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능의 팔찌-261화 (261/1,307)

# 261

이런 상황에서 명중시키지 못하면 바보일 것이다. 게다가 현수는 특등사수이다. 그렇기에 단 한 발도 헛되지 않았다.

탕, 탕! 탕, 타탕! 탕, 탕! 탕, 타탕! 탕!

총성이 울릴 때마다 시신 하나가 만들어졌다. 물러서던 반군들은 엄폐물로 몸을 가린 채 현수를 찾았다.

하지만 투명 은신 마법을 펼치고 있는데 어찌 찾겠는가!

탕―!

털썩―!

한 발의 총성이 울리자 현수를 찾으려 고개를 내밀었던 자가 쓰러진다. 그와 동시에 반군들의 얼굴에 공포의 빛이 어리기 시작했다.

상대가 누군지 알 수는 없지만 그야말로 귀신같은 사격 솜씨를 지녔다는 것을 이제야 눈치챈 것이다.

탕―!

털썩―!

또 하나의 시신이 만들어졌다. 이렇게 일곱이 쓰러지자 일제히 함성을 지른다.

“우와아아아아……!”

누군가의 수신호에 따라 반군들이 일제히 도주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위험은 사라졌다.

하여 총을 내려놓으려던 현수는 마음을 다잡고 조준했다. 하나라도 더 줄여놔야 천지건설 직원들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시는 이곳에 대한 테러를 자행할 수 없도록 공포를 심어줄 수 있다.

탕! 탕! 탕―!

털썩, 털썩, 털썩―!

고개를 내밀어 전방을 살피던 천지건설 직원 가운데 하나가 눈을 부릅뜬다. 요리조리 방향을 바꾸면서 뛰어가던 반군들의 머리가 터져 나가는 모습을 본 때문이다.

현수를 찾았다. 하지만 어디에 은신해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총성이 울리기에 어디쯤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잠시 후, 총성이 멈췄다.

현수는 와이드 센스 마법을 펼쳐 반군이 있는지 확인했다.

반경 500m 내에는 확실히 없다. 현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직원들이 있는 쪽으로 나왔다. 물론 마법은 해제된 상황이다.

“김 과장님이십니까?”

“네에, 김현수 과장입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실측팀 김민준 대리입니다. 근데 정말 혼자이십니까?”

“네, 이곳 상황을 듣자마자 오느라 먼저 왔습니다. 부상자들은 어떻습니까?”

“즉각 후송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정부군들이 모두 죽거나 부상을 당해서…….”

정부군들이 사용하는 트럭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 그걸 몰고 언제 킨샤사까지 간다는 말인가! 가는 동안 과다출혈로 사망할 상황인지라 말을 잇지 못한 것이다.

“위성전화 있으시죠?”

“네, 금방 찾아오겠습니다.”

김민준 대리가 되돌아온 것은 5분쯤 지나서였다. 그러는 동안 현수는 와이드 센스 마법으로 주변을 살폈다.

혹시 있을지 모를 위험을 감지해 내기 위함이다.

“전화 여기 있습니다.”

“아, 네에. 잠시만요.”

위성전화를 받은 현수는 버튼을 눌렀다.

신호음이 가자 곧바로 전화를 받는다.

“지사장님! 김현수 과장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자넬 찾고 있었네. 지금 어딘가?”

“여긴 잉가댐 건설 현장입니다.”

“뭐어……? 거길 어떻게……?”

“공격받는다는 소릴 듣고 세스나를 대절해서 왔습니다.”

“세스나를……? 거긴 활주로가 없잖은가?”

“낙하산 신세를 졌습니다.”

“뭐야……?”

이춘만 지사장은 할 말을 잃었다는 듯 더 이상 소리 내지 않았다. 곁에 있던 사람이 없어져서 찾던 중이다.

그런데 교전 중인 지역에서 전화를 걸었다니 어찌 놀라지 않겠는가! 게다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갔다고 한다.

공수특전대나 할 일이다.

하여 말을 잇지 못할 때 현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지사장님! 상황은 일단 종결된 듯합니다. 그런데 부상자가 다수 발생되었습니다. 우리 직원 가운데 열하나가 총상을 입었습니다.”

“열한 명이나?”

현지에 있는 인원은 다 해서 28명이다. 이중 11명이면 약 40%가 부상당했다는 뜻이다. 그러니 놀란 것이다.

“네, 하지만 아주 심각한 중상자는 없답니다. 그런데 이들을 후송하기가 마땅치 않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 정부에 연락하셔서 헬기를 보내달라고 해주십시오.”

“아, 알겠네. 근데 거기 주둔하던 정부군들은 어찌 되었나?”

“확인해 봐야 알겠지만 거의 다 죽은 것 같습니다.”

“으으음……!”

이춘만 지사장도 현지 호위 인원이 100여 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그들이 전멸했다면 대단위 전투가 벌어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침음을 삼켰다.

“일단 여기 상황을 더 살펴보고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래, 알겠네. 나도 얼른 정부에 연락하지.”

통화를 마친 현수는 정부군들이 있던 곳을 물었다.

안전을 위해 직원들에겐 계속 은신해 있으면서 주변을 살피라는 말을 하곤 이동했다.

“으으음……!”

정부군들 대부분은 벌집이 되어 있었다.

300에 이르는 반군들이 조용히 접근한 후 일제사를 한 결과일 것이다.

100명 중 부상자가 21명이다. 나머진 모두 죽었다.

21명의 부상자 중 중상자가 13명이다. 나머지 8명도 결코 경상은 아니다.

현수는 목숨이 경각에 달한 병사들에게 은밀히 마법을 걸었다. 단번에 상처를 낫게 하는 컴플리트 힐이 아닌 큐어나 힐이다. 눈에 뜨이게 호전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통증을 느끼지 못하도록 상처 부위에 마비 마법을 걸었다.

이 정도면 후송되는 동안 목숨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 일련의 조치를 취한 후 다시 전화를 걸었다.

6장 공수특전 요원이 된 현수!

“지사장님!”

“그래, 김 과장. 정부군들은 어떤가?”

“21명이 부상입니다. 그런데 중상자가 너무 많습니다. 빨리 헬기가 와야 합니다. 늦으면 전부 생명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정부에 알려주세요.”

“알겠네. 그런데 반군들은? 놈들 숫자는 많아? 지금도 대치 중인가?”

“약 300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전부 물러갔습니다.”

“알겠네, 잠시 후 다시 전화하지.”

정부에 알리는 것이 우선이기에 전화를 끊었다.

조금 전, 이 지사장은 킨샤사 경찰청에 전화를 걸었다. 군인들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천지약품이라 하고 후조토 쿠아레 청장을 바꿔달라고 하니 즉각 바꿔준다. 이것 역시 현수 때문일 것이다.

이야길 전하니 예상대로 대경실색한다. 아직 보고가 올라가지 않은 모양이다.

서장은 현지와 전화로 연결하여 정확한 상황을 알아달라고 했다. 정부군들은 공격받고 있다는 것을 알릴 겨를조차 없어 보고가 없었던 것이다.

이 놀라운 소식은 즉각 대통령궁까지 전해졌다.

죠셉 카빌라 대통령은 노발대발했다. 그와 동시에 비상령이 내려졌다. 그리곤 가용한 헬기들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물론 군인들이 탑승해 있다.

천지건설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다. 긴급조치를 취할 의료진들도 동승해 있다.

킨샤사로부터 현지까지의 거리는 헬기로 여러 시간이 걸린다. 그러는 사이에 현수와 동료들은 부상자들을 한 군데로 모으고 긴급조치를 취했다.

총상이라 대부분 많은 실혈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수는 아공간의 회복 포션 한 병을 꺼내 물에 희석했다.

이것 한 병이면 웬만한 질병을 거뜬히 고쳐 낸다. 총상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멀쩡해질 것이다.

그렇기에 한 병을 32병으로 만들었다. 그리곤 환자들에게 투여했다. 다른 사람들은 물을 마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음은 반군들의 현황을 살피는 것이다.

현수는 총을 들고 정글 속으로 들어갔다. 내내 와이드 센스 마법을 펼쳐 놈들의 종적을 찾았다.

그러나 생명체는 하나도 없었다. 요란한 총성에 벌레들마저 어디론가 도망친 모양이다.

가면서 반군의 시체를 확인해 보니 208구이다. 혼자서 200명 가까이 사살한 셈이다.

“어떻습니까?”

천지건설 실측팀 김민준 대리가 소리없이 귀환한 현수를 보자마자 묻는다.

이곳의 책임자인 토목부 강 부장이다. 실측팀 팀장은 정 차장이다. 이들 둘 다 총상을 입고 기절한 상태이다.

그렇기에 김민준 대리가 나선 것이다.

“다행히도 모두 물러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또 다시 습격할 수도 있으니 사주경계를 철저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모두의 표정이 심각해진다. 다시 한 번 대대적인 습격을 받으면 견뎌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현수의 말이 이어졌다.

“저기, 그리고 저기, 저곳과 저곳이 적당합니다. 혹시 기관총 쏘아보신 분 있습니까?”

“네, 제가 쏴봤습니다.”

30대 초반인 사내가 손을 번쩍 든다. 그에게 시선을 주었던 현수가 다시 말을 이었다.

“더 없으십니까?”

“……!”

아무도 손을 들거나 대답하지 않는다.

“성함이……?”

“실측팀 여인식 주임입니다.”

나이에 비해 직책이 낮은 걸 보니 기능직 사원인 듯하다.

“여 주임님, 저쪽과 저쪽으로 가면 기관총이 있습니다. 사람들을 데리고 가서 그것들을 회수해 주십시오.”

모두들 무슨 뜻이냐는 표정을 짓는다.

“나머지 인원들도 반군의 화기를 회수해 주십시오. 놈들이 또 다시 몰려올 경우 우리에게 사용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네에.”

이제야 알았다는 듯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여 주임님은 회수된 기관총의 사용법을 사람들에게 알려주십시오.”

“알겠습니다.”

무슨 뜻인지 파악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자, 그럼 지금 흩어집시다. 제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현재 이 인근엔 반군이 없지만 그래도 주의하십시오. 알겠습니까?”

“네에.”

대답을 마친 인원들이 정글 속으로 들어갔다. 현수는 이들의 선두에 서서 놈들이 사용하던 화기들을 회수했다.

러시아제보다는 지나제가 많았다. 기관총들도 전부 메이드 인 지나였다.

‘흐음, 정부에 밀착하여 온갖 이권을 다 따내면서 반군들과도 일정한 선을 유지했다는 뜻이군.’

회수된 총기들은 제조국가별로 나눠서 쌓아놓았다.

미국, 영국, 프랑스는 물론이고 벨기에와 독일, 그리고 러시아와 지나제 무기도 있다.

물론 지나제가 나머지 전부를 압도할 정도로 많다. 이는 현수의 저격에 의해 사살된 지나놈들이 소지하던 것이다.

놈들의 신분을 파악하기 위해 소지품들을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증빙될 만한 것이 없었다.

“이제 부상자를 돌볼 인원만 빼고 전부 경계에 들어가야 합니다. 여 주임님, 기관총 사용법 알려 드렸습니까?”

“네, 알려주었습니다.”

“좋습니다. 네 팀으로 나누죠. 팀당 3명씩 저기와 저기, 그리고 저곳과 저곳으로 가십시오.”

“김 과장님은 어디로 가실 겁니까?”

김민준 과장의 말에 현수는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동산을 가리켰다.

“저는 저 위로 올라가겠습니다. 놈들이 접근하면 총으로 신호하겠습니다.”

현수가 가리킨 곳은 가장 먼 곳이다. 다시 말해 척후를 하겠다는 뜻이다.

“……!”

모두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현수가 가장 위험한 곳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자, 흩어집시다. 정부군이 올 때까지는 우리가 이곳을 사수해야 합니다.”

“네에.”

현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일제히 흩어진다. 조금 전까지는 천지건설의 기술진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군에서 배운 모든 지식을 써먹을 수 있는 전사의 마음가짐을 갖게 된 것이다.

현수는 정글을 지나 동산 위로 올라갔다. 사방이 탁 트인 곳에 위치해 있다. 그렇기에 시야가 넓어 주변을 살피기에 적합한 곳이다. 대신 적의 눈에도 뜨이기 쉬운 곳이다.

나무 대신 바위만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모두 물러간 건가?”

마법으로 확인해 봐도 인근엔 아무도 없다. 그래도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희생자가 발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략 2시간 정도가 흘렀다. 여전히 아무도 없다. 하여 이제 그만 철수할까 하는 생각을 품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