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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능의 팔찌-614화 (614/1,307)

# 614

“……!”

지현은 놀랐는지 아무런 말도 없다. 현재 부모님과 외조부, 그리고 지현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45평형이다.

공유 면적을 뺀 실제 사용 면적은 35평쯤 될 것이다. 그런데 그것의 네 배가 넘는 집을 지어준다니 놀란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현수의 말은 이어지고 있다.

“손님들이 쓸 빌라도 짓는데, 이건 4층짜리로 바닥 면적 200평에 연면적 800평이야.”

“손님들이 쓰는 거예요?”

“그래. 거의 특급 호텔 수준으로 치장될 거야. 이 밖에 경호동과 사용인 숙소도 짓고 있어.”

“사용인은 뭐예요?”

“우리 집에서 일해 주시는 분들. 청소해 주실 분, 요리해 주실 분, 정원을 관리해 주실 분, 아이 돌봐주실 분 등.”

“……!”

지현은 손가락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살게 생겼다.

“참, 경호동은 원래 6층짜리로 지으려고 했는데 예상보다 인원이 많이 늘어서 부지 외곽에 따로 단지를 만들려고 해.”

“경호원이 그렇게 많아요?”

“응. 50명은 넘을 것 같아. 그중 36명은 러시아인이고.”

“세상에!”

지현이 놀랍다는 표정을 짓는다.

“이리냐의 양부께서 보내주신 사람들이야. 우리 가족을 보호하라는 명령을 받고 와서 되돌려 보낼 수가 없어.”

“그 집 언제 다 지어져요?”

“그건 나도 몰라. 아직 한 번도 못 가봤으니까. 하지만 금방 지어질 거야. 참, 천지건설이 만든 유니콘 아일랜드라는 거 알지?”

“당연히 알죠. 진짜 돈 많은 사람들만 살 수 있다는 별장 단지잖아요. 제주도 섭지코지 인근에 있는.”

“그래, 그거 지은 팀이 우리 집을 짓고 있어.”

“어머, 정말요?”

지현의 표정이 환해진다.

유니콘 아일랜드는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자격이 되지 않으면 팔지 않는다는 광고 때문이다.

여러 가지 까다로운 분양 신청 자격 요건이 있었다. 이중 사람들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것은 다음의 세 가지이다.

1. 병역을 필한 세대주, 또는 가구주만 신청 가능하다.

2. 직계 가족 중 병역 면제자가 없어야 한다.

3. 친일파의 직계존비속10) 및 혈족11)에겐 분양하지 않는다.

앞의 두 조항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신청 자격이 박탈되었다. 돈 좀 있다고, 혹은 권력이 있다고 거들먹거리던 자들이다.

18대 국회(2008년∼2012년)를 살펴보면 국회의원 중 18.2%가 병역 면제자이다.

그들의 직계 비속의 면제율은 10.2%였다.

같은 시기의 내각을 살펴보면 군 출신과 여성을 제외한 나머지 열두 명 중 다섯 명이 병역 면제자였다. 41.7%이다.

이들의 직계 자식들도 면제율이 41.7%에 달했다.

대통령 본인도 군복무 경험이 없었으니 이런 자들만 뽑았다는 비아냥거림을 들을 만했다.

세 번째 조건은 특정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분양 신청 자격을 대거 제한하는 효과를 냈다.

17대 국회 때 친일재산환수법의 입법에 100% 반대했던 정당이 정권을 쥐고 있던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외부 압력을 의식한 천지건설 특수영업부는 분양 신청을 인터넷으로만 받았다. 그리고 그 내용 중 일부는 공개되었다. 네티즌의 검증을 은근히 유도한 것이다.

성명과 소속 등 아주 작은 정보뿐이었지만 네티즌들은 금방 신청자들의 신상정보를 털어냈다.

덕분에 많은 자들이 공개 망신을 당했다.

그때 일부 언론에서 대체 유니콘 아일랜드가 얼마나 대단하기에 이런 시끄러운 분양 조건을 내거는지 알아보겠다고 나섰다.

친일파가 만든 쓰레기 언론 ‘조아일보’와 ‘동선일보’이다.

이들이 나서자 나머지 언론사도 동행했다. 악의에 가득 찬 왜곡된 기사가 나올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기사는 나오지 못했다.

멋진 디자인, 완벽에 가까운 시공, 그리고 생각보다 저렴한 분양가였기에 트집을 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어쨌거나 유니콘 아일랜드는 분양이 완료되지 않았다.

돈이 있어도 자격 미달인 경우가 많았다. 자격이 되면 분양 받을 돈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분양 상태로 많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그런 건축물을 지은 팀이 양평 저택을 짓는다고 한다. 그렇기에 지현이 기대에 찬 표정을 짓는 것이다.

“그리고 유니콘 아일랜드에 집들이 좀 있어.”

“그것도 회장님이 주신 거예요?”

“응, 50채를 주셨어.”

“네에?”

지현이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금액으로 따지면 어마어마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놀러 가자.”

“네, 좋아요.”

방긋 웃는다.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산책을 마치고 들어가자 연희와 이리냐가 환히 웃는다.

“산책 다녀왔어요?”

“어, 그래. 이제 아침 먹고 출발해야지?”

“네. 식사 준비 다 했어요. 가요.”

잠시 후 넷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즐거운 식사를 마쳤다. 양평 저택이 화제가 되어 다시 설명해야 했다.

“부모님들께 인사하고 가야지.”

후식으로 커피까지 마신 시각은 오전 8시경이다. 넷은 한복으로 갈아입고 빈관으로 향했다.

그리곤 부모님들을 찾아 일일이 절을 했다.

모두들 행복하고 즐거운 표정이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살라고 덕담해 주신다.

알렉세이 이바노비치 보스와 지르코프도 만났고, 아폰테 사장 부부와 세바스티앙 부회장도 만났다.

지난밤 어땠느냐며 묻기에 웃어주었을 뿐이다.

현수와 신부들이 제트기를 타고 융프라우로 출발한 건 점심나절이다.

“이게 우리 거라니 정말 좋아요.”

“그렇게 좋아? 그럼 언제든 필요하면 써. 나는 사실 이게 별로 필요 없으니까.”

“네? 그건 왜요?”

이리냐가 눈을 크게 뜬다. 모스크바, 킨샤사, 아디스아바바, 서울, 평양을 수시로 드나들어야 한다. 그런데 비행기 없이 어떻게 다니느냐는 표정이다.

“텔레포트라는 마법이 있어. 그건…….”

잠시 마법에 관한 설명이 이어졌다.

“와, 그거 진짜 편하겠어요.”

지현이 감탄스럽다는 표정이다.

“그래, 양평과 지금 장인어른 사시는 아파트에 각기 하나씩 텔레포트 마법진을 그려놓을 거야. 그걸 이용하면 불과 몇 초면 이동이 가능해.”

“아! 그래서 출퇴근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 거군요?”

“그래.”

지현은 이제야 이해된다는 표정이다.

킨샤사에서 취리히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5,800㎞이다. 이 먼 거리를 가는 데 불과 여섯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취리히 국제공항에 당도했다. 여섯 시간 만에 계절이 여름에서 겨울로 바뀌었다.

비행기 트랩을 밟고 내려서니 윌리엄 기장이 환히 웃으며 불편한 데는 없었느냐고 묻는다.

취리히 시내 관광은 뒤로 미뤘다. 공항 한쪽에 준비되어 있는 EC 135P2i 때문이다. 이것은 유로콥터(Eurocopter)사에서 제작한 6인승 자가용 헬리콥터이다.

융프라우 별장엔 이 헬리콥터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값을 물어보니 500만 달러 정도 한다고 한다.

현수는 아폰테 사장 부부에게 빚진 기분이 되었다.

아무튼 이 헬기를 타고 곧장 별장으로 향했다.

8장 마누라 몸 바꾸기

별장에 도착한 시각은 늦은 밤이다. 관리인과 직원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으며 저녁 식사를 마쳤다.

샤워까지 마친 깊은 밤이 되자 직원들 모두 숙소로 갔다. 드디어 넷만 남은 것이다. 넷은 안락한 소파에 앉아 있다.

그런데 분위기가 조금 이상하다. 지현과 연희, 그리고 이리냐가 조금씩 쭈뼛거린다는 느낌이다.

“왜, 다들 어디 불편해?”

“아, 아뇨. 괜찮아요. 편해요.”

“근데 왜 다들 이렇게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어?”

“그건… 너무 부끄러워서 그래요.”

연희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다. 귀여운 모습이다. 문득 장난기가 돋는다.

“그렇군. 알았어. 그럼 하지 말아야지.”

현수가 수퍼포션을 도로 집어넣으려 하자 지현이 얼른 일어서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 아니에요. 할게요. 할 거예요.”

오늘부터 아흐레만 마음대로 주무르라고 하면 열흘째 되는 날 지금까지완 다른 몸을 갖게 된다.

젊음이 아주 오래도록 유지되는 몸이다.

이 세상의 모든 여인이 꿈꾸는 그런 신체를 갖게 되는데 어찌 부끄러움을 견뎌내지 못하겠는가!

여자들은 예뻐진다고 하면 귀에도 구멍을 몇 개씩 뚫고 턱뼈도 깎아낸다. 부끄러움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정말 할 거지?”

“네. 근데 정말 그렇게 하면 효과가 있는 거예요?”

“날 못 믿어?”

“아, 아뇨. 그건 아니지만… 솔직히 잘 믿겨지지 않아서 그래요. 그런 게 있다는 걸 들어본 적도 없으니까요.”

“당연하지. 내가 누군지 몰라?”

현수가 잠깐 말을 끊자 여인들은 대체 어떤 대답을 요구하느냐는 표정이다.

“지구 유일의 마법사야. 나 이전엔 딱 한 분만 계셨지. 영국의 궁정마법사였던 멀린이란 분 말이야.”

“……!”

“그분도 이런 방법이 있다는 건 모르셨어. 아무튼 내게 맡겨.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게 해줄게. 참, 어쩌면 몇 살 어려 보이게 될 수도 있겠다. 주름이 다 없어질 테니까.”

“정말요? 주름이 다 없어져요? 현수 씨! 저, 할래요.”

“저도요. 저도 할게요.”

연희와 이리냐가 얼른 고개를 끄덕인다.

“알았어. 그럼 벗어. 전부.”

“……!”

“불은 안 꺼주실 건가요?”

“끄면 뭐가 보여? 이건 보면서 해야 하는 거란 말이야.”

말은 이렇게 했지만 현수의 속은 시커멓다.

아름다운 여인들의 나신은 어떨까 궁금하다. 솔직히 지현과 연희, 그리고 이리냐의 벗은 몸을 보고 싶은 때가 많았다.

아무튼 불을 꺼도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환한 조명 아래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다. 그렇기에 불을 못 끄게 한 것이다.

“아, 알았어요. 벗을게요.”

지현이 먼저 벗기 시작한다.

현수와 이미 살을 섞었다. 그렇기에 연희나 이리냐보다는 부끄러움이 조금 덜한 때문이다.

연희와 이리냐도 벗는다.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가 셋이나 현신한 듯하다.

현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너무도 아름다운 세 나신을 보고 사내로서 어찌 욕념이 일지 않겠는가! 하지만 애써 견뎌냈다.

열흘만 지나면 언제든 안을 수 있는 아내들이기 때문이다.

“이, 이쪽으로…….”

지현과 연희, 그리고 이리냐는 현수의 손짓에 따라 바닥에 앉았다. 가부좌를 틀도록 했으니 아찔한 광경이 연출되었을 테지만 시선을 주지 않아 모른다.

“먼저 이걸 한 알씩 먹고 내가 가르쳐 준 마나 심법을 운용해. 오늘은 지현이 먼저 시작할 테니까 내 손이 닿아도 놀라지 말고. 알았지?”

“네에.”

현수는 수퍼 포션 한 알과 회복 포션 한 병씩을 건넸다.

일반 물보다는 나을 듯하기 때문이다. 셋이 동시에 복용하자 실내엔 상쾌하면서도 그윽한 포션 향이 가득해진다.

“자, 마나 심법을 운용해. 내 손이 등에 닿을 거야. 내가 마나를 불어넣으면 힘주지 말고. 알았지?”

“네.”

지현이 사르르 눈을 감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긴 속눈썹이 바르르 떨리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컨대 조금 긴장한 듯하다.

“긴장하면 안 돼. 그러니까 마음 편히 먹어. 아프거나 하진 않을 테니까. 알았지?”

현수의 다정한 음성에 안심이 되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자, 이제 시작한다.”

현수의 손이 명문혈 부위에 닿자 지현의 몸이 잠시 굳는 듯하더니 이내 이완된다. 그와 동시에 부드러운 기운이 지현의 체내를 누비기 시작한다.

“둘은 마나 심법을 운용해.”

지켜보던 연희와 이리냐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눈을 감는다.

현수가 지현의 체내에 마나 로드를 뚫으면 수퍼 포션의 약효가 뒤를 채우는 상황이 잠시 지속되었다. 그렇게 세 바퀴쯤 돌았을 때 나직이 속삭였다.

“마나가 이동한 경로 잘 기억했지? 이제 손을 뗄 테니 혼자서 해봐.”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인다. 현수는 연희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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