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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혼할게요 (1/118)

1. 결혼할게요202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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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레트 백작은 힘겹게 입을 뗐다.

1655880416959.jpg“결혼하거라.”

16558804169594.jpg“네.”

1655880416959.jpg“그래, 물론 귀찮겠지만…… 뭐?!”

제 딸을 설득할 생각으로 마음이 무거웠던 그는 놀란 나머지 자리에서 튕기듯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정작 그를 이렇게 대경하게 만든 딸은 의아한 얼굴로 눈을 깜빡일 뿐이었다.

16558804169594.jpg“왜 그러세요?”

1655880416959.jpg“아, 아, 아니. 실비아 네가 정말 벨포르 공작과 결혼하겠다는 말이냐? 허구한 날 숨 쉬는 것도 귀찮다고 하던 네가?”

16558804169621.jpg“아가, 어디 아프니? 강요하는 것이 아니니 차라리 솔직하게 싫다고 말해도 괜찮단다.”

플로레트 백작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을 더듬었다. 그 옆에 앉아 있던 백작 부인마저 어디 아픈 것이 아니냐 물었다. 실비아는 드물게도 당혹스러운 눈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16558804169594.jpg‘……내가 그렇게 무기력하게 굴었나?’

물론 지난 22년간 매일 침대에 붙어살고, 데뷔탕트도 힘들다는 이유로 치르지 않았으며, 하루의 4분의 3을 잠으로 보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모님이 저토록 무겁게 꺼내는 제안을 무작정 나 몰라라 할 정도로 못된 딸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16558804169594.jpg‘음.’

계속 돌이켜보면 자신이 지금보다 더한 쓰레기가 될 것 같으니 회상은 멈추기로 했다. 그사이, 백작은 내심 딸을 먼 곳으로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에 빠르게 중얼거렸다.

1655880416959.jpg“폐하께서 소개해주신 상대이긴 하지만, 네가 정말 내키지 않는다면 거절하지 못할 건 없지. 역시 그런 위험한 곳으로 시집보내는 것보다는 데릴사위를 들이는 편이…….”

16558804169621.jpg“여보.”

백작은 억울한 강아지 같은 얼굴을 했으나 부인의 눈짓에 얌전히 입을 다물었다. 그 모습을 본 실비아는 백작 부부를 어르듯 부드러운 목소리를 내며 살짝 웃었다.

16558804169594.jpg“벨포르 공작과 결혼할게요. 그러니까 그만 진정하세요.”

그녀의 확언에, 백작 부인은 끝내 감격을 이기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를 냈다.

16558804169621.jpg“아, 우리 딸이 드디어…….”

1655880416959.jpg“울지 말아요, 여보. 흡.”

16558804169621.jpg“우는 건 당신이랍니다…….”

백작 부인은 한숨을 쉬며, 가족의 일에는 툭하면 눈물을 보이는 백작을 도닥였다. 누군가 보면 주책이라 할 법도 한 풍경이었지만, 그들이 이러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실비아 플로레트. 플로레트 백작가의 하나뿐인 딸은 태어났을 때부터 몸이 약했다. 타고난 기운 자체가 원체 약하다 보니, 실비아라면 그저 안쓰럽고 마음에 겨운 플로레트 백작 부부는 딸의 어지간한 부탁은 다 들어주려 애쓰는 편이었다. 플로레트 백작가의 위세나 재력이 아주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또 모자란 것도 아니었다. 드레스건, 보석이건. 그들은 딸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구해주려 애썼다. 하지만 실비아는 여느 귀족가의 영애답지 않았다.

16558804169594.jpg-침대만 가장 좋은 것으로 바꿔주세요. 그 외에는 괜찮아요.

밥조차도 귀찮다는 이유로 툭하면 거르기 일쑤에, 하루의 대부분을 침대에 있었으며.

16558804169594.jpg-어차피 몸 때문에 웬만한 파티에는 발도 못 들이고 돌아와야 하잖아요. 데뷔탕트를 굳이 치러야 할 이유는 없을 것 같아요.

데뷔탕트마저 치르지 않고 무려 22년간 저택에만 콕 틀어박혀 있었다. 선천적으로 몸이 약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실비아 플로레트라는 사람 자체가 선천적으로 굉장히 무기력한 성정인 탓이 컸다. 백작 부부는 어떡해서든 실비아에게 삶의 의욕을 되찾아주려 했으나 그녀는 요지부동이었다.

1655880416959.jpg-이러다가 우리가 죽으면 누가 저 애를 돌봐줄까…….

16558804169621.jpg-여보! 불길하게 왜 그런 소리를 해요!

1655880416959.jpg-하지만 사실이잖소. 우리가 언제까지나 죽지 않고 저 애를 보살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백작 부부는 깊은 시름에 잠겼다. 만약 그들이 죽고 나면, 실비아는 분명 귀찮다는 이유로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않다가 명을 달리할 것이 불 보듯 뻔했다. 하여 그들은 어떻게든 그녀가 의탁할 만한 가족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되도록 딸을 가까이 두고 살피고픈 마음에, 백작 부부는 수도 근방의 미혼 귀족 남성을 샅샅이 물색해 보았으나 쉽지 않았다. 외모가 흡족하면 인품에 문제가 있었고, 인품이 괜찮으면 가문이 시끄러웠다. 무난하거나 잘난 귀족 남성은 진즉 결혼해 가정이 있었다. 그렇게 부부가 머리를 싸매고 있을 무렵 왕이 서신을 보냈다.

16558804203793.jpg<벨포르 공작 또한 신부를 구한다더군.>

국왕이 개입한 것도 놀라운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람의 이름이 들리자 백작 부부는 당황했다. 벨포르 영지는 왕국의 끄트머리에 자리했고, 또 마족의 땅과 경계를 맞대고 있었다. 그 점만 놓고 보자면 백작 부부가 원하던 조건과 맞지 않았다. 하지만 벨포르 공작이라는 사람 자체는 왕국의 일등 신랑감이나 다름없었다. 우선 선대 공작 부부의 인품이 훌륭했고, 현 공작 또한 왕국의 방패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기로 명망이 높았다. 거기에 가문과 외모 또한 지극히 훌륭함! 마침 국왕의 제안이기도 하니, 그들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실비아에게 공작과의 혼인을 제안했다. 그런데 숨 쉬는 것도 귀찮다고 하던 딸이, 이렇게 손쉽게 결혼을 받아들일 줄이야!

1655880416959.jpg‘이제 눈 감고 죽을 수 있다!’

16558804169621.jpg‘우리가 해냈어요!’

1655880416959.jpg‘여보!’

16558804169621.jpg‘자기!’

그렇게 백작 부부가 22년간의 설움을 잊고 감격에 젖어 있는 한편. 실비아는 의례적으로 입가에 띠었던 미소를 거두고 다시 덤덤한 얼굴로 돌아왔다. 그녀는 찻잔을 들어 입에 대며 생각했다.

16558804169594.jpg‘벨포르 공작령은 마물들의 출현이 잦은 곳인데.’

벨포르 공작이 다스리는, 왕국의 북부에 자리한 벨포르 공작령은 마족의 땅 ‘켈베티아’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다. 건국 이래 가장 강인한 기사라고 평가받는 벨포르 공작이 영주로 있는 땅이니 국경치고는 안전하다고는 하나. 평범한 사람이라면 껄끄러워하는 것이 당연할 만큼 죽음과 인접한 곳. 하지만 바로 그렇기에, 실비아는 오히려 플로레트 백작 부부의 제안이 기꺼웠다.

16558804169594.jpg‘그동안은 죽을 기회를 잡기가 영 어려웠는데, 뜻밖의 횡재네.’

왜냐하면 실비아 플로레트, 아니, ‘알리사’는 자살할 수가 없으니까. 마물이 자주 출몰하는 땅이라면, 그만큼 예상하지 못한 사고로 죽을 가능성도 커지지 않으려나. 실비아는 플로레트 백작 부부를 앞에 둔 채 그런 생각을 하며 태연히 차를 한 모금 더 머금었다. * * * 왕국의 최북단에 자리한 벨포르 공작령. 평소에는 마물과의 대치로 인한 긴장감, 혹은 슬픔만이 가득하던 그곳은 간만에 축제 분위기였다.

16558804203836.jpg“영주님께서 드디어 장가를 가신다!”

16558804203836.jpg“영주님 장가가신다네!”

16558804203836.jpg“영주님이- 장가를-.”

16558804224465.jpg“그만!”

란델은 사람들이 호들갑을 떨다 못해 말에 음을 붙여 노래로 만들기까지 하자 끝내 이마를 짚으며 버럭 일갈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란델의 고함이 키우는 고양이가 이따금 하악질 하는 것과 별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에 그의 등을 찰싹찰싹 때리기 바빴다.

16558804203836.jpg“떽! 저희야 영주님이 기저귀 차고 돌아다니실 때부터 같이 살았으니 그렇다고 해도, 새신부 되실 영애께도 이런 식으로 목소리 높이시면 못써요!”

16558804203836.jpg“맞아요! 영주님이 얼굴 구기면 얼마나 무서운데! 바로 도망가실 겁니다!”

16558804224478.jpg“옳소! 옳소!”

평소 란델에 의해 거하게 굴려지는 것이 일상인 벨포르 기사단원들이 가장 격하게 동의했다. 물론 란델이 슥 노려보자마자 곧장 시선을 피하긴 했지만. 그 모습을 본 란델은 입 안으로 골치 아프다는 듯한 한숨을 흘렸다.

16558804224465.jpg‘얼마 전까지만 해도 날 밟고 가라, 눈에 흙을 부어라, 하면서 결혼을 막더니.’

란델 벨포르. 벨포르 공작이자, 왕세자를 제외하고는 유일한 왕위 계승권자인 동시에 북부의 주인인 남자. 그의 결혼은 사실 온전한 그 자신의 의지는 아니었다.

16558804203793.jpg-공작도 슬슬 더 늦기 전에 짝을 찾아야 하지 않겠나?

16558804224465.jpg-……예?

16558804203793.jpg-마침 플로레트 백작 부부가 딸의 혼처를 찾고 있다고 하던데. 플로레트 백작가 정도면 공작과 격이 맞겠지. 굉장히 유서 깊은 가문이니.

권고를 가장한 강요. 왕의 말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평소 왕이 벨포르 공작가를 지나치게 견제하는 것을 알고 있던 그의 측근들은 즉각 반발했다.

16558804203836.jpg-딱 봐도 주군께서 혼인으로 세력을 확장할까 봐 미리 수도 귀족과 엮어두려는 거잖습니까!

16558804203836.jpg-맞습니다! ‘난 평생 마족 모가지나 따면서 혼자 살 테니 당장 그 냄새 나는 턱 닫고 꺼져라, 왕이여!’라고 하십시오! 저희는 전쟁도 불사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16558804203836.jpg-주군의 영원한 독신을 위하여!

16558804224478.jpg-위하여!

16558804224465.jpg-조용히 해, 이 미친 자들아…….

란델이 과하게 충성스러운 부하들 사이에서 정색하고 나서야 소란은 잦아들었다. 물론 그의 수하들도 진심으로 하는 말은 아니었다. 벨포르 공작령은 마족의 땅 ‘켈베티아’와 맞닿아 있기에 날마다 몰려드는 마물들을 막아내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곳이었다. 추운 날씨와 더불어, 조금만 방심하면 밭에 불을 지르고 도망가는 마물들 탓에 자체적인 식량 수급만으로는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 하여 벨포르 공작령은 왕실과 각 지역 귀족들이 지원하는 식량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왕실이 공작가를 완전히 등지기라도 하면, 벨포르 공작령은 가장 먼저 지도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16558804224465.jpg-목숨이 달리지 않은 일에서까지 굳이 심기를 거스를 필요는 없지.

란델은 그렇게 생각했고, 풋풋한 연애결혼에 대한 약간의 로망을 내려놓음으로써 영지의 안위를 보장받았다. 영주가 영지를 위해 그리하겠다는데, 더 드러누워 반대할 수만도 없는 일. 신하들은 기왕 이렇게 된 거, 온 마음으로 이것이 좋은 결혼이 되길 빌어주리라 다짐했다. 물론 그 방식이 괴상한 축하 노래라는 것은 굉장히 잘못되었지만 말이다.

16558804224465.jpg“그대들이 영주에 대한 존경심이 없다는 건 잘 알겠군. 특히 벨포르 기사단, 기강이 해이하다 못해 없는 수준이야. 돌아오면 새벽 훈련을 추가한다.”

16558804224478.jpg“안 돼!”

란델의 말에 벨포르 기사단이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에 엎어졌다. 그들이 란델의 발밑에 머리를 들이밀며 ‘제 머리를 밟고 화를 푸십시오’라고 애걸해도 란델은 무시했다. 그때, 그의 등 뒤에서 퀭한 인상의 남자가 오만상을 쓰며 입을 열었다.

16558804249995.jpg“존경하는 주군. 저 누구 때문에 밤새 이동 마법진 개조하느라 무척, 정말, 매우 피곤한데요. 그만 출발하면 안 되겠습니까?”

벨포르 공작가 소속의 마법사, 오스턴이 입꼬리를 바들바들 떨며 사납게 웃었다. 란델은 광기로 번득이는 오스턴의 눈을 보고는 뒤늦게 헛기침을 하며 몸을 돌렸다. 티끌 한 점 없이 새하얀 예복과 망토가 그 움직임을 따라 우아하게 펄럭였다.

16558804224465.jpg“출발하지.”

16558804249995.jpg“예엡.”

16558804224478.jpg“갑시다, 마님을 모시러!”

오스턴은 혀를 쯧 차며 이동 마법을 준비했다. 내내 시시덕거리던 기사들 또한 자세를 바로 하며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사람들에게서 등을 돌린 란델의 얼굴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표정이 사라진 그의 얼굴은 맹수라고 보아도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섬뜩했다.

16558804224465.jpg‘잘 지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경계를 완전히 놓을 수는 없지.’

왕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벨포르의 충성을 시험하려 들 것이다. 그의 아내가 될 사람이 왕의 끄나풀이 아니라는 법은 없었다.

16558804224465.jpg‘……아내를 죽여야 할 일은 없으면 좋겠는데.’

란델은 부디 결혼 예복에 피 묻힐 일이 없기를 바라며 마법진을 향해 발을 떼었다. * * * 그렇게 벨포르 공작 일행이 오스턴의 마법진을 통해 수도에 막 당도했을 무렵. 실비아 또한 마차 앞에서 눈물 바람인 백작 부부를 달래가며 간신히 왕성에 도착했다.

16558804203836.jpg-실비아 플로레트가 결혼한대!

16558804224478.jpg-뭐?

16558804203836.jpg-그런데 그 상대가 벨포르 공작이래!

16558804224478.jpg-뭐?!

사람들은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실비아 플로레트가 모습을 드러낸다는 데 한 번, 그것이 벨포르 공작과의 결혼 때문이라는 사실에 두 번 뒤집어졌다. 하여 결혼식에 초대받은 이들은 진작 식장으로 달려와 있는 것인지, 왕성 앞은 빈 마차들로 가득해 발 디딜 틈조차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플로레트 백작 내외는 마차에서 내려 실비아를 결혼식장 앞까지 바래다주는 내내 걱정으로 흐려진 얼굴이었다. 결국 식장으로 향하는 길의 모퉁이에서 걸음을 멈춘 플로레트 백작이 진중한 목소리로 말문을 뗐다.

1655880416959.jpg“실비아.”

16558804169594.jpg“네.”

1655880416959.jpg“혹 벨포르 공작이나 식솔들이 너를 홀대하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돌아오거라. 우리가 어떻게든 너보다 오래 살아보마. 알겠느냐?”

16558804169621.jpg“그래, 아가. 여차하면 테이블이라도 엎고, 아니 네 팔 힘으로는 안 되겠구나. 이런…….”

그의 곁에 서 있던 백작 부인도 냉큼 말을 덧붙이다가 말고 낭패라는 듯 입술을 깨물었다. 실비아는 자신에 대한 걱정으로 눈물을 글썽이는 그들의 얼굴에서 교묘히 시선을 돌리며 껍데기만 있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16558804169594.jpg“네. 걱정하지 마세요.”

운이 나쁘다면 그녀는 오래도록 살 수 있을 것이다. 플로레트 백작 부부보다도 훨씬 오래. 그러니까, 이 100번째 삶에서도 여전히 운이 나쁘면 말이다.

16558804169594.jpg“가요.”

실비아는 백작의 손을 잡지 않고, 양손에 부케만을 쥔 채 홀로 모퉁이를 돌았다. 그리고…….

16558804224465.jpg“……!”

한껏 커다래진 연녹색의 눈과 정면으로 시선이 마주쳤다. 실비아는 몇 걸음 앞에서 놀라 굳어져 있는, 자신의 남편 될 사람에게 그림 같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16558804169594.jpg“처음 뵙겠습니다, 벨포르 공작님.”

16558804224465.jpg“…….”

16558804169594.jpg“실비아 플로레트 벨포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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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델은 그렇게 말하며 곱게 웃는 실비아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16558804224465.jpg‘……뭐지?’

그녀의 외모 때문이 아니라, 순간 숨이 막힐 정도로 거세게 술렁인 마음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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