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 온도 차이 (2/118)

2. 온도 차이2021.04.05.

99번. 그것은 ‘알리사’가 환생한 수였다.

16558804360572.jpg-알리사 님!

  최초의 생에서, 알리사는 마족과 인간들의 전쟁에서 희망의 등불 같은 존재인 대마법사였다. 모든 사람이 알리사를 찬양했고, 그녀 또한 자신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됨을 기꺼이 여기며 언제나 전장의 가장 앞에 서서 마족들을 막아냈다. 툭하면 전쟁이 벌어지던 세태와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지만, 행복했다. 사람들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을 만큼. 그래, 무엇이라도.

16558804360576.jpg-이 소모적인 전쟁을 완전히 그치게 하려면…… 마족의 근원부터 연구해 볼 필요가 있어.

  알리사는 기나긴 마족과의 전쟁을 자신의 대에서 종식하고 싶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던가. 그녀는 사람들에게 완전한 평화를 선물하겠다는 결심 이후, 본격적으로 마족이 가진 힘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마족들은 그들이 가진 힘을 ‘어둠’이라고 불렀다. 모든 어둡고 불쾌한 것들, 이를테면 죽음과 망령 등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힘. 알리사는 자는 것도, 먹는 것도 줄여가며 어둠의 연구에 매진했다. 마족들이 다루는 어둠 자체를 소멸시킬 수 있다면, 인간이 그들을 두려워할 이유도 사라지니까. 하지만 사람들은 알리사의 행보에 불안감을 느낀 모양이었다. 희대의 천재,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만큼 강한 대마법사 알리사. 그런 그녀가 어둠의 힘을 연구하여 완전히 터득해낸다면? 그리고, 만약 알리사가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방향으로 마음을 바꾸기라도 한다면? 이 땅에 그녀를 막을 수 있는 존재가 과연 있는가? 그에 대한 답은 ‘없다’였다.

16558804360572.jpg-죄송합니다, 알리사 님.

  알리사가 마침내 연구를 끝마치고 어둠의 힘을 다루는 기초적인 방법을 터득한 날. 그녀는 그토록 믿었던 동료들의 손에 밀쳐져 마족의 땅 ‘켈베티아’로 떨어져 버렸다.

16558804360576.jpg-왜?

  알리사는 새빨간 하늘 밑, 온통 검은색 일색인 켈베티아의 땅 위에 주저앉아 열없이 중얼거렸다.

16558804360576.jpg-어째서, 왜……?

  내가 뭘 잘못했지? 드디어 ‘어둠’을 사라지게 할 초석이 완성되었다고 기뻐하며 동료들에게 달려간 것? 동료들이 축하한다며 건넨 술을 의심 없이 들이켠 것? 그도 아니면, 그들이 켈베티아와 이어진 마법진을 열고 그 안에 자신을 집어넣을 때까지도, 술에 들어 있던 독 때문에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어 반항조차 하지 못한 것?

16558804360576.jpg-내가…….

  잘못을, 했나? 머릿속이 온통 검고 진득한 감정들로 어지러웠다. 극도의 혼란이 찾아온 탓에 오히려 머릿속이 텅 빈 것만 같이 느껴졌다. 알리사가 멍하니 넋을 놓고 있는 사이, 그녀의 냄새를 맡은 마족들이 깜짝 놀라 달려왔다.

16558804360594.jpg-인간?

16558804360594.jpg-저놈이 어떻게 여기에?

16558804360594.jpg-죽이자. 죽여.

16558804360594.jpg-복수를!

  마족들은 그간 인간의 최전방에서 자신들을 막아섰던 알리사를 알아보고는 신이 나서 그녀를 죽이기 위해 달려들었다. 이후로는 기나긴 싸움이었다. 알리사는 제게 달려드는 마족들과 맞서느라 몇백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다. 우습게도 그 과정에서 그녀가 모양만 익혔던 어둠은 점점 정교하고 거대해졌다. 자그마치 몇 년이나 쉴 틈 없이 마족들의 목을 날리며 알리사가 한 생각은 단 하나였다.

16558804360576.jpg-복수할 거야.

  인간의 번영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자 했던 자신을 배신한 이들에 대한 복수. 알리사는 자신을 켈베티아에 떨어트린 이들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그 지옥에서 필사적으로 살아남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가 마왕 바시스의 목마저 날리고 마족들의 머리 꼭대기에 섰을 때. 알리사는 이미 ‘알리사’가 아니었다.

16558804360576.jpg-가라, 가서 인간계에 생명이라고는 단 하나도 남겨두지 마라!

  알리사는 광기에 찬 명령을 내리고는 직접 인간들과의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그때의 그녀는 생각도, 모습도 인간이라고 할 수 없었다. 가는 곳마다 피바람을 몰고 다니며 생명을 학살한 탓에 온몸이 늘 붉은 피로 칠갑 된 상태였다. 하여 알리사를 배신했던 동료들은 그녀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했다.

16558804360594.jpg-커헉!

16558804360594.jpg-도망쳐…… 아아악!

  알리사는 염원했던 대로 자신을 배신했던 동료들의 목숨을 모조리 거두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미쳐버린 상태였기에 큰 감흥 없이 곧장 주변에서 느껴지는 다른 생명을 없애려 몸을 돌려버렸다. 이후로 몇 년간 세상에는 인간의 비명, 마족의 웃음소리만이 가득했다. 검은 벼락이 사방에서 내리치고, 갈라진 땅 틈으로 마물들이 쉼 없이 기어 올라왔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녕 인간이 멸족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마저 들었을 무렵. 한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처음으로 ‘검기’라는 것을 만들어낸 사람이었다. 복잡한 진과 술식을 통해 마력을 움직이는 마법과 달리, 오직 검 한 자루로 마력을 움직여 마법에 비하는 위력을 낼 수 있는 능력. 용병 출신이라는 그는 앞장서 마족들을 죽이러 다녔고, 인간들은 그를 ‘용사 클레온’이라고 불렀다. 클레온을 앞세운 인간들은 다시금 희망을 되찾고 마족에게 저항했다. 역대 최강의 검사 클레온, 역대 최악의 마왕 알리사. 두 사람의 긴 싸움은 클레온의 검기가 알리사의 심장을 반으로 가르며 끝이 났다.

16558804360576.jpg-빌어 처먹을, 인간 새끼들, 같으니…….

  알리사는 제 말에 눈을 커다랗게 뜨는 클레온에게 비소를 지어 보이는 것을 마지막으로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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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야와 감각이 모조리 암전되길 얼마. 그녀는 어느 순간 명료한 정신으로 눈을 번쩍 떴다.

16558804360576.jpg-……이게 무슨?

  당황하여 주위를 둘러보니 눈이 부시도록 새하얀 설원이었다. 걸음을 옮겨 주변을 살펴보려 했지만 뼛속까지 파고드는 지독한 추위 탓에 발이 얼어붙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분명 죽었음에도 ‘이러다가 죽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돌연 눈이 멀 정도로 환한 빛이 시야를 가득 메우더니 천둥 같은 고함이 귓전을 울렸다.

16558804360594.jpg-저주받은 힘에 물든 타락한 영혼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위압감에 알리사는 반사적으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누군가 목덜미를 거세게 틀어쥔 것처럼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 헐떡이는 그녀의 머리 위로 쩌렁쩌렁한 고함이 연달아 떨어졌다.

16558804360594.jpg -감히 나의 뜻을 거스르고 금기된 힘으로 수많은 생명을 빼앗은 죄!

16558804360594.jpg-그 죄로 너는 앞으로 환생의 굴레 속에 갇혀 쉬지도, 죽지도 못한 채 네가 빼앗은 생명의 무게를 고스란히 느껴야 할 것이다!

  그 말을 끝으로 다시 한번 정신을 잃었던 그녀는, ‘신’의 말대로 모든 기억을 고스란히 가진 채 무려 99번의 생을 반복해야 했다. 원치 않게 부여받은 생의 초반에는 몇 번이나 자살을 감행했으나, 어떠한 방법으로든 그녀가 ‘고의로’ 행한 방법으로는 죽을 수 없었다.

16558804360576.jpg-내가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해? 애초에 나를 먼저 배신한 게 누군데!

  처음에는 분노.

16558804360576.jpg-제발, 잘못했어요. 다시는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겠습니다. 그러니까 제발, 저 좀 죽여주세요…….

  그다음에는 절망, 공포, 좌절. 99번의 생을 거치는 동안 알리사는 인간에 대한 배신감도, 신에 대한 복수의 의지도 잊고 차츰차츰 마모되어갔다. 그리하여 마침내 기나긴 형벌이 끝나고 새 삶을 얻었을 때. 알리사는 태어난 후, 제 존재를 자각하자마자 곧장 마법으로 목숨을 끊으려 들었다. 하지만 먼 과거처럼 머릿속을 온통 울리는 듯한 소리가 그녀를 막아섰다.

16558804360594.jpg-내가 너를 풀어주었다고 해서 곧장 스스로 목숨을 버리려 들거든 또다시 같은 벌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내가 언제나 너를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하라.

  결국 알리사는 죽지 못했다. 바깥을 떠돌며 죽을 기회를 찾아볼까 싶었지만, 신이 그런 제 행동을 본다면 또다시 노하여 벌을 내릴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니 신의 뜻대로, 스스로 죽음을 택하지는 않으리라. 다만 그 무엇도 하지 않으리라. 죽지 못한다는 사실을 자각하자마자 99번의 생을 살아낸 피로가 그녀를 덮쳤다. 첫 번째 삶부터 지금까지, 알리사는 한 번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이런 유복하고 평화로운 환경은 처음이었다. 하여 알리사는 휴식을 취하는 겸, 지난 22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처음으로 맛본 나른함은 퍽 달콤했지만, 마지막 생을 한시라도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다.

16558804360572.jpg-결혼하거라.

  그런 와중 플로레트 백작 부부가 제안한 결혼은 매력적이었다. 고의로는 죽을 수 없을지언정, 환경 자체가 위험한 곳에 살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것까지는 신도 어쩔 수 없으리라. 그것이 알리사가 ‘실비아 플로레트 벨포르’가 되기로 마음먹은 계기였다. * * * 그리하여, 현재. 이제 곧 알리사, 아니, 실비아의 남편 될 자인 란델 벨포르는 혼란에 빠져 있었다.

16558804406467.jpg‘뭐지?’

란델은 맹세코 실비아를 이 자리에서 처음 보는 것이었다.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백작령을 한 번도 벗어나지 않았다는 플로레트 영애. 그녀는 그간 벨포르 공작성과 전장, 왕성만을 오가던 란델이 결코 마주친 적 없는 사람이었다.

16558804406467.jpg‘그런데 왜…….’

색이 옅어 바닥까지 들여다보일 것처럼 투명한 금색 눈이 고운 선을 그리며 휘어지는 순간. 가슴 한구석을 뻐근하게 메우는 알 수 없는 느낌. 그것은 그리움이라고도, 또 원망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상반된 감정들이 복잡하게 뒤섞인 것이었다.

16558804406475.jpg“이만 들어갈까요?”

란델이 혼란스러운 얼굴로 길게 침묵하자, 실비아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하객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일렀다. 란델은 그제야 퍼뜩 정신을 차렸다. 혼란스러움에 밀려났던 경계심이 제자리를 찾았다.

16558804406467.jpg‘착각이었나.’

동요를 감추려 일부러 표정을 굳힌 란델이 오른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을 받쳤다. 하지만 평정을 유지하려 애썼던 것이 무색하게도 조금 놀랐다.

16558804406467.jpg‘너무 작아.’

실비아의 손은, 정말이지 너무도 작았다. 식량이 귀한 북부의 또래 영애들조차 이러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16558804406467.jpg‘……그러고 보니 선천적으로 몸이 좋지는 않다고 했던가?’

란델은 실비아를 보고 숨을 흡 들이켜는 하객들 사이를 걸어 나가며 티 나지 않게 그녀의 모습을 살폈다. 버진로드 위로 내딛는 굽 높은 구두가 위태로워 보일 정도로, 실비아는 유독 가녀린 체구를 지니고 있었다. 그간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음식만을 섭취하고, 가벼운 산책을 제외하고는 내내 침대 위에 붙박여 있던 그녀였으니 알고 보면 이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란델은 실비아가 내내 백작저 안에서 생활했다는 사실만 알지, 그런 자세한 사정까지는 꿈에도 모르는 상태였다.

16558804406467.jpg‘앞으로 잘 먹여야겠군.’

경계심을 내려놓을 만큼은 아니지만 안쓰럽긴 했다. 란델은 조금 짠한 시선으로 실비아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을 느낀 실비아는 덤덤히 생각했다.

16558804406475.jpg‘……눈이 선하네. 부부의 의무만 다하면 크게 귀찮을 일은 없겠어.’

같은 길 위에서 상당히 온도가 다른 생각을 하며, 이윽고 두 사람은 단상 앞에 다다랐다. 이 결혼은 왕이 직접 권하고 성사시킨 것이었기에, 그는 그 대가로 왕성에서의 결혼식을 준비해주었다. 왕이 직접 관여했음을 보여주듯 단상부터 시작해서 촛대, 태피스트리, 조각상 등 결혼식장 안에는 무엇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었다. 벨포르가 숙이고 들어온 게 어지간히 만족스러운 모양이지. 오스턴은 란델의 망토 자락을 정리하고 물러나며 속으로 비아냥댔다. 이어서 왕성의 시녀가 실비아의 면사포 끝을 정리하고 물러나자, 란델과 실비아는 고개를 들고 앞을 바라보았다. 오늘의 결혼식을 만든 장본인인 왕이 마법구에 얼굴을 가까이하며 빙긋 웃었다.

16558804360594.jpg“엘바레스의 방패인 벨포르 공작과 엘바레스의 충신인 플로레트 가의 영애가 맺어지다니, 참으로 기쁘도다. 왕세자도 이 경사스러운 자리에 참석했으면 좋으련만 그는 지금 남부를 정벌하러 간 상태이니 부디 양해해주게.”

왕은 이후에도 듣기 좋은 소리를 줄줄 늘어놓았지만 정작 결혼식의 주인공들은 관심이 없었다. 실비아는 시종일관 무심한 얼굴로 지금 당장 침대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만 했고, 란델은 북부로 돌아가면 보양식 재료부터 알아보아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그사이 식순은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 란델의 부모인 선대 공작 부부는 전사한 지 오래였기에, 두 사람의 인사를 받는 것은 플로레트 백작 부부가 전부였다.

16558804425849.jpg“흐어윽, 허윽…….”

1655880442586.jpg“뚝.”

16558804425849.jpg“흡.”

정계에서 ‘표정 없는 사자’라고 불릴 정도로 싸늘한 백작의 실체는, 부인에게 야단맞는 딸바보였다. 란델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백작의 모습을 보고 조금 더 혼란스러워졌다. 국왕의 첩……자일까? 아닌 것 같은데?

16558804360594.jpg“이로써 두 사람이 신의 앞에서 성혼하였음을 알립니다.”

란델이 실비아의 손에 반지를 끼워주고 무의식중에 손가락까지 찌우려면 얼마나 걸리려나, 하는 생각에 잠겨 있을 때였다.

16558804360594.jpg“……이어서 신랑과 신부는 맹세의 입맞춤을 하십시오.”

16558804406467.jpg‘아.’

란델은 그제야 현실로 돌아왔다. 그는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아래 있는 실비아의 얼굴을 새삼스레 응시했다.

16558804406467.jpg‘세 살 아래라고 했지.’

힐긋 돌아보니 벨포르 공작령 측 하객들이 저마다 입꼬리를 씰룩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여기서 드러내놓고 입을 맞추었다가는 두고두고 놀림거리가 될 것이 뻔한 얼굴들이었다. 저야 익숙하다지만 자칫 새신부가 부끄러움으로 졸도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일단은 하는 시늉만 해야겠다고 결심한 란델이 몸을 숙였다. 그가 실비아의 양 손목을 잡고 제 목에 팔을 두르게 하자 그녀의 손에 들린 부케가 그들의 얼굴을 하객들로부터 가려주었다. 란델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뜬 실비아를 배려해 천천히 고개를 기울였다. 이윽고 가볍게 입술이 맞닿았다. 란델은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짐과 동시에 고개를 뒤로 물렸다. 두 입술 사이에 약간의 틈이 벌어진 찰나.

16558804406475.jpg“입 좀 열어주세요.”

그들 사이에만 들릴 정도로 아주 작은 속삭임이 귓가를 울렸다.

16558804406467.jpg“무슨…….”

란델은 의문을 뱉느라 무심코 입술을 벌렸고, 실비아는 아주 살짝 그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 움직임에 두 사람의 입술이 다시금 맞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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