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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에게 사랑받는 운명입니다 (84)화 (85/258)

Chapter 84 - 84. 의심

 

 

리루 가르다는 상황 파악이 대단히 빠른 사람이었다.

 

방금 전에 자신이 생각지도 못 했던 죽음의 위협을 겪고 나왔다 하더라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 지 정도는 금방 눈치챌 수 있단 소리다.

 

 

“그게 있잖습니까.”

 

 

다우드 캠벨이 뭔가 말하려고 한다.

 

옆에서 무시무시한 기색으로 다가오는 여자의 기색에 적잖이 긴장한 모습이다.

 

마치 방금 전에 거꾸러진 거대 마조보다도 이쪽이 수십 배는 더 한 위협이라는 듯이.

 

 

“...”

 

 

그 모습을 본 리루가 다우드의 팔을 풀고 벌떡 일어섰다.

 

 

“...잘은 모르겠는데 말이야.”

 

 

그리고, 생각하기 이전에 입이 먼저 움직인다.

 

 

“너, 지금 이 놈 위협하는 거냐?”

 

“비키지 그러나. 그대하고는 상관 없는-”

 

“상관 있어.”

 

 

‘엥?’하는 기색으로 엘노어가 걸음을 멈췄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당장 뭐라고 반응해야 할 지도 모르겠단 기색이다.

 

아마 그 자리에 있던 누구도 예상하고 있던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심지어는 다우드조차 멍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아니, 그대야말로 무슨 사이길래-”

 

“적어도 방금 전에 목숨 한 번 빚졌다는 건 알아.”

 

 

아마 누군가 지금 왜 이런 짓을 하냐고 묻는다면, 사실 리루도 명확한 대답을 내놓을 순 없었다.

 

다만, 누군가한테 어떤 호의를 받고서 그냥 가만히만 있는 것은 그녀의 직성에 맞는 일은 아니었으니까.

 

이 남자는, 적어도 그녀가 이런 짓을 해도 될만한 ‘가치’가 있다는 인식 정도는 그녀의 머릿속에 똑똑히 틀어박혀 있는 것이 분명했다.

 

 

“이 녀석한테 뭔가 할 생각이면, 덤벼. 나부터 거꾸러트리지 그래.”

 

 

솔직히 말하면, 무섭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이건 그녀도 알고 있는 얼굴이었으니까. 이전에도 한 번 그 ‘기세’에 짓눌린 기억이 있는 인간. 엘판테의 학생회장.

 

방금 자신을 일격에 죽일뻔한 거대 마조를 일격에 작살난 여자다. 자신이 이쪽과 싸운다면 몇 초도 지나지 않아 박살날 것이 분명했다.

 

일 합이라도 견뎌낸다면 기적이겠지.

 

 

“...”

 

 

하지만, 그럼에도.

 

애써 떨리는 팔을 진정시키며 싸울 자세를 잡는다.

 

전의를 가다듬으며 상대방을 노려본다.

 

 

“...?”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녀의 그런 모습에 상대방이 받아치기는커녕 기세가 수그러든다.

 

정확히는,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그 얼굴에는 거의 슬픔마저 깃든 모습이었다.

 

 

“...좋습니다. 거기까지.”

 

 

그리고 거기에 대해 뭔가 생각하기도 이전에, 상황에 끼어드는 다른 목소리가 있었다.

 

허공에 열린 공간이동 술식에서 모습을 드러낸 여자가 내놓은 목소리였다.

 

 

“...!”

 

 

그 대상이 누군지 확인하자마자, 오히려 리루의 표정은 순식간에 악귀처럼 변했지만.

 

적어도.

 

자신의 씨족 대부분이 죽던 날 밤.

 

그 광경에서도 저렇게.

 

악마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실눈으로 히죽히죽 웃고 있던 얼굴은, 꿈에서도 잊은 적이 없다.

 

알란이 카사와 결투를 벌이는 동안, 그 씨족의 ‘처리’를 맡은 것은 바로 이 여자니까.

 

 

“사제장...!”

 

 

그녀가 그렇게 으르렁거렸다.

 

흡사 짐승이 포효하는 수준의 살기가 응축된 목소리였지만, 그걸 정면으로 뒤집어 쓰고 있는 타티아나는 여전히 싱글싱글 웃는 얼굴이었다.

 

 

“여러분들 모두 시험을 훌륭하게 통과하셨습니다! 단연 군계일학인데요!”

 

 

일부러 자신을 대놓고 무시하는 모습에, 리루의 표정이 더욱 끔찍하게 일그러졌다.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 이대로 저 찢어죽일 여자의 얼굴에 한 방 먹이고 싶다.

 

 

그렇지만, 그렇게 당장 튀어나가려는 그녀를 붙잡는 손이 있었다.

 

돌아보니 다우드다.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

 

 

현명한 판단이 아니라는 건 그녀도 알고 있다.

 

아무튼 그녀는 지금 부족 연합에서 쫒겨난 추방자의 입장이고, 사제장 타티아나는 현 대족장 알란 바-토르의 최측근이다. 그냥 덤벼드는 것만으로도 불어닥칠 후폭풍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겠지.

 

이 남자가 지금 이렇게 뜯어말리는 건 당연한 일이란 뜻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은 못 이겨요.”

 

 

다우드가 말한 내용이 그녀의 귓가에 콱, 하고 틀어박혔다.

 

일순 정신이 새하얗게 물들만큼 격렬한 분노가 치솟아올랐지만, 맞는 말이라는 건 그녀도 부정할 수가 없었다.

 

사제장 타티아나는 강하다. 대족장의 씨족이라는 부족 연합 전체에서도 엘리트에 들어가는 전사들 대부분을 혼자 상대해서 전부 살해했으니까.

 

 

“지금은.”

 

 

그래서, 그 남자가 그런 말을 꺼내놓았을 때.

 

리루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 남자를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잠시 할 말을 잃고 가만히 서 있는 동안, 그녀를 뒤쪽으로 제쳐둔 다우드가 일어서서 타티아나에게 다가갔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사제장 타티아나.”

 

“...이야, 소개한 적도 없는데 저를 알고 계시네요?”

 

“워낙 유명인이시니까요.”

 

 

다우드가 심드렁하게 말을 이었다.

 

 

“저한테 보낸 ‘인사’도 몇 번 있으셨고. 잘 받았습니다.”

 

 

직접 처리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이쪽이 암살자를 몇 차례 파견한 건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그 말을 들은 타티아나의 실눈이 살짝 벌어졌다.

 

파충류의 눈동자처럼 쭉 찢어진 황색 동공에서 흘러나오는 건 숨길 수 없는 살기다.

 

조금 전에 리루를 마치 공기 취급하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그러면 학생이 그 다우드 캠벨이군요?”

 

“알고 계십니까?”

 

“알다 마다요.”

 

 

그녀가 악수하자는 듯이 손을 슬쩍 내밀었다.

 

마치.

 

리루와 다르게, 이쪽은 진지하게 그녀가 ‘상대할만한’ 사람이라는 듯.

 

 

“제가 모시는 분한테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 걸요.”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그 모시는 분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대족장을 떠올리겠지만.

 

지금 타티아나가 말하는 사람이 그쪽이 아니라는 건 그녀도, 다우드도 알고 있었다.

 

그쪽보다는.

 

훨씬 더 ‘위험한’ 쪽이지.

 

 

“안부나 좀 전해주시죠.”

 

 

다우드가 여전히 웃는 얼굴을 유지하며, 내밀어진 타티아나의 손을 마주 잡아 흔들었다.

 

 

“저번에는 잠깐 만나서 이야기도 제대로 못 나눴는데. 다음에 만나면 제대로 상대해드리겠다고요.”

 

“...글쎄요. 바쁘신 분이라. 아마 용건이 있다면 저랑 먼저 해결을 보셔야 할 것 같은데요.”

 

“그럴까요, 그러면?”

 

 

표정이 둘 다 웃고 있다. 기색도 둘 다 예의 바르다.

 

하지만, 분위기는.

 

마치 서로 칼날 위를 걷는 느낌이다. 문장 아래에 저마다 단검 하나씩을 감춘 느낌.

 

 

“...일단, 숙소로 들어가실까요? 여독이 심하실 텐데요.”

 

“따뜻한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런 말을 서로 꺼내고 있을 때쯤엔, 그 자리에 있는 전원이 깨닫고 있었다.

 

이 남자나, 이 여자나.

 

서로 성향이 비슷하다는 것을.

 

둘 다 미친 듯이 음흉하다는 점에서, 틀림없이 그랬다.

 

 

 

 

트리스탄 공녀 정도 되는 귀빈이면, 타국에 있는 아카데미에서도 무조건 독실을 쥐여주는 수준의 중요 인사다.

 

그렇다는 말은, 숙소에 도착한 엘노어가 누군가에게 흉금을 터놓기에 딱 좋은 여건이 마련된다는 뜻이었다.

 

 

[...표정이 왜 그래?]

 

 

마공학 영상 수신기 너머에 있는 베아트릭스가 식겁한 목소리로 그런 말을 꺼냈다.

 

아마 모르는 사람이 지금 엘노어의 얼굴을 본다면, 이게 평소의 무표정과 뭐가 다르냐는 질문부터 가장 먼저 꺼낼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베아트릭스만큼은 아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이건 요 근래 보아온 엘노어의 표정 중 가장 상태가 안 좋은 모습이다.

 

용건이 없으면 연락도 잘 안 하던 여자가 느닷없이 자신한테 화상 통화를 요청한 것부터 뭔가 등골이 쌔하더라니.

 

 

[너, 요즘 기분 엄청 좋았잖아. 지나가는 사람마다 붙잡고 이 반지 좀 보라면서 엄청 자랑하지 않았어?]

 

 

물론 그 반지가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는 그녀 입장에서는 소문 나니까 제발 그만하라면서 그녀를 뜯어말리곤 했었지만.

 

그래도 매일매일 기분 좋아보이는 엘노어를 보고 흐뭇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저기, 베아트릭스.”

 

 

한참을 머뭇거리던 엘노어가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다우드가 바람을 피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드네."

 

 

베아트릭스의 입이 떡 벌어졌다.

 

 

[그 다우드란 새끼 바람 폈어?! 약혼한지 며칠이나 됐다고?!]

 

“확신은 아니네. 느낌만 든다고 하지 않았나.”

 

 

엘노어가 딱 잘라서 그렇게 답했다.

 

 

“바람 피는 게 확실했다면, 나도 그대에게 물어보지도 않았을걸세.”

 

[무슨 소리야?]

 

“일단 그 남자한테 꼬리 친 불여우부터 토막 내고 봤을 거란 말이네.”

 

[...]

 

 

그래. 최소한 남자 쪽을 어떻게 한다는 말이 곧바로 안 나온다는 점에서 콩깍지가 씌여도 단단히 씌였다는 건 알겠다.

 

 

[그럼 바람 안 핀건 확실한 거야? 가능성은 높다며?]

 

“...이전에도 자각 없이 다른 여자들을 여기저기 찌르고 다니는 건 수도 없이 했던 남자네. 그 부분에 대해선 반쯤 포기하고 있지.”

 

[...]

 

 

이쯤되면 친구로서의 충고고 뭐고 하기 이전에 같은 인간으로서 걱정이 먼저 든다.

 

대체 무슨 남자랑 약혼한거야...?

 

 

“...다만, 이번에는 조금, 위험해 보여서 말이네.”

 

 

심지어는 이 정도로 양보해주고 있는 인간이 위기감을 느끼게 할 정도라면 더더욱 그랬다.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 사이에 다른 여자를 또 그 정도까지 ‘진심’으로 만들 수 있다면... 그건 단순히 끼를 부리는 것 정도가 아니겠지.”

 

하물며, 자신에게 반지를 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 유리아란 여자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듣기로는 같이 사선도 몇 번 같이 넘어본 사이라고 들었으니까. 다우드에게 끈끈한 연대 의식이 있다고 해도 그렇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는 정도다.

 

하지만, 이번에 리루 가르다의 경우는.

 

만나지도 얼마 안 됐는데다가, 특별한 경험이라고 할 것조차 없고, 심지어는 그녀와 사이가 안 좋은 대상이기까지 하다.

 

 

‘...차라리 그런 부류였으면.’

 

 

이전에 그녀와 싸움을 붙기 위해서 다우드를 뺏어간다고 했던 기억은 아직도 남아있다.

 

그런 식으로 그를 이용하려고 하는 거였다면, 방금 전에 그녀는 그대로 리루를 반쪽으로 쪼개놨을 것이다.

 

하지만, 아까 전에.

 

그 여자는 진심으로 다우드를 위해 ‘희생’하려 했다. ‘흥미 위주’가 아닌 ‘지키기 위해’ 엘노어와 진심으로 싸우려 했다.

 

둘 사이에 대체 무슨 교감이 있었길래?

 

 

“...”

 

 

그녀의 고개가 푹 꺼졌다.

 

끝도 모를 침울함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것이 분명한 몸짓이었다.

 

여기까지 오면, 싫어도 끔찍한 상상을 해버리고 만다.

 

어쩌면, 그 남자가.

 

반지를 주고도, 다른 여자와도.

 

그녀와 비슷한 수준의 밀접한 ‘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설마 그럴리는 없겠지만.

 

그녀에게 준 반지조차,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내민 ‘임시방편’에 불과하지 않을까.

 

 

[...그래서, 어떻게 하려고?]

 

“어떻게 하다니.”

 

[바람 핀 게 확정이면 어떻게 할 거냐고?]

 

“...일단 여자를 죽여야지.”

 

[...]

 

 

일단 이 부분은 포기다. 아까부터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말을 어떻게 해도 들어먹을 기색이 아닌 게 분명하니까.

 

다만, 아까 듣지 못한 대답은.

 

 

[그 다우드란 놈은?]

 

“...거기까지는 어떻게 할지 생각한 적은 없네만.”

 

 

베아트릭스가 흠칫했다.

 

그렇게 말하는 엘노어의 모습은.

 

10년을 넘도록 이 여자를 보아온 그녀조차 처음 볼 정도로, 이질적인 모습이었으니까.

 

 

“...죽이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겠지. 나는 절대 그 남자를 그렇게 하고 싶지 않네. 어떻게든 내 옆에 두고 싶으니.”

 

 

그 목소리에 뭔가가 깃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은 뭔가가 엘노어의 안에서 요동치는 느낌이다.

 

 

〚그냥 죽이는 건, 너무... 간편하지 않나.〛

 

[...]

 

 

그 모습을 본 베아트릭스가, 속으로 슬슬 다른 생각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 다우드란 놈.

 

정말로 바람 피는 게 아니어야 할 것이다.

 

아니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녀로서도 알 수가 없었으니까.

 

 

[그, 그러면 일단 확인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적어도 이런 얘기라도 하는 것이 누구를 죽이느니 어쩌느니 하는 흉흉한 이야기를 듣는 것보단 그 편이 훨씬 나아보인다.

 

적어도 여러 의미에서, 지금 그대로 내버려두었다간 엘노어는 무슨 사고라도 칠 것 같은 분위기였으니까.

 

베아트릭스의 말에 엘노어가 슬쩍 고개를 들어올렸다.

 

 

“확인한다고?”

 

[너도 그냥 의심만 있는 거지 물증은 없는 거잖아? 그럼 지금부터 확인해 보면 되지! 나도 그 녀석 정보라면 이것저것 모아다 줄 게!]

 

“...”

 

 

그 말에 엘노어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렸다.

 

동작이야 여전히 침울했지만.

 

아까 전과는 다르게, 귀가 솔깃한 상태라는 건 확실한 몸짓이었다.

 

 

“...그대 말대로, 그렇다면 철저하게 확인해보는 게 좋겠군.”

 

[어떻게 할건데?]

 

 

아까보다는 훨씬 기운 차 보이는 모습에, 베아트릭스가 슬쩍 미소지으며 말을 이었다.

 

좋은 생각이라도 떠올렸다는 것처럼 턱을 쓰다듬는 모습을 보니 그녀의 기분도 절로 좋아졌으니까.

 

그래. 적어도 친구의 활력을 북돋아준 것만으로도 성과가 있는-

 

 

“그 남자의 전부를 감시하면 되지 않겠나.”

 

[...뭐?]

 

“자고, 일어나서, 누구를 만나고, 무슨 음식을 먹고, 누굴 상대로 무슨 말을 하고, 누굴 상대로 웃는지. 전부. 티끌도 빠짐없이.”

 

[...]

 

“감히 나에게 온전히 돌아올 호의를 가로채가는 녀석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년인지 내 눈으로 똑똑히 확인할 거란 소리네.”

 

[...]

 

“지금부터 시작해야겠군. 이전에도 비슷한 일은 한 번 해봤으니 훨씬 수월한-”

 

 

정정하자.

 

엘노어는 기운을 차렸는데, 그 대가로 다른 쪽이 대단히 시달릴 예정이었다.

 

 

‘...미안해, 다우드.’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대상에게, 베아트릭스는 마음속으로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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