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능의 팔찌-503화 (503/1,307)

# 503

최대 31톤까지 폭탄을 탑재할 수 있기에 융단폭격기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최대 중량 221.35t, 최대 항속 거리 2만㎞, 실용 상승 한도 1.8㎞, 최대속도 마하 0.95가 이 녀석의 제원이다.

현수가 손을 보게 될 F―15K는 최대 중량 수억 톤, 최대 항속 거리 5만 3천㎞, 실용 상승 한도 2.6㎞, 최대 속도 마하 3.5가 된다. 게다가 스텔스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전략폭격기의 모범이 될 완벽한 능력이다.

2013년 초에 발표된 미국 GFP 자료를 바탕으로 핵무기 전력을 제외한 군사력 순위를 살펴보면 대한민국은 세계 8위이다. 200여 개가 넘는 국가 중 상위 10위 안에 들고 있다.

그럼에도 스스로 약소국이라 생각하는 이유는 세계 2위 러시아, 3위 지나, 그리고 세계 17위인 일본에 의해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대치 상태인 북한은 28위에 랭크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보유한 거의 모든 전투기에 스텔스 마법이 적용된다면 큰소리를 쳐도 무방할 것이다.

러시아와의 전쟁 발발 확률은 매우 낮다.

국가 간의 마찰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북공정을 도모하여 한반도의 역사를 통째로 집어삼키려는 지나와는 대결 가능성이 상당하다.

지나의 군사력을 살펴보면 육군 230만, 해군 26만, 공군 47만, 제2포병 8만이다. 참고로 제2포병은 미사일 부대이다.

육군만 따지면 병력 수 세계 1위이다.

이들은 일곱 개 군구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를 세분해 보면 80개 보병사단, 10개 장갑사단, 6개 방공포사단, 50개의 공정연대, 2개의 집단 헬기여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뿐만 아니라 수효 미상인 독립포병과 방공연대도 있다.

해군은 사령부 예하 북해, 동해, 남해 함대 이외에 잠수함대 1개, 여단 규모의 해병대, 해군항공대, 해안방어부대 등으로 조직되어 있다.

참고로 해안방어부대는 35개 연대로 약 2만 7천여 명, 해병대는 1개 여단으로 약 6천 명, 해군항공대는 6개 사단으로 약 2만 5천 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나 공군은 전략 및 방공요원을 포함하여 약 47만 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투, 공격, 폭격 및 헬기 사단 등 다양한 형태의 공군 60개 사단과 방공사단 20개, 그리고 4개의 공정사단이다.

이 밖에 15개 독립 연대가 더 있다.

인원도 많고 장비도 분명히 지나가 더 많다.

하지만 대한민국과 지나가 맞붙었을 경우 대한민국이 반드시 패한다는 예상은 없다.

장비의 현대화와 병력의 정예화가 우열을 가르기 때문이다.

아무튼 대한민국과 지나와 대결을 한다면 우려되는 것은 핵무기이다. 이것만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면 붙어볼 만하다.

희미하지만 아홉 번째 서클을 이뤄 9서클 마법사라고 자인해도 좋을 현수에게 있어 이것은 나중에 생각해 볼 문제이다.

그렇기에 당장의 생각을 피력했다. 물론 마법의 존재는 감춰야 할 것이다.

일본과는 늘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한민국의 해군은 부끄럽게도 일본 해상자위대 전력의 40%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수의 마법이 잠수함과 전함, 그리고 미사일과 어뢰에 적용된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진다.

일본이 한국 해군 전력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련의 생각을 하던 중 문득 생각난 것이 있다.

“사령관님, 듣고 보니 우리 어뢰가 적의 기만에 속지 않는 기술만 개발되면 상당히 좋겠군요.”

“그야 당연한 이야기일세. 어뢰가 불발되는 이유는…….”

심 소장이 이야기를 이으려 할 때 현수가 먼저 말문을 연다.

“만일 아군의 전함과 잠수함에서 발생되는 음문이 현저하게 줄어들거나 사라지면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까?”

“그야 당연히 적의 탐지를 어렵게 하는 것이네. 다시 말해 적이 우리를 발견하기 어렵게 되지.”

“그러니까, 그렇게 되면 도움이 되겠군요.”

“물론일세. 적이 아군을 식별하지 못할 테니까. 이건 전장에 있어 절대적 우위를 갖는 것과 다름없네.”

심 소장은 상기된 표정이다. 현수의 말대로만 된다면 대한민국 해군은 어느 누구도 무시 못할 전력이 되기 때문이다.

속으론 세계 1위와 2위인 미국과 러시아와도 맞먹을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다.

나중의 일이지만 심흥수 소장은 한일해전의 주역이 된다.

현수의 적극적인 추천을 받아 전장의 지휘자가 된 심 소장은 막강한 전략으로 일본의 자랑인 제2호위함대, 제3호위함대와의 해전을 승전으로 이끈다.

그리고 이것은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과 비교된다.

이 전투에서 조선 해군은 열두 척이 참가하였고, 배 손실은 없고 두 명이 사망한다.

전투가 끝난 다음 이순신 장군은 전몰자에 대한 비통한 마음을 금치 못하여 난중일기에 기록하였다.

왜군 330여 척 참가, 31척 침몰, 대부분의 배 심각한 파괴, 18,000명 사망이다.

해전 사상 유례가 없는 대첩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다 거짓말 같다.

1. 조선 해군은 12척이 한 몸이 되어 싸운 게 아니다.

이순신의 대장선이 오랜 시간 동안 혼자 싸웠고 나머지 배들은 뒤에서 도망갈 궁리만 하고 있다가 중반 이후에 합류하여 함께 싸웠을 뿐이다.

2. 사서엔 조류가 유리했다고 하는데, 초반에는 역류라 오히려 조선군에 불리했고, 중반 이후 승기를 잡은 뒤에야 해류의 방향이 바뀌었다고 한다.

배끼리 부딪치는 등의 이야기는 이미 승기를 잡은 뒤 적이 후퇴할 때 벌어진 이야기이다.

3. 조선군 병사들은 칠천량 해전의 패전 이후 패잔병이나 급조한 병사들이 상당수였다.

전함 역시 완전히 수리된 상태가 아니었다.

반면 왜군은 모리 다카마사, 구루지마 미치후사 등 주력 병력이 집결하였고 사기도 충천하였다.

이를 정리해 보면, 330척의 왜군 선박을 맞아 이순신 장군이 탑승한 대장선 홀로 불리한 조류에서 싸웠는데 이겼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해군에서도 이만한 기록을 세운다.

나중에 1함대 사령관이 되는 심흥수 소장이 지휘한 해군은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을 엄청난 전공을 세운다.

아군은 피해 전무이다. 반면 적은 전원 전멸, 전함 격침이다.

하여 후세의 어린 학생들은 이순신과 심흥수 제독의 이름을 같이 외우게 된다.

세월이 많이 흘러 조선은 사라지고 대한민국이 되었다.

그리고 2013년 현재 대한민국의 전시작전통제권, 줄여서 전작권이라 하는 것은 미군이 가지고 있다.

이것은 한반도의 유사시 한국군의 작전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는 ‘데프콘’이 적의 도발 징후가 포착되는 상황인 3단계가 발령되면 미군 4성 장군이 맡고 있는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작전통제권이 넘어가도록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전쟁이 벌어지면 한국군은 전적으로 미군의 지휘를 받게 된다.

주권 국가라면 당연히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져야 한다.

하여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노무현은 2015년까지는 작전통제권을 환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군은 이에 찬성했다.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또 한국의 전력을 인정한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많은 이가 반대 의견을 냈다.

미군이 주둔하지 않으면 사회가 혼란스러워지고 북한이 남침을 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미군이 한국의 전작권 환수에 찬성한 이유는 주한미군이 한곳에 묶여 있는 것을 피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보다 쉽게 합의가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다음 정부가 전작권 환수 연기를 요청하였다.

이에 미군은 주둔 분담금을 대폭 증액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새로 조성되는 미군기지에 더 많은 투자를 하라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미일안보동맹에 가입하라고 하였다.

한국이 가입하면 동북아 정세를 운영하는 데 한결 편안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자칫 일본 해상자위대가 한국 해군에게 지시를 내리는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다.

현수는 이런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미국이 세계 최강국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늘 그들의 영향력에 좌지우지되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렇기에 자력으로 국방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은 것이다.

현수는 심 소장과의 대화에서 상당히 많은 군사적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부족한 점들을 어찌 보완할 것인지를 메모했다.

곁에서 묵묵히 식사를 하던 홍 의원은 둘의 대화에 끼어들지 않았다. 중요한 대화가 오가고 있다 생각한 것이다.

이야기를 하느라 식사는 매우 더디게 진행되었다. 거의 세 시간이나 걸렸던 것이다.

“김 전무님, 이 엔진이 대체 어떻게 해서 그런 연비를 내는 거죠?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 됩니다.”

엔진에 관한한 전문가라 자부하던 배 상사가 어서 대답하라는 표정이다.

스피드의 엔진을 내려보니 H자동차에서 생산되었던 투스카니 엔진이다. 마침 투스카니를 보유한 대위가 있기에 특별히 청을 넣어 두 차의 엔진을 동시에 내렸다.

그리곤 같은 순서로 분해와 조립을 하면서 차이점을 살폈다.

혹시 잘못 보거나 미처 보지 못하는 상황을 배제하기 위해 부품은 고 대위와 배 상사, 그리고 이 준위와 최 상사까지 넷이 일일이 확인했다.

분해와 조립 결과 이들 넷의 공통된 의견은 두 차의 엔진이 완전히 일치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조금의 차이점도 없다.

그럼에도 연비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전문가로서 용납될 수 없는 결과이다.

그렇기에 현수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게 기업 비밀입니다. 말해 드릴 수 없습니다.”

현수의 부드러운 미소와 음성에 배 상사는 눈빛을 흐린다. 실망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어찌 가르쳐 주겠는가!

“나중에라도 가르쳐 주십시오.”

“그건 아마 어려울 겁니다. 곧 이실리프 엔진이라는 회사가 설립될 것이고, 이 기술이 핵심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허는 내실 거잖습니까?”

특허를 내게 되면 기술 대부분이 공개된다. 어차피 그렇게 될 것이라면 먼저 귀띔이라도 해달라는 뜻이다.

이에 현수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특허는 내지 않습니다.”

“네? 그 말씀은……?”

현수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저희가 내놓은 차를 사서 기술을 파악할 수 있으면 그러라는 겁니다.”

“정말입니까?”

배 상사는 그동안 부었던 적금을 해약해서라도 스피드를 한 대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왜 그렇게 하겠습니까?”

“네?”

“엔진을 아무리 뜯어봐도 기술을 알아내긴 어려울 겁니다.”

“아!”

현수가 왜 특허를 내지 않겠다는 것인지 깨달았다는 듯 시무룩한 표정이 되어버린다.

“아무튼 연비는 확실하죠?”

“네, 정말 놀라운 연비입니다. 이 기술이 지구 전체의 환경 보호에도 상당히 유용하다는 데 동의합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자, 사령관님, 그럼 양만춘함의 엔진을 제게 맡기시겠습니까?”

“…비용은 얼마나 드는 겁니까?”

군함은 외인의 손에 맡겨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더구나 핵심인 엔진은 더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심흥수 소장의 이 말은 허락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빙그레 웃으며 대꾸했다.

“첫 번째이니 특별히 무료 서비스로 해드리죠.”

“……!”

속으로 2함대 예산 중 가용할 부분이 있나 생각하던 심 소장의 얼굴이 환해진다. 공짜라니 기분 좋아진 것이다.

“시험해 보고 제대로 되었다고 판단되면 다른 사령부에도 추천해 주십시오. 매번 이런 테스트를 하는 건 시간낭비니까요.”

“알겠습니다. 결과만 확실하다면 아마 다른 사령부에서도 기꺼이 전함을 맡기게 될 겁니다.”

현수와 심 소장은 시선을 주고받으며 굳은 악수를 했다.

“어쩌겠습니까? 온 김에 봐주실 겁니까, 아니면 다른 날을 택하겠습니까?”

“여기까지 왔으니 한번 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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