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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에게 사랑받는 운명입니다 (142)화 (143/258)

Chapter 142 - 142. 간병 (3)

 

 

루시엔 그레이하운처가 엘노어에게 가지고 있는 감상이라고 한다면, 사실 그렇게 뚜렷한 건 없었다.

 

그냥 가끔 가다가 마주치는 사람. 귀족 사회의 최상층에 있는 사교 모임에서 가끔 마주치긴 했지만, 서로 면식이 있는 정도. 그 수준이 전부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대체 무슨 짓을...’

 

 

그녀가 날카로운 눈초리로 무참하게 바닥에서 나뒹굴고 있는 다우드와 당황해서 헛기침을 연신 내뱉는 엘노어를 번갈아 가며 바라보았다.

 

 

“...아, 아니, 이건, 그-”

 

 

어찌나 당황했는지, 자기도 모르게 더듬거리며 말을 꺼내놓는 엘노어를 보고 있으니 눈이 더더욱 가늘어진다.

 

설마 살다살다 이 사람한테서 이런 반응을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바꿔말하면.

 

그만큼이나 이 여자가 방금 행하려던 것이 ‘떳떳하지 못한’ 행동이었다는 것이겠지.

 

 

“...무얼 하려고 하셨습니까?”

 

 

루시엔이 도끼눈을 뜨고 그런 질문을 다시 던지자, 침묵으로 대답이 돌아오는 걸 보니 더욱 확실해지는 점이다.

 

 

“...딱히 그쪽에게 특별한 기대를 걸고 있진 않았습니다만, 트리스탄 공녀.”

 

 

루시엔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지금 이 모습은 대단히 실망스럽군요.”

 

 

사실, 따지고 보면 굳이 이렇게까지 말할 건 없을 것이다.

 

물론 지금 저기가 하고 있는 일이 상식을 벗어난 일이기는 하지만, 유리아와 나름 ‘그쪽’ 눈치가 풍부한 루시엔은 엘노어가 저 남자에게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척 보자마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애초에.’

 

 

저 남자, 분명히 이전에 악마의 그릇 6명을 다 끼고 산다느니 하는 미친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인 전적이 있다.

 

그런 정신 나간 난봉꾼같은 성향을 고려하면, 저기도 피해자나 마찬가지겠지.

 

하지만.

 

그녀가 슬쩍 시선을 돌려 유리아를 내려다보았다.

 

검집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

 

 

동생의 평소 성격을 생각하면, 그녀가 이런 식으로 말할 경우 안절부절 못 하면서 싸우지 말라고 말리는 게 첫 번째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반응은 뭐란 말인가.

 

먼저 차려놓은 밥상에 순서도 모르고 올라온 도둑고양이를 보는 눈빛이다.

 

마치 상황만 허락한다면 당장에라도 검을 뽑아 저기에 휘두르고 싶다는 것처럼.

 

즉.

 

이어서 그녀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엘노어에게 말을 쏘아붙인 것만 해도 그런 맥락이겠지.

 

일을 더 크게 키우기 전에 자기 선에서 잘라내자는 심산이었다.

 

그녀의 직감이 징징 울리고 있었으니까.

 

지금 이 자리에 유리아와 이 여자를 같이 뒀다간, 틀림없이 일이 하나 터진다.

 

 

“...그런 부적절한 행위를 보고 그냥 넘길 수는 없군요. 병실에서 나가주시겠습니까, 공녀.”

 

 

하지만, 그 말을 듣자마자.

 

아까까지 잔뜩 당황하여 어쩔 줄 모르던 엘노어의 동작이 딱 멎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성녀님?”

 

 

싸늘하게 돌아오는 대답을 듣자마자, 루시엔이 속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래. 고분고분 물러날 리가 없지.

 

 

“하지만, 트리스탄 공녀. 지금 이 자리에서 한 일이 퍼져나간다면 좋을 일은 없을 텐데요.”

 

 

그 말을 듣자마자.

 

눈동자가 착 가라앉은 엘노어가 한숨과 함께 머리를 쓸어 넘겼다.

 

 

“지금 협박하시는 겁니까?”

 

“...”

 

 

따지고 보면 맞기는 하지.

 

하지만 지금 이쪽에는 명분이 있다.

 

 

“과로로 쓰러졌다고 들었습니다. 안정과 휴식이 필수적이죠.”

 

“...”

 

“...그리고 방금 그쪽이 행한 일은 의심의 여지 없이 거기에 방해가 되는 일입니다.”

 

 

루시엔이 상대방의 반응을 주의 깊게 살피며 말을 이어갔다.

 

저 다우드라는 남자의 평소 행실을 생각해보면, 저쪽 역시 높은 확률로 ‘악마’와 관계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혹시라도 엘노어가 여기서 무슨 돌발 행동이라도 한다면 곧바로 거기에 대한 대응을 해야겠지.

 

 

“저 남자에게 그런 환경을 조성하는 건 저희가 잘해 놓을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그런 생각을 이어가며 말을 뱉으려던 루시엔이, 이내 식겁하면서 비명을 질렀다.

 

 

“뭐, 뭐, 뭐 하시는 겁니까?!”

 

 

자기도 모르게 갈라진 목소리로 그런 문장을 토해내는 사이, 다우드를 양팔로 잡은 엘노어가 이내 그 몸을 가볍게 들쳐올렸다.

 

흔히 말하는 공주님 안기라고 불리는 그거다.

 

풀어헤쳐진 앞섬과 반쯤 벗겨진 바지 때문에 평소 복장에 비하면 대단히 많은 피부를 노출하고 있는 상태다.

 

얼굴은 반대편으로 꺾여있어 이쪽에서 볼 수는 없었지만, 그 몸만큼은 반쯤 알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헐벗은 상태다.

 

 

“...”

 

 

그리고.

 

그걸 보자마자.

 

루시엔이 머리로 열이 무시무시하게 몰리는 걸 느끼며,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 넘겼다.

 

최근 이 남자, 운동 열심히 한 덕분에 어깨도 벌어지고, 그럭저럭 복근도 보이고, 그리고, 그리고 또 시선을 하반신으로 옮기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지금?!’

 

 

그런 생각을 하며, 루시엔이 자신의 양 뺨을 손으로 짝 후려쳤다.

 

비록 지금은 성황국에서 어느 정도 멀어졌다지만, 그래도 그녀는 전 대륙의 교인들을 대표하는 역할을 맡은 사람이다. 금욕은 기본적인 사항이다!

 

남자 몸 하나에 헤벌쭉해서 그걸 찬찬히 하나하나 다 훑어보는 천박한 일을 할 수는 없-

 

 

“...우와.”

 

 

옆에서 여동생이 그런 말을 흘리는 걸 들은 루시엔이 식겁하며 그쪽을 돌아보았다.

 

 

“몸이, 엄청, 그게... 한 번 만져보고 싶-”

 

“유리아?!”

 

 

그쪽에서 흘러나온 말에 루시엔이 다시 비명을 지르자, 멍한 눈으로 그쪽을 보던 유리아도 퍼뜩 정신을 차리며 답했다.

 

 

“아, 아니, 그게, 어, 그, 그냥, 다, 다우드 씨, 머, 멋있어! 멋있다고! 그렇게 말하려던 게 전부였어!!”

 

“...”

 

 

루시엔과 엘노어의 눈이 동시에 가늘어졌다.

 

아니, 그렇게 말하는 분위기도 분위기인데.

 

아예 침까지 살짝 흘린 상태에서 그걸 닦으며 말하면 대체 그런 말을 누가 믿어준단 말인가.

 

 

“...그, 그보다...!”

 

 

루시엔이 손가락을 꼿꼿히 쳐들며 새빨갛게 붉어진 얼굴로 항의했다.

 

 

“이, 이게 무슨 짓입니까! 저희를 현혹시키기려고 환자를 이용하다니-!”

 

“저는 그냥 바닥에 쓰러져 있는 다우드를 들어올렸을 뿐입니다만. 계속 바닥에 쓰러져 있으면 추울 것 같아서.”

 

“...”

 

“...”

 

 

그건 그렇네.

 

엘노어가 한 행동은 그게 전부인데, 자매 두 명 모두 그쪽에 시선이 꽂혀서 마치 자신들 앞으로 들이민 것처럼 느꼈을 뿐이다.

 

그 사실을 깨달은 루시엔과 유리아가 동시에 시뻘겋게 붉어진 얼굴로 입을 다무는 사이, 엘노어가 그 모습을 가늘게 뜬 눈으로 세세하게 관찰했다.

 

그녀로서도 이 여자 두 명이 다우드와 계속해서 뭔가 접촉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이전까지야 그냥 그런 사실을 대충 알고만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쓰러지자마자 식겁을 해서 바로 방문할 정도라면, 분명히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하긴 했었지.

 

그런데.

 

 

“...보아하니.”

 

 

두 명 다 현재 상태가 매우 불량하다.

 

그녀가 여기에 다우드를 그냥 던져두고 나갔다가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두 분 모두 저보다 더 양심적이라는 말은 믿을 수가 없군요.”

 

“...”

 

 

그건 반박을 할 수가 없다.

 

그렇게 생각한 유리아와 루시엔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 그래도, 이미 덜미를 붙잡힌 트리스탄 공녀보다는, 저희가 나, 낫지 않습니까.”

 

“그렇긴 합니다만.”

 

 

그 말을 들은 엘노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당신이 무엇을 하실 수 있으십니까.”

 

“...예?”

 

“예. 떳떳하지 못한 행동은 했습니다. 죄스러운 짓을 했죠.”

 

 

이어서.

 

그녀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무엇을 하실 수 있으십니까.”

 

“...”

 

“여기서 제게 나가달라고 요청하는 것 말고는 뭘 하실 수 있으시냔 말입니다.”

 

“...”

 

“전 안 나갈 겁니다. 절대로 당신들한테 다우드를 맡기진 않을 거에요.”

 

 

루시엔이 얼빠진 표정으로 엘노어를 바라보았다.

 

아니.

 

이 여자, 원래 이런 성격이었던가?

 

아니면 이 남자 관련된 화제면 이렇게 뻔뻔하게 변하는 건가?

 

느낌으로만 보면 후자에 가깝긴 하지만.

 

 

“...괜찮아, 언니.”

 

“어?”

 

“내가 처리할게. 괜찮아.”

 

 

아니.

 

말로는 그렇게 말하고 있지만.

 

전혀 안 괜찮아 보인다.

 

당장 평소 유리아라면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험악한 기색으로 검자루를 잡고 있는 것부터가 그렇다.

 

그리고 그 모습을 확인한 엘노어도, 마찬가지로 가늘어진 눈으로 검에 슬쩍 손을 가져갔고.

 

 

“자, 잠깐! 아무리 그래도 서로 무기를 꺼내는 건...!”

 

 

그런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루시엔이 양자 사이에 끼어들어서 중재하려고 했지만.

 

그것 이상으로 상황을 격변시키는 인간이 병실 안으로 들이닥치는 참이었다.

 

 

“주인니이이이임-! 아프다면서어어어어-!”

 

 

온몸에 ‘보라색 기운’을 두르고 있는 인간 한 명이, 문을 부수듯이 열고 들어왔다.

 

듣기만 해도 시끄러워지는 목소리였다.

 

 

“...”

 

“...”

 

“...”

 

 

이건 또 뭐야.

 

얜 또 뭐하는 사람이야.

 

그런 생각이 거기 있는 전원의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이어서.

 

 

“...주인님?”

 

 

엘노어의 험악한 중얼거림이, 다시 병실 안으로 뭉게뭉게 퍼져나갔다.

 

 

 

 

“...세라스 에바트리체입니다. 이번에 신성학부에 입학한 신입생이에요.”

 

“...루시엔 그레이하운처입니다. 이쪽은 제 동생인 유리아에요. 손님 신분으로 엘판테에 체류중입니다.”

 

 

그런 인사말이 어색하게 병실 안으로 날아다녔다.

 

아무튼 서로 처음 보는 사이일 테니까. 누가 누군지는 알아야 할 것 아닌가.

 

 

“...”

 

“...”

 

“...”

 

 

하지만.

 

이어지는 침묵에는 내가 위궤양이 걸릴 것 같다.

 

아까 전부터 스트레스성으로 배가 계속 쑤시고 있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는 모른 척하고 눈 감고 있는 것 자체가 지옥이다.

 

 

“그래서.”

 

 

그리고 그런 침묵이 계속 이어지다가, 결국 엘노어가 한숨과 함께 대화의 포문을 열었다.

 

살짝 돌아간 시선이 세라스에게 가서 박혀있다.

 

아까 전에 보라색 기운을 온몸에서 뿜어내며 소리지르던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피곤하다는 기색으로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의자에 푹 퍼져있는 모습이다.

 

 

“주인님이라는 건 무슨 소리인가, 그대.”

 

“...아, 그거는.”

 

 

세라스가 자기도 혼란스럽다는 기색으로 답했다.

 

 

“...요즘, 뭔지는 모르겠는데 저 남자만 보면 그런 소리가 자동으로 나갈 때가 있어서요.”

 

“...”

 

“아니, 대체 뭔진 모르겠는데. 진짜로 안 그러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막 머리는 거부하는데 본능적으로 그러고 싶은 느낌이-”

 

“...”

 

 

본인은 계속 모르겠다고 하는데.

 

난 알 것 같다.

 

자색 악마가 시시때때로 저 녀석의 인격을 조종하는 거다.

 

그 녀석이라면 그러고도 남지.

 

내가 직접적으로 세라스의 인격을 찍어누르는 건 최대한 자제하라고 얘기했더니, 이제 계속해서 저 녀석한테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암시를 거는 거다.

 

그나마도 방금 전처럼 내가 쓰러졌다는 소리를 들을 땐 아예 본인이 몸을 강탈해서 이쪽으로 달려왔을 거고.

 

붉은 악마를 제외하면 모든 악마 중 가장 강압적으로 그릇을 대하는 태도겠지. 기가 막히네.

 

 

“...좋은 정신과 의사라도 소개 시켜 주겠네. 그러면 되겠지.”

 

 

엘노어가 이제 별 미친년까지 다 꼬인다는 기색으로 이마를 문지르며 답했다.

 

 

“우린 지금 여기서 이 남자와 관련되어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중이네. 이 남자와 큰 관련이 없다면 나가주겠나.”

 

 

하지만, 그런 말을 들었음에도.

 

세라스 역시 불퉁한 태도로 답했다.

 

 

“아니, 그냥...”

 

 

세라스가 자기도 짜증이 난다는 기색으로 머리를 벅벅 긁었다.

 

 

“나도 딱히 저 남자 보살피거나 그러고 싶지 않은데, 안 그러면 내가 큰일이 날 것 같다고요.”

 

“...”

 

“간병인 구하려고 지금 뭐 정하는 것 아니에요? 나도 껴주세요, 그냥.”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안 그래도 어색하던 병실의 분위기가 몇 배는 더 험악하게 변했다.

 

엘노어가 몸에서 거의 살기 비슷한 걸 줄기줄기 뽑아내고 있을 정도지.

 

 

[이 정도면 예술이다, 야.]

 

“...”

 

[악마의 그릇만 세 개가 모여서 너를 어떻게 갈라서 나눠 먹을지 토론하고 있어. 대단한데?]

 

‘...뭘 가르고 뭘 나눕니까.’

 

 

남 일처럼 이야기하지 마라.

 

나 죽으면 당신도 죽는 거야. 알아?

 

 

[안 죽을 거잖아.]

 

“...”

 

 

신뢰를 주는 건 좋은데.

 

그럴 거면 이 상황을 잘 벗어날 수 있는 조언이라도 주면 안 될까.

 

 

[글쎄... 조언이라면 있긴 있는데.]

 

‘뭔데요.’

 

[내가 너라면, 차라리 아까 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려고 했을 거야.]

 

‘예?’

 

 

엘노어가 나 잡아먹으려고 할 때 일어나려고?

 

무슨 꼴을 당하려고 그때 일어나?

 

 

[아니, 그래도.]

 

 

칼리반이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보통 이런 상황이면, 결정권이 누구한테 날아올지 불 보듯 뻔하거든?]

 

 

칼리반이 그렇게 말하는 것과 동시에.

 

엘노어가 머리를 쓸어 넘기며 입을 열었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이어서.

 

나로서는 지옥 같은 문장이 툭 떨어졌다.

 

 

“다우드가 정신을 차리면, 이 남자에게 물어보도록 하죠. 누가 자신의 간병인으로 가장 어울리는지.”

 

“...”

 

[호오오오오오우!]

 

 

닥쳐.

 

칼리반이 환호성을 지르는 소리가 들려오는 사이, 실눈을 떠서 눈앞에 떠오른 시스템창을 확인한다.

 

 

< System Message >

 

[ ‘서브 퀘스트: 사랑의 간병인!’이 시작됩니다! ]

[ 당신이 선택한 대상의 호감도를 대폭 올릴 수 있습니다. 결정은 되돌릴 수 없으니 신중하게 선택하세요! ]

 

“...”

 

 

서브 퀘스트라며.

 

왜 판돈으로 내 목숨이 걸린 기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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