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01 - 101. 대족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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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아 그레이하운처라는 사람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이 여자는 왜 항상 주변에 누군가와 함께 있냐는 의문을 먼저 품을 것이다.
혼자 있는걸 구경하기가 힘들다는 게 가장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하지만 그녀가 대재앙을 일으킬 수 있는 존재를 두 개나 품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그녀가 혼자 다니는 걸 발견할 경우 식겁을 할 것이다.
유리아란 인간은 걸어 다니는 시한 폭탄이다. 통제할 수 없는 존재를 두 개나 몸에 품고 있는.
그리고.
페이놀 라이펙은 누구보다도 그걸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이단 심문소 소속 마법사라면 악마와 악마의 그릇에 대한 정보는 지독할 정도로 주지받는다. 그것들을 세상에서 정화시키는 걸 일생 일대의 목표로 삼으니 당연한 일이렸다.
그것들의 위험성이나 해악에 대해서는 뼈에 새겨질 정도로 교육받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하물며 그녀의 경우는.
굳이 교육받지 않아도, 그런 것들을 직접 ‘체감’하고 있기도 했으니.
“...”
페이놀이 눈을 감고 스스로의 심장 안에서 감도는 ‘기운’을 잠재웠다.
트리스탄 공녀나 유리아나, 아직 ‘이것’의 명확한 존재를 몰라 애먹는 느낌이지만.
그녀는 아주 똑똑하게 이것의 존재를 잘 알고 있었다.
아주 지독할 정도로, 잘 알고 있었다.
“일부러 저를 찾아오셨다구요.”
그녀가 싱글싱글 웃으면서 상대방을 바라보고 있었다.
페이놀이 그렇게 운을 띄우자, 건너편에 있던 유리아가 음울한 기색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보호자 역할을 하는 성녀조차 거치지 않고, 혼자 몰래 그녀를 찾아왔다고 토로한 참이었다.
왜 그녀를 찾아왔는 지, 그 이유까지도.
“...저, 다우드 씨한테 미움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이어서 듣기만 해도 몸이 축축 늘어지는 것 같은 목소리가 웅얼웅얼 흘러나왔다.
그동안 유리아의 이야기를 전부 들었다면 당연하게 유추할 수 있는 반응이지.
이 여자는 남들과 특히 오랫동안 떨어져 혼자 살았던 덕분에 타인의 호감에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몸 안에 품고 있는 것이 그런 쪽으로 폭주 트리거를 가지고 있는 ‘하얀 악마’라서 더더욱.
“...”
페이놀이 말없이 자신이 내온 찻잔을 들어올렸다.
그 다우드란 남자의 행보 하나하나는 그야말로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그녀 입장에서 보기엔 어릿광대의 희극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당장 유리아에게 한 짓만 봐도, 그녀가 듣기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저 난봉꾼의 흔해 빠진 변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럼요. 절대 후회할 일은 없으실 겁니다.”
페이놀은, 그 다우드란 남자를 결코 놓칠 수 없었다.
자신의 심장 안에 잠들어 있는 ‘이것’ 때문이라도.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이 악마의 그릇들이 아무리 우스꽝스러워 보여도, 티를 내서는 안 된다.
전부, 뭐든지. 이용할 수 있는 데로 이용해서라도.
그 남자를, 그녀의 ‘수중’에 둬야 한다.
“일단.”
그러니.
지금 그녀가 할 일은, 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호박을 이용할 수 있는 데까지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한 가장 첫 번째 단계는.
“가장 먼저 옷부터 벗으실까요?”
“...옷이요?”
“네. 전부.”
유리아의 표정이 해괴하게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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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좀 해보면.
엘노어를 보여준 이상 타티아나가 나한테 이빨을 들이밀 수 있는 수는 대단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그걸 통해 그쪽에 강력한 압박을 넣은 셈이랄까.
‘덕분에 시간을 좀 많이 벌었지.’
지금 사냥꾼의 밤 기간에 수룡, 그다음엔 화산 지대에 가서 다른 마수, 그 다음엔 또 다른 마수들을 만나서 뭔가 각인을 새긴다고 굽이굽이 가는 것도 그래서다.
지금까지의 메인 퀘스트를 생각한다면 거의 굼벵이가 기어간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속도니까.
그리고, 언제나 그렇지만.
내가 빙의한 이 빌어먹을 세계는 언제나 나를 엿 먹이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는 곳이다.
그리 쉽게 쉽게 가는 게 용납이 될 리가 없단 거지.
당장, 내 눈앞에 있는 부족 연합의 대족장이 그 증거다.
“...”
어지럽다.
지금 가장 먼저 들고 있는 생각은 그거다.
물론.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야 여기 오면서도 했었다.
“리루 가르다와 카사 가르다는 왜 데리고 오지 않으셨죠?”
“...당신 같으면 데려오겠습니까, 사제장님?”
그쪽은 엘노어에게 던져주고 나 혼자만 덜렁 왔을 때부터 보인 반응부터 그랬다.
분노의 푸른 악마를 품고 있는 리루가 이쪽에 왔다가, 이 녀석의 뭔지도 모를 흉계에 휘말려 폭주하기라도 하면 대단히 곤란해진다. 그래서 타티아나도 함부로 못 건드릴 엘노어에게 붙여두고 나 혼자서만 왔지.
그런데도.
“...뭐, 상관 없습니다. 그쪽은 말하자면 제 ‘취미 생활’ 비슷한 것이니까요.”
이 녀석은 어깨만 으쓱하고 넘어갔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그리고, 이어진 과정은 더더욱 이상했다.
대족장을 알현하는 과정은 그것 자체로 꽤 거창한 행사다.
당장 투쟁의 용광로 전체가 달아오르는 사냥꾼의 밤을 거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커다란 보상이 대족장을 직접 보고 원하는 걸 읍소할 수 있다는 것만 봐도 그렇지.
아무리 세 패권국 중 가장 그 권위가 약하다고 해도, 나라 전체를 다스리는 지도자를 만난다는 건 그 정도로 중한 사안이란 거다.
하지만.
그런 모든 과정이 생략된 채로.
나는 ‘알현실’에서, 알란 바-토르와 마주하고 있었다. 주변에 다른 족장은커녕 수행원조차 한 명 없이.
이유야 상대방을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타티아나는 굳이 이 모습을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딱히 자신이 이쪽을 세뇌했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고 싶지 않아서가 아닐 것이다. 그건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지금 알란의 상태는.
그런 것보다, 훨씬 더 끔찍한 것이었으니까.
“...”
원작의 알란 바-토르는.
처음부터 타티아나에게 유물의 효과로 세뇌된 상태로 등장하긴 하지만, 그래도 만약 타티아나를 수월하게 클리어한다면 그 본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호방한 사내, 라고 해야할 것이다.
열혈. 유쾌. 단순 무식하지만 정정당당. 의리를 지킬 줄 알고, 전장에선 누구보다 용맹하며, 평소에는 친근한 동네 형 같은 분위기를 풍기던 그런 남자.
하지만, 지금 이 꼴은.
도저히 그렇게 불러도 될 만한 모습이 아니다.
앞으로 그런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는 상태도 아니고.
영원히.
눈앞의 옥좌에 앉은 흉물을 바라본다.
속으로 욕지기를 중얼거리며 눈앞의 괴물을, 그리고 온몸을 뒤덮고 있는 흑색 갑주를 바라본다.
겉보기에는 그냥 대단히 공을 많이 들인 방어구처럼 보일 것이다.
아마 그 갑주에 연결된 시험관과 주사를 통해 온갖 종류의 ‘저주’가 주입되고 있지만 않았어도 동의했을 것이다.
갑주 아래에 묻혀있는 알란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아예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를 정도다.
하지만.
그렇게 미동도 하지 않는 그의 온몸을 휘감고 있는 끈적끈적한 ‘뭔가’가, 갑주 안쪽으로 보인다.
해양 생물에게서나 찾아볼 수 있을법한 촉수.
얼굴부터 시작해서 그게 온몸에 돋아나 있다. 돋아난 것에서 멈추지 않고 몸의 형태에 들러붙어 기괴한 형태로 변해있다.
마치 덜 다져진 육편으로 얼기설기 뭉쳐진 인간 형태의 고기 인형처럼.
나도 알고 있는 형태다.
“...역조의 화신.”
그런 말을 신음처럼 내뱉는다.
역조逆潮 마샬론. 뒤집힌 해일.
4챕터의 게임 오버 촉발 트리거.
놈이 깨어나는 순간, 투쟁의 용광로 전체가 바닷속으로 수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 알란은.
그런 저주받은 존재를 ‘불러올’ 매개로 전락한 참이었다.
이건 원래 게임 안에서 더미 데이터로만 존재하는 적이다. 듣기로는 난이도가 너무 올라갈 것 같아서 폐기되었다고 하던가.
그럴 만 하다.
화신이 된 존재는, 타티아나조차 하나만 불러도 스스로의 목숨을 걸고 불러내야 할 존재를 ‘여러 개’ 소환하게 되니까.
그럼 그 파괴력은 조각 두 개짜리 엘노어가 폭주한 것의 턱밑까지 쫒아 온다고 봐도 될 수준이지.
거기에.
‘...이건 이미 변이 최종 단계잖아.’
이 수준이면, 이건 타티아나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역조를 소환해낼 수 있는 단계다.
지금 어떻게 막는다 어쩐다 할 수 있는 수준도 아니란 거지.
그 정도면 엘노어의 존재를 감안하고도 자신만만하게 나한테 먼저 접근할 만하다.
본인도 거기에 뒤처지지 않는 존재를 가져왔다 그거겠지.
“역시 당신은 뭐든지 보자마자 알아차리는군요? 선각자님 말 대로에요.”
그런 나를 앞에 두고, 타티아나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당신 말대로, 대족장께서는 그분의 은총을 받아 영광스러운 화신이 되었답니다.”
얼굴은 여전히 가벼운 미소만 걸고 있었다.
“머지않아서, 뒤집힌 해일들은 이 분의 육신을 통해 이 세계에 그 모습을 드러내겠죠.”
심지어, 이어지는 화제를 꺼낼 때조차도.
“리루 가르다와 카사 가르다도 이 모습을 봤으면 좋았을 텐데요.”
그런 말과 함께, 알란을 감싸고 있는 갑주가 스르륵 열렸다. 그리고, 그 온 몸을 감싸고 있는 촉수들 사이로, 틈틈이 박혀있는 ‘것’들이 보인다.
“...!”
그리고 그걸 보자마자.
왜 이 녀석이 리루와 카사도 데리고 오라 했는지 곧바로 깨닫는다.
“...미친년.”
토악질을 억누르며 그런 말을 내뱉는다.
알란의 몸에 흡수되어 ‘동력’으로 쓰이고 있는 것들.
왜 아까 전에 취미 생활 어쩌구 했는 지 알겠다. 악취미를 가진 이 또라이 녀석이나 할법한 짓이다.
카사는 몰라도.
리루는, 절대로 ‘저것’을 보게 해서는 안 된다.
분노의 악마를 품고 있는 그릇이라면 저걸 보자마자 곧바로 폭주할 테니까.
“...선각자가 시킨 일이냐, 이거.”
“아뇨. 이건 제 판단하에 벌인 일입니다.”
그럴 것 같긴 했다.
다른 건 몰라도 알란은 원래 이런 식으로... ‘낭비될’ 놈이 아니다.
물론 역조의 화신이란 것 자체가 그 효과만 봐도 강대한 숙주가 필요하긴 했을 것이다. 알란 수준의 전사가 아니라면 조건조차 충족 못 시켰겠지.
그래도. 그걸 감안하더라도.
이 인간의 현재 위치는 ‘대족장’이다.
온갖 불미스러운 일로 그 자리에 올랐다지만, 그래도 부족 연합의 수장이다. 이 사태가 무사히 가라앉는다 하더라도 어마어마한 후폭풍이 몰아닥칠 것이다.
선각자를 위시한 악마 숭배자들에게도 미친 듯한 역풍이 불겠지.
하지만.
“다만 그분은 저한테 ‘최선을 다하라’고만 명하셨습니다. 무슨 일을 다해서라도 당신을 죽이라고.”
“...”
타티아나가 여전히,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 그대로 한 것뿐입니다. 최선을 다해서. 당신을 반드시 죽일 수 있을 방법으로.”
지금 이 미친년은.
그딴 건 아무래도 좋으니까.
패권국 수장을 통째로 내던져서 대륙 전체가 뒤집힐 수도 있는 후폭풍이 불어도 좋으니까.
날 죽이기만 하면 상관없다 말하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선각자가 명령했으니 그건 당연한 일이란 것처럼.
‘...정신 나간 년.’
이전에 자기 목숨조차 도외시하며 달려들 때부터 알아보긴 했지만.
얜 미친년이다.
다른 말로 설명할 방법조차 없다.
“...”
속으로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솔직히 말해서, 이건 좆된거다.
내가 지금까지 짜온 보스전의 대전제 자체가 어그러지는 수준의 초대형 변수니까.
나는 타티아나와 알란과 싸우는 걸 전제로 지금까지 준비를 해왔다.
타티아나와 심해 속 고대의 괴물 여러 놈을 상대로 싸우는 게 아니라!
엘노어야 나랑 어떻게든 관계성으로 얽힌 존재니까 내 몸을 던져서라도 폭주를 가라앉힐 수 있었지, 그런 위력을 가진 존재가 순전히 나에 대한 살의만 품고 날아온다고 생각하면...
“...”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건 그냥 죽으라는 거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당장 삶을 포기하고 자살하지 않는 덴, 지금까지 이런 일을 수어 번 겪으면서 생긴 내성 덕분도 있겠지만.
끝끝내 ‘걸리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얗게 변하려는 머리를 간신히 붙들고 입을 연다.
“...그럼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물어보자.”
상대방이 순순히 답해줄거란 생각은 없었지만, 솔직히 이건 나도 반쯤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확인차 질문하는 거다.
“왜 이런 걸 나한테 미리 보여주는 거냐?”
“...”
“네 말대로 최선을 다해서 나를 죽이기만 할 거면 이런 걸 미리 보여줄 이유가 없어. 리루와 카사를 안 데리고 온 걸 봐줄 이유도 없고. 안 그래?”
솔직히 말해서, 그냥 이 자리에서 저걸 소환하면 그대로 게임 오버다.
즉, 이 녀석은 ‘다른 의도’가 있어서 나를 부른 거다.
내가 지금 계속 침착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고.
“...그분께서는.”
타티아나가 고저없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 말을 할 때만큼은.
평소에 걸고다니는 그 웃기지도 않은 미소와 목소리가 씻겨져 나간 느낌이다.
마치.
자신에게 돌아왔어야 할 것을 내가 받아 갔다는 질투마저 섞인 느낌이다.
“당신을 대단히 눈여겨 보고 계시거든요.”
“...”
“저한테도, 당신이 아무런 저항조차 못할 정도로 뭉개질 재앙을 불러일으키진 말라고 하셨죠. 최선을 다해 발버둥 칠 정도로는 하라고 하셨으니까요. 그러니.”
“...”
“하루입니다, 다우드 캠벨. 그분이 저를 시켜 당신에게 내리는 유예 기간이죠.”
“...”
그러니까.
하루 안에, 엘노어의 폭주에 비견되는 괴물들을 때려잡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거지.
그것참.
“...”
그건, 틀림없이.
“발버둥 쳐보세요. 살아남아 보세요. 도망칠 장소는 어디에도 없으니, 남은 방법은 맞서 싸우는 것뿐입니다.”
대단히 평탄한 말투로 내려진.
“곧 당신을 덮칠 뒤집힌 해일로부터.”
사형 선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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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등 뒤로 타티아나와 알란을 두고, ‘알현실’을 나오자마자 그런 욕지기가 자동으로 튀어나온다.
사실, 지금 내 상황은 꽤 절망적이다.
여태 시나리오를 진행하면서, 이렇게 급격하게 비대해진 보스를 상대로, 이렇게 짧은 준비 기간을 받아본 적이 없으니.
“...”
버쩍버쩍 타들어가는 입을 느끼며 얼굴을 쓸어넘긴다.
하루. 하루다. 지금부터 24시간.
그 안에, 해야 할 일들을 머릿속으로 아무리 정리해봐도.
‘지금 내가 가용할 수 있는’ 인력으로는 택도 없다.
그럼 남은 방법은 하나뿐이지.
원래대로라면, 무슨 짓을 해도 엮이지 않으려고 했던 놈의 손도 빌릴 수밖에 없다는 것.
< 기프트 관련 인물 알람 >
▼ 페이놀 라이펙
[ 호감도 단계 없음 ]
[ 관련 이벤트 발생까지 D-1 ]
죽어도 만나기 싫었던 놈을, 드디어 만나야 한단 소리다.
예정보다도 빠르게.
그런 생각을 곱씹고 있자니.
눈앞으로 느닷없이 창이 하나 떠올랐다.
< System Message >
[ 해당 행동은 ‘유리아’와의 특수 상호작용을 격발시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 ‘난봉꾼’ 칭호를 미리 장착해두고 가는 걸 권장드립니다! ]
“...”
아니, 어차피 칭호는 고정이라 장착하고 말고도 없는데.
얘네 둘이 지금 뭐하고 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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