네, 죄송해요."

나는 고개를 숙이는 오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며칠이나 머리를 못 감아서인지 머리카락이 미끈미끈하다.

"넌 재능이 있어. 언젠가는 나 같은 잔머리만 굴리는 제독이 아니라 정말 훌륭한 제독이 될 거야."

"어떻게 선장님보다…."

"나는 너처럼 배울 시간도 없었잖아. 그러니까 나보다 낫겠지!"

그러니까 빨리빨리 자라렴.

***

연합군과 일레드 해군의 전력비가 9:11에서 15:11로 역전된 것을 확인하자 우리를 뒤쫓던 두 척 역시 화들짝 놀라며(느낌이 그런 것 같았다는 거다) 본대가 있는 방향으로 함수를 돌렸다.

그리고 우리는 선수를 동쪽으로 돌렸다.

왜 반대로 가냐고?

"딱 그것만 확인하고 가자고. 뒤처진 네 척이 따라오는지 아닌지. 따라오지 않는다면 그대로 남하해서 전역을 이탈하면 그만이고, 따라온다면 최대한 빨리 돌아와서 아군에게 알려줘야 해."

"알겠습니다."

"전투 배치는 유지합니까?"

"그래, 전역을 이탈할 때까지는 전투 배치 유지해."

우리가 전역을 이탈하는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우리에게 신경 쓰는 녀석들은 더 이상 없었다.

일레드 왕국 해군으로서는 이게 웬 날벼락인가 싶겠지만 이제 와서 방향을 바꿔서 도주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괜히 역풍 방향으로 함대를 돌린다고 어영부영하다가는 일방적으로 난타당해서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런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방향을 바꾸면 일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원래 배라는 것이 180도 선회를 하면 속도도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거기에다 바람도 역풍이면 가속하는 데만 한세월이다.

같은 방향이라도 이미 가속된 함대에게 쫓기면 엉덩이를 신나게 걷어차일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그러니 일레드 왕국 해군으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죽이 되건 밥이 되건 연합군 해군과 일전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포성이 울리기 시작하는 전장을 뒤로하고 우리는 계속해서 동쪽으로 향했다.

"어디까지 확인하시겠습니까?"

"그래도 한 10km 정도는 확인해야지. 그보다 멀리에 있다면 현실적으로 전투가 끝난 다음에나 합류할 수 있을 테니."

"하긴 그렇군요."

만약 뒤처진 4척이 따라왔다고 해도 다른 녀석들보다 느리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그들의 속도는 최대로 잡아봐야 5노트 정도라는 뜻이다.

역풍을 받고 있기에 우리가 10km까지 가는 시간이 한 시간도 넘을 테니, 그쯤에서 15km 안에 놈들이 없다면 놈들이 죽으라고 달려봐야 전투가 끝나기 전에 합류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그러니까, 그 안에 없다면 말이지.

"전방에 목표 함대입니다! 거리 4,500!"

응, 나도 보고 있어. 젠장.

이제 겨우 10분이나 지났나? 아직 전투를 벌이는 두 함대의 모습이 사라지지도 않았는데 벌써 놈들이 보인다.

이대로 놈들이 전장으로 달려가면 고작 30~40분 후에 전투에 합류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아무래도 연합군 쪽이 불리해지겠지.

내가 그 꼴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있나?

"조타수, 우현전타, 170도 잡아. 전 선단에 신호 보내!"

"도주하실 겁니까? 아군 함대에 적의 위치를 알려주시겠다고… 그러려면 배를 더 돌리셔야 합니다."

"듣기 좋게 유인이라고 하지."

"네?"

"생각을 바꿨어. 어차피 전투 중에 아군에게 알려주기도 어렵고, 안다고 해도 아군 역시 대응하기 쉽지 않아. 차라리 저놈들을 끌고 엉뚱한 데로 갔다가 오는 편이 더 좋지 않겠어?"

"오…!"

그레이그가 감탄했다는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내가 자신만만하게 유인을 하겠다고 한 것도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 우리가 별로 위험할 일이 없다.

우리는 배를 최대한 가볍게 한 상태이고, 놈들은 먼저 간 4척이 버린 물건까지 싣는 바람에 더 느려졌으니 아무리 우리를 쫓아와도 우리를 잡기는 요원한 일이다.

그렇다고 놈들이 우리를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며칠 밤낮을 우리를 쫓아온 녀석들이다.

어떻게 먼저 간 6척을 따돌리고 왔는지 의문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추격을 포기하지는 못할 것이다.

어찌 되었건 자신들이 추격해서 우리가 도주하려는 경로를 막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테니 말이다.

한 가지 불안한 점은 혹시라도 놈들이 전투가 벌어진 것을 확인하고 우리를 무시한 채 전장으로 달려가는 것인데, 그러면 별 수 있나? 일부러 근처를 얼쩡거리면서 발목이라도 붙잡고 늘어져야지.

"흐흐흐, 놈들이 따라오는군요."

"단순한 놈들. 조타수, 침로 240으로."

"선장님, 그러면 전장과 가까워집니다만?"

"괜찮아, 무엇보다 놈들이 이상함을 느끼면 곤란해. 이대로 계속 가면 바티아넨이나 프레티아 왕국 쪽이잖아. 그쪽은 놈들의 세력권인데 우리가 계속 그쪽으로 가면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최소한 케이라 왕국의 로제 항구로 가려는 것 같은 시늉이라도 해야지, 흐흐흐흐."

"크크큭, 그럼 놈들은 점점 더 남쪽으로 오게 되니 나중에 전투 상황을 알게 되더라도 지독한 역풍을 뚫고 올라가야겠군요."

"그러면 또 우리는 놈들을 따라가면서 계속 신경이 쓰이게 하는 거지."

"크헤헤헤헤, 재밌군요."

나와 그레이그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악동 같은 웃음을 흘려대자, 오펜이 어색한 표정으로 뒷머리를 긁었다.

아, 제독으로서 너무 가벼운 모습이었나?

***

"선장님, 놈들의 속도가 줄었습니다. 거리가 2,000이 넘습니다."

"호오, 이제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건가?"

그럴 만도 했다.

일부러 놈들을 유인하려고 돛을 엉뚱한 방향으로 두게 하거나, 실수인 척 돛을 풀어버리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선단의 대열도 엉망진창이 되어버려서 그걸 수습한다고 또 조금 밍기적거리고.

여태까지 잘 도망가던 놈이 갑자기 이런 어설픈 짓을 하면 누구라도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게다가 먼저 우리를 쫓던 함대가 갑자기 하늘로 솟거나 바닷속으로 꺼진 것이 아닌 이상 이쯤이면 보일 때가 되었는데 전혀 보이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제는 우리가 전말을 다 이야기해 줘도 저놈들은 도주 말고는 할 게 없습니다."

"그래, 설마 일레드 놈들이 함대전에서 승리한 게 아니라면 말이지."

"설마요."

그래, 그럴 리가 없어.

내가 몇 번 전력이 밀리는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기적에 가까운 승리였잖아.

15:11의 전투에서 패배할 정도면 해군이라는 타이틀을 떼야지, 암!

그렇게 미련을 버리지 못해 한 시간 정도 우리를 추격하던 놈들은 결국 하나씩 함수를 돌리기 시작했다.

방항은 정북, 우연인지 몰라도 함대 간의 전투가 벌어지는 곳을 향한다.

하지만 글쎄, 너희가 도착할 때쯤이면 전장을 정리하고 있지 않을까?

"흐흐, 함대 반전. 놈들을 추격한다. 리버티 호는 대열 이탈해서 멀리서 따라오라고 해."

"알겠습니다."

방향을 바꾸자 역풍이 불었다.

우리가 반전해서 쫓아오자 놈들의 속도가 더 느려졌다.

이제 1.5km가량, 함피포를 사용하면 아슬아슬하게 유효 사거리에 닿을 정도다.

그런데 함피포라고 해봐야 한 척당 많아도 6문 정도. 보통 2문이라고 보면 현실적으로 위협이 될 리가 없다.

그래서인지 함미포는 쏘지도 않는다.

"흐흐흐, 더 다가가지 마. 딱 이 정도 거리 유지하면서 계속 몰아붙여."

벌써 전투가 벌어진 지 두 시간이 넘게 흘렀다.

수십 척이 엉겨 붙는 대규모 전투도 아니니까 이쯤이면 전투도 대충 결과가 나왔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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