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능의 팔찌-645화 (645/1,307)

# 645

3차 FX사업에 들어갈 예산을 이쪽으로 돌리면 훨씬 더 많은 기체를 보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말씀해 주십시오. 정말로 스텔스 헬리콥터가 가능한 겁니까?”

최 중령은 궁금해 미치겠다는 표정이다.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은 극도의 보안이 요구됩니다. 유지해 주실 거죠?”

“물론입니다. 제가 아는 건 총장님의 귀에만 들어갑니다.”

“좋습니다. 그럼 말씀드리지요. 우연한 기회에 새로운 방법으로 기체와 함선을 스텔스화 하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네에? 새로운 방법이요?”

“그렇습니다. 도료를 쓰지 않습니다. 외형상의 변화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스텔스화가 가능하더군요.”

최 중령은 본시 파일럿이다. 당연히 물리학에 정통하다.

그런데 자신의 상식에서 벗어나는 소리를 듣자 의아하다는 표정이다.

스텔스의 원리는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전자기파를 열로 변환시켜 레이터파를 흡수해 버리는 RAM 방식과 전파를 흡수, 산란시키는 RAS 방식이다.

F―22의 경우는 적 레이더에 말벌 크기로 인식된다.

“어떤 방식인지 제가 잘……. 설명해 주실 수 있는지요?”

“쉽게 말씀드리자면 전파와 음파를 흡수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F―22는 말벌 크기로 인식되는데 그 방법을 쓰면 어느 정도 크기가 되는지요?”

“제 방식을 쓰면 레이더에 안 잡힙니다.”

“그래요? 그럼 무장격실을 개방했을 때, 또는 후방에서 탐지되었을 때는 어떻습니까?”

“그 경우 F―22는 레이더에 어떻게 잡히지요?”

“그럴 땐 일반 전투기와 별 차이 없는 크기로 잡힙니다.”

“하지만 제 방식은 그래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네에? 저, 정말입니까?”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네, 맞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단점이요? 혹시 비용이 많이 드는 겁니까?”

“개선된 성능 대비 비용은 많지 않습니다.”

“그럼 어떤 단점이……? 속 시원히 말씀해 주십시오.”

답답해 미치겠다는 표정이다.

“현재로썬 아군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습니다.”

“…그럼 완벽한 스텔스기가 되는 거군요.”

“그렇게 표현할 수도 있네요. 아무튼 그 문제는 제가 어찌해 볼 방법이 없습니다.”

와이드 센스 마법을 쓰면 5㎞ 범위 내의 존재를 잡아낼 수 있다. 음파나 전파를 이용한 것이 아니므로 퍼펙트 트랜스페어런시 마법을 썼다 하더라도 잡아낸다.

전투기도 마찬가지이다. 음파와 전파 흡수 마법진이 정상 작동을 하더라도 현수의 이목을 속일 수는 없다. 문제는 전투기가 그처럼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F―22의 레이더 탐지 거리는 250㎞이다. 이걸 어떻게 최대 탐색 거리 5㎞짜리 마법으로 상대해 낼 수 있겠는가!

“저어, 그거 비용은 얼마나 듭니까?”

“기체 스텔스화는 대당 1,000만 원만 받죠.”

“네? 얼마요?”

최 중령은 귀를 후벼 판다. 방금 잘못 들은 듯해서이다.

“스텔스화는 1,000만 원이라고 했습니다.”

“그럼 그거 말고 다른 기술도 있습니까?”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 표정이다. 이에 현수는 별일 아니라는 표정으로 대꾸했다.

“다른 기술, 있죠.”

“뭐, 뭡니까, 그게?”

“엔진 연비 향상입니다.”

“연비 향상도 가능합니까? F―15K의 경우 1차 도입분 39대와 2차 도입분 21대의 엔진이 다릅니다.”

“압니다. 1차는 GE―129이고, 2차는 PW―229인 거.”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닌 걸 왜 그렇게 이야기하느냐는 표정이다.

“대단하십니다. 일반인이신데 그런 건 어떻게 아십니까?”

“이거 인터넷 뒤지면 다 나옵니다.”

현수가 싱긋 웃자 최 중령은 어이없다는 표정이다. 그러다 문득 생각났다는 듯 정색하며 묻는다.

“근데 진짜 엔진의 연비 향상이 가능하다는 겁니까?”

“F―15K의 항속 거리가 5,700㎞인거 맞나요?”

“네, 맞습니다.”

최 중령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그 거리가 68,400㎞로 늘어나게 될 겁니다.”

“네? 방금 뭐라 말씀하셨습니까? 6,840㎞요?”

5,700에서 6,840으로 늘면 연비가 20%나 늘어나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하기에 놀란 것이다.

“아뇨, 6천이 아니라 6만입니다.”

“네에? 6만이라니요?”

최 중령의 눈이 왕방울만 해진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현수의 태연스런 표정은 바뀌지 않는다.

“전투기 하나당 엔진이 두 개씩 달렸으니 연비 개선 작업비는 대당 2,000만 원입니다.”

“……!”

최 중령은 할 말을 잃었다는 표정이다.

대당 3,000만 원만 들이면 F―15K가 스텔스기가 되며, 항속 거리가 무려 12배나 늘어나게 된다. 어찌 말을 잇겠는가!

이렇게 되면 작전 반경이라는 말조차 필요가 없다. 지구 둘레가 고작 40,000㎞인데 68,400㎞를 날아간다고 한다.

“전투기 운항 시 소음이 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도 획기적으로 낮춰 드릴 수 있습니다.”

“네? 정말이요?”

또 뭐냐는 표정이다.

F―16의 이륙 소음은 약 90㏈(데시벨) 정도 된다.

그런데 F―15K의 이륙 소음은 118.5㏈이다. 훨씬 시끄럽다. 엔진이 두 개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군기지 인근에서 많은 민원을 제기했다.

하여 공군은 이륙 시 15°로 상승하던 기존 방식을 30°로 변경했다. 그 결과 활주로 밖 1.5㎞ 지점에서 측정한 소음이 10㏈이상 줄어들었다.

이처럼 소음이 문제인데 그걸 해결해 준다는 뜻이니 눈을 크게 뜬 것이다.

“118.5㏈을 30㏈ 수준으로 낮춰 드릴 수 있습니다.”

“네? 얼마라고요?”

“아마 30㏈ 이하가 될 겁니다. 이것도 대당 1,000만씩 받죠. 설마 비싸다 하진 않으실 거죠?”

“헐!”

11장 유전 개발 사업

㏈(데시벨)은 소리의 상대적 크기를 측정하는 단위이다.

10㏈보다 20㏈이 열 배 큰 소리이고, 30㏈은 10㏈의 백 배이다. 따라서 118.5㏈을 30㏈ 이하로 낮춘다는 것은 전투기 이륙 소음을 10억 분의 1로 줄여준다는 뜻이다.

참고로 40㏈이 도서관 열람실 수준의 소리이다. 30㏈은 이보다 10분의 1이나 작은 소리이다.

그렇기에 최 중령은 얼이 완전히 빠진 표정이다.

헬기도 스텔스기가 된다는 말에 이미 정신이 멍했다.

그런데 연료 사용량이 12분지 1로 줄어든다고 한다. 그로기 상태에서 크로스 카운터를 한 방 더 맞은 듯하다.

여기에 소음이 완전히 사라진다고 한다. 이건 아주 강력한 어퍼컷 한 방이 더 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쯤 되면 당연히 KO이다.

그렇기에 최 중령은 한참 동안 멍한 상태를 유지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현수의 말은 이어지고 있다.

“F―15K는 60대니까 4,000 곱하기 60 해서 24억이네요. F―16은 시리즈는 180대니까 3,000씩 곱하면 54억이구요. 조기경보기는 1억 6천이네요. 다 합치면 79억 6천입니다.”

“……!”

“수표는 안 받구요. 영수증도 못 끊어드립니다.”

짐짓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현수를 바라보는 최 중령의 뇌는 멘붕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그래서 입은 벌어져 있고 눈은 게슴츠레하다. 침만 안 흘릴 뿐이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넋이 나간 것이다.

“나중에 수리온과 FA―50, 그리고 KF―2015도 같은 비용에 처리해 드릴 의향이 있습니다.”

수리온은 우리 손으로 개발한 국산 헬기이다.

현재 여섯 대가 육군에 매치되어 있다.

육군 258대, 해병 36대, 해군 30대, 해경 12대, 경찰 12대, 산림청용 80대 등 총 410대 이상을 공급할 예정이다.

FA―50는 국산 초음속 전투기이다.

공군에 60대가 배치될 예정이다.

가칭 KF―2015는 노후된 F―4 팬텀 80대와 F―5 프리덤 파이터 180대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되고 있는 전투기이다.

현수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내심은 공군에 많은 힘을 보태줄 생각이다.

강력한 공군력이 곧 국방력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최 중령은 한참 동안이나 말을 잇지 못했다.

이때 의외의 한마디가 들린다.

“대신 꼭 들어주셔야 하는 조건이 있습니다.”

“네? 조건이요? 그게 뭡니까?”

문득 정신이 번쩍 드는 모양이다. 게슴츠레 하던 눈빛이 정상으로 되돌아 와 있다.

“여성가족부의 해체입니다. 정부에서 여성가족부를 없애주시면 즉시 시작하겠습니다.”

“네? 여, 여성가족부의 해체라니요?”

너무도 당황하여 말까지 더듬는 최 중령이다.

“글자 그대로입니다. 하는 일도 별로 없으면서 예산을 낭비하고 분란만 일으키는 여성가족부를 해체시켜 주십시오.”

“……!”

“해군에도 같은 요구를 한 바 있습니다. 곧 육군도 동참할 겁니다. 그러니 여성가족부를 세상에서 지워주십시오.”

“끄으응!”

최 중령은 나직한 침음을 낸다. 정말 난감해서일 것이다.

하긴 일개 중령이 어찌 정부 부서인 여성가족부 해체 여부를 답변할 수 있겠는가!

“아무튼 제 조건은 그렇습니다. 다 되면 알려주십시오.”

“으으음! 진심인 겁니까?”

“최 중령님 보시기에 여성가족부 하는 일이 좋아 보이십니까?”

“끄응, 그건 아니지만……. 휴우! 알겠습니다. 일단 보고는 드려보겠습니다.”

“네, 꼭 그렇게 해주십시오. 모르긴 해도 군이 나서서 여성가족부를 해체하면 국민들이 찬사를 보낼 겁니다.”

“알겠습니다. 일단은 가보겠습니다.”

최 중령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난다.

얼른 참모총장에게 보고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곤 조만간 연락하겠다는 말을 끝으로 후다닥 사라졌다.

어떤 마음일지 짐작하기에 현수는 웃지 않았다.

* * *

“흐으음! 해안의 수심이 깊어 대형 선박의 출입이 가능해야 한다고?”

현수는 지도를 찾아보았다.

북한 숙천유전을 개발하기 위한 내용을 살피는 중이다.

대단위 석유화학 단지를 조성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전력과 공업용수의 안정적인 확보가 가능해야 한다. 그리고 제품 수송이 원활할 수 있도록 접근이 용이한 도로가 있어야 한다.

부산물과 폐기물을 자체적으로 소진시킬 수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엔 울산, 여천, 대산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천, 포항, 군산, 광양에도 있다.

북한은 이런 석유화학 단지가 없다.

현수는 북한 지도를 살펴보고 평안남도 안주군 입석면 일대를 점찍었다.

북한의 서해안은 비교적 수심이 낮아 큰 배가 드나들기 힘들다. 하지만 이곳엔 항만 개설이 가능해 보인다. 아울러 공업용수 확보도 되는 입지조건이다.

전력 부족은 새로운 발전소를 건설하면 해결될 일이다.

산업도로 개설은 인근 안주평야 지대를 관통하는 걸 만들면 될 것이다.

비용이 얼마나 들지 가늠하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던 중 아제르바이잔24)에서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건설을 계획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총비용은 150억 달러이고, 올해 상반기에 국제 입찰을 통해 발주할 예정이라고 한다.

천지건설에서 이런 플랜트 건설을 한 실적이 있는지는 나중에 확인해 볼 일이다. 어찌 되었건 이 공사를 수주하여 진행하다 보면 안주 석유화학단지 개발이 쉬울 것이다.

“흐음, 150억 달러라…….”

내용을 조금 더 살펴보니 총 공사비는 150억 달러이다.

이 중 30%는 국영석유공사에서 충당하고, 10%는 아제르바이잔 석유기금이 낸다. 나머지 60%는 해외 융자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한다.

150억 달러의 60%면 90억 달러이다. 한화로 약 10조 8,000억 원이다.

“이걸 배팅을 해, 말아?”

아공간에 담긴 2조 5천억 달러에 비하면 껌 값밖에 안 되는 금액이다. 이걸 좋은 조건에 융자해 준다고 하면 공사를 수주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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