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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능의 팔찌-453화 (453/1,307)

# 453

이밖에 승마를 즐길 수 있는 승마 코스가 있으며, 클레이 사격장 등 유흥을 위한 시설도 있다.

안 여사는 꿈결 같은 신혼여행일 거라며 놀라워했다. 하지만 실제 결혼식 날 더 크게 놀라게 된다.

2장 저, 마법사예요

현수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대통령 조제프 카빌라, 내무장관 가에탄 카구지 및 킨샤사 경찰청장 후조토 쿠아레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 인원만 가뿐히 100명을 넘긴다. 물론 이들을 경호하기 위해 온 인력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다.

천지약품 소매점 사장들도 대거 참석한다. 다 오면 너무 인원이 많기에 대표로 약 500여 명이 온다.

이뿐만이 아니다.

안 여사를 기절 직전으로 몰고 갈 사람은 러시아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과 메드베데프 총리다.

막강한 권력을 쥔 이 둘이 현수의 결혼을 축하하러 시간을 냈다는 사실에 전율할 것이다.

에티오피아에선 대통령 기르마 올데 기오르기스와 비서실장 비아니 아자한, 그리고 로마우 바이할 의무장관이 참석한다.

이밖에 레드 마피아의 모스크바 보스 알렉세이 이바노비치와 부하들, 그리고 지르코프 등이 참석한다.

딸의 결혼식에 대통령이 셋씩이나 오니 어찌 놀라지 않겠는가!

* * *

“다녀왔습니다.”

“그래, 밥은 먹었니?”

“네, 먹고 들어왔습니다.”

권철현 고검장 부부로부터 결혼을 승낙받은 현수는 우미내 집으로 왔다. 귀국하고도 지은 죄가 있어 이제야 온 것이다.

“지현인 조금 아까까지 있다가 갔다. 조금 일찍 오지.”

“아! 그랬어요? 전화를 여러 번 했는데 안 돼서요.”

“이구, 배터리가 다되었다고 그러더니 꺼놓은 모양이네.”

“아, 네. 그랬군요. 아버지는요?”

“방에 계시다. 인사드려라.”

“네, 어머니.”

삐이꺽―!

“아버지, 저 왔습니다.”

“오냐. 지현이 버렸으면 혼내주려고 했다. 그런데 해결이 잘된 모양이라 이번만 특별히 봐준다. 알겠니?”

“네, 어디 불편하신 덴 없으시죠?”

“너 때매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속이 조금 더부룩하다.”

아버지는 진짜 속이 불편한지 손으로 배를 쓰다듬고 있다.

“아버지, 이쪽으로 누워보세요.”

“누워? 네가 뭘 안다고?”

“하여간 누워보세요. 제가 배운 게 좀 있어서요.”

“그래? 끄응! 그럼 누워보자. 아까부터 속이 더부룩한데 영 불편하구나.”

자리에 누운 아버지의 맥문을 쥔 현수는 마나 디텍션으로 상태를 살폈다.

‘으응? 이건……!’

아버지도 나이가 있다 보니 장기들의 능력이 저하되어 있을 거란 생각은 했다. 그런데 그 정도가 아니다.

‘헐! 이건 암이네. 흐음, 아직 완전히 번진 건 아니네.’

위암 중기쯤 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밖의 다른 장기들도 조금씩 나빠지는 중이다.

“아버지, 일어나서 이거 마셔보세요.”

삼각 플라스크를 꺼내 회복 포션을 복용하게 했다.

“끄응! 속이 조금 편해지는구나. 이건 뭐냐?”

“아버지, 전에 제가 출장 가면서 위급한 상황이 되면 드시라고 어머니께 드렸는데 한 병도 안 마셔보신 거예요?”

“그래, 위급한 상황이 없었으니까.”

“어머니도 안 드셨어요?”

“아마 그럴걸.”

“끄으응!”

지금껏 부모님이 회복 포션을 드셨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진맥해 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자, 이제 다시 누워보세요.”

“그래.”

속이 조금씩 편해지는 느낌이기에 두말 않고 누우신다.

“마나여, 모든 기능을 정상으로 회복시켜라! 리커버리!”

일부러 들으라고 아르센 대륙어로 마법을 구현시켰다.

현수의 손끝을 타고 상당히 많은 마나가 흘러나간다. 권 고검장과 달리 이미 발병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수에겐 아무런 영향이 없다. 켈레모라니가 준 비늘이 금방 마나를 채워주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체내를 말끔하게 정상화시키는 데 걸린 시간을 대략 45분가량이다. 그사이에 어머니가 들어와 걱정스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중이다. 남편의 아랫배에 닿아 있는 아들의 손이 왠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을 준 모양이다.

“휴우! 이제 괜찮을 거예요.”

“내게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거냐?”

자리에서 일어나며 묻는 말이다.

“속이 그렇게 더부룩하셨으면 병원에 가보시지 왜 안 가셨어요? 조금만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무어? 아버지가 무슨 병에 걸렸던 거냐?”

큰일 날 뻔했다는 말에 어머닌 몹시 놀란 표정이다.

“네. 위암이 진행 중이었어요.”

“뭐? 위, 위암? 아이고, 여보!”

“위암이라고? 내가? 정말? 정말인 게야?”

“네, 위암 중기쯤 되었어요. 그냥 놔뒀으면 다른 장기로 번졌을 거구요. 그럼 손쓰기 어려울 뻔했어요.”

“아이고, 얘야, 아버지가 위암이라면서 왜 이렇게 태연해? 안 되겠어요, 여보. 어서 일어나요. 빨리 병원 가요.”

어머닌 위암이라는 말에 허옇게 질린 얼굴이다. 허둥지둥 일어나 장롱을 열고는 서둘러 아버지 옷을 꺼낸다.

“어머니, 아버진 병원 안 가셔도 돼요.”

“왜? 위암이라면서? 병원에 가야지.”

“아뇨. 안 가셔도 돼요. 방금 전에 완치되었으니까요.”

“뭐? 뭐라고? 위암이 완치돼? 네가 그랬다고?”

“네, 완치되셨어요. 아버진 지금 완전히 정상이에요. 그리고 조금씩 젊어질 거예요. 한 10년쯤 젊어지실 거예요.”

어머닌 의아하다 못해 얘가 뭘 잘못 먹어 갑자기 미친 건 아닌가 하는 표정이다.

“…그게 대체 무슨 소리냐? 응? 넌 의사도 아니잖아. 근데 어떻게… 어떻게 그런 말을 해?”

“……!”

말없이 모자간의 대화를 지켜보던 아버지의 시선이 쏠린다.

“어머니, 이 집 주인아주머니가 폐암에 걸렸던 거 아시죠? 저기 구리시에 있는 아파트에 사는 아주머니 말이에요.”

“집주인? 그래, 알지. 맞아. 그 사람, 폐암이라고 했는데.”

“혹시 그 병 나았다는 말 못 들었어요?”

“폐암이 나아? 가만, 그러고 보니 성당에서 그런 말을 들은 것도 같다. 맞아, 기억나. 폐암인데 병원에서 포기했다고 그랬어. 그래서 이 집 세놓고 온갖 민간요법을 다 썼다고 했는데 어느 날 나았다고 들었어.”

어머니는 성당 활동을 하시느라 거의 매일 집을 비우신다. 아버지 역시 밖에 있는 시간이 월등히 많다.

집주인은 고맙다는 말을 하려 수시로 찾아왔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때마다 빈집이었다. 하여 현수가 폐암을 치료했다는 걸 아직 모르는 상황이다.

이 집을 소개해 준 부동산 아줌마는 전부는 아니지만 현수 덕에 폐암이 치료되었다는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런데 얼굴 볼 일이 없어 아직까지 그 소문을 전하지 못한 것이다.

“저, 콩고민주공화국에 들어가기 전에 그랬어요. 조금 전에 아버지가 드신 그걸 마시게 했더니 암이 완치되었어요.”

“그, 그랬어?”

어머니의 부들부들 떨리던 손이 약간은 진정되는 듯하다.

“그리고 그간 말씀 안 드린 게 있어요.”

“뭐, 뭐냐?”

“사실 전 마법사예요.”

“뭐? 무슨 사? 혹시 마법사라고 했니?”

아버진 잘못 들은 거 아닌가 하는 표정이다. 어머니도 마찬가지이다.

“네, 마법사 맞아요. 마법을 부리는……. 보실래요? 마나여, 불꽃을 생성시켜라. 플라즈마 볼!”

샤르르릉―!

현수의 손 위에 열기를 내뿜는 하연 불길이 솟구치자 어머니가 뒤로 주저앉는다.

너무나 놀란 때문이다.

“헉! 혀, 현수야!”

“헐! 세상에나 맙소사!”

아버지 역시 많이 놀란 표정이다.

“보셨죠? 이게 마법이에요. 눈속임이 아니에요. 보세요.”

현수는 한 손으로 신문지를 찢어 불길에 가져다 댔다.

화르르르르―!

삽시간에 화염이 휩싸이는 모습을 본 아버진 턱이 빠질 듯 입을 크게 벌린다.

“매직 캔슬!”

“세상에, 맙소사! 어떻게 이런 일이!”

화염구가 사라지자 어머니가 저도 모르게 중얼거린 말이다.

“그동안 말씀 안 드린 건 이게 비밀이기 때문이에요. 앞으로도 두 분 이외엔 몇 사람만 알게 될 일이구요.”

“……!”

두 분은 대답이 없다. 넋이 반쯤 빠진 때문이다.

“아버진 됐으니까 이제 어머니를 살펴볼게요.”

현수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어머니의 맥문을 쥐었다.

“마나 디텍션!”

손목을 타고 들어간 마나는 어머니의 몸속을 휘돌며 각종 정보를 보고한다. 가장 먼저 신장에 문제가 발생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다음은 눈이다. 백내장이 진행되고 있다.

다음은 무릎이다. 슬 관절에서 퇴행성 관절염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주부습진과 무좀도 있으시다.

무좀의 경우는 물집이 잡히고 진물이 나는 증상인데 발가락 각질 밑을 장악한 상태이다.

고혈압 증상도 있고, 이로 인한 각종 성인병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으므로 한시바삐 리커버리 마법 한 방을 날리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흐음, 어머니도 조금 심각해요. 우선 이거 한 병 드셔야겠네요. 어머니의 몸은 현재…….”

말을 하며 아공간에서 삼각 플라스크를 꺼냈다.

당연히 두 분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서 뭔가가 솟아나는 것처럼 보인 때문이다.

현수는 가감없이 어머니의 상태를 말씀드렸다.

그냥 놔두면 신부전3)으로 인한 장기 투석4)을 받아야 할 상황이다.

변비도 심해 장내 환경이 악화된 상태이다. 이로 인해 대장암이나 직장암, 간과 신장 질환, 이밖에 장 폐색5)이나 장 뒤틀림, 장관 유착 등이 발생될 수 있음을 알려 드렸다.

또한 골다공증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이야기했다.

이쯤 되면 살아 있는 종합 병동이다.

두 분은 당연히 잔뜩 겁먹은 표정이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이 아들이 있잖아요.”

회복 포션 복용을 마치곤 눕도록 했다. 말 잘 듣는 어린이처럼 눕는다. 여전히 불안한 표정이다.

하나뿐인 아들이다.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한 것은 아니지만 아주 못하지도 않았다.

삼류대학 수학과 출신이지만 어쩌다 보니 대기업의 전무이사라는 자리까지 올라 있다. 그 과정에서 한 번도 의학을 공부한 적이 없다. 그런데 아주 고명한 의사처럼 척척 진단을 하고 치료까지 하겠다고 하니 의아하기만 하다.

하지만 밑져야 본전이다. 몸을 째는 것도 아니고 믿지 못할 약을 주구장창 먹이려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시키는 대로 누웠지만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 결과 손이 약간씩 떨리고 있다.

“어머니, 마음 편히 가지세요. 조금 전에 아버지 할 때 보셨죠? 전혀 아프지 않아요. 그냥 누워서 쉰다고 생각하세요. 그럼 금방 끝날 거예요.”

“그래, 알았어.”

“자, 그럼 심호흡을 세 번 해보세요.”

“후읍, 후우우, 후으읍, 후우우, 후으읍, 후우우!”

“마나여, 체내의 모든 것을 원상으로 되돌려라. 리커버리!”

샤르르르르릉―!

눈에 보이지 않는 서늘한 푸른빛 마나가 어머니의 체내로 스며들기 시작한다.

현수는 이번에도 아르센 대륙어로 마법을 구현시켰다.

아버지는 현수의 입에서 나오는 생전 처음 듣는 언어가 나오자 놀랍다는 듯 바라본다.

‘저거 내 자식 맞나?’ 하는 딱 그런 표정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마나는 손끝을 타고 어머니의 체내로 상당히 많이 스며든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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