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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에게 사랑받는 운명입니다 (133)화 (134/258)

Chapter 133 - 133. 체벌 (2)

 

 

[실패하셨다고 했습니까?]

 

“...송구합니다.”

 

 

화면 건너편의 법황은 대단히 당혹스러운 기색이었다.

 

그녀가 법황을 섬긴 세월동안 이런 보고를 올리는 건 처음이었으니까.

 

그랜드 어쌔신이, 인간을 해하는 일에 실패했다.

 

죽이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해하라는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임무인데도.

 

 

[...이유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세라스.]

 

“생각보다... 방비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성하. 다행히 제 정체를 들키지는 않았으니, 조금 시간을 들여 공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세라스가 입 안이 버쩍버쩍 마르는 것 같은 느낌으로 화상 통화 너머의 법황에게 답했다.

 

처음으로 해 보는 거짓말이다. 그것도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분명히 기회는 있었다. 그 남자에게 깊은 상처를 입힐 수 있을 만큼 가까이 다가갔었다.

 

정체를 들키지 않았다는 것도 거짓말이고, 하물며 시간을 들여 공략할 필요 따위는 더더욱 없다.

 

다만.

 

그 남자를 봤을 때 전신을 휘감던 느낌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꼈던 이상한 느낌이.

 

 

“...”

 

 

세라스가 저도 모르게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후드를 깊이 눌러썼다.

 

지금 그녀가 짓고 있는 표정은 절대 법황에게 보여줘서는 안 될 표정이 분명했으니.

 

왜 그런진 모르겠지만, 틀림없이 암살자가 암살 대상을 생각할 때 지어야 할 표정이 아니라는 느낌은 강하게 들었다.

 

 

 

[...획실히, 종잡을 수 없는 남자이긴 하지요.]

 

 

다행히, 법황은 그녀의 말에 별다른 의심 없이 그대로 그 말을 수긍해주었다.

 

지금까지 서로 쌓아온 신뢰 관계는, 적어도 이 정도 거짓말쯤은 손쉽게 상대방에게 납득 시킬 수 있을 정도다.

 

그녀로서도 조금 죄스럽긴 하지만, 종국에는 그 남자를 처리하기만 하면 될 문제다.

 

법황을 향한 그녀의 충성심은, 아직 조금도 쇠하지 않았으니.

 

 

[필요한 게 있다면 무엇이든 말씀하세요, 세라스.]

 

 

법황이 자애로운 미소와 함께 그런 말을 던졌다.

 

 

[천상의 축복이 그대를 눈여겨보고 계십니다.]

 

 

동의할 수밖에 없다.

 

그 문장에 세라스가 경건하게 고개를 숙였다.

 

유일하게 천상의 의지를 이어받은 적통, 천사들의 대행자.

 

제국으로부터 그토록 심하게 ‘차별’을 받아온 그녀를 구원해준 종교, 그 종교의 정점에 서 있는 인간.

 

그녀가 목숨을 바쳐 충성해야 할 인간이다.

 

 

“...”

 

 

그러니까.

 

그런 사람으로부터 받은 명령조차 수행해내지 못할 만큼, 그녀를 옭아매었던 인간은 조금 더 자세하게 파헤쳐 볼 가치가 있다.

 

시간을 들여서 엘판테에 잠입해 그 남자를 처리하겠다는 건 다 그런 맥락이다.

 

적어도, 무엇 때문에 이런 느낌을 받을지 정도는 알아봐야겠다.

 

왜.

 

그 남자를 떠올릴 때마다, 이렇게 짜증이 날 정도로 가슴이 뛰는지.

 

그리고, 그 시작은 그 남자에 대한 정보를 조금 더 자세하게 모으는 것부터 시작이다.

 

일단, 그 남자가 무엇을 하고 다니는지부터 시작이다.

 

 

 

 

< System Message >

 

[ 대상 ‘세라스’가 당신을 추적합니다! ]

[ 신변에 가벼운 위협이 되는 정도로 판단합니다. ]

[ ‘스킬: 절체절명’이 B등급으로 적용됩니다! ]

 

“...”

 

 

한숨과 함께 눈앞의 창을 바라본다.

 

그래. 이쯤이면 올 줄 알았다.

 

그러니까 나도 이때즈음 맞춰서 일을 꾸민거지.

 

내가 지금부터 할 일은, 저 녀석한테도 보여주고 싶은 광경이니까.

 

아마, 저 녀석의 ‘심경’에 조금 변화를 가져올 일이기도 하다.

 

 

[이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라도 했단 말인가?]

 

‘...왜요.’

 

[사실 처음 생각해보면, 루시엔은 성녀로서 조금 부족한 점도 많았단 말이네.]

 

 

그런 말이 소울 링커 안쪽에서 날아왔다.

 

계속해서 어이가 없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발카서스였다.

 

 

[헌데 지금 보면 꼭 그리한 것도 아니란 말이지.]

 

‘...무슨 뜻으로 하시는 말씀입니까?’

 

[지금 이걸 순순히 따라주는 점에서 그렇지 않은가.]

 

 

그렇게 말하는 문장은 나한테 목줄을 맡기고 이쪽에 질질 끌려오고 있는 루시엔을 가리키고 있는 게 분명했다.

 

 

“...”

 

“...”

 

 

풀이 사락사락 밟히는 소리 외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지금 애써 뒤돌아보지 않는 나에게 무시무시한 시선이 꽂히고 있다는 것만은 알겠다.

 

 

“...저기요.”

 

 

그리고 한참을 그렇게 걷던 와중에.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이 흘러나오는 성녀님의 목소리가 내 뒷덜미를 두들겼다.

 

 

“당신, 차라리 변태 같은 욕구가 있다고 지금이라도 실토하시는 게 어때요?”

 

“...”

 

 

그동안 하도 칼리반이 나를 갈구다 보니까 내가 이제 어지간한 음해에는 눈 하나 깜빡 안 하는데, 이건 못 참겠다.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린다.

 

 

“...예?”

 

“뭘 뻔뻔하게 그런 억울하다는 표정을...”

 

“아니, 지금 상황에서 제가 왜 그런 말을 들어야 합니까.”

 

“...”

 

 

성녀님이 기가 찬다는 표정으로 입을 뻐끔거렸다. 어이가 너무 없어서 정신 머리를 붙잡기도 힘들다는 기색이다.

 

이어진 문장을 제대로 내뱉는데도 꽤 시간이 걸릴 정도였으니까.

 

 

“이 상황의 어디가 변태적이지 않은데요?!”

 

그렇게 말하며 가리킨 손가라 끝에는 고개를 푹 숙이고 같이 끌려오던 유리아가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이 상황은 자매 두 명에게 목줄을 채우고, 야심한 시각에 아카데미 외곽을 걷고 있는 내 상태 전반을 가리키는 말이겠지만.

 

 

“아니, 진짜로 필요해서 하는 일이라니까요? 사심 같은 건 없는데.”

 

 

보기는 좀 그럴 수 있겠는데.

 

이게 다 필요한 작업이다.

 

목숨에까지 영향이 올 정도로 중요한 작업이지.

 

 

“그러니까 이게 왜 필요한지 가장 중요한 부분을 설명해야죠! 이거 확 부숴버리기 전에 똑바로...!”

 

“...난 괜찮아, 언니.”

 

“유리아?!”

 

“나, 다우드 씨한테 잘못했으니까...”

 

 

유리아가 그렇게 말하며, 음울한 표정으로 목줄을 만지작거렸다.

 

 

“...이 정도는, 괜찮아. 더 험하게 다뤄질 꼴도, 각오했어.”

 

왁왁거리며 성질을 내던, 성녀님이 그 모습을 보자마자 그대로 표정을 굳혔다.

 

그러더니, 이내 유리아와 내 복부를 번갈아가며 바라본다.

 

이전에 유리아가 검을 꽂아 나를 두 쪽 내었던 그 부분이다.

 

 

“...알겠어요, 알겠다구요, 진짜...!”

 

 

성녀님이 눈물 맺힌 눈으로 그렇게 말하며 씩씩거렸다.

 

 

“...하다못해, 살살 해주세요. 아까부터, 아프니까...”

 

“...”

 

 

저기요, 성녀님.

 

그렇게 훌쩍이면서 얘기하면 내가 진짜 상종도 못할 쓰레기인데, 자매가 동시에 약점을 잡혀서 꼭 엄한 일에 억지로 협력하는 것 같은 분위기잖아.

 

 

[...생각보다 정확한 지적 아닌가?]

 

“...”

 

[그대의 지금 모습은 말이지, 그러니까. 흠.]

 

 

발카서스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왜.

 

또 쓰레기라고 하게?

 

 

[아니. 스스로를 너무 고평가하는 것 아닌가?]

 

“...”

 

[이쯤 되면 쓰레기라는 말은 사실 그대를 점잖게 이르는 말이 아닌가 싶네만.]

 

"..."

 

웬일로 칼리반이 자고 있는데 이 사람이 깨어나서 나를 갈구고 있다.

 

한숨을 내쉬며 발카서스에게 답한다.

 

 

‘...이래야 저쪽도 좀 풀려요.’

 

[이런 행위의 어떤 부분에서 저쪽의 죄책감을 해소된다는 건가?]

 

‘두 명 다 너무 착해서 문제거든요, 사실.’

 

 

아마 나쁜 사람들이었으면 내가 그런 일을 당했건 말건 신경도 안 썼을 테지만.

 

내가 지금까지 한 수준으로 괜찮다고 표현했는데도 계속 죄책감을 느끼는 거라면, 당장 나를 반으로 갈라놓을 뻔한게 핵심이 아니란 거다.

 

지금까지 나한테 그런 감정을 느끼도록 상황이 계속 빌드업이 된 거지.

 

내 입장에서는 그냥 이 두 사람이 메인 시나리오의 중요한 축이니 그렇게 잘해준 것이지만, 그걸 그냥 아무런 대가도 주지 않고 받아들일 수가 없었단 소리다.

 

선의에 짓눌린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태생적으로 타고난 성품이 너무 선해서 받고만 살 수가 없는 그런 인간들.

 

 

‘일을 시키는 거죠, 뭐.’

 

 

유리아한테 체벌을 주니 뭐니 하는 것도 다 비슷한 맥락이고.

 

정확히는, 이 두 사람이 나한테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똑바로 보여주면 그만이다.

 

아마 그걸 보여주면 이 두 사람도 기운을 차리고 날 위해 열심히 일해줄 거라고 확신한다.

 

 

“...”

 

 

내가 지금부터 이 두 사람에게 시킬 일은, 오히려 이때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일이기도 해서.

 

이게 끝나면, 대체 왜 이런 짓을 했냐고 당장 절연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죄책감 풀로 땡겨 놨으니까 그나마 감당이 된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그게 목줄을 끌고 다니는 거랑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본인들이 직접 걸어 다니게 둬도 상관없는 것 아닌가?]

 

“...”

 

 

이거 필요해서 하는 거라니까.

 

몇 번을 말해.

 

 

‘저도 뭐, 손맛에는 좀 익숙해져야 하니까.’

 

[...뭐라?]

 

‘아니, 이거 앞으로도 좀 자주 해야 하거든요?’

 

[...]

 

 

발카서스가 자포자기한 기색으로 입을 다물었다.

 

뭐라고 말을 꺼내놓을지도 모르겠다는 상태로 한참이나 침묵하다가, 실소와 함께 화제를 억지로 돌린다.

 

 

[뭐, 그래도 이런 식으로 정신력을 좀 단련시켜주는 게 루시엔에게도 좋을 수 있지. 평소에 워낙 수준이 미달이니 말일세.]

 

‘예?’

 

[흡연과 음주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질 않나, 신성력을 좀 많이 타고났다고 평소에 수련을 좀 게을리하질 않나, 기도문도 아직 통째로 다 못 외우고 있질 않나...]

 

“...”

 

 

아니, 그 정도는 그냥 인간적으로 좀 봐줄 수도 있지 않나.

 

사람이 어떻게 항상 완벽할 수가 있는데.

 

 

[성녀라는 직업 자체는 굉장히 오래된 직종일세. 그리고 내 시대의 성녀들은 저 정도야 그냥 기본 소양이었단 말일세.]

 

 

발카서스가 답지 않게 꼰대 에너지를 온몸에서 발산하는 발언을 뱉고 있었지만, 그건 나도 대충 알고 있는 설정이긴 하다.

 

용사-악마 수준의 고고학 단위로 올라가는 해묵은 관계는 아니지만, 성녀 역시 어지간히 오래된 직업이다.

 

발카서스 세대라면...

 

 

‘...신마 대전 시절이지, 아마?’

 

 

천상의 축복을 몰아받은 초대 용사가 성검을 들고 악마들 본체를 찢어발기던 시절.

 

초대 용사와 성검 조합은 하나만 튀어나와도 세계를 멸망시킬 수 있는 악마의 본체를 하나도 아니고 ‘전부’ 혼자서 봉인해버린 인류사 최강의 괴물이다.

 

물론 이면계에서 치천사들의 축복을 포함하여 받을 수 있는 백업은 다 받았다지만, 그게 말도 안 되는 위업이라는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변변한 자원이나 눈에 띄는 강점도 없이 근근히 살던 약소 왕국에 불과했던 성황국이, 현대의 어마어마한 패권국으로 성장한 것도 그 사실에 기반한다.

 

오로지 초대 용사를 배출했다는 국가라는 것 하나에 기반하여 몸집을 거기까지 불렸으니까.

 

그런 인간의 옆에 껴서 그걸 꼬박꼬박 보좌해주던 게 당대의 성녀였으니까, 그때 당시라면 발카서스가 성녀에 대한 기준점이 높은 것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

 

 

그리고, 내 기억이 맞으면.

 

게임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엘리야의 최대 성장치가 그쯤이다.

 

성검만 똑바로 찾아다 줄 수 있다면 말이야.

 

얼마 안 있어 다가올 4챕터, [적야]의 핵심 소재도 그거다.

 

전대 용사가 서거한 이후로 계속 공석이던 용사 자리에 누가 올라갈 것인지.

 

성검의 진정한 주인을 가리기 위해 전 대륙의 용사 후보들이 황금의 삼각형으로 다 모여드는 챕터지.

 

유리아와 루시엔을 여기에 데리고 온 건, 그런 이벤트에 대비하기 위한 의미도 겸한다.

 

여기에서 이 두 사람의 ‘강화’만 똑바로 마친다면, 그쪽을 진행할 때 반드시 큰 도움이 될테니까.

 

 

“...좋아, 도착했습니다.”

 

 

내 말에, 루시엔과 유리아가 동시에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여긴...”

 

 

주변을 둘러본 루시엔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런 말을 흘렸다.

 

이 사람이라면 못 알아볼 리가 없다.

 

치천사의 결계, 그중에서도 가장 외곽. 아카데미 끝자락 중 공허 지대와 땅 몇 뼘으로 닿아있는 공간이다.

 

기억에 남아있는 곳이다.

 

이전에 울트리마를 얻자마자 천사들과 소통하러 온 공간이니까.

 

지금 내가 하러 온 것도 큰 틀에서 보면 그것과 비슷한 일이다.

 

훨씬 과격하고... 위험한 게 문제지만.

 

그리고, 조금 더 다가가 울트리마를 제자리에 세팅한다.

 

이전에는 이것저것 준비해야겠지만, 지금은 축성의 메아리를 포함해 몇 차례 강화를 시킨 물건이다.

 

본래 목적인 ‘소환’ 의식은 순식간에 완료된단 소리겠지.

 

 

“...어?”

 

“...응?”

 

 

울트리마에서 피어오른 연무가 주변으로 뭉게뭉게 퍼져나가면서, 이 자리에 상주하고 있는 ‘천사’들이 순식간에 모습을 드러낸다.

 

 

“...!”

 

 

그리고, 그 모습을 보자마자.

 

유리아가 머리를 감싸쥐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 아하아악...!”

 

 

녀석이 고통에 가득 찬 신음을 내뱉으며 발작하듯 몸을 뒤튼다.

 

단절자가 주변으로 위협적인 빛을 뿌린다. 녀석의 몸을 좀먹고 있는 새하얀 저주가 발작하듯 요동친다.

 

왜 저러는진 나도 알고 있다.

 

지금 저 녀석의 안쪽에 있는 하얀 악마가 정신이 찢어지도록 비명을 지르고 있을 테니까.

 

지금 저것들을 당장 죽이라고, 저것들은 같은 하늘도 공유할 수 없는 원수들이라고.

 

 

“유, 유리아?!”

 

 

루시엔이 기겁하며 그쪽으로 다가가려 하지만, 내가 목줄을 잡고 제지한다. 저글링하듯 루시엔을 ‘안전 범위’ 바깥으로 보내는 것과 동시에.

 

유리아가 발작적으로 검을 잡고 천사들 쪽으로 돌진한다.

 

하지만.

"기다려."

그것도 내가 목줄을 잡고 제지한다. 줄이 팽팽하게 당겨진다. 불칸에게 온갖 희귀 재료를 넘겨 튼튼하게 만들어두지 않았다면 단박에 끊어졌겠지.

최근엔 신체 스탯도 그럭저럭 올라가서, 세라스 때문에 켜진 B급 절체절명으로도 이 정도는 그럭저럭 해낼 수 있다.

 

 

“...”

 

“...이 미친 새끼가, 너 지금 뭘 데리고 온 거냐?!”

 

 

기억에 남아있는 천사 한 명이 그런 비명을 내질렀다.

 

이전에 울트리마에 능력 몇 개를 담아줬던 천사님이다. 이쪽도 단박에 날 알아봤는지, 기겁한 표정으로 내쪽으로 다가온다.

아마 지금 유리아의 '안에' 있는 게 뭔지 알아차리고 하는 말이겠지만.

 

 

“아저씨들, 오랜만이에요.”

 

 

그 모습을 향해 선선히 웃으며 말을 잇는다.

 

 

“제 부탁하나만 들어 주실래요?”

 

“다짜고짜 무슨...!”

 

 

별 건 아니고.

 

아까 말한 루시엔과 유리아의 ‘강화’ 관련된 문제다.

 

자, 우리.

 

함께 악마를 ‘길들이는’ 방법에 대해서 얘기해 보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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