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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에게 사랑받는 운명입니다 (50)화 (51/258)

Chapter 50 - 50. 대담 (2)

 

 

[ ‘탐색안’을 사용합니다. ]

[ 대상의 정보를 불러옵니다. ]

[ 같은 대상에게는 24시간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적용됩니다. ]

 

 

한숨을 내쉬며 스킬을 발동한다.

 

 

[ 발카서스 알란 아르마다 ]

 

< Status Info >

[통상]

[ 근력: C

민첩: C

내구: C

행운: F

권력: F ]

 

[이능]

[ 마력: F

법력: F

신성: F ]

 

 

2챕터의 핵심 인물인 발카서스는, 사실 스펙만 보면 이게 대체 왜 챕터의 제목을 장식하고 있나 싶은 사람이다.

 

평범한 사람의 기준선인 스텟 C라는 걸 감안한다면, 이제 겨우 D를 넘나들기 시작한 신성 스텟을 제외하면 올 스텟 F를 마크하고 있는 나보다 약간 나은 수준처럼 보이지.

 

하지만, 이 인간의 진가는 다른 곳에서 나온다.

 

 

< Misc. >

-현재 신체에 적용된 금술의 개수: 2,134,423개

 

“...”

 

 

가열차게 찍혀 있는 숫자를 보니 머리가 핑 돌 정도다.

 

일반적인 스텟창에는 표기되지 않는 특징이지만, 이게 바로 발카서스를 대적조차 불가능한 괴물로 만드는 원동력이다.

 

금술이라고 함은 지금은 잊혀진 고대 술법 중 하나다. 신체에 미리 ‘기술’을 새겨뒀다가 필요할 때 꺼내쓰는 각인 같은 느낌이지.

 

단일 술법으로 발휘 가능한 위력 상한치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3대 이능인 마력이고 법력이고 신성이고 절대 못 따라간다고 보는 편이 좋을 정도로.

 

그러면 말이야, 그거 잘 생각해야 하는데.

 

고금을 막론하고 힘에 미친 놈들은 항상 있어왔다. 그것도 적지 않은 숫자가 그랬지.

 

그런데도 그 녀석들조차 도저히 감당을 못 할 정도의 페널티가 있었기 때문에 금술이 잊혀진 거다.

 

그게 뭔지는 나도 알지.

 

한 개의 금술을 연성하는데 필요한 ‘대가’는, 사람 한 명의 목숨을 그대로 가져가는 거다.

 

 

“...”

 

 

그리고 지금.

 

그런 금술을 200만 개가 넘도록 자신의 몸에 쑤셔박은 인간이 있다.

 

아마, ‘왕국’ 하나 어치는 될만한 양이겠지.

 

멸망한 왕국을 짊어진 소년왕.

 

왕국 아르마다의 마지막 지배자는.

 

자신의 백성을, 전부 금술로 연성하여.

 

스스로의 몸에 ‘거둔’ 인간이다.

 

 

“잘 훑어봤나?”

 

 

여전히 하늘만 쳐다보고 있던 발카서스가, 담담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쓴웃음이 절로 나오는 반응이다.

 

내가 뭘 할지는 전부 꿰뚫고 있다는 모습이니까.

 

 

“전투 중에 써먹기엔 어렵겠군. 나처럼 앉아서 그걸 순순히 살펴보게 내버려 둘 녀석은 없을 것 같은데.”

 

“...보통 제가 이걸 쓰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할 게 분명합니다만.”

 

“선각자는 그쪽을 꽤 신경 쓰는 모양이거든. 미래에 자네는 ‘계시받은 자들’ 전원을 상대해야 할 수도 있어.”

 

“...”

 

 

각오하고 있는 내용이긴 했는데, 막상 직접 들으니까 또 지옥 같네.

 

발카서스의 말대로, 멀리서 쳐다보는 것만으로 정보를 스캔 뜨는 게 가능한 기술을 ‘실용성이 없다’라고 평가할 수 있는 놈들이 계시받은 자들이다.

 

그 쳐다보는 몇 초만으로도 날 수십 번은 죽일 수 있는 것들이니까.

 

덕분에 대다수의 챕터에서 최종 보스를 꿰차고 있는 놈들이기도 하고.

 

 

“...당신 정도까지 되는 수준은 별로 없을 것 같긴 합니다.”

 

 

그런 괴물들 투성이임에도, 단순 전투력으로만 따지면 발카서스 이상 가는 놈은 별로 없다. 근처까지 오는 녀석은 꽤 있을지 몰라도.

 

이 사람, 마음만 먹으면 혼자서 작은 나라 하나 정도는 멸망시킬 수도 있는 전력이다.

 

 

“...”

 

 

내 말을 들은 발카서스가 이채를 띈 눈으로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자네, 진짜 뭐든지 알고 있나?”

 

“예?”

 

“선각자가 귀띔 해줬지. 우리들에 대한 정보같은 것들이야 이미 진작에 파악하고 있다더군.”

 

“...”

 

 

이건, 또.

 

예상에 없던 말이다.

 

그 놈, 대체 나에 대해 어디까지 파악하고 있는 건데?

 

그런 생각을 굴리고 있자니, 발카서스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내가 누군지 이미 알고도, 이렇게 다가와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점부터 그렇지. 안 그런가?”

 

 

확실히, 이 사람 말대로.

 

나라 하나도 혼자서 대적 가능한 사람인데다가, 방금 전에 3일 후에 아카데미에 있는 인간 전원을 죽이겠다고 선언한 참이다.

 

그걸 전부 다 알고도 이렇게 가까이에서 한가롭게 대화나 나누는 건 미친 짓이겠지만.

 

나는, 이 사람 말대로.

 

 

“...알고 있으니까요.”

 

 

지는 석양을 보고 있는 발카서스 옆에 털썩 걸터앉으며 그렇게 말을 잇는다.

 

 

“당신이 그런 짓을 왜 한다는건지.”

 

 

아마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이쯤되서 아주 당연한 질문을 품을 것이다.

 

왜 이렇게 무시무시한 사람이 불과 초반부인 2챕터에 등장하냐는 것.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도 간단하다.

 

이 사람에겐 일반적으로 ‘적’으로 성립되어야 할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 결여되어 있다.

 

악의.

 

발카서스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절대로.

 

그건 심지어 3일 뒤에 대학살을 저지르겠다고 선언한 지금 시점에서도 유효하다.

 

그 진의를 살펴보면 틀림없이 그렇거든.

 

 

“...”

 

 

어둠 속에 노출되어 ‘흘러내리고’ 있는 그 신체 일부분을 바라본다.

 

200만이 넘는 인간의 목숨을 대가로 맺어진 금술이 한 명의 몸에 깃든다면, 그 대상은 사실상 불멸의 존재에 가까워져 버린다.

 

물론 막대한 힘을 받아들인 대가로, 신체는 짓무르고, 썩고, 그 정신은 상상을 초월하는 부하가 걸리고 있을 게 분명하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몇 초 만에 그대로 붕괴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하지만, 그럼에도.

 

이 인간은 지금까지 그걸 버텨왔다. 억겁의 세월 동안. 내색조차 하지 않고.

 

오직 단 한 가지 목표를 위해.

 

그리고 그 목표는.

 

내가 아는 한 지극히 인간적인 목표다.

 

소박하다고 불러도 될 정도로.

 

 

“내기 하나 하시겠습니까.”

 

“내기? 무슨 내기?”

 

 

내가 꺼낸 말에 미소 지으며 그렇게 답하는 발카서스를 보고, 속으로 한숨을 내쉰다.

 

 

“그렇게 뭐든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제안드리는 건데.”

 

 

머릿속으로 주판을 튕긴다.

 

발카서스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자신과 자신의 왕국을 구하는 일이다.

 

아카데미의 인간들을 망자로 만든 다음 지배하느니 어쩌니 하는 건 그걸 다 험악하게 포장하는 말이고.

 

그러니.

 

이 사람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나 던질 예정이다.

 

 

“하려는 일은 그대로 하시죠. 3일 뒤에 아카데미 습격하는 것. 말릴 생각은 없어요.”

 

“...뭐?”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잖습니까. 당신이 선각자에게 협력하고 있는 것도 그것 때문이고.”

 

 

어. 정말로.

 

이 사람이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른다고 하는 데도 내가 악인이 아니라고 하는 건 그런 사실도 대단히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일단 저지르시죠. 그걸 막는 건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그런 말을 꺼내놓자, 발카서스의 미소가 어이가 없다는 쪽으로 변화했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도, 나와 대적하는 걸 피하지 않겠다는 소린가?”

 

“그렇기는 한데,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방향은 아닐 겁니다.”

 

 

당신하고 목숨 걸고 싸울 수단도 없고, 이유도 없다.

 

내가 하려는 건 그런 것보다.

 

조금 더, 이 사람에게 맞춘 행동이다.

 

 

“제가 당신을 구하겠습니다, 발카서스. 당신과, 당신의 왕국까지. 3일 뒤에.”

 

 

뭐, 언제나 그랬듯이.

 

내가 지금 하려는 건 맨정신인 사람에겐 그다지 권장되는 행동이 아니다.

 

하지만, 선각자부터가 이미 내 예상을 벗어나서 행동하고 있다. 나도 거기에 맞춰가려면 좀 강수를 둬야지.

 

 

“대신, 제가 한 말을 제가 그대로 지킨다면.”

 

 

빙의에서 살아남기 제 1장.

 

예측 불가능하게 움직여라.

 

 

“제 부하가 되어주세요. 종신으로.”

 

 

그 시작은.

 

존재 자체가 치트키 수준인 인간을 포섭하는 거다.

 

 

 

 

“...으음.”

 

 

루시엔 그레이하운처가 신음소리와 함께 눈을 밀어올렸다.

 

약품 냄새. 몸에 감겨져 있는 붕대. 푹신푹신한 침대.

 

그런 정보들이 연이어서 인식되는 것과 동시에, 그녀의 머릿속으로 새삼 정보 하나가 떠올랐다.

 

 

‘...제국측에서 제공해준 편의인가?’

 

 

성황국 측이라면 절대 그녀에게 이런 짓을 해줄 리가 없다.

 

어차피 태생부터 막대한 신성력을 가지고 태어난 그녀니까, 알아서 회복하라며 코웃음이나 쳤겠지.

 

 

“...”

 

 

정확히는, 그렇게 태어나도록 처음부터 ‘조작된’ 생명체지만.

 

호문쿨루스. 인조 생명체.

 

같은 인간의 몸에서 태어난 것이 아닌, 재료들을 조합해서 만들어진 인간.

 

‘신에게 선택받은 인간’이란 위치는 그녀가 타고난 것이 아니다. 만들어진 것이지.

 

루시엔 그레이하운처는, 그런 ‘목적’을 위해 태어날 때부터 길러진 소녀고.

 

유일하게 그녀의 가족이라고 부를만한 건, 같은 시기에 태어난 그녀의 여동생뿐이다.

 

성녀를 보조하는 ‘액막이’의 역할로서 같이 태어난 호문쿨루스.

 

덕분에.

 

‘인간같지도 않은 것’이라고. 그런 취급을 받아왔다. 그들 자매는.

 

 

‘...유리아는.’

 

 

그녀가 이불을 잡은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을 꼭 주며 그렇게 생각했다.

 

원래대로는 그녀에게 ‘합성’시켜서, 신성력을 더욱 증폭시키는데 쓰였을 성황국의 국보를 훔쳐서 달아난 동생.

 

마지막으로 소재가 파악된 곳이, 바로 이 엘판테 아카데미다.

 

기억을 되짚어보면, 정신을 잃기 전에 그 모습을 한 번 봤던 것 같기도 하다.

 

온몸을 저미는 것 같은 극심한 고통 때문에 제대로 반응하진 못 했지만.

 

 

‘괜찮아, 보였던가...?’

 

 

필사적으로, 그런 생각을 떠올린다.

 

애초에 이 아카데미에 처음 올 때부터 유리아에 대한 생각뿐이었으니까.

 

 

‘...지금쯤이면, 저주가 많이 확산되었을 거야.’

 

 

유리아와 그녀는 기본적으로 한 쌍으로 창조된 생명체다. 다른 한 쪽이 없다면 다른 한 쪽은 분명히 어딘가에 ‘결함’이 생기지.

 

그녀야 ‘원래 성능’을 전부 다 못 내고 끝난다지만, 유리아는 저주받은 물건을 잡고 한참이나 방치된 상황이다. 그것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했다간...

 

 

“...”

 

 

그리고, 불안한 시선으로 주변으로 돌아가던 그녀의 시야가.

 

침대 근처에 곯아 떨어져 있는 유리아에게 가서 박혔다.

 

 

“아.”

 

 

저도 모르게 그런 탄식이 흘러나왔다.

 

왜 여기에 있는 진 모르겠고, 설명을 들어야 할 건 산더미처럼 많겠지만.

 

당장, 그녀의 여동생이 그녀에 지척에 있었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그쪽으로 다가가려던 루시엔이, 문득 뭔가를 포착하고는 동작을 그대로 멈췄다.

 

유리아가 자면서도 끌어안고 있는, 사슬 칭칭 감긴 검.

 

성황국의 국보. 단절의 저주를 만들어 내는 검.

 

단절자Isolater.

 

 

“...”

 

 

저걸 쥐고 있는 이상, 가까이에 다가가면 그녀라도 베인다. 성녀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지.

 

루시엔의 눈에 순간 경멸과 혐오가 깃들었다. 저 검이 어떤 경위를 통해 국보가 되었는지 생각한다면, 그녀로서는 그런 반응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저것보단.’

 

 

하지만, 당장은 신경을 끈다. 더 중요한 게 있으니.

 

대신, 눈으로나마 필사적으로 동생을 살핀다.

 

저주에 너무 영향을 받아 ‘변질’된 곳은 없는지, 어딘가 이전에 비해 변한 곳은 없는 지.

 

오랫동안 이어온 고된 도피 생활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있지만, 그래도 크게 축난 곳은 없어보인다.

 

 

‘...다행이다.’

 

 

루시엔이 눈에 맺힌 눈물을 살짝 훔치며,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비록 성황국에서 말도 못 할 취급을 받았으니, 그래도 제국에선 조금 더 괜찮을 거란 희망적인 관측은 있었지만. 실제로 그럴거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었으니까.

 

조금 야윈 것에 비하면 건강에 큰 이상도 없어보이고. 모진 취급을 받은 흔적은 어디에도 없어보인다.

 

 

‘너무 힘들게 살진 않았구나. 유리아.’

 

 

그렇게 생각하던 루시엔의 시선이.

 

이내 유리아에게 걸려있는 ‘목줄’을 발견했다.

 

 

“...”

 

 

그녀의 표정이 싹 굳었다.

 

목줄?

 

사람에게 대체 이런 것이 왜 걸려있단 말인가?

 

유리아, 너.

 

제국에서 대체 무슨 취급을 받는 거야?

 

 

“...다우드 님, 부탁이에요... ”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그녀 앞에서, 유리아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주인으로 모실 테니까, 제발, 그렇게 심한 짓은, 하지 말아주세요...”

 

 

그러니까, 아마.

 

다우드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아마 이 목줄을 착용한 경위와 의미, 그리고 이 ‘심한 짓’이라는 게 그저 자신을 버려두고 떠나지 말라는 의미라는 것을 잘 알아듣게 설명했을 것이다.

 

다만, 이 자리에 그 남자는 없었다. 불행히도.

 

 

“...”

 

 

루시엔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 다우드란 인간, 대체...!’

 

 

얼마나 짐승 같은 놈이길래, 잠결에까지 이런 말이 흘러나오게 한단 말인가...!

 

 

‘...본때를 보여주겠어요...!’

 

 

머릿속이 활활 타오르는 것 같은 분노가 그녀를 잠식하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기지개를 키고 일어나 하루를 준비한다. 머릿속으로는 어제 한 대담이 한창 재생되고 있었다.

 

발카서스에게서는 별다른 대답은 못 들었다.

 

그저 마음대로 해보라는 미소만 돌려준 게 전부일 뿐.

 

 

‘...그래, 뭐.’

 

 

그럼 마음대로 한다.

 

뭐, 내기 안 한다는 소리도 안 했잖아. 그럼 이쪽은 그대로 진행하면 그만이거든.

 

발카서스를 막고, 그쪽을 구원하고, 내 노예... 아니, 부하로 포섭한다.

 

 

‘그리고...’

 

 

그 첫 걸음은 이거지.

 

아침에 일어나보니 머리맡에 놓여있던 편지를 확인한다.

 

 

[ 성녀가 정신을 차렸다고 하네요. 마침 당신과도 대화를 하고싶다 하니, 가능한 빨리 찾아보는 게 좋겠습니다.

 

총장이. ]

 

 

그래. 타이밍 한 번 좋다.

 

계획에 딱 맞아떨어지거든.

 

당장 이틀 뒤에 2챕터의 시작인 아카데미 습격 시작이다. 내 목표는 그전까지 유리아의 검인 ‘단절자’에 걸린 저주를 푸는 거다.

 

 

‘원래 2챕터 끝물에나 되는 거지.’

 

 

원래대로는 챕터의 최종 보스로 등장한 유리아를 제압한 뒤 동료로 영입한 뒤에나 가능한 일이지만, 난 그럴 시간도 없고. 지금 처리하는 게 또 아예 안 되는 일은 아니다. 편법이 다 있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든 그 검에 걸린 단절의 저주를 풀어놓기만 한다면.

 

유리아는 내 2챕터 공략의 핵심이 되어줄 녀석이다.

 

 

‘...그게 조건을 좀 타긴 하는데.’

 

 

저주 풀린 단절자를 착용한 유리아는 ‘특정 상황’이라면 엘노어와 엘리야까지 한 수 접어줘야 할 근거리 전투의 최강자로 군림한다. 둘이 동시에 달려들어도 서열 정리가 가능할 정도로.

 

그리고 이번 2챕터는, 그런 조건을 넘치도록 충족할 상황이 반드시 한 번은 나온다.

 

 

‘진행을 생각하면...’

 

 

내가 생각하는 ‘편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성녀의 협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안 그래도 그걸 가서 상담해야 하는 차에, 이쪽에서 먼저 날 보자고 부른 건 호재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 System Message >

 

[ 대상 ‘루시엔’의 분노가 임계점을 넘었습니다! ]

[ 당신에게 응보를 안겨주겠단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

[ 부정적인 영향이 각인됩니다! ]

[ 수령 가능한 보상이 주어집니다! ]

[ 스킬: 악의 지배가 발동됩니다. 대상에게 사용 가능한 명령권 1회를 얻습니다! ]

 

 

내가 자는 사이에 떠오른 게 분명한 이 창을 확인하기 전까진.

 

 

“...”

 

 

이상하다.

 

나 법황이랑 푸닥거리 하면서 까지 이 사람 구해주지 않았냐?

 

그런데 이게 왜 터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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