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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에게 사랑받는 운명입니다 (181)화 (182/258)

Chapter 181 - IF 외전 - 만약, 들키지 않았다면?

 

※ 해당 회차는 If 외전입니다!

본편과는 전혀 관계없는, ‘만약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을 다루는 내용입니다.

 

 

 

 

가슴팍을 찍어누른 엘리야가, 그대로 다우드의 하반신 아래로 몸을 가져갔다.

 

 

“...”

 

 

솔직히, 지금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남아있는 건 본능뿐. 흘러가는 대로

 

그래서.

 

제일 먼저 나온 행동은.

 

냄새부터 맡는 것이었다.

 

머리를 다우드의 사타구니 근처에 묻고, 그대로 킁킁.

 

 

“너, 임마?!”

 

 

식겁을 하는 소리가 위쪽에서 들려왔다.

 

확실히, 나는 거라고는 땀냄새뿐이다. 오늘 하루 종일 이 사람과 함께 마수의 숲 안에 방치되어 떠돌아 다녔으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

 

하지만.

 

 

“...아, 우...”

 

 

중독되는 냄새다.

 

다우드를 꼭 끌어안고, 그의 옷 안쪽에서 나오는 냄새를 향해 숨을 연거푸 들이킨다.

 

기껏 하고 온 몸단장이 망가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깐 머리 속으로 스쳐지나갔지만, 다음 들숨에 코로 들어오는 그의 냄새에 다시금 정신없이 사타구니에 고개를 파묻는다.

 

얼마나 숨을 깊게 들이 마쉬는지, 그녀의 호흡에 다우드가 입고 있는 옷의 올이 살짝 딸려나올 정도였다. 누가 보아도 도착적인 행위다. 아마 자신이라도 남이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것을 본다면 뜨악한 반응을 보이겠지.

 

 

“야, 지금 무슨...!”

 

 

당연히, 다우드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뻘겋게 변한 얼굴로 그런 문장을 내놓았지만.

 

불행히도, 목소리가 너무 컸던 모양이다.

 

환수목 바깥에 있던 존재도 그들의 모습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어라? 형님?”

 

 

그런 와중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다우드가 자기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키고 말았다.

 

저 멀리서 조그마하게 들려오기는 하지만, 분명히 탈리온의 목소리였다.

 

저 녀석이 그쪽에 있다는 건, 높은 확률로 페이놀도 근처에 있다는 거고.

 

‘악마’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줬다가는 그야말로 끝장 확정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엘리야를 떼어놓으려고 했지만.

 

 

“선-생-님...”

 

 

온기가 아래쪽에 번졌다.

 

고개를 내려다보니 엘리야가 그의 가슴에 턱을 괴고 다우드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삐뚜름한 미소를 얼굴에 두르고, 한쪽 눈은 게슴츠레하게 뜬 상태로.

 

 

“...”

 

 

그 모습을 마주치자마자, 다우드가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이 녀석, 지금.

 

뭔가 미친 짓을 준비하고 있다는 걸.

 

완전히 풀린 눈으로, 달뜬 열기가 녹은 호흡을 계속 내뱉으며.

 

소리는 내지 않고, 입술만 움직여서, 엘리야가 속삭였다.

 

 

-...잠깐 시간 좀 끌어주시겠어요?

 

 

손에는, 그의 남근이 있는 부위를 살살 어루만지고 있는 상태였다.

 

 

-재밌는 생각이, 좀 떠올라서.

 

 

다우드가 그대로 얼어붙으며 엘리야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다시 한 번 느낀다.

 

이 녀석, 지금.

 

확실하게 제정신이 아니다.

 

 

“형님? 안 들리십니까!”

 

“...”

 

“이상하네, 분명히 목소리를 들었는데... 근처에 있으시려나.”

 

“...!”

 

 

아까보다 좀 더 또렷해진 발음으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다우드가 이를 악물었다.

 

모른 척하기는 늦었다.

 

이미 이 주변에 그들이 있다는 건 확신하고 있는 모양이고, 아마 근처를 뒤지고 있다간 발견하는 것도 시간 문제겠지.

 

엘리야를 지금 그의 힘으로 떼어놓을 수도 없고, 할 수 있는 건 이 녀석 말대로 시간을 끄는 게 전부다.

 

 

“어, 그, 그냥 지금 좀 바빠서!”

 

 

그렇게 말하는 사이, 엘리야의 손이 기어 다니는 뱀처럼 다우드의 몸을 훑어 내려갔다. 가슴팍과 배를 따라서, 하의로. 단추를 풀고, 그대로 내린다.

 

이어서 흙에 물이 스며드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옷 안쪽까지 파고든다.

 

 

-...하아아...

 

 

달빛 아래. 모닥불에서 뿜어져 나오는 한 뼘의 빛 아래.

 

다우드의 남근을 마주한 엘리야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서, 홀린 것 같은 시선으로 그걸 내려다본다.

 

 

“네? 바쁘시다뇨? 무슨 일이 있으시단 말입니까!”

 

“일단 이 근처로 오지마! 절대! 절대로!”

 

“...네? 형님이 그 정도로 위험한 정도면 당장 지원을 가야 하는 게...”

 

 

평소라면 대단히 고맙겠지만, 지금만큼은 가장 피하고 싶은 대답이다.

 

다우드가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답했다.

 

 

“아니야! 위험한 건 아니니까 됐어! 혼자 처리하고 갈 테니 조금만 기다려!”

 

“...아니, 뭐,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야... 그런데 몸은 괜찮으십니까? 얼마 전까지 계속 의무대에 계셨다고 들었습니다만.”

 

-몸이야 건강해 보이는데요.

 

 

엘리야가 쿡쿡 웃으며 그에게 속삭였다.

 

손으로는 다우드의 음낭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있다. 새하얗고 긴 손가락이 밑둥과 고환 사이를 오가며 간지럽히듯이 표면을 스친다. 여유가 느껴지는 동작이다. 어디를 어떻게 자극하면 상대방이 좋아할지 전부 알고 있다는 확신이 전해져온다.

음미하는 것처럼. 이미 그녀의 손 안에 들어온 사냥감을, 천천히.

 

그리고 엘리야의 혀가 다우드의 귓바퀴 바깥쪽을 느릿하게 핥았다. 뜨거운 숨결이 고막을 두들긴다. 독이 스며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달콤한 냄새가 섞여있었다.

 

 

“건강해, 건강하니까, 조금만-”

 

 

이어서 엘리야의 혀가 귀 안쪽까지 파고드는 감각에 움찔한 다우드가, 이를 악물고 소리를 참았다.

 

 

“-기다려주라.”

 

“...정말 괜찮은 것 맞으십니까? 목소리가 진짜로 안 좋으신데요.”

 

 

눈치도 쓸데없이 좋다.

 

다우드가 식은땀을 줄줄 흘리는 사이, 엘리야의 혀가 귀에서부터 시작해 그의 몸을 타고 내려오기 시작했다. 타액이 경로를 그리며 주욱 미끄러진다.

 

볼. 턱. 목. 어깨죽지. 빗장뼈. 가슴. 배. 하복부. 허벅지.

 

그리고 성기.

 

부풀어오른 성기를 양손으로 잡은 엘리야가, 귀두에 조심스럽게 입을 맞췄다. 입술이 피부 표면에 스치는 소리가 나지막하게 울려퍼졌다. 정중함까지 느껴지는 동작이였다.

 

 

“그런데, 페이놀은? 지금 근처에 있...!”

 

 

어떻게든 화제를 돌리기 위해 말을 이으려던 다우드의 문장이 무자비하게 끊겼다.

 

혀를 살짝 빼문 엘리야가, 휘감듯이 다우드의 성기를 입에 물고 있었으니까.

 

 

“...!”

 

 

전신이 튀어오르려는 감각을 간신히 억누른다.

 

다우드가 간신히 신음이 비어져나오려던 자신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그 사이, 엘리야는 다음 동작으로 이행하고 있었지만.

 

쓰다듬듯이 표면을 훑으며, 입술에는 적당히 압력을 줘서 흡착시킨다. 반응을 살피는 기색조차 없다.

 

분명히 처음하는 것일 텐데도, 이미 전부 알고 있는 과정이라는듯 행위에 거침이 없었다.

 

핥고, 빨아내고, 동작 사이사이로 달뜬 한숨을 다우드의 성기 위로 뱉어낸다. 따뜻한 입 속에 있다가, 차가운 바깥 공기에 노출되고, 그 위에 다시 숨결이 쏟아지는 것이 반복된다.

 

 

“...형님? 진짜 괜찮으십니까? 지금 그쪽으로 가겠습니다!”

 

“...괜, 찮아...!”

 

 

말하는 중간마다 척추를 타고 전신이 움찔거릴만한 쾌감이 달린다. 다우드는 발음을 똑바로 교정하기 위해 턱관절에 모든 힘을 집중시켰다.

 

엘리야가 그의 허리를 꽉 붙잡고, 성기를 자신의 목젖 안쪽까지 밀어 넣는 느낌에, 다우드가 간신히 어그러지려는 문장을 조정했다.

 

 

“지금, 그냥, 좀, 참고 있는 게 있으니까...!”

 

“예?”

 

 

카, 학. 하고, 이상한 소리와 함께 점점 스스로의 호흡에도 균열이 생기는 것이 느껴진다. 그의 성기를 감싸고 있는 엘리야의 목이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꿈틀거리는 게 느껴진다.

 

시선을 내리자, 그걸 자기 식도 안쪽까지 꽂아 넣은 영향으로 숨이 막혀 켈록거리면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게속해서.

 

어떻게든 그를 기분 좋게 하려고, 그에게 봉사하려고, 전심전력으로 애쓰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기침 소리? 형님, 지금 무슨...”

 

“그런 게 있어, 임마...!”

 

“...”

 

 

이젠 변명이고 뭐고 전부 다 엉망으로 어그러진 느낌이었지만.

 

솔직히, 참는 것도 이미 한계치다. 전신에 거의 발작에 가까운 경련이 찾아오고 있었다.

 

단순히 성기가 있는 쪽이 아니라, 하반신 전체에 전기가 통하는 것 같은 찌릿거리는 감각이 흘렀다.

 

이미 부풀어 오른 성기도 터질 것처럼 달아오른다. 지금까지 그럭저럭 조절하고 있던 사정감이 한 번에 고조되었다.

 

 

“형님, 뭔가, 제가 도와드릴 게 있다면...!”

 

 

걱정스러운 탈리온의 목소리가 고막을 거쳐 의식에 도달하는 시간이 길게, 아주 길게 늘어진다.

 

이미 한참 전에 역치를 넘어선 쾌감 때문에 뇌가 불타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꿈꾸는 것 같은 감각에 고개를 떨구니, 뇌쇄적으로 녹아있는 엘리야의 시선과 눈이 마주쳤다. 언제나 쾌활하고 활기찬 빛만이 녹아있던 이 여자의 눈빛에, 끈적하게 녹아있는 성적 욕구가 달라붙어 있었다.

 

틀림없이 숨 막힐 텐데. 틀림없이 괴로울 텐데.

 

남자의 성기를 입에 물고 있는 주제에, 틀림없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이다.

 

그저, 자신이 다우드에게 ‘봉사’할 수 있다는 게 최고의 행복이란 것처럼.

 

 

“난- 정말, 괜찮으니까-”

 

 

자신의 말조차 길게 늘어지는 착각이 든다. 감각 전체가 멀리, 높이, 자신의 수용치를 벗어난다.

 

 

“...!”

 

 

나중에서야 떠올린 것이지만, 그때 스스로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은 건 순전히 본능 영역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사정이 이루어졌다.

 

척추 아래에 있는 기관이 통째로 과열되는 느낌. 영혼이 한쪽 구멍으로 빨려나가는 것 같다는 말도 안되는 상상까지 들 정도였다.

 

쏟아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둑이 터져서 무너져 내리는듯이.

 

백탁액이 엘리야의 입 안으로 쏟아지고, 그녀가 미처 삼키지 못한 양이 입술 바깥으로 비어져 나오고, 그녀의 얼굴을 더럽히고, 몸에 흘러내리고, 흙바닥에까지 후두둑 쏟아지고 나서도.

 

계속, 계속, 계속.

 

멈추지 않고.

 

 

“...읍, 흐읍...!”

 

 

틀어막은 입에서 자제를 벗어난 신음이 새어나왔다. 조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뇌수를 인두로 지지는듯한 쾌감이 금방 이성을 짓뭉개버렸다.

 

 

“...정말이지...”

 

 

아직까지 간헐적으로 정액이 쏟아져나오는 성기에서 입을 뗀 엘리야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그러더니.

 

 

“아깝게.”

 

 

투덜거리며, 쏟아져 내린 정액을 손으로 그러모았다.

 

그리고 입으로.

 

감미로운 액체라도 되는 것처럼, 음미하듯이 전부 마신다.

 

얼굴에 튄 것까지, 옷에 묻은 것까지, 심지어는 흙바닥에 떨어진 것까지 고개를 숙여서 남김없이 핥아 마신다.

 

그리고 정성을 잔뜩 담아서, 아직까지 흘러나오는 정액을 청소하듯이 빨아낸다.

 

빈 공기를 계속해서 토해내는 다우드를 올려다보며, 엘리야가 다시 씩 웃었다.

 

마지막으로, 다시 그의 남근에 쪽, 하고 입을 맞춘다.

 

수고하셨어요, 라는 의미를 담은 것처럼.

 

그리고 그런 행동을 끝내자마자, 엘리야가 큰 소리로 외쳤다.

 

 

“탈리온-! 미안한데 5분만 있다가 만나면 안 될까-!”

 

“...엘리야? 너 형님이랑 같이 있었어?”

 

“응. 방금 와봤는데 선생님이 배가 좀 아프신 가봐-! 금방 추슬러서 데리고 갈게-!”

 

“...”

 

 

배가 아프다고 하니까 뭔가 대단히 이상한 변명같지만.

 

아마 탈리온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뭔가 태클을 걸었다간 엘리야에게 뭔가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는 걸.

 

 

“...그럼 확실히 추슬러서 데리고 나와! 페이놀 씨랑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응! 고마워!”

 

 

그렇게 말하며 멀어지는 탈리온의 목소리를 확인한 엘리야가, 이내 머리를 쓸어 넘기며 다우드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숨을 헐떡이고 있다. 얼굴엔 방금 겪은 일 때문에 거의 눈물마저 맺힌 모습이다. 어지간히도 정신이 몰렸나보지.

 

그 모습을 보자마자.

 

다시 한 번, 삐뚜름한 미소가 엘리야의 얼굴에 걸렸다.

 

아, 정말이지.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

 

못 참아버리잖아.

 

 

“선생님.”

 

“...너, 너, 무슨...”

 

“5분이면, 한 번 더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뭐?”

 

“아직 괴로워 보이시는데.”

 

 

그렇게 말하며, 엘리야가 아직 빳빳하게 서 있는 다우드의 남근을 손으로 톡톡 건드렸다.

 

방금 사정한 영향으로 대단히 민감해진 건지 그 정도 접촉만으로 움찔거리고 있었다.

 

 

“...”

 

“이런 상태로 다른 사람 앞에 어떻게 나갑니까.”

 

“...”

 

“제가, 책임질 테니까요?”

 

“너-”

 

“앞으로, 선생님이 이렇게 될 때마다. 제가 그때마다 똑바로 ‘책임’질 테니까요?”

 

“...”

 

“앞으로는, 이렇게 되면 저한테 제일 먼저 오셔야 해요? 아셨죠?”

 

 

그렇게 말하며, 다시 혀를 빼무는 엘리야를.

 

다우드가 사색이 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자신의 미래를 직감한 것 같은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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