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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흙수저 선원으로 살아남기-391화 (391/420)

< <391화> 초대하지 않은 손님 >

- 대륙력 2721년 3월 1일, 폰테 섬 총독 관저 -

뒤쪽에서 사부작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부드러운 여체가 안겨 왔다.

등허리에 동그란 압박감이 살짝 느껴지니 절로 입가에 미소가 흐르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일어났어? 더 자지 그래.”

“허리가 아파서 더 못 누워 있겠어요. 아침부터 무슨 생각 해요?”

글쎄,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지?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그렇게 말하면 뭔가 성의가 없을 것 같아 적당히 둘러대기로 했다.

작은 감정의 변화도 태교에 안 좋을 수도 있잖아?

“그냥 많이 변했구나··· 뭐 그런 생각.”

“응, 많이 변했어요. 당신이 나를 처음 데리고 왔을 때만 해도 한편으로는 한숨이 나왔었는데. 훗.”

“뭐? 그렇게 엉망이었나?”

“그럼요, 사람들은 다 거지꼴인데 그나마 몇 명 되지도 않지, 필요한 것은 셀 수도 없이 많은데 구할 방법은 없지. 자유를 얻는 대가가 이런 건가 싶었을 정도라니까요.”

하긴 그녀가 처음 왔을 때는 개척마을 수준도 아니기는 했지.

그래도 4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흐른 지금은 그나마 봐줄 만한 수준이기는 했다.

항구도 제법 그럴듯한 선착장이 줄지어 들어섰고, 항구 마을은 어느새 1,000명에 육박하는 인구를 보유하고 있었다.

심지어 섬 안쪽에는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 200여 명이 정착한 곳과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철광산 인근에 100여 명이 거주하는 부속 마을까지 생겼다.

농사라고 해봐야 대부분 베르엘바를 키우고 있지만, 다른 식용 작물들도 일부 재배하고는 있다.

기후와 풍토가 영 맞지 않는지 수확량은 애매했지만, 그렇다고 식량 전체를 외부에 의존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라 일부러 시키고 있었다.

“미안하군, 이런 외진 곳으로 데리고 와서.”

살짝 툴툴거리는 말투로 사과하자 얇은 손가락이 내 볼을 쿡 찌른다.

“풋, 무슨 말이에요. 당신 덕분에 이렇게 살아있는데. 난 지금이 너무 좋아요. 남들이 원하는 모습만 보여주는 인형 같은 삶 따위 전혀 살고 싶지 않아.”

“그래, 당신은 늘 그랬지. 처음 볼 때부터 말이야.”

허리에 두른 그녀의 팔이 살짝 느슨해지는 틈에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사랑스러운 한 쌍의 눈이 동그랗게 나를 올려다보았다.

“응? 왜 그래요?”

“뒤에 안아주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얼굴을 보는 게 더 좋으니까.”

부드러운 그녀의 머릿결을 쓰다듬자 자연스럽게 그녀의 머리가 내 가슴에 닿았다.

“뭐야, 새삼스럽게. 이제 곧 아빠가 될 사람이.”

“하하하! 그러게. 내가 아빠가 될 줄은 몰랐어, 진짜. 고마워.”

“아니요, 오히려 너무 늦어서 미안한걸요.”

늦은 건가?

이 세상의 기준으로 그녀의 결혼이 상당히 늦었으니 조금은 늦은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의 나이가 이제 고작 스물셋인데 임신이라니, 나에게는 너무 빠른 것 같단 말이지.

“늦기는. 나는 우리 둘이 더 오래 지냈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짝!

그녀가 소리가 나도록 내 등짝을 때린다.

“애가 듣는다구요. 그런 말 하지 마.”

“아차. 미안, 꼬망이. 아빠는 꼬망이도 너무 좋아.”

“꼬망이라니,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에게 이름을 붙이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을 거예요.”

“그런가?”

이렇게 지구에서의 지식이 내 생활에 영향을 줄 때면 가끔 낯선 괴리감이 든다.

그런데 기억이라는 게 잊고 싶다고 잊히는 것이 아니니 별수 없잖아.

지고스가 집어넣었다는 지구의 지식은 결국 리안이라는 사람을 구성하는 큰 부분이다.

“오늘은 안 바빠요?”

“오늘? 항구 쪽에 나가보려고, 창고도 확인하고.”

“또 몰래?”

“당연하지. 돈이 흐르는 곳에 몸담은 놈들은 빨리 부패하는 법이니까. 자주 단속을 해줘야 긴장을 하지.”

“하여간 못 말린다니까. 그럼 어서 씻고 옷 입어요.”

“잠깐만, 조금만 더···.”

애석하게도 내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노크 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누구야?”

“총독 각하, 번트입니다.”

번트는 부관 겸 집사장으로 뽑은 친구다.

폰테 섬에 첫 번째로 정착한 그룹에 속해 있었는데 허비 촌장이 추천해서 채용했고, 지금까지는 매우 마음에 드는 사람이었다.

내가 살짝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놓아주고 문을 열자, 문 앞에 있던 번트가 정중하게 예를 올렸다.

“곧 나갈 생각이었는데 무슨 일이야?”

“상선단이 곧 귀환한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 예정보다 좀 빠르네. 특이사항은 없지?”

“그게, 손님이 있다는 신호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손님?”

손님이라는 말에 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이번에 상선단의 지휘를 맡은 아인델프가 내 허락도 없이 별 볼 일 없는 자를 손님이라고 데리고 왔을 리는 없다.

그렇다면 아인델프가 거절하지 못하고 받아야 하는 손님이라는 뜻인데, 그런 손님 중에서 내가 웃으면서 맞이할만한 인간이 별로 없거든.

제발 본국(프레티아)의 특사나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놈들이 폰테 섬이 좀 살만해지니까 슬슬 뭘 뜯어내려고 이리저리 찔러보는 중이란 말이다.

아직 처남인 국왕 폐하께서 잘 막아주는 것 같지만,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지 모르는 일이니.

“쯧, 일단 치안대장에게 항구 주변 정리시키고, 선착장 하나 비워. 옷 입고 나올 테니까 당직 중인 근위대 불러서 대기해.”

“네, 총독 각하.”

* * *

준비를 마치고 총독 관저를 나서자 입구에 도열한 남자들이 자기들끼리 쑥덕거리다가 재빨리 자세를 바로했다.

기합 든 척하긴.

거창하게 근위대라고 했지만, 그냥 돌격대원들이다.

얘들이 배를 타면 돌격대고, 배를 안 타고 섬에서 돌아가며 총독 관저 경비를 서면 근위대다.

그래도 육상 근무(?)를 할 때는 구질구질한 선원용 복장이 아니라 멀끔한 정복을 입기는 한다.

역시 사람의 자세는 옷이 만든다는 말이 맞는 게, 배를 탈 때는 그냥 칼질 잘하는 뱃놈들인 녀석들이 정복만 입으면 꼭 저렇게 기합이 들어간 척을 한다니까?

뭐, 내가 지구의 패션 감각을 최대한 살려서 디자인한 정복이 예쁘기는 하지만.

음··· 다음에 엘리안 용으로 하나 제작을···.

빠르게 고개를 흔들어 쓸데없는 곳으로 빠지려는 상념을 털어 낸 나는 준비를 마친 번트를 보고 짧게 말했다.

“가지. 몇 번 선착장이야?”

“4번 선착장입니다.”

번트와 근위대 여덟 명을 대동하고 4번 선착장 근처로 가자 얼굴에 보기 흉한 큼직한 칼자국을 한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오셨습니까, 총독 각하.”

“별일 없지?”

“별일은 늘 많습니다. 오늘 아침만 해도···.”

나는 급히 손을 들어 우는 소리를 늘어놓는 레건의 입을 막았다.

보나 마나 누가 술 마시고 깽판을 쳤다거나, 누구랑 누가 싸워서 눈탱이가 터졌다거나 그런 이야기일 게 뻔하다.

선원 혹은 선원을 상대로 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니 강력 사건이 흔하기는 했지만, 딱 그 정도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뒷골목 혹은 암흑가라고 할 만큼 음지의 시장이 발달한 것도 아니고(애초에 마을 규모가 너무 작다) 사고치고 도주할 곳도 없는 곳에 어떤 범죄자, 혹은 예비 범죄자들이 기어들어 오겠는가.

심지어 항구 마을의 경우 거주민 중 성인 남자의 1/3 정도가 내가 고용한 선원이나 치안대원이다.

한마디로 폰테 섬에서 사고를 치는 것은 군영에서 사고를 치는 것과 비슷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진짜 중요한 사건이 있다면 이렇게 가볍게 이야기할 사람이 아니기도 하고.

결국 레건이 원하는 것은 아마도···.

“아, 그러니까 저희도 그 정복인가 제복인가 하나 만들어 주시면 안 됩니까?”

그래, 저거다.

기분 탓인지 레건 이하 치안대원들의 질시 어린 눈빛을 받는 근위대원들의 코가 살짝 들린 것처럼 보였다.

“치안대장님! 총독 각하께 예의를 갖추십시오!”

내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내 옆에서 낮지만 아주 단호한 목소리가 먼저 튀어나왔다.

부관 겸 집사장인 번트였다.

뭐랄까, 이 녀석은 다 좋은데 나를 좀 어렵게 생각한다는 것이 작은 문제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자신처럼 나를 어렵게 생각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것이 큰 문제였다.

“뭐? 이 꼬맹이가 보자 보자 하니까?! 너 지금 나보고 그랬어? 엉?!”

“꼬, 꼬망이라니! 말씀을 가려 하시지요! 그건 이제 태어나실 도련··· 읍!”

어우 씨, 이거 봐라, 이 자식 이거 진짜 큰 문제라니까?

나는 섬사람 모두의 놀림거리가 될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공개할 뻔한 번트의 입을 재빨리 틀어막고 레건에게 눈을 부라렸다.

“이봐, 치안대장. 아무리 그래도 번트는 이제 내 부관이야. 상관으로 대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라고 전에도 말한 것 같은데?”

“아니, 제가 저 꼬맹이를··· 어휴, 알겠습니다, 총독 각하.”

내 눈빛을 한 번 더 받고서야 한숨을 쉬며 수긍하는 레건에게서 시선을 돌려 번트를 보았다.

이제야 자기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깨달은 듯 얼굴이 창백하다.

“번트, 총독 관저에서 계속 일을 하고 싶다면 입을 놀리는 것에 더 주의해야 할 거야. 무슨 말인지 알지?”

우악스럽게 틀어막은 손에서 번트가 급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느껴진다.

얼굴이 창백해지고 식은땀을 흘릴 정도로 스스로 깨달았으니 굳이 더 경고를 줄 필요는 없겠지?

“케헥, 케헥, 헥, 헥, 헥!”

내가 손을 떼자 번트가 거의 기침하듯 숨을 몰아쉬었다.

······응?

아, 숨이 막혀서 하얗게 질린 거였어?

* * *

나를 안내하며 4번 선착장으로 걸어가는 내내 레건의 말은 한마디로 요약되었다.

‘나도 멋진 근무복을 입고 싶다!’

실제로 레건의 복장을 보면 근위대의 정복을 어설프게 따라 한 듯한 꾸밈새가 눈에 아리게 박혀 들었다.

저렇게 부분적으로 대충 따라 해 봐야 광대 옷밖에 안 되는데.

“치안대장.”

“넷, 총독 각하!”

“자네도 알다시피 근위대의 정복은 특별한 의미가 있어.”

“그거야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근위대 정복을 입고 싶다고 하는 놈이 있으면 열심히 해서 근위대에 지원하라고 해.”

그깟 옷 따위에 무슨 의미까지 있냐 싶겠지만, 이게 나름 폰테 섬에는 꽤 먹히는 거다.

솔직히 말해서 레건 정도나 되니까 정복을 비슷하게 모방이라도 하는 거지, 다른 사람들은 정복과 똑같은 옷을 만들 수 있어도 감히 그렇게 만들지 않는다.

일단 근위대라는 것이 나름 유서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무려 리안 총독 각하께서 처음 배를 맡으면서 신설했던 돌격대에 기원을 두고 있으니 말이다.

···폰테 섬의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고작 4년 전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각설하고, 그런 역사에 더해 뽑는 기준도 엄격하다.

일단 배를 탈 줄 알아야 하고, 칼질 실력이 뛰어나야 하며, 무엇보다 총독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심을 입증해야 한다.

특별한 사건이 없다면 최소한 내 밑에서 개처럼 3년쯤 굴러야 한다는 말이다.

심지어 정해진 인원에서 결원이 생기거나 인원 확장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뽑지도 않는다.

그렇게 어렵게 근위대에 속하게 되면 폰테 섬의 종신 총독, 섬 안에서만큼은 왕과 같은 내가 특별히 주문 제작한 의상을 하사하는데, 그게 정복이다.

어마어마하지 않나?

이 정도면 다른 섬 주민들이 감히 따라서 만들지 못하는 이유를 알겠지?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옷감도 비싸고, 실용성이 아무래도 좀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옆에서 왠지 열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 슬쩍 돌아보니 레건이 작은 눈을 치켜뜨고 씩씩거리고 있었다.

“뭐야? 왜?”

“너무하시는 거 아닙니까?! 제가 치안대장인데 어떻게 근위대에 지원을 해요?!”

아, 맞네.

다른 사람은 돼도 자네는 안 되는구나.

치안대장은 계속 치안대장을 해야지.

당황을 숨긴 채 잠시 머리를 굴리던 나는 흘리듯이 말을 던졌다.

“그러고 보니 치안대장쯤 되면 전용 의상이 하나쯤 있어도 될 것 같기는 해.”

“네?”

“그냥 그렇다고. 멀리서 봐도 ‘아, 저 사람이 치안대장이구나.’하고 알 정도로 멋진 의상이라면 치안 확보도 좀 쉽지 않겠어? 자네가 좀 열심히 돌아다니기만 해도 되니까.”

“그, 그렇다면···.”

“그래, 자네만 ‘특별히’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어보도록 하지.”

“정말이십니까?!”

나를 보는 레건의 작은 눈이 두 배쯤 커졌다.

그래봐야 잘 안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레건 정도면 옷 한 벌 정도는 받을 자격이 있다.

용병 출신이라는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치안대장 일을 잘해주었으니까 말이다.

혹시 권력(?)을 남용하거나 비리를 저지르지 않았는지 몇 번이나 몰래 확인했지만 정말 먼지 빼고는 아주 깨끗했다.

먼지는 뭐냐고?

치안대장쯤 되면 가끔 공짜 술도 먹고 작은 선물도 받고 그러는 것 아니겠어?

* * *

덜컹, 끼기기기긱, 쿠웅.

상선단의 기함인 오트라스 호에서 현문이 내려지고, 미리 현측에 나와 있던 아인델프 이하 간부들이 급하게 현문을 뛰어 내려왔다.

“총독 각하, 폰테 섬 상선단 오트라스 외 4척, 무사히 복귀했습니다.”

“그래, 수고 많았어. 그런데 누가···.”

“하하하! 리블르앙 백작, 오랜만이오!”

내가 질문을 할 시간도 없이 배 위에서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하, 이 목소리 설마.

“일이 바빠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그대의 초청에 이제야 응하게 되었구려! 백작의 부하들이 아주 능숙하게 배를 몰아서 편안하게 왔소.”

내가 초대를 했어?

언제?

영문을 몰라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나를 보고 있던 아인델프가 뜨악하는 표정을 지었다.

꼴을 보아하니 아인델프도 낚인 모양인데?

물론 아인델프가 뻣뻣하게 나가기에는 상대가 좀 안 좋기는 한데···.

“어, 발레리아 백작? 여기는 어떻게···?”

“하하, 이거 정말 오랜만이군. 결혼식 이후로 처음인가? 분명히 론 항구에 몇 번이나 왔었다고 들었는데 인사 한번 없었다니 너무하는 것 아니오?”

“그, 그게 일정이 워낙 바쁘다 보니···.”

얼떨결에 대충 둘러댄 나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인사고 뭐고 우리가 그렇게 친한 관계는 아니지 않나?

물론 예전에 사절로 갔을 때 긴밀하게 협조하긴 했지만, 그건 그냥 정치적인 거래였잖아.

그리고 내 결혼식에도 와줘서 고맙기는 한데 그거야 내 결혼식이 국혼이었으니까.

···친한 건가?

“해군대신도 이렇게 바쁜데 섬의 총독은 얼마나 바빴겠소? 다 이해하오. 그래도 백작 덕분에 내 일은 조금 줄어서 고마웠소. 일레드 왕국을 견제할 힘 중의 절반을 아낄 수 있었거든. 그래서 이렇게 시간이 나자마자 그대의 초청에 응한 거요!”

그러니까 나는 당신을 초청한 기억이 없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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