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8
2013년 7월을 기준으로 하면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 총액은 6,979억 원이다.
YG는 5,398억 원, JYP는 1,441억 원이다.
이 밖에 케이원 엔터네인먼트와 앙숙 관계가 된 KS엔터테인먼트는 1,358억 원이다. 반면, 케이원 엔터테인먼트는 아직 상장되지 못했고, 자본금은 15억 원에 불과하다.
이 중 12억은 이미 까먹었고, 2억으론 별 볼일 없는 곡들을 샀다. 나머지 1억은 사무실 임대보증금이라 실질적으론 한 푼도 없는 상태이다.
데리고 있던 직원은 다 나가서 현재는 조연 대표와 조환 매니저, 그리고 다이안 멤버가 케이원의 전부이다.
해가 바뀐 직후 연습생을 전부 내보낸 때문이다. 장래성은 있지만 돈이 없어서 키울 수 없었던 것이다.
아무튼 케이원은 기획사치고 참 단출하다.
케이원의 규모를 모르기에 SM, YG, 그리고 JYP를 기준으로 생각한 현수는 20억으론 부족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아닙니다. 기왕에 하는 것이니 50억 투자할게요. 그걸로도 부족하면 더 지원할 수 있으니 열심히 해보세요.”
자신이 준 곡들이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기에 한 말이다.
“네?”
조 대표 눈의 흰자위가 확연히 많아진다.
20억도 감지덕지한데 그것의 2.5배나 되는 금액을 투자한다니 깜짝 놀란 것이다.
“저, 정말이십니까?”
“그 정도면 어떻게 되는 거 아니에요?”
“되지요. 당연히 됩니다.”
조 대표의 고개가 힘차게 끄덕인다. 곁에 있던 지현은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남편이 거금 50억을 푼돈 쓰듯 함에도 이런 표정을 짓는 것은 현수가 보유한 돈이 얼마나 많은지 알기 때문이다.
“그럼 제 휴대폰으로 계좌번호 보내주십시오.”
“그, 그러죠. 그런데 지분은 어떻게…….”
“그건 알아서 해주십시오.”
대부분의 경우 투자를 하면 보다 많은 지분을 차지하려고 기를 쓴다. 그런데 너무도 쿨하게 알아서 하라니 조 대표는 얼떨떨한 기분이다.
“아,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적절한 지분을 드리겠습니다. 그러려면 서류가 필요한데…….”
“그건 아내에게 말씀해 주세요. 알아서 해드릴 겁니다.”
“아! 그러죠. 바쁘시다는 걸 깜박했습니다.”
조 대표는 이마에 솟은 땀을 닦아낸다. 갑작스런 제안에 어안이 벙벙하면서도 긴장된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수는 케이원 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지분을 갖는 주주가 된다.
현수는 80%, 조 대표는 15%이다.
처음엔 85 : 15 였는데 그중 5를 다이안 멤버들에게 각각 1%씩을 나눠 주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비교적 양심적으로 지분을 나눈 것이다.
“참, 이 곡들에 대한 저작권료는 어떻게 할까요?”
“저작권료요?”
한 번도 생각지 않은 물음이기에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현수의 뇌리로 스치는 생각이 있다.
“런닝 개런티라는 것으로 하면 어떨까요?”
“그거요? 그건 이득금이 발생되었을 때 그에 대한 일정 비율을 드리는 건데 괜찮겠습니까?”
현재로썬 판매량을 가늠할 수 없기에 조 대표는 우려 섞인 표정을 짓는다. 이득금이 발생되지 않으면 애써 작곡하고도 한 푼도 못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괜찮습니다. 그냥 그렇게 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앨범이 발매될 무렵 조 대표는 매출액의 10%를 런닝 개런티로 계약해 주었다. 그 결과 어마어마한 액수가 된다.
7,500원짜리 앨범 하나 당 750원씩 받으니 430억 장에 대한 개런티 총액은 32조 2,500억 원이다.
물론 한 번에 들어오는 금액은 아니다. 첫 번째 음반을 제외하고 다이안은 두 달에 한 번 싱글을 발표한다.
하여 240개월이 지나서야 모든 음반이 발매되는 것이다.
240개월은 20년이다.
그 20년 동안 다이안은 인기 정상의 자리에서 한 번도 내려오지 않는 유일무이한 그룹이 된다.
현수에게는 방송 및 노래방 등에서 곡이 사용되는 회수에 따른 저작권료가 별도로 들어온다.
당연히 어마어마하게 큰 금액이다.
거의 모든 방송이, 거의 매일, 거의 매 시간마다 다이안의 음악을 내보내기 때문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방송사가 이렇다.
미국, 일본, 지나, 프랑스, 영국, 러시아,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베네룩스 3국, 인도, 필리핀, 태국, 미얀마, 남아프리카 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 이집트 등등이다.
노래방이나 단란주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거의 매일, 거의 모든 룸에서 최소 세 번 이상씩 선곡되고 불려진다.
또한 지구의 거의 모든 핸드폰의 컬러링15)이나 착신음이 다이안의 노래, 또는 멜로디이다.
다이안의 노래를 부르거나 들으면 피곤이 사라지거나 병세가 확연하게 좋아지는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참고로, 2012년 기록을 보면 저작권료 수입 세계 1위는 영국의 비틀즈이다. 이들은 약 4,000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비틀즈가 발표한 곡 수는 약 200곡이다. 그리고 이것들 중 빌보드 1위는 20곡이다.
현수는 224곡을 발표한다. 그리고 전곡이 빌보드 1위를 한다. 11배나 많다. 그리고 비틀즈는 이미 해체된 그룹이지만 다이안은 이제 활동을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
당연히 저작권료 수입도 차이가 많다.
현수는 매월 1조 6,000억 원 이상을 저작권료로 지급 받는다. 전 세계에서 들어오는 돈이다.
이를 단순 비교하면 현수가 비틀즈보다 48배나 많은 저작권 수입을 올리는 것이다. 물론 기간도 더 길다.
저작권에 대한 기준은 각국마다 약간씩 다르다.
한국은 1986년에 저작권법을 개정하여 저작자가 살아 있는 동안과 사망 후 50년간 저작권을 보호한다고 정했다.
이 기간이 끝난 뒤에는 누구나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현수의 수명은 1,000년이다.
올해로 30살이 되었으니 앞으로 970년을 더 살 것이고, 여기에 플러스 50년을 해야 한다.
향후 1,020년간이나 저작권료를 받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현수의 긴 수명이 인류에겐 재앙이 되는 셈이다.
참고로, 한국엔 작사, 작곡, 편곡 등 음악 저작권을 대신 관리하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라는 단체가 있다.
이들은 독점적으로 음악 저작권 신탁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서 비리와 횡령, 그리고 불법 조작 등과 관련된 불협화음이 터져 나왔다.
뿐만 아니라 저작권 관리를 소홀히 하여 작곡가들의 곡이 저작권자 허락 없이 리메이크된 일도 있다. 2011년에는 가수가 횡령을 이유로 저작권협회를 고소하기도 했다.
이에 음악인들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저작권협회가 복수로 존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원을 했다.
하여 지난 7월 음악 저작권 신탁업체를 추가 선정하려 했으나 불발에 그쳤다.
이해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지상파 협의체인 방송협회나 대형 연예기획사, 그리고 대기업 관계자들이 신청을 한 때문이다.
새로운 저작권 협회가 불발된 사유는 저작권법에 따라 비영리 단체여야 하는데 신청자들의 계획서를 살펴보면 그렇게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조 대표로부터 이런 것에 대한 의견을 들은 현수는 주효진 변호사와 상의하여 새로운 음악저작권협회를 발족시킨다.
당연히 문화체육관광부의 요구대로 비영리 단체이다.
그리고 다이안의 모든 곡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음악인의 곡을 관리하게 된다. 인심을 잃지 않은 때문이고, 비리, 횡령, 불법 조작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외국의 음악인들까지 신탁을 의뢰하는 국제적인 저작권관리협회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 협회의 정식 명칭은 이실리프 저작권관리협회이다.
아무튼 모든 음악 방송에서 1위는 당연히 다이안의 것이다. 이건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이다.
빌보트 차트에 처음 올라간 이후 20년간 단 한 번도 내려올 줄 모르기에 Celestial Fairy라는 애칭을 얻는다.
직역하면 ‘하늘의 요정’이고, 한자어로 의역하자면 ‘천상선녀(天上仙女)’쯤 된다.
다이안이 활동하는 20년간 미국의 빌보드 차트, 영국의 UK 차트, 일본의 오리콘 차트에서 1위와 2위는 항상 그녀들의 것이다. 하여 사람들은 3위가 누가 될지에 관심을 쏟는다.
감히 넘볼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거대한 벽처럼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니 케이원 엔터테인먼트의 입김이 세어진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기획사로 크기 때문이다.
조연 대표와 조환 매니저는 KS엔터테인먼트에게 가혹하다 해도 좋을 정도로 처절한 보복을 가한다.
이 기획사는 설립된 이후 여러 악행을 저질렀다.
소속 연예인 중 C급, 또는 신인들로 하여금 방송사 PD, 광고기획사 중역, CF기업의 임원, 경찰 및 검찰 고위 인사, 정치인 등에게 술시중과 성상납을 하도록 강요했다.
그 결과 A급 및 B급 연예인들이 다양한 쇼 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드라마의 주연을 꿰찼다.
다수의 CF도 이런 성상납이 만든 결과물이다.
그동안 몇몇 연예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그리고 이런 악행은 현재 진행형이다.
다이안의 첫째 앨범이 대성공하자 케이원 엔터테인먼트는 KS엔터테인먼트사의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음악 방송, 또는 쇼 프로그램에 멤버들을 내놓지 않겠다고 발표한다.
물론 관계자들에게만 한 이야기이다. 이에 모든 방송사는 비상 상황이 발동된다.
‘지현에게’라는 곡이 발표된 이후 음악 방송은 딱 두 가지로 나뉜다. 다이안이 출연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다.
출연하는 것은 A급이고, 그렇지 못한 것은 B급 이하이다.
당연히 시청률에 큰 차이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방송에 나와 조잘대고 까불기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현재에도 멤버들로 하여금 일반인 이상의 상식과 지식을 갖추도록 학습시키고 있다. 춤과 노래만 가능하고 머리는 텅 빈 연예인이 되지 말라는 뜻이다.
하여 일인당 악기 하나쯤을 다룰 수 있도록 하고, 나중을 위해 요리 등도 배우게 한다.
이는 다른 걸그룹과의 차별화를 위한 장기 포석이다.
그 결과 30번째 싱글 앨범이 발표될 즈음 멤버 전원 행정고시 합격이라는 개가를 올린다.
물론 공무원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들이 공부한 것에 대한 평가를 받아볼 의도로 응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보다 먼저 공인중개사 시험에 모두 합격하였지만 이는 발표하지 않는다. 중간평가일 뿐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영어의 경우는 원어민 발음으로 프리 토킹이 가능할 정도까지 학습시킨다. 그 결과 세란은 퀴즈 대한민국에 출연하여 1등을 거머쥔다.
연진은 KBS의 1:100에 출연하여 우승한다.
정민은 미국의 퀴즈 프로그램 제퍼디(Jeopardy)에 출연한다. 그리고 우승하고 돌아온다.
예린은 BBC의 새 퀴즈 프로그램인 Pressure Pad에 출연하여 1등하고 온다.
마지막으로 다이안의 리더 서연은 세바스티앙의 초청을 받아 프랑스에 갔다가 졸지에 Attention a la marche에 출연하여 우승한다.
멤버 전원이 사람들로 하여금 다이안을 다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방송사 입장에선 KS엔터테인먼트와 원수지간이 되는 한이 있더라고 다이안을 택하는 것이 이득이다.
그 결과 KS엔터테인먼트는 처절한 몰락의 길을 걷는다.
대표는 사기 및 공금 횡령 혐의로 구속 수감된다.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성상납과 관련된 진실이 밝혀진다.
그 결과 형량이 대폭 늘어날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완전히 매장당한다.
곳곳에서 손해배상 청구를 하여 모았던 개인 재산 전부 날린다. 돈 한 푼 없는 빈털터리가 되는 것이다.
곁에서 악행을 보좌하던 자들 역시 법률의 철퇴를 맞는다.
다이안에게 심부름을 시키려던 걸그룹은 신입 멤버 왕따 사건으로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해 해체된다.
아무튼 현수가 받는 저작권료는 전액 소년소녀가장을 돕기 위해 발족되는 이실리프 복지재단에 기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