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능의 팔찌-716화 (715/1,307)

# 716

실로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그 정도면 직원들이 분발하리라 생각하네.”

이 회장이 한쪽 눈을 찡긋한다. 거절치 말고 의중을 파악하라는 신호이다.

이렇게 하면 두 가지 이득이 있다.

첫째, 천지그룹 계열사 직원들에게 일종의 자극이 된다.

상상을 초월한 보너스를 받을 수도 있으니 큰 공을 세워보라는 일종의 동기 부여 역할이 되는 것이다.

둘째, 손녀이지만 내놓지 못하는 연희에게 주는 일종의 사전 상속이다. 다시 말해 보너스라는 허울을 입힌 것뿐이다.

그렇더라도 지나치게 금액이 크다. 이는 현수에게 주는 보너스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감사히 받겠습니다.”

“우와! 이 사람 진짜! 핫핫! 축하하네. 나중에 술이나 한잔 사게.”

“네? 하하, 네에. 그러지요. 사장님이라면 언제든지…….”

“예끼, 이 사람아!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 데리고 술 마실 생각이나 하고. 내 신 사장 그렇게 안 봤는데 요즘은 우리 김 부사장 믿고 골프장에서 산다며?”

“예에? 아이고, 회장님! 그럼 말씀 마십시오. 저도 요즘 리우 건을 어떻게든 성사시키려고 별의별 짓 다 하는 중입니다. 골프장에서 놀다니요? 그거 다 일하는 겁니다.”

“알아, 알아! 캐디랑 일하는 거지?”

“쳇! 알아버리셨군요.”

둘의 코미디에 현수는 피식 실소 지었다.

“그나저나 따로 부르셨는데 특별히 지시하실 일이라도 있으신지요?”

“……!”

현수의 말에 이 회장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진다. 뭔가 있다는 뜻이다.

“자네 국정원 사람들을 빼내고 있다면서?”

“네? 빼다니요? 저는 스카우트한 겁니다.”

“정보, 중요하지. 사업하려면 믿을 만한 정보가 필요하지. 그런데 모처에서 경고가 들어왔네. 요원들 그만 빼가라고.”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썩은 동아줄도 줄은 줄이네. 끊어지기 전까지는 말이지.”

어찌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가!

똥은 더러워서 피하는 거지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니다. 이 회장의 심중을 이해한 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정보팀은 있어야 합니다.”

“알아. 아무튼 이제 국정원은 내버려 두게. 알았지?”

이 회장의 얼굴에 우려의 빛이 감돌고 있다. 권력자들과 척지어 좋을 일 없다는 걸 경험상 알기 때문이다.

이때 현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엄 팀장님이 대체 몇 명이나 빼왔기에 그러지? 겨우 열두 명인데 정직원만 7,000명이 넘는다는 국정원에서…….’

현수가 잠시 멍한 표정을 짓자 이 회장이 입을 연다.

“아, 왜 대답이 없나?”

“아, 네, 회장님. 알겠습니다.”

화기애애하던 식사 자리가 약간 휑한 분위기가 되었다.

“바쁠 테니 이만 자리를 파하세.”

“네, 그러시죠.”

먼저 일어난 신 사장이 이 회장에게 외투를 건넨다. 그리곤 나직이 속삭였다.

“조심하라는 뜻으로 말씀하신 거네.”

“압니다. 걱정 마십시오.”

“요즘 한심당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있는가?”

앞서 나간 이 회장의 뒤를 따르며 신 사장이 조심스런 표정으로 묻는다. 이건 이 회장이 모르는 사안인 듯하다.

“저는 회사원이고 그분들은 정치인입니다. 가까이 할 이유가 없지요. 그리고 홍 의원이 후원회를 개최할 때 저는 북한에 있었습니다. 참석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보고 받아 아네. 그래도 정중히 거절하지.”

이실리프 상사와 이실리프 무역상사가 잠시 곤욕을 치른 것도 아는 모양이다.

“네, 다음부터는 주의토록 하겠습니다.”

대답은 이렇게 했지만 괜한 부아가 치민다.

‘조사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바로 징벌도로 보내 버릴까? 그러려면 준비 좀 해야겠군.’

일행과 헤어진 현수는 곧장 영등포로 갔다.

* * *

“아이고, 어서 오십시오.”

현수의 등장에 STS 0.3T 임가공 작업을 감독하던 사장이 반색하며 인사한다.

요즘 현수 덕에 살판나서 그런지 얼굴이 환하다.

“네, 바쁘시죠?”

“네. 하루 종일 김 사장님께서 주문하신 거 맞추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저기 저거 보이시죠?”

철판 가공업체 사장이 가리킨 곳엔 PP박스가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다.

일정 물량이 되면 납품하기 위해 적재해 놓은 것이다.

“고맙습니다. 수고해 주셔서.”

“아이고, 무슨 말씀을! 제가 오히려 고맙습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솔직히 말씀드려 사장님 덕에 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에구, 제 덕은요.”

“그나저나 웬일이십니까? 설마 추가 주문은 아니죠? 이 일 끝나면 저희도 좀 쉬어야 합니다.”

24시간 일하는 듯 엄살을 피운다.

“그런데 어쩌죠? 당분간 주문이 많을 겁니다. 그러니 인원 확충 좀 해주십시오. 아울러 작업 공간도 많이 늘리셔야 할 겁니다.”

“설마 정말 추가 주문입니까?”

임가공 업체 사장의 눈이 커진다.

“네. 추가로 4억 장 정도 더 하셔야 할 겁니다.”

“헉! 이걸 대체 어디에 쓰시기에…….”

현수는 대꾸하지 않았다. 대신 앞에 있던 A4용지에 간단한 도해를 그렸다.

“이건 뭡니까?”

“외기로부터 완전히 밀봉되는 컨테이너가 필요합니다. 여기 이건 산소 공급 장치입니다. 이런 식으로 세 개만 만들어주십시오.”

그림을 보던 사장은 이해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흐음,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닌 것으로 여겨집니다. 언제까지 해드리면 되겠습니까?”

“가능한 한 빨리 만들어주세요.”

현수가 주문한 컨테이너는 사회 정의를 위해 쓰일 것이다.

40ft짜리 컨테이너의 규격은 가로 12.031m, 세로 2.348m, 높이 2.376m이다.

한 사람이 차지하는 면적을 가로 70㎝×세로 40㎝로 본다면 94명까지 넣을 수 있다.

여기에 공간 확장 마법을 걸면 300명 이상도 가능하다.

지옥도와 연옥도, 그리고 징벌도까지 살려서 데려가려면 공기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산소 공급 장치를 장착하려는 것이다.

세 개의 컨테이너는 각기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들어가게 될 것이다.

9장 특수제작 컨테이너의 용도

하나는 일본, 또는 친일파와 관련된 자들을 위한 것이다.

아키히토 일본 왕, 아베 신조 현 총리, 아소 다로 부총리, 고마쓰 이치로 법제국장관 등이 대상이다.

이 밖에 이시하라 신따로 전 동경도지사,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등도 있다.

또한 반한 시위대인 재특회 회원, 왜곡된 역사를 기술한 후소사 집필진,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는 방위백서 집필진 등이 이 컨테이너에 수용될 것이다.

국내에서는 친일의 잔재인 조아일보와 동선일보 사주 및 일가, 그리고 주필 등이 대상이다.

뿐만이 아니다.

제16대 국회에서 친일청산법을 만들려 했을 때 반대표를 던진 국회의원 112명도 지옥도 대상이다.

17대 국회에선 친일파 재산환수법에 서명하지 않은 국회의원 121명 역시 대상으로 결정되었다.

헛소리나 찍찍 내뱉는 서울대 명예교수 안병신와 경제학과 이영운 교수 같은 친일파도 마찬가지이다.

극우 친일파 오전화와 친일 작가 김환섭도 당연하다.

이 밖에 친일파 후손의 땅 찾기 소송 때 그들의 손을 들어준 판사들 역시 당연한 대상이다.

뻔뻔스럽게 친일의 대가로 조상이 얻은 땅을 찾겠다고 소송을 걸었던 친일파의 후손들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이들 모두 지옥도로 보내진다.

친절하게 고문해 줄 총알개미가 널리고 널린 곳이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지독한 고통을 겪어야 할 것이다.

현수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이 컨테이너에 실려 지옥도까지 보내질 인간의 수는 최소 2,000명이다.

두 번째 컨테이너는 지나와 관련된 자들이다.

지나가 국내에 파견한 첩보원 및 삼합회와 관련된 자 전원이 연옥도 행이다. 또한 안산 등지에서 범죄 행위를 일삼는 조선족도 이것에 수용된다.

이놈들은 타란툴라 호크와 사투를 벌여야 할 것이다. 발가벗은 몸이 될 테니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들의 숫자 또한 만만치 않아 최소 2,000명은 넘을 것으로 사료된다.

세 번째는 극악범죄, 또는 부정부패와 관련된 놈들을 위한 것이다. 소아 성폭행범, 패륜 범죄자, 조직폭력배, 사이비 기자, 비리 정치인, 부정부패한 공무원 등이다.

공장 폐수를 무단 방류하여 환경 오염을 야기한 자와 음식에 장난쳐 이득을 꾀한 자도 포함된다.

그리고 어렵게 개발한 기술을 돈 몇 푼 받자고 외국으로 빼돌리는 행위와 관련된 자들 역시 잡혀간다.

이 밖에 국사 편찬과 관련된 부서의 수장도 포함된다.

이 사람의 국적은 한국이다. 그런데 아들의 국적은 미국이다. 미국에서 태어났기에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아들은 군대 갈 나이가 되자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미국인이 되었으니 당연히 군복무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현재는 미국에 소재한 대한민국 공공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군대는 가기 싫어 국적은 포기했지만 월급은 대한민국 국민이 낸 세금으로 받고 있는 것이다.

국사 편찬 전반을 좌지우지하는 이 사람은 현재의 역사 교과서가 좌편향이라면서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변한 사람이기도 하다.

아울러 ‘한국인은 짐승같이 저열하다’는 의식을 가진 사람이다.

또한 일제로부터 독립을 지키지 못한 것은 기본적으로 한국 사람들의 도덕적 수준이 낮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정부는 이런 사람을 대한민국 역사계를 이끄는 자리에 앉혀놓은 것이다.

참으로 보잘것없고 무시당해 마땅한 인사 관리 시스템을 가진 정권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제대로 된 사람을 골라낼 안목도 없다. 이쯤 되면 이번 정권의 인사권자는 눈 뜬 장님이나 다름없다.

어쨌거나 이런 사람들은 즉각 징벌도 행이다. 양심을 버린 인간이니 조금도 인간적인 대우를 할 필요가 없다.

죽도록 고생시켜 잘못된 인생관, 역사관을 가졌던 것을 처절하게 후회하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이런 사람들의 숫자는 최하 10,000명으로 추산된다.

엄청나게 많은 듯하지만 전체 인구의 5,000분지 1 정도이다. 다시 말해 인구 5,000명 당 한 명을 솎아내는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사회가 썩어도 보통 썩은 게 아닌지라 최하가 이런 것이다.

아무튼 이들이 제거되면 대한민국이라는 사회는 보다 평화롭고 정의로우며 살기 좋은 쾌적한 곳으로 변모될 것이다.

각박해진 인심은 예전처럼 푸근해질 것이다.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얼굴조차 모르던 이웃과 아침저녁으로 반가운 인사를 나누는 정겨운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3.1절, 광복절 등 국경일엔 거의 모든 주택과 아파트에 태극기가 내걸리는 장관을 연출하게 될 것이다.

어쨌거나 징벌도로 보내지는 이들은 엄청난 모기떼에 시달리며 굶어 죽게 될 것이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다 만들어지면 어디로 보낼까요?”

“저희 회사 자재 창고로 보내주십시오. 주소 아시죠?”

“그럼요. 참, 어제 1억 장 천지건설 자재창고로 납품하였습니다. 확인해 주십시오.”

“그래요? 알겠습니다. 확인 후 납품 대금을 지불하죠.”

“하하, 네. 늘 감사합니다.”

철판 가공업체 사장의 얼굴에 흡족한 미소가 어린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현금으로 결제해 주니 어찌 기분 좋지 않겠는가!

곧장 자재 창고로 향한 현수는 아공간에 PP박스들을 담았다. 박스 하나당 800장씩 담겼으니 125,000박스이다. 창고 문을 열고 보니 그야말로 산더미 같다.

무게로 따지면 2,500톤이다. 하지만 아공간에 담는 데 걸린 시간을 불과 수초이다.

다른 창고에는 6㎜와 8㎜짜리 철판 3,000톤씩, 그리고 10㎜, 20㎜, 30㎜짜리 각각 2,000톤씩이 적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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