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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거슬려 (8/118)

8. 거슬려2021.04.26.

16558805316532.jpg“피해!”

란델은 목소리를 높임과 동시에 검을 휘둘러 마물 하나의 머리를 베어냈다. 키이이익! 뱀 형태의 마물이 날카로운 비명을 내지르고 땅으로 추락했다. 란델의 말에 따라 미리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던 기사들은 침착하게 마물을 하나둘 처리해갔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숲에 서식하고 있던 건 피라바트보다 하급인 마물이었다. 하지만 번식력이 좋아 그 수가 만만치 않았던 탓에, 기사들이 숲을 돌며 마물의 알까지 모두 파괴한 후에는 이미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16558805316532.jpg“사상자는?”

16558805316541.jpg“몇몇이 스치듯이 물린 것을 빼고는 없습니다.”

16558805316532.jpg“뱀 형 마물은 대개 독을 가지고 있다. 작은 상처라도 무시하지 말고 성으로 돌아가면 꼭 주치의에게 보이도록.”

16558805316541.jpg“알겠습니다.”

기사단장이 고개를 깊숙이 숙였다. 란델은 기사들이 마물의 사체를 수습하고 오스턴에게 소식을 전하는 동안 파손된 결계석을 살폈다.

16558805316532.jpg‘단면이 깔끔해.’

육각기둥 모양의 결계석은 정확히 반으로 잘려 있었다. 란델은 손으로 단면을 더듬어 매끄러운 감촉을 확인하고 어두운 얼굴을 했다. 마물은 지능이 낮다. 마족이 되지 못한 하급 개체인 만큼 그들은 통제되지 않는 짐승에 가깝다. 만약 마물이 결계석을 파괴한 것이라면 단면이 이렇게 깔끔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마족의 짓이냐 묻는다면 그 또한 아닐 가능성이 컸다. 마족이 이곳까지 왔으면서 인간을 해치지 않았을 리가 없으니까. 그리고 애초에 인과관계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다. 오스턴의 결계는 마물과 마족에 반응한다. 그들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이 숲에 침투해 결계석을 파괴하려 했다면, 그 소식이 성에 닿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16558805316532.jpg“……어둠 벌레다.”

란델이 나지막이 중얼거린 말에, 기사들은 순간 굳은 얼굴로 동작을 멈췄다. 마족은 분명 인간의 적이지만, 어디에나 미친 자들은 있는 법. 마족의 강함을 숭상하고, 그들을 따르다 보면 자신들도 마족이 될 수 있을 거란 허황한 믿음에 사로잡힌 삿된 신도들. 그들이 바로 왕국의 공적인 ‘어둠 벌레’였다.

16558805316532.jpg“가신들에게 연락해라. 최근 각 영지의 출입 명부 등 관련 자료 빠짐없이 올리라고 전해. 놈들이 영지민들에게 해를 끼치기 전에 찾아내야 한다.”

연녹색 눈이 해를 등지고 섬뜩하게 가라앉았다. * * * 한편, 실비아는 란델과 헤어진 후 델마를 따라 성 곳곳을 안내받는 중이었다.

16558805316541.jpg“원래는 이보다도 훨씬 낙후된 성이었답니다. 마족과 전투를 치르기도 바빠 최소한의 관리를 하는 것도 벅찼거든요. 하지만 선왕께서 혈육인 선대 공작님을 위해 기술자들을 대거 보내주신 덕에 조금 사람이 살 만한 모습을 갖췄지요.”

실비아는 델마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성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대대적으로 정비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인지, 성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고풍스러웠다. 그들이 지나갈 때마다 청소하던 사용인들이 쑥스러운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16558805316541.jpg“이곳이 본성의 연회장이랍니다.”

델마가 빙긋 웃으며 손짓하자 따르던 하녀들이 문을 열어주었다. 안은 어둑했으나 하녀들이 창문을 가려둔 커튼을 걷자 햇빛이 비쳐 그럭저럭 밝아졌다.

16558805336491.jpg“여긴 손을 좀 봐야겠네.”

실비아가 연회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는 말했다.

16558805336491.jpg‘어머니가 보셨으면 기겁하셨겠는걸.’

이곳 역시 새로 보수를 해둔 덕에 깔끔하긴 했다. 하지만 연회장이란 무릇 손님들의 주 활동 영역이니 조금 더 신경 쓸 필요가 있었다. 유행에 밝은 플로레트 백작 부인 덕에, 실비아는 최근 산뜻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의 연회장 인테리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알았다. 실비아가 델마를 돌아보자 그녀가 기다렸다는 듯 허리를 굽히며 답했다.

16558805316541.jpg“안 그래도 상단 책임자를 불러 두었습니다. 곧 도착할 겁니다.”

16558805336491.jpg“가지.”

역시 몇십 년 동안 성을 관리해온 경험은 어딜 가지 않는다. 델마는 유능한 하녀장이었다. 실비아는 쉴 시간이 늘어나겠다는 생각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띤 채 응접실로 내려갔다. 하녀들이 내온 차를 마시며 조금 기다리고 있자니 키가 작은 중년의 남자가 응접실로 들어왔다. 그는 실비아를 보자마자 그녀의 미모에 놀란 듯 눈을 커다랗게 떴다.

16558805316541.jpg“크흠.”

델마가 헛기침을 하며 눈을 부라리자 뒤늦게 정신을 차린 남자가 급하게 인사를 올렸다.

16558805316541.jpg“처음 뵙겠습니다, 벨포르 공작 부인. 저는 체르빌 상단주인 칙 헤틀라라고 합니다.”

남자, 칙이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소파에 느른히 기대어 있는 실비아를 샅샅이 살폈다. 처음에는 실비아의 미모에 놀라긴 했으나, 그는 뼛속까지 장사꾼이었다. 칙에게 곱상한 외모의, 갓 공작 부인이 된 귀족 영애란 벗겨 먹기 좋은 호구에 불과했다.

16558805316541.jpg‘태어나서 한 번도 저택을 벗어난 적 없다는 소문도 그렇고, 딱 봐도 세상 물정 모르는 귀족 아가씨군. 이번에도 한몫 톡톡히 잡을 수 있겠어.’

속으로 비열하게 미소한 칙이 모른 척 미소를 띠며 카탈로그를 펼쳐놓았다. 연회장을 전반적으로 새로 꾸밀 생각이었기에, 타일과 커튼 등 각양각색의 카탈로그가 테이블 위에 나란히 놓였다. 최근 벨포르 성에서는 마땅한 경사나 연회가 없었기에, 하녀들은 꽤 오랜만에 보게 된 신상 카탈로그에 들떠 재잘거렸다.

16558805316541.jpg“마님, 저것 좀 보세요! 저 타일 색이 너무 예쁘지 않나요?”

16558805316541.jpg“커튼 재질도 괜찮은 게 많은 것 같네요.”

16558805316541.jpg“제가 아니면 누가 또 북부까지 이런 고급품들을 가져오겠습니까? 저 말고는 없습니다.”

칙이 너스레를 떨었다. 확실히, 멀쩡한 상단 중 위험을 무릅쓰고 척박한 북부까지 와 주는 것은 체르빌 상단밖에 없었다. 실비아는 하녀들이 그의 말에 맞장구쳐주는 소리를 한 귀로 흘리며 카탈로그를 대강 살폈다.

16558805336491.jpg‘질이 나쁘진 않네.’

물론 상인이다 보니 어느 정도의 과장은 있겠지만, 물건의 질이 썩 나쁜 편은 아니었다. 실비아는 물건이 마음에 든다는 뜻으로 델마에게 눈짓했다. 그 뜻을 알아챈 델마가 칙에게 물었다.

16558805336491.jpg“그래서, 금액은 얼마인가?”

그 말이 나오자 하녀들의 얼굴에 티 나지 않게 긴장한 기색이 스쳐 갔다. 칙은 거만한 얼굴로 주판을 꺼내어 튕겼다.

16558805316541.jpg“어디 보자, 연회장을 싹 정비한다고 하셨으니…… 전부 이것들로 교체한다고 치면…… 총 30골드가 되겠군요.”

16558805360012.jpg“……!”

그 말에 델마와 하녀들이 소리 없이 경악했다. 실비아는 이상한 분위기를 느끼고 델마에게 속삭였다.

16558805336491.jpg“왜 그러나?”

16558805316541.jpg“……송구합니다만, 저 금액이라면 벨포르 공작가의 한 달 순수입의 절반이 넘습니다.”

델마가 난감한 어조로 답했다. 벨포르 공작령의 수입 대부분은 마족과의 전투로 인해 다친 사람이나 마물의 습격 등으로 집을 잃은 이들을 구제하는 데 쓰인다. 영지가 넓은 만큼 벌어들이는 돈이 적은 것은 아니었으나, 그 넓은 영지 곳곳에 구호를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30골드라면 평민 수십 가구가 한 달 동안 걱정 없이 먹고 살 수 있을 만큼 큰돈이었다. 그 돈을 전부 연회장 재건에 쓰기엔 부담이 컸다. 하지만 그러자고 들이는 돈을 아꼈다가는 실비아가 공작 부인으로서 처음으로 가신들을 만날 자리라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결국 델마는 자존심과 체면을 내려놓고 조심스레 말했다.

16558805316541.jpg“30골드라면 적은 금액이 아니네. 피차 사정을 아는 처지인데 조금만 낮춰주면…….”

16558805316541.jpg“하아, 델마 님. 저도 여기까지 오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요. 북부로 오는 길이 얼마나 위험한지 아시잖습니까. 저도 여러분의 사정을 알기 때문에 남는 것도 거의 없이 드리는 겁니다.”

칙이 우는소리를 하며 델마의 말을 끊었다. 북부로 이어지는 유일한 길은 마물의 출몰이 잦다. 오스턴의 결계가 있다고는 하나, 솜씨 좋은 용병을 동행하지 않는 이상 함부로 걸음 하기 어려운 길이었다. 그래서 북부에는 큰 상단이 잘 오가지 않았다. 호위에 드는 돈이 물건값을 넘을 지경이었으니까. 체르빌 상단이 예외적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북부까지 와 준다는 것을 알기에, 사용인들 또한 미안한 기색을 내비쳤다. 결국 마음을 정한 델마가 한숨을 삼키고 입을 열었다.

16558805316541.jpg“미안하네. 내 생각이 짧았군. 그럼 대금을 분할해서 지급하는 방향으로는…….”

16558805336491.jpg“델마.”

그때였다. 듣는 순간 소름이 돋을 정도로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델마가 고개를 돌리자 실비아가 빙긋이 웃으며 물러나라 손짓했다. 그녀는 알 수 없는 위압감에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뒤로 물러났다.

16558805316541.jpg‘뭐, 뭐지?’

칙 또한 긴장으로 입매를 굳혔다. 상인의 감이 무언가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세상사에 관심 없다는 듯이 소파에 나긋이 기대어 앉아 있던 벨포르 공작 부인. 하지만 지금 그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그녀의 눈은 마치 먹이를 보는 짐승의 것처럼 샛노랬다.

16558805336491.jpg‘흔한 사기꾼이네.’

실비아는 제 부름 한 번에 겁먹어 목을 움츠리는 칙을 보며 입꼬리를 길게 늘였다. 사실 실비아는 사용인들이 어떻게 하든 그냥 내버려 둘 생각이었다. 어차피 다들 어느 정도는 이런 일에 익숙해져 있을 테니 맡겨도 괜찮겠지, 싶은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그녀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현재 북부와 교류하는 상단 중 이만한 규모의 거래를 할 수 있는 곳이 체르빌 상단뿐이라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16558805336491.jpg‘……다들 왜 이렇게 마음이 여려?’

주인인 란델을 닮은 것인지 착하디착한 사용인들이었다. 사실 실비아가 나선 것은 칙에 대한 괘씸함보다는 죄책감 어린 얼굴의 사용인들 때문이었다. 실비아는 칙이 총액을 30골드라고 말했을 때부터 그가 사기꾼임을 알았다. 그녀가 이번 생에서 아무리 주위에 관심이 없었다고 한들, 지난 생을 살아오며 익힌 상식이라는 게 있었다. 이 물건들로 연회장 전체를 뜯어고친다 한들 15골드 정도면 충분했다. 칙의 말대로 여비를 제외하고 수익을 거의 남기지 않는다면 10골드까지 줄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북부는 왕국 내에서 고립되다시피 한 지역이라 그런지 다들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하는 듯 보였다. 익숙하다는 태도로 금세 흥정을 포기하는 것을 보니 매번 이런 식으로 가격을 과하게 부풀려 받았겠지.

16558805336491.jpg‘거슬리네…….’

실비아는 자신들의 사정도 좋지 않으면서, 칙의 우는 소리에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사용인들이 무척이나 거슬렸다. 왜 북부 사람들은 하나같이 사람을 의심할 줄 모를까. 델마와 하녀들도 그렇고, 란델도 그렇고. 인간의 선의를 믿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는데. 실비아는 아주 오래간만에 ‘짜증’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그녀를 움직이게 했다. 왼쪽 다리를 오른쪽 다리 위로 겹친 그녀가 팔걸이에 비스듬히 기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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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58805336491.jpg“칙.”

16558805316541.jpg“아, 예, 예!”

16558805336491.jpg“이건 분명 내가 결혼하기 몇 달 전에 보았던 것들인 듯한데. 혹 수도에서는 진즉 유행이 지나서 팔 수 없게 된 것을 가져와 터무니없이 비싸게 파는 것은 아닌가?”

16558805316541.jpg“예? 그, 그것이…….”

칙은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실비아가 물건의 값과 유행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데 당황했다. 잠시 버벅거리던 그가 뒤늦게 변명했다.

16558805316541.jpg“아, 아닙니다! 주문하실 때 분명 유행에 맞는 것을 가져오라 하셨잖습니까. 공작령으로 오는 데 시일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분명 수도에서는 최신 유행하는 것들입니다!”

16558805336491.jpg“그래? 정말인가?”

16558805316541.jpg“아이고, 당연한 말이지요! 제가 누굽니까! 칙 헤틀라란 말입니다.”

칙은 당황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목소리를 높이며 어깨에 힘을 주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는 제가 조금 전에 내뱉은 말들을 모조리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16558805336491.jpg“그렇다면 그대는 내 이름이 실비아 플로레트 벨포르라는 것 또한 알겠군.”

16558805316541.jpg“……예, 예?”

16558805336491.jpg“잘 생각하게, 칙. 만일 그대가 이 자리에서 내뱉은 말 중에 거짓된 부분이 있다면 자네는 플로레트와 벨포르를 동시에 적으로 돌리게 되는 것이니 말이야.”

실비아는 노래를 부르듯 읊조리며 부드러이 웃었다. 하지만 가시 하나 돋지 않은 그 웃음이 외려 더욱 무서웠다.

16558805316541.jpg‘이, 이러면 안 되는데?’

샛노란 눈이 곡선을 그리며 휘어지자 등줄기가 오싹했다. 몇 년간 사기를 쳐 온 그의 경험이 말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대답을 잘 못 했다가는 곧장 목이 떨어질 거라고. 하지만 칙은 우물쭈물하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16558805316541.jpg“그래도…….”

16558805336491.jpg“하긴 그대가 나를 능멸하였다면 왕족 모독죄와 비슷한 처벌을 받을 테니, 미치지 않고서야 나를 능멸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믿네. 거래에는 신뢰가 있어야지.”

실비아는 칙이 했던 말을 고스란히 돌려주며 곱게 미소 지었다. 손짓으로 델마를 부른 그녀가 ‘30골드’라고 적힌 청구서의 하단에 서명하려고 했다. 그것을 본 칙은 결국 항복하는 심정으로 외쳤다.

16558805316541.jpg“잠시!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16558805336491.jpg“왜 그러나?”

실비아가 의아하게 칙을 돌아보았다. 그는 ‘네가 지금 감히 우리 마님께 소리를 지른 것이냐’라는 사용인들의 형형한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결국 칙이 할 수 있는 선택은 하나밖에 없었다.

16558805316541.jpg“15골드에…… 드리겠습니다.”

칙은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청구서의 가격을 15골드로 수정해 서명을 하고 물건을 넘겼다. 하지만 그의 불행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16558805316541.jpg“이, 이게 뭡니까?”

16558805316541.jpg“그동안 북부에서 과하게 금액을 부풀려 해오신 거래에 대한 반환 요구서입니다. 마님께서 가급적 빠른 시일 내로 처리를 부탁드린다고 말씀 전하셨습니다.”

터덜터덜 벨포르 성을 나서는 길. 성의 집사인 윌콧이 건넨 서류를 본 칙은 하늘이 샛노래지는 것을 느꼈다. 윌콧은 당장에라도 실비아의 발밑에 고개를 조아리겠다는 칙을 몰아내곤 후련한 얼굴을 했다.

16558805316541.jpg‘어차피 마님께선 용서해주실 생각이 없으신 듯했으니.’

그리고 그것은 그 또한 마찬가지였다. 노련한 집사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성안으로 들어갔다.

16558805316541.jpg‘주인님께 말씀드릴 일이 늘었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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