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8
대놓고 세계를 적으로 삼고 어찌 편히 살 수 있겠는가!
2장 식량과 연료
‘흠! 전 세계를 집어삼키려는 못된 유태인들을 징치하기 위한 방법을 찾긴 찾아야 하는데… 취리히나 제네바에 있는 귀금속 보관소에도 금이 엄청나게 있다는데 사실인지 알 수가 없으니… 쩝!’
현수는 이맛살을 좁히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러다 문득 스치는 상념이 있었다.
세계 7대 곡물 메이저라는 것이 있다. 곡물을 수출입하는, 세계적으로 큰 몇몇 상사를 상징하는 말이다.
미국계 ‘카길’, ‘컨티넨탈’, ‘아처대니얼스 미들랜드’와 프랑스의 ‘루이드레퓌스’, 아르헨티나의 ‘분게’, 브라질의 ‘벙기’, 스위스의 ‘앙드레’가 있다.
이 중 카길(Cargill)은 미네소타에 소재한 개인 기업이다.
이 회사가 기업을 공개하면 포춘 500에서 10위 정도로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카길에선 곡물의 구입, 재배, 유통은 물론이고 사료 생산, 축산, 금융 서비스까지 하고 있다. 미국 곡물 수출의 25%를 담당하고, 미국 내 육류 시장 중 22%를 차지하고 있다.
참고로 미국 내 개인 기업 중 가장 크다.
이것을 뺀 나머지 여섯 개 사는 유태인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전 세계 곡물 시장은 이미 유태인들이 장악한 것이다.
세계 7대 메이저 석유회사 중 여섯 개도 그러하다.
‘엑슨’, ‘모빌’, ‘스탠더드’, ‘걸프’는 록펠러 가문 소유이다.
‘로열 더치 셀’은 로스차일드 가문의 것이고, ‘텍사코’는 노리스 가문이 소유하고 있다.
석유 시장 역시 유태인들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식량과 연료!
인간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것들이다.
한때 한국보다 잘살았던 북한이 최빈국 수준으로 쪼그라든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식량과 연료 부족으로 경각 지경에 처해 있다.
현수가 손을 뻗어 해결책을 마련해 주지 않았다면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
아무튼 유태인들은 이걸 움켜쥐고 있다.
전 세계인의 생명과 직결된 숨통을 틀어쥐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교활한 놈들이다.
그리곤 조금씩 숨을 조이고 있다.
곡물가와 유가는 나날이 오르고 있다. 전 세계의 돈이 유태인들의 주머니 속으로 흘러드는 중이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무관심해서 그런지, 아니면 무식해서 그런지 별 상관없다는 표정으로 살고 있다.
한국인들도 그런 사람들 중 한 부류이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이니 그건 그렇다 쳐도, 무분별한 개발을 하면서 곡물을 얻어내야 할 농지를 줄여 식량 자급률을 나날이 떨어뜨리고 있다.
내 목숨을 남의 손에 쥐어주려 발악하고 있는 것이다.
“흐음! 이들을 무너뜨리면 배가 좀 아프려나?”
곡물 메이저를 무너뜨리는 건 조금만 더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할 듯싶다.
몽골과 러시아에서 개발될 20만㎢짜리 자치구는 다른 지역의 125만㎢짜리 농장과 맞먹는다.
밀을 재배할 경우 수확량이 6.25배가 되기 때문이다.
이걸 기준으로 따지면 콩고민주공화국은 26,000㎢, 에티오피아는 250,000㎢ 정도 된다.
곧 거래를 하게 될 케냐에서 40,000㎢, 우간다에서 20,000㎢를 조차 받는다면 각각 250,000만㎢와 120,000 5,000㎢짜리 농지를 얻는 셈이다.
이들 국가에선 거절할 이유가 없다.
현수가 개발 비용을 전담하고 거기에서 얻어지는 곡물은 우선적으로 공급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정도 면적을 얻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아무튼 이것들을 합산하면 190만 1,000㎢나 된다.
콩고민주공화국의 경우엔 더 넓은 농토를 만들겠다고 하면 기꺼이 조차해 줄 것이다.
영원히 식량 부족으로 해방되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 나라 국토의 23분지 1 정도 되는 10만㎢를 더 조차하면 농지 62만 5,000㎢를 추가로 얻는 셈이 된다.
이것까지 합산하면 252만 6,000㎢의 농지가 된다.
2009년 기준 세계 농지 면적 통계를 보면 지나의 전체 농지는 524만 3,000㎢로 세계 1위이다.
2위 호주와 3위 미국은 각각 400만㎢를 조금 넘긴다. 이들 셋의 농지 면적이 전 세계 농지 면적의 27.4%나 된다.
현수는 세계 4위 브라질에 조금 못 미치지만 5위 러시아보다는 넓은 농지를 갖는 셈이다.
이쯤 되면 전 세계 곡물가를 쥐락펴락할 수 있다. 곡물 메이저들을 몰락시킬 수 있는 것이다.
석유 메이저는 이실리프 엔진으로도 무너뜨릴 수 있다.
지구상엔 10억 대가 넘는 자동차가 있다. 이들이 소모하는 연료의 양은 실로 어마어마할 것이다.
석유 메이저들은 이들에게 연료를 팔아 막대한 돈을 벌고 있다. 그런데 판매량이 12분지 1로 줄어들면 어찌 되겠는가!
지금과 같은 성세는 결코 누리지 못하게 될 것이다. 수입도 12분지 1 이하로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럴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려면 현수가 10억 대에 달하는 자동차 엔진을 일일이 개조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석유의 소모량을 줄이면 메이저들의 힘이 약화된다. 대안 중 하나가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이다.
지금보다 초기 비용이 덜 들고 내구력이 획기적으로 늘어난다면 충분히 석유의 소모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수소 전지를 업그레이드시켜 자동차에 적용하는 것은 화석 연료 사용량 감소와 더불어 환경 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 될 것이다.
어쨌거나 곡물과 석유의 패권을 무너뜨리는 것만으로도 유태인들의 힘은 많이 약화될 것이다.
“흐으음! 주영이 녀석이 잘 알아보고 있는지 모르겠네.”
풍력발전과 수소전지에 관해 조사해 보라는 이야긴 이미 해두었다. 틀림없이 조사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걸 얼마나 진척시켰는지에 대한 말은 듣지 못했다.
결혼식이 있었고, 바쁜 일정 때문에 시간을 갖고 충분히 대화할 기회가 없었다.
“쩝! 또 잊기 전에 이건 메모해 둬야겠군.”
다이어리에 내용을 기입하고 이전에 메모했던 것들을 살펴보았다. 벌여놓은 일이 너무 많아서 챙기지 못한 것이 있나 싶어서이다.
“흐으음! 그나저나 일본도 가야 하는구나. 주문했던 컨테이너는 다 만들어졌을까?”
지옥도와 연옥도, 그리고 징벌도에 데려다 놓을 사람들을 위한 컨테이너는 이미 납품되어 있는 상태이다.
유리창 없는 기성품을 사서 입구 부분만 밀봉되도록 만들면 되는 것이다. 여기에 구멍을 뚫고 산소 공급 장치를 추가하면 끝이다. 그렇기에 주문한 다음다음날 다 만들었다.
“참, 추가로 두 놈이 더 있었지.”
요즘은 시간 날 때마다 뉴스 검색을 한다. 망언하는 쪽발이들이 많아서이다.
최근 메모된 자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와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이다. 각각 외무상과 영토문제담당상이다.
이들은 ‘다케시마를 아십니까?’라는 동영상과 연관하여 독도가 자신들의 땅이라는 망언을 했다.
당연히 지옥도 당첨이다.
“이번에 귀국하면 급한 불부터 끄고 일단 지옥도부터 채워야지. 그나저나 아제르바이잔에도 가봐야 하네. 쩝! 몸이 열 개쯤 있었으면 좋겠다. 아르센 대륙에도 가봐야 하는데.”
벌여놓은 일이 너무나 많다. 의도한 건 아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까 점점 늘어나서 열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없는 숫자가 되어버렸다.
마법 덕분에 찌질한 삶은 면했지만 정신없이 바쁜 인생을 살게 되었다. 게다가 책임져야 할 사람도 엄청나다.
이실리프라는 명칭을 단 기업들이 완성되면 직원 수가 최하 300만 명 이상은 될 것이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면 1,200만 명이 먹고살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다.
“끄응! 벌여도 너무 크게 벌였구나. 이제 와서 되돌릴 수도 없고. 쩝, 어쩌겠어. 기호지세인데, 까짓것 해보지, 뭐.”
현수가 이렇듯 쉽게 생각하는 이유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아공간에 담긴 엄청난 현금과 금괴가 그것이다.
“다행이야. 자본주의 사회라서.”
돈만 있으면 뭐든 가능하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그게 문제이기도 하지.”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면 단순히 돈을 추종하는 무리가 늘어난다. 천민자본주의3)가 발생되는 것이다.
“이실리프 자치구 등은 그렇게 되지 않도록 애써봐야지.”
현수는 사회주의와 민주주의,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모두 완전한 사회 체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한국인의 특징은 지역민 사이의 단결심이 강하다는 것이다. 좁은 땅덩이지만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를 따지며 산다.
다음은 자기 일은 스스로 하자는 문화를 가졌다는 것이다. 지금은 덜하지만 예전엔 자기 집 앞은 자기가 쓸었다.
중앙에서 통제하는 힘을 줄이고, 스스로 발전 방향을 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상당히 괜찮을 듯싶다.
물론 제멋대로 구는 자들에 대한 엄벌은 필요하다. 논에서 피를 솎아내듯 뽑아버리면 그만이다.
가둬놓고 먹이고, 재우고, 입히고를 할 필요가 없다.
이실리프 자치구가 지상낙원이 된다면 그곳으로부터 영원히 격리되는 것도 하나의 벌이 될 것이다.
“아무튼 일본에 들러야 하는데 놈들이 언제 모이지?”
일일이 잡으러 다닐 수는 없다.
“엄규백 팀장 팀으로도 해결하기 어렵겠네.”
국내가 아닌 일본이기에 이런 생각을 한 것이다.
“쩝! 어쩌겠어. 그래도 해야 할 일인걸. 아무튼 최대한 빨리 하자. 그게 최선이야.”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깜박 졸았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똑, 똑, 똑―!
“네에.”
“손님, 잠시 후 착륙합니다. 안전벨트 부탁드릴게요.”
“네, 알았습니다.”
보잉777은 여러 번 사고가 난 기종이지만 이번엔 무사히 착륙했다. 기장의 솜씨가 좋은 모양이다.
* * *
“잘 다녀오셨어요?”
“그래, 여긴 별일 없었지?”
“그럼요. 별일 있을 게 없잖아요.”
쪼옥―!
지현이 내민 입술에 가볍게 뽀뽀를 해줬다.
“샤워하고 옷부터 갈아입으세요.”
“그래.”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식사가 준비되어 있다. 지현은 요즘 요리학원을 다닌다고 한다.
남편에게 맛도 있으면서 영양가도 있고 균형까지 잡힌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모처럼 분위기를 잡으려는지 은은한 조명 아래 두 개의 촛불이 타오르고 있다. 달착지근한 와인까지 있는 걸 보니 오늘 뭔가 단단히 벼르고 있는 듯하다. 충분히 짐작되었기에 부드러운 웃음을 머금은 채 단란한 식사를 마쳤다.
잠시 후, 우미내 마을 현수의 집에선 지현이 바라던 열풍이 불었다. 그런데 조금 세게 불었던 모양이다.
“아으! 손가락 구부릴 기운조차 없어요. 힝! 너무해요.”
지현이 품을 파고들며 조그맣게 칭얼거린다.
“하하, 너무하긴, 자길 오랜만에 봐서 그런 거지. 아무튼 기운 없다니 푹 쉬어. 알았지?”
팔베개를 해주고 몇 번 다독이니 스르르 잠든다.
침대를 빠져나온 현수는 서재로 들어갔다.
“제일 좋은 기회는 각료회의를 할 때인데, 그때 가서 모조리 잡아오는 게 편할 것 같네. 근데 언제 열리는지를 알아야지. 쩝! 이래서 정보가 중요한 거야.”
다이어리에 정보력 강화라는 메모를 해두었다.
“참, 이 실장이 사무실에 꼭 들러달라고 했는데 깜박하고 못 갔네. 주영이 녀석도 보긴 해야 하는데. 지금 몇 시지?”
시계를 보니 밤 10시를 조금 넘겼다.
휴대폰을 들어 주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 ♬∼♪♩∼!
슈만(Robert Alexander Schumann)의 가곡집 ‘시인의 사랑’에 수록된 곡이다.
이 곡은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월에’라는 시에 곡을 붙인 것이다.
Im wunderschonen Monat M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