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흙수저 선원으로 살아남기-378화 (379/420)

< <378화> 누군가 해야만 하는 일 >

“조만간 각국에 본국과 페리아 족의 동맹을 알리는 사신을 보낼 생각이오. 아마 경의 결혼식 전이 되겠지. 해서 벨로키나 왕국에는 경이 가 주었으면 하네.”

“제가 말입니까? 그런 중임을 맡기에는 제가 너무 부족한 것 같습니다만.”

일단 한 번 겸양을 떨어보려고 했는데, 젊은 왕은 바로 손을 내저으며 인상을 찡그렸다.

“아, 아, 겸양은 관두지. 그대를 내정한 데에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으니까.”

“현실적인 이유라 하심은···.”

“여러가지 방법이야 동원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고하고 본국과 벨로키나 왕국의 관계가 경직되는 것은 막을 수 없소. 이런 사안을 들고 가면서 관계 악화를 피하는 것은 외교의 신이 오더라도 안 될 말이지.”

그렇기야 하겠지.

‘너희가 최근에 차지했다는 그 섬이 원래 주인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그 주인이랑 동맹 맺음. 앞으로 섬에 손대지 마.’

이딴 말을 지껄여야 하는데, 그쪽에서 웃으면서 보내 줄 리가 없지 않나.

어라, 그럼 나보고 가라는 이유가···?

“설마 공을 세우기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서 모두 고사한 겁니까?”

내 말에 그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정확하네. 아마 다른 때였다면 타국으로 가는 외교 사절의 대표를 아무런 경력도 없는 자네에게 맡기자고 하면 모두가 들고일어났겠지만, 이번만큼은 아무도 반대하지 않더군.”

아무리 그래도 나한테 거기 가라는 건 좀 너무한 거 아니냐?

“하지만 폐하, 분명히 그 자리에 스코타 후작이 있을 텐데 제가 가도 되겠습니까? 역효과가 나지 않을지 걱정이 됩니다만.”

솔직히 그 자리에서 후작이 내 멱살을 잡는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 같지 않아.

그래도 외교 사절이라고 죽이지야 않겠지만 말이지.

뭐, 국왕이 말하는 바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어차피 잘해봐야 본전, 아니지. 손해를 최선을 다해도 욕만 먹을 게 분명한 일을 굳이 내게 맡기는 이유는 사절단 대표라는 감투를 쓴 상태로 후작과의 봉신 계약을 파기하라는 뜻일 것이다.

아무리 후작이 벨로키나 왕국 최고의 권력자라고 해도 감히 타국의 사절을 개인적인 이유로 해코지하지는 못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 방법으로는 내가 걱정하는 델라 항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태를 막을 수 없다.

오히려 얄미운 행동을 한 나에 대한 반감이 더 쌓여서 후작이 더 과한 복수를 할 수도 있고.

“본국의 외교 사절단 대표라면 아무리 스코타 후작이라도 경에게 함부로 손을 쓰지는 못할걸세. 그러니 이 기회에 봉신 계약을 철회하고 오도록 하게.”

내가 짐작한 말을 늘어놓은 국왕은 잠시 말을 끊었다가 살짝 주저하며 말을 이었다.

“으음, 물론 외교적 성과는 보잘것없는 일이 될 게 뻔하지. 그래서 다른 귀족들이 그대가 가는 것을 반대하지 않은 것이기도 하니. 하지만 백작에게는 그런 평가가 그리 중요하지는 않지 않나. 어차피 왕궁에서 정치를 할 것도 아니고 말이야.”

틀린 말은 아닌데 어쩐지 귀찮고 이득 없는 일을 짬 처리하는 느낌이라 기분이 좀 그랬다.

하지만 내가 싫다고 한다고 뭔가 바뀔 일은 아니겠지.

일단은 할 일은 군말 없이 받고, 다른 도움을 요청해 보자.

“폐하께서 명하시는데 어찌 제 개인적인 이해득실을 따지겠습니까? 다만 폐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 두려울 뿐입니다.”

“하하, 흔쾌히 응해주어 고맙네. 물론 경의 우려대로 벨로키나 왕국에서 심각한 유감을 표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아. 하지만 그런 일이 없도록 본국에서도 최대한 힘을 쓸 걸세. 그리고 그들도 바보가 아니니 자기들 혼자 거절한다고 상황을 뒤집을 수는 없다는 것 정도는 이해하고 있을 거야.”

그럴 수도 있겠다.

벨로키나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도 폰테 섬에 대한 내용을 알리는 사절이 움직일 것이 당연하고, 다른 나라들은 이 소식을 두 팔 벌려 환영할 테니 말이다.

일레드 왕국은 아마 가장 좋아하겠지.

그리고 쿠샤 왕국도 대놓고 좋아하지는 못해도 속으로는 쾌재를 부를 거다.

방금 전까지 동맹이었다지만 결국 내해의 패권을 두고 싸워야 할 경쟁자인 벨로키나 왕국에 손해가 되는 일인데 싫어할 리가 있나.

그리고 다른 소국들과 몰로스 제국은 적당한 이권만 제시하면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할 것이다.

톡 까놓고 말해서 다른 이권을 약속할 필요도 없다.

폰테 섬을 비무장 지역, 혹은 자체 치안 병력(내 함대)을 제외한 어떤 군대도 진입할 수 없는 지역으로 만들고 모든 국적의 상선들이 관세 장벽 없이 출입항 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자면 싫다는 나라가 어디 있겠나?

손해 보는 나라인 벨로키나 왕국의 입장에서는 억울해서 가슴이 터지겠지만, 정당한 사유가 되어줄 페리아 족이 스스로 나서는 것을 감수하기로 한 이상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다른 모든 나라들의 합의를 혼자 깨려면 홀로 다른 나라들을 상대할 각오를 해야 한다.

세계 최강이라는 몰로스 제국도 다른 모든 나라를 적으로 돌리는 무모한 짓을 하기 싫어서 아직까지 해군을 육성하지 못하고 있는데, 벨로키나라고 다른 수가 있겠어?

“허나 폐하.”

“음? 마음에 걸리는 일이 또 있나? 기탄없이 말해보게.”

나는 잠시 시간을 끌면서 소년 국왕의 눈치를 살폈다.

어찌 되었건 국왕이 일을 맡기는 것에 대해 거래하듯이 조건을 내미는 꼴이니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신이 스코타 후작과 봉신 계약을 파기한다면 그는 반드시 앙심을 품을 것입니다.”

“앙심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막는 것은 몰라도 그런 마음을 먹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겠지.”

“그의 분노가 온전히 저에게만 향한다면 상관이 없지만, 그의 영지인 델라 항구에 있는 제 지인들을 향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흐음, 그럴 수도 있지. 그래서 백작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오?”

“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쉽게 대답하지 않고 잠시 나를 바라보던 소년은 잠시 후에야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논의해 보도록 하겠소. 혹시 경도 좋은 생각이 있다면 언제라도 편히 제안하도록 하시오.”

“황공하옵니다, 폐하.”

소년 국왕과 독대를 한 감상을 말하라면, 글쎄.

엘리안과 친하지도 않았다면서 그렇게 열정적으로 찾아다닌 것도 그렇고, 오늘의 대화도 그렇고 의외의 모습을 많이 보게 된 것 같다.

솔직히 그를 겪어보기 전이라면 그저 페이트 후작에게 옹립된 허수아비 국왕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어쩌면 저 젊은 국왕이 이 시대에 굵직한 한 획을 그을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소한 방금 전에 있었던 능수능란한 대화는 누가 강제로 주입시킨다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으니까.

* * *

“그간 평안하셨습니까, 전하.”

“훗, 고작 하루가 지났을 뿐이잖아요, 리안 경.”

“어··· ‘고작’입니까?”

“으음? 하루 만에 평안했냐고 안부 인사를 묻기에는······ 아하?”

살짝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던 그녀가 크게 미소를 지었다.

“설마, 그 하루가 길게 느껴질 정도로 내가 보고 싶었다고 할 생각이었나요?”

어렵게 허락을 받아 그녀와 단둘이 만날 시간을 얻어 낸 나는, 내가 준비한 멘트를 미리 맞추는 어마어마한 센스를 발휘하는 그녀를 샐쭉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뭐야, 진짜 페리아 족에게 독심술 같은 것을 전수받은 거야?

“호호,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요. 그런 멘트는 너무 흔하니까. 연애 소설에서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구요.”

“그, 그렇습니까?”

역사서 같은 재미없는 책만 읽는 줄 알았더니 연애 소설 같은 잡서도 읽는구나.

하긴 지금은 워낙 경험이 쌓여서 그런 것일 뿐, 그녀도 처음에는 동화책부터 읽었겠지.

설마 다섯 살부터 회계학이나 건축학 전문 서적을 읽지는 않았을 것 아냐?

“오늘 국왕 폐하를 알현하고 왔다고 들었는데, 무슨 일이 있었나요? 표정이 좋지 않아 보입니다.”

“아닙니다. 다만 일을 하나 맡게 되어 약간 부담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일이라구요?”

반문하는 그녀의 얼굴에 작은 수심이 어렸다.

그래서 나는 황급하게 해명을 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아,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결혼식에 지장을 줄 일은 아니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결혼식을 걱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혼식이라는 말에 얼굴이 빨갛게 변한 그녀가 급히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바로 고개를 들더니 질문을 마저 이어갔다.

“숨겨야 하는 일이 아니라면 무슨 일인지 알려줄 수 있나요?”

“그게···.”

괜한 말을 했나.

앞뒤 사정을 다 모르는 상태에서 지금 내가 벨로키나 왕국의 사절로 간다고 하면 위험하게 느껴질 것 같은데.

그냥 대충 둘러댈까?

“사실 조만간 벨로키나 왕국에 외교 사절로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반드시 필요한 상황도 아닌데 괜히 그녀에게 거짓말을 하기 싫어서 일단 사실대로 말을 해 주었다.

이건 결국 때가 되면 숨길 수도 없는 일이라서 거짓말을 하기에 좋지도 않았다.

“벨로키나라면···.”

잠시 동안 가만히 내 눈을 바라보던 그녀는 어느새 내 손을 쥐고 있었다.

부드러운 그녀의 손이 거친 내 손등을 쓰다듬는 것이 느껴진다.

“아마 필요한 일이겠지요?”

“네. 여러 가지 면에서요.”

“그렇다면 조심히 돌아와요. 결혼식에 늦지 않도록.”

“물론입니다, 전하.”

“풋, 그렇게 꼬박꼬박 전하라고 하니까 오히려 더 멀어진 느낌이군요.”

“네?”

그때 그녀가 내 귓가에 입을 가져다 대더니 작게 속삭였다.

“우리 한 침대를 썼었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전하라는 극존칭이라니 좀 우습지 않아요?”

어머 이 앙큼하고 발칙한 아가씨 좀 보게?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인데 말을 꼭 그렇게, 크흠! 어! 그렇게 해야 하나?!

어차피 조만간 진짜 같은 침대를 써야 할 사이기는 하지만, 크흠.

내 정신이 아득해지기 바로 직전에 그녀의 숨결이 내 귓가에서 떠나갔다.

그래서 겨우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바라보자, 방금 전의 일이 꿈이었다는 듯 바르게 앉아 상쾌한 웃음을 짓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와, 이래서 여자를 요물이라고 하는구나?!

“그래서 문제가 뭔가요? 혹시 모르잖아요, 내가 들으면 좋은 방법을 생각해 낼지도.”

“아니, 문제는 없습니다. 폐하께서 충분히 제 입장을 배려해서 일을 맡겨주신 것이니까요. 다만 제가 봉신 계약을 거두면 앙심을 품은 스코타 후작이 본인의 영지에 적을 둔 제 지인들을 괴롭힐까 걱정입니다.”

“아··· 그럴 수도 있겠군요. 그렇다면···.”

그녀와 대화를 마친 나는 조금 더 마음이 편해진 것을 느꼈다.

그동안 깜빡 잊고 있었는데 그녀의 외조부가 전대 스코타 후작이고, 현 후작도 그녀의 외백부였다.

물론 두 사람의 관계가 진짜 3촌 정도로 가까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동안 후작 저택에서 머물렀던 사람이 바로 엘리안이 아니던가.

* * *

“오랜만입니다, 제독.”

“응, 나 없는 동안 수고가 많았어, 아인델프. 별일 없었지?”

“네. 이제 백작 나으리가 되신 제독의 선단을 상대로 누가 수작질을 벌이겠습니까?”

“좋아, 출항 준비는?”

마중 나온 아인델프와 함께 오랜만에 오트라스의 현문을 통과하자 여기저기에서 낯선 얼굴의 선원들이 인사를··· 응?

“전달받은 대로 출항 준비는 완벽합니다. 어제 미리 물자까지 모두 선적을 마쳤습니다.”

“잠깐, 잠깐. 선원들 상태가 왜 이래?”

“네?”

“낯익은 얼굴이 하나도 없는데?!”

물론 내가 배를 비운 시간이 길기는 하다.

이래저래 대충 한 달쯤 왕궁에 머문 셈이 되어버렸으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가 어떻게 충성심을 올려놓은 놈들인데 이렇게 싹 물갈이가 되나?

그리고 새로 뽑은 선원들 상태가 다들 왜 이래?

나는 손가락으로 내게 다가오는 선원을 콕 찍어가며 아인델프에게 물었다.

“물론 배가 운항을 한 지 오래되었으니 선원들이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해. 갑판장도 부재중이었으니 새 선원을 구하기 쉽지 않았겠지. 그래도 그렇지, 저 돼지는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그랬다.

갑판 위에 보이는 선원 복장의 돼지 무리들,

선원들은 기본적으로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며 먹는 게 부실하기 때문에 비만인 경우가 거의 없다.

비만인 체형을 유지하려면 자기 사비를 들여서 엄청나게 먹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일단 배에서 선원 개개인의 소지품 총량을 제한하므로 대량의 식료품을 반입하지도 못한다.

만약 어떤 수를 써서 반입을 했다고 해도 문제다.

배에 입이 몇 개인데 그게 남아나겠나?

선장이나 항해사, 갑판장쯤 된다면 뺏어 먹을 사람이 거의 없으니 어떻게든 되겠지만, 일개 선원들은 음식물을 반입한 것을 동료들에게 들키면 그날로 바로 공용 식량이 되는 거다.

“돼지라니요, 너무하십니다, 제독.”

어라? 어느새 내게 다가온 돼지의 목소리가 어째 낯설지 않은데?

“으응? 누구··· 자세히 보니 낯이 익은데?”

“저 행크입니다! 돌격대장이요!”

“어엉?!”

이 근육 돼지가 행크라고?

몸이 내 기억보다 두 배쯤 커진 것 같은데?

자초지종을 알고 보니 기가 막혔다.

야심 차게 준비했던 선내 은행 시스템에 이런 부작용이 있을 줄이야.

내가 따로 관리하지 않고 게론드에게 일임하기는 했지만 이제 선원들이 선단에 맡긴 금액은 꽤나 고액이 되어 있었다.

처음에야 조금 어렵지만, 이 선내 은행을 사용하면 상당히 편리하기 때문이다.

보통 상륙할 때 돈을 다 들고 나가면 중간에 어떤 방법으로든 주머니를 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돈주머니 관리를 잘하는 아주 일부 인원은 그 주머니가 텅 빌 때까지 술과 도박, 여자를 즐긴다.

그러니 배에 다시 돌아올 때는 어찌 되었건 빈털터리로 돌아오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선내 은행에 익숙해진 우리 선원들은 딱 본인이 쓸 수 있는 정도의 금액만 들고 나가서 신나게 놀아재낀 것이다.

돈이 떨어지면 다시 배에 와서 돈을 찾아서 또 나가서 놀고···.

돈을 한 번에 들고 나갔으면 길어봐야 한 열흘쯤 놀고 거렁뱅이가 되었을 녀석들이 한 달이 넘도록 매일이 새로운 하루인 것처럼 놀아재꼈으니 다들 몸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돌격대장인 너까지 몸이 그러면 어떡해?!”

“헤헤헤, 저 태어나서 배가 이렇게 나온 것은 처음입니다.”

“······.”

그거 자랑이 아니잖아.

아니, 자랑인가?

“뭐야, 이 뚱뚱이들은? 행크, 행크! 돌격대장은 어디 갔어?!”

내 뒤를 따라 배에 오르던 네이선도 불같이 화를 내며 행크를 찾았다.

나와 이야기할 때와는 달리 얼굴이 하얗게 질린 행크를 보며 마음속으로 애도를 표했다.

아무래도 너희들 한 두어 달은 죽으라고 굴러야겠다.

그런데 뱃놈들이 도대체 얼마나 놀았으면 낯빛이 바로 표시가 날 정도로 피부가 하얘진 거야?

“출항 준비가 끝났다니까 바로 출항하도록 하지. 갑판장!”

“네, 제독!”

“선원들 정 위치로! 계류색 걷고 현문 철거 후 선교 보고!”

“알겠습니다! 어서 움직여라, 이 굼벵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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