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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에게 사랑받는 운명입니다 (198)화 (199/258)

Chapter 198 - 198. 마지막 시련 (2)

 

 

크리사낙스 가문은 제국 최외곽의 끄트머리에 붙어있는 소치기 가문이었다.

 

가장 비슷한 광경이라면, 이전에 가봤던 캠벨 남작령이겠지.

 

여기저기에 파문을 몰고 다니는 다우드 캠벨과 다르게 평화로운 인상의 남작이 다스리고 있던 곳.

 

엘리야의 부모님도 그쪽과 비슷한 인상이었다.

 

친절한 이웃. 존경할만한 어른. 누군가에게는 세상에 둘도 없이 소중한 가족.

 

고향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억은, 눈이 시릴 만큼 새파란 하늘과 끝도 없이 펼쳐져 있던 녹색 초원.

 

은은한 달빛 아래에 끝도 없이 이어져 있는 푸른 색깔.

 

 

‘...아, 이거.’

 

 

꿈이다.

 

그런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밖에 없는 광경이다.

 

언덕 위에서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초목, 어제 새로 태어난 송아지의 울음소리, 같이 뛰어놀던 친구들, 언덕 위에서 밥 먹으러 들어오라며 자신을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

 

그런 기억들. 추억들.

 

 

“...”

 

 

엘리야가 죽은 눈동자로 언덕 위에 있는 자신의 집을 바라보았다.

 

이 뒤에 뭐가 일어날 지는.

 

지독할 정도로 잘 알고 있으니까.

 

 

“저, 저게 뭐야?”

 

“불꽃?”

 

 

반나절 정도 걸으면 닿읗 수 있는 옆마을에서, 뭔가 피어오른다.

 

하늘 저편에서 붉은색 기운이 치솟아 오른다.

 

업화.

 

한참 멀리서도 볼 수 있는 거대한 불기둥.

 

솜털이 곤두설만한 열기는 꿈 안에서도 확실하게 기억난다. 하늘도 불사를 것처럼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꽃 때문에 주변에 음영이 진다.

 

이때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진 똑똑히 기억난다.

 

 

“...오빠?”

 

 

왜 그런 말을 했는진 모르겠다.

 

하지만, 아마 아는 것도 별로 없는 어린아이의 감각으로도 확실하게 알아차린 것이리라.

 

저 불기둥에서 솟아오르는 요사스러움을, 그녀의 인생이 통째로 뒤틀려버릴 것이란 불길함을.

 

그러니.

 

세상에서 가장 의지가 되던 사람을, 무의식적으로 부른 것이다.

 

 

“어, 어어?”

 

“점점 커지는데?”

 

 

본래 뭔가의 폭발로 일어난 불기둥이라면, 한번 치솟아오르고 금방 사그라들어야 다행이다.

 

하지만, 마을 안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몰려나와 그 모습을 보고, 이상함을 느끼고, 종국에는 불안감에 공포까지 이어서 느낄 때까지도.

 

그 불기둥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었다.

 

어둑어둑한 주변으로 화염에서 피어오른 붉은 빛이 흩뿌려지고 있었다.

 

마치, 하늘이 붉게 물든 것처럼.

 

밤 전체가, 붉은 화염에 집어삼켜지는 것처럼.

 

 

“엘리야!”

 

 

똑같이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부모님도 동시에 움직였던 기억이 난다.

 

혼란스러운 표정으로도, 엘리야를 챙기기 위해 급히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다.

 

아마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파악도 안 되는 머리로도, 어린 엘리야를 지켜야겠다는 생각만큼은 확실하게 가지고 계셨던 것이 분명하다.

 

뭐가 어찌 되건 신경도 안 쓰고, 있는 힘껏 언덕길을 내려오신다.

 

평소에 병약하셨던 어머니는 몇 번이고 발을 헛디뎌 넘어지셨지만, 그럼에도 그것조차 신경 쓰지 않는다.

 

 

“...”

 

 

엘리야가, 여전히 죽은 눈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엘리야!”

 

 

이렇게.

 

아버지와 어머니, 두 분 모두 애타게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기점으로.

 

‘시작’되니까.

 

항상 이 순간이 제일 괴롭다.

 

꿈이라서 눈을 감을 수도 없으니.

 

 

-!

-!!

 

 

불기둥에서 퐁- 하고 무언가 튀어오른다.

 

집어삼켜진다.

 

초목이 불탄다.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주변에서 다른 아이들이 화염에 휩쓸린다. 어제같이 모래성을 쌓던 데이지, 바보같은 얼굴을 하고 좋아한다고 그녀에게 고백했던 한스, 늘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덤을 얹어주셨던 빵집 주인 아저씨.

 

전부.

 

잿더미가 되어 사라진다.

 

 

“...”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일거에 사라진 자들은 차라리 다행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살이 타는 냄새가 자욱하다. 귀가 찢어지는, 듣는 것만으로 다리에 힘이 풀릴 것 같은 비명이 주변으로 울려퍼진다.

 

부모가 죽었다. 아이가 죽었다. 제발 엄마를 살려달라고 울부짖는다. 제발 아이를 구해달라고 애타게 간청한다.

 

불행이, 쏟아져내린다.

 

불과 몇 초만에, 목가적이고 평화롭던 마을은 순식간에 파괴되었다.

 

 

“...”

 

 

꿈이지만.

 

구역질이 나온다.

 

엘리야가 저도 모르게 주저앉았다.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끌어안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불기둥.

 

밤 전체를 붉게 물들인 저 거대한 재앙.

 

 

“...”

 

그리고 그 안에서.

 

그렇게나 멀리 떨어져 있지만.

 

불기둥 정중앙에 있는 인간의 형상이 엘리야의 눈에 들어왔다.

 

머리 위로 나 있는

 

피처럼 붉은 머리카락. 긴 손발톱. 파충류를 연상시키는 찢어진 동공의 노란 눈동자.

 

시선을 마주치자마자, 한 가지밖에 단어밖에 안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악마.”

 

 

적야.

 

붉은 밤이 시작되던 그 순간.

 

그 장면에 대한 기억은, 항상 그걸로 암전되었다.

 

 

 

 

식은땀에 푹 젖어 일어난다.

 

마지막 시련을 진행할 장소 근처에서 성황국 측이 제공한 숙소. 그 안에 있는 고급 침대는 그녀가 흘린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엘리야가 숨을 헐떡거리며 자신의 얼굴을 쓸어넘겼다.

 

어찌나 땀을 많이 흘렸는지 거의 투명한 막처럼 보이는 것이 얼굴을 타고 쓸려나왔다.

 

심장이 빨리 뛴다. 머리가 아프고 시야가 어지럽다.

 

 

“...최근에는 안 꿨는데, 말이야.”

 

 

그녀가 선생님을 만난 이후로는 거의 꾸지 않았던 꿈이다.

 

이상하게도, 그쪽이랑 있으면 여러모로 안심되는 느낌이라.

 

켄드리드 변경백령 안에서는 하루가 다르도록 꿨던 꿈인데, 참 이상하지.

 

 

“...”

 

 

그리고, 꿈을 다시 꾼 이유도 분명할 것이다.

 

최근에, 그때 그 업화를 연상시키게 하는 모습을 한 번 더 봤으니까.

 

페이놀.

 

페이놀 라이펙.

 

붉은 악마의 느낌이 전달되던 여자.

 

 

“...”

 

 

정말로 그 여자가 그 악마의 그릇이라면.

 

철천지 원수가 바로 근처에 있는 셈이다.

 

확인하는 방법도 간단하다.

 

권성이 일깨워준 진리의 눈으로 그쪽을 한 번 보기만 하면 된다.

 

악마의 존재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이다. 페이놀의 몸 안에 잠들어 있는 게 뭔지는 그걸로 순식간에 간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지 않는 이유라면.

 

 

“...”

 

 

엘리야가 벌벌 떨리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틀림없다.

 

아직, 자신은.

 

그 악마가 무섭다.

 

하루만에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뒤틀어버린 그 악마가.

 

 

“...괜찮아, 엘리야.”

 

 

곧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시련이 곧이다.

 

만약 그녀가 ‘성검’을 쥘 수 있다면, 그런 건 어떻게든 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엘리야가 결연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수여식까진, 몇 시간 남지 않았다.

 

슬슬 준비해야 한다.

 

 

 

< Quest Info >

 

[ 메인 퀘스트 ]〖 챕터 4 - 적야 〗

[ 관련 이벤트가 곧 발생합니다! ]

 

 

다른 창으로 넘긴다.

 

 

[ 기프트 관련 인물 알람 ]

 

▼ 페이놀 라이펙

 

[ 신뢰 3단계 ]

[ 관련 이벤트 발생까지 D-1 ]

 

 

“...흐으음...”

 

 

줄줄이 늘어져 있는 메시지를 쭉 훑으면서 턱을 쓰다듬는다.

 

결국 터질 일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이 녀석의 폭주가 예정된 일이라는 건 당연히 딱히 놀랍지도 않다.

 

문제라면.

 

 

‘...왜 내일이지?’

 

 

원작에서는 오늘, 성검 수여식 바로 당일에 사고가 터져야 정상이다.

 

내가 페이놀과 호감도를 높이면서 시기가 미뤄지긴 했지만, 마지노선은 오늘이다. 24시간이나 더 지나서 터질 이유가 없단 거지.

 

 

[언제는 니 계획대로 굴러갔다고 그래. 이번에도 변수가 생겼으니까 언제나처럼 임기응변으로 뚝딱뚝딱 대처하면 되는 것 아니야?]

 

“...이번에는 그렇게 쉽지 않을 거에요.”

 

 

조각 세 개짜리 악마의 폭주는 그 궤가 다르다. 사소한 변수는 용납할 수 있어도, 아예 발생시기가 달라지는 건 납득할 수가 없다.

 

 

“...”

 

 

짐작가는 이유라면, 하나뿐이지.

 

 

[선각자?]

 

“이제 당신도 잘 아시네요.”

 

 

항상 난관이 닥쳐올 때마다, 강제적으로 ‘난이도’를 올려놓는 건 녀석이다.

 

내가 아는 지식에서 진행이 팍 튀어나갈 이유라면, 분명히 녀석뿐이지.

 

부산스러운 주변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쉰다.

 

원래대로는 성황국의 대신전 안쪽에서

 

 

‘...또 뭔가 꾸미고 있나보지.’

 

 

법황이란 놈이 원래 그렇다. 음흉함으로 따지자면 나랑 비교해도 별로 안 꿀리지.

 

굳이 사람들을 들여보내지 않는 건 다 뭔가 음모가 있어서일 것이다.

 

 

“...”

 

 

뭐.

 

그쪽을 짐작하는 건 나중에 해도 되는 일이고.

 

지금 당장 신경 쓰이는 건 다른 쪽이다.

 

 

“...그런데, 칼리반.”

 

 

눈을 가늘게 뜨고 소울 링커를 노려본다.

 

 

“뭔가 꾸미고 있어요?”

 

[아니?]

 

“...”

 

[꾸미기는 뭘 꾸며. 피해망상 있냐?]

 

 

천역덕스럽게 돌아오는 대답에 말없이 그쪽을 노려보기만 한다.

 

딱히 이상한 낌새는 없다. 언제나의 칼리반이다.

 

하지만.

 

 

“...저하고 당신은 정신으로 연결되어 있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당신이 제 의식 상태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것만큼, 저도 당신의 의식 상태가 어느 정도 느껴져요.”

 

[...]

 

“그런데, 평소랑은 뭔가 많이... 다르신 느낌인데? 감추는 거 있죠?”

 

[기분 탓이야.]

 

“...”

 

[기분 탓이라고. 증거 있냐?]

 

 

없긴 하지.

 

심증은 있는데 물증은 없다.

 

 

“...쓰으으읍...”

 

 

입맛을 다시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뭐, 메인 퀘스트가 코앞이기도 하고.

 

당장은 선각자 놈이 어떤 식으로 오는 지에 대해 대비하는 게 더 중요하니까.

 

 

“...너무 이상한 짓만 하지 마세요. 아시겠죠?”

 

[그래.]

 

“...”

 

 

꾸미는 것 없다며.

 

미친 놈아.

 

 

 

 

세라스 에바트리체는 멍하니 눈앞에 있는 인간을 바라보았다.

 

사실, 처음 보는 인간이다. 이전에 마주친 적도 없지.

 

인간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도 웃기긴 하지.

 

상대방은, 자신을 이미 죽은 인간이라고 소개했으니까.

 

 

“...그러니까, 이름이...”

 

[발카서스.]

 

“히이이익-!”

 

 

눈물 맺힌 눈으로 펄쩍 튀어오르는 세라스를 본 발카서스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대, 그랜드 어쌔신이라는 거창한 칭호를 달고 있지 않았나.]

 

 

이게 무슨 추한 몰골이냐는 타박이었지만, 세라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벌벌 떨며 답했다.

 

 

“그, 그랜드 어쌔신이 유령 무서워하는 게 뭐 어때서!”

 

[...아니, 지금까지 그대가 죽인 사람만 모아놔도 공동 묘지 하나는 채울 수 있을 것 같은데...]

 

“너는 못 죽이잖아!”

 

[...못 죽이는 건 전부 무섭나?]

 

“어!”

 

[...]

 

 

부들부들 떨면서도 대답은 참 또렷하다.

 

 

‘...그것참 간단명료한 기준이구만.’

 

 

칼로 찔러서 죽으면 아무것도 안 무섭지만, 칼로 찔러서 안 죽는 건 뭐든 무섭다 그건1가.

 

어쩐지 처음 만났을 때부터 고분고분 말을 들어준다 했다.

 

 

[...아무튼.]

 

 

발카서스가 다시 푹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그대에게 찾아온 용건은 간단하네. 간단하지만 심각하지.]

 

“응?”

 

 

발카서스가, 칼리반이 만든 ‘계획’을 그녀에게 술술 풀어놓았다.

 

 

“...”

 

 

그렇게 ‘전달’받은 내용이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세라스의 표정에서 두려움이 점점 사라졌다.

 

대신 자리잡는 건 대단히 진지한 기색이다.

 

 

“...확실히, 이건 좀 심각하네.”

 

 

세라스가 가늘게 뜬 눈으로 중얼거렸다.

 

 

“붉은 악마가 폭주한다고?”

 

[그래.]

 

“...”

 

 

그럼 막아야지.

 

 

[아마 그대 말고도 다른 이들에게도 모두 전달된 내용일 걸세.]

 

“다른 이들?”

 

 

악마의 그릇말이지.

 

하지만, 칼리반이 주장한 바로는. 여기서 조금 더 효율적인 단어라면...

 

 

[다우드 캠벨 주변의 있는 다른 여자들 말이지.]

 

“...”

 

[위기는 곧 기회일세. 얘기만 들어도 알겠지만, 이번에도 그 남자는 몸 성히 일을 헤쳐나가기는 그른 게 틀림없지. 그러니 그대들이 좀 도와줬으면 하네.]

 

“...흐음. 고용한다는 거야?”

 

[형태로 보면 그렇게 되겠네. 보수로는 다른 게 들어가겠지만.]

 

“응?”

 

[쟁탈전이지. 이번에 가장 도움이 되는 녀석이, 녀석이랑 좋은 걸 할 걸세.]

 

“...좋은 거?”

 

[하고 싶은 건 뭐든 하시게. 동침이라도 하던가.]

 

“...”

 

 

해탈한 기색으로 미친 소리를 지껄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생각을 좀 더 해보자.

 

그걸 들은 세라스의 표정에는 오히려 물음표가 깃들었다.

 

어쩐지, 이상한 냄새가 난다.

 

다우드란 인간이 그런 거에 순순히 동의할 인간이던가?

 

 

“...본인이 그렇게 말했어?”

 

[본인이 그렇게 될만한 약점을 알려준다는 조건이네.]

 

“...”

 

[물리적으로 제압하는 방법 말고, 그 ‘마음’을 얻는 법 말일세. 모두가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 말이지.]

 

 

말이야 길지만.

 

다우드 본인의 의사는 쏙 빼놓은 게 틀림없었다.

 

 

“...아니, 당사자의 의견도 안 듣고 그런 걸 하는 건 좀...”

 

[그럼 다른 여자가 그쪽을 채가도 상관 없나?]

 

“...”

 

[그대가 마다해도 그런 약점을 들으면 당장 실천할 인간들이 수두룩하다네. 당장 얼마 전에 그대와 다툰 대족장의 딸이 채갈 수도 있네만?]

 

“...도발하는 거야?”

 

[맞네. 한 번 상상해보게나. 그런 일이 있어도 정말 괜찮을지.]

 

 

의도가 뻔히 보인다. 싸구려 도발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

 

 

세라스가 잠깐 눈을 감고 상상했다.

 

자신의 눈앞에서, 그 파란 여자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다우드의 옆을 앵기는 걸.

 

자신은 부들부들 떨면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걸.

 

그 둘이 자신의 앞에서 물고, 빨고, 껴안고, 마지막에는 서로 섞여서-

 

 

“...내가 누굴 죽이면 되는데?”

 

싸구려 도발의 효과는 무척이나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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