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전능의 팔찌-806화 (805/1,307)

# 806

“말씀하십시오.”

현수는 본인이 해주려는 것에 대한 것을 이야기했다.

“제가 개발한 기술이 있는데 이게 적용되면 기존 엔진의 연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킵니다.”

“그렇습니까?”

“예를 들어 F―15K는 마하 2.3, 최대 작전 반경 1,800㎞, 항속 거리 5,700㎞입니다. 맞습니까?”

송 소령은 정확히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네, 맞습니다.”

“이 때문에 이곳 대구에서 출격하면 독도에선 30분, 이어도 상공에선 20분 이상 작전을 할 수 없지요?”

“그래서 공중 급유기를 도입하려는 겁니다.”

“그런데 제가 기체를 손보면 속력은 마하 3.0까지 늘어날 겁니다. 그리고 최대 작전 반경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네? 작전 반경이 없다는 건 뭡니까?”

송광선 소령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현수가 공군에 대해 잘 몰라서 하는 이야기 같았기 때문이다.

“작전 반경이 없다는 것은 지구 어디든 공격이 가능해진다는 뜻입니다. 항속 거리가 68,400㎞로 늘어날 거니까요.”

“네? 얼마요?”

“6만 8,400㎞가 맞습니다.”

“세, 세상에! 그, 그게 말이 됩니까?”

이제야 말을 더듬기 시작한다. 완전히 상식 밖이다. 그런데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말하기 때문이다.

하여 현수는 피식 실소를 지었다. 이런 반응이 있을 거라 예상한 때문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송 소령의 눈에는 흰자위가 많아진다. 동공 크기는 그대로인데 눈을 크게 뜬 때문이다.

“또한 F―15K는 완벽한 스텔스기가 됩니다. 지구의 어떤 레이더로도 잡아낼 수 없으니까요.”

“스, 스텔스! 그것도 완벽한 스텔스기라 했습니까?”

“맞습니다. 현재로선 아군의 레이더로도 잡아낼 수 없는 게 흠입니다. 레이더 바로 앞까지 다가가도 절대 인식을 못합니다.”

“헐!”

송 소령은 멍한 표정이다.

이 세상의 어떤 레이더로도 잡을 수 없는 전투기는 상상도 못해봤기 때문이다. 여기에 결정적인 펀치까지 날린다.

“또한 적외선과 전자기파로도 탐색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미사일로부터 매우 안전합니다.”

“세상에!”

이 말이 사실이라면 새롭게 선보이게 될 F―15K는 미국이 자랑하는 F―22 랩터를 능가하는 지상 최강의 전투기이다.

그렇기에 나직한 탄성만 낼 뿐이다.

“이제 F―15K 슬램 이글 60대는 스텔스기로 바뀌게 될 겁니다. 작업이 끝난 후 직접 조종해 보시고 불편함이 있으면 제게 연락 주십시오.”

“……!”

송 소령이 입을 딱 벌린다.

파일럿으로서 꿈에서도 바라는 것이 스텔스기이다. 그런데 애기(愛機)가 그렇게 된다니 놀란 것이다.

이때 현수가 쐐기를 박는다.

“참고로, 해군의 KD―2 이순신함급 구축함 6척과 독도함은 이미 스텔스함으로 개조되었습니다. 조만간 세종대왕함급과 잠수함들도 모두 스텔스화 될 겁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송 소령이 전면만 응시하던 시선을 돌린다. 방금 한 말이 참말이냐는 뜻이다.

“송 소령님, 초면이지만 제가 누군지는 아시죠?”

“무, 물론 알기는 합니다.”

“아시는 대로 제 IQ는 세계 최고입니다. 아인슈타인도 저에 비하면 돌대가리지요.”

“끄으응!”

믿을 수 없는데 믿지 않을 수도 없다. 현수가 세계 최고의 천재라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에 대한 반증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새로운 방법으로 증명한 것과 세계 6대 난제를 모조리 풀어낸 것이다.

이것은 전 세계 수학자들이 모조리 달려들었어도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천재가 아니라면 불가능하다. 뭘 보고 베끼거나 할 수 있는 성질의 성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수는 누가 뭐라 해도 천재 중의 천재이다.

따라서 다른 어떤 과학자나 기술자도 이루어낼 수 없는 것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방금 들은 이야기가 진짜라면 공군은 세계 최강이 된다.

F―15K 슬램 이글 60대뿐만 아니라 KF―16 파이팅 팔콘 140대, 그리고 F―16 40대가 스텔스기가 된다.

대한민국 공군이 완벽한 스텔스기 240대를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이 정도면 추가로 기체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

뜨거운 감자가 되어 의견이 분분한 KFX―3 사업은 아예 접어버려도 된다.

거의 다 된 밥이라 여기고 있을 록히드 마틴에선 배가 아프겠지만 걔들 걸 꼭 사줘야 할 이유가 없다.

나중에 KAI에서 KF―2015의 개발을 끝내면 그것을 보고 천천히 생각해 봐도 된다.

“방금 하신 말씀, 정말입니까?”

“오늘은 딱 한 대밖에 개조 작업을 못합니다. 송 소령님의 기체를 손봐드리지요. 작업이 끝나면 직접 확인하세요.”

“…제11전투비행단을 대표하여, 아니, 공군을 대표하여, 그것도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하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김 사장님을 모신 걸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송 소령의 얼굴은 몹시 상기되어 있다. 마음속에 이는 격동 때문이다. 그리고 현수가 말한 대로 이루어진 전투기를 몰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

잠시 후, 격납고에 당도했다. 사전에 연락을 받은 공군 항공 정비병들이 도열해 있다가 경례한다.

“전체 차렷! 편대장님께 대하여 경례! 필승!”

“필승!”

“쉬어!”

“쉬어!”

열중쉬어 자세로 도열해 있는 정비병들 뒤에는 F―15K 슬램 이글의 엔진이 해체되어 있다. 성남공항으로 향하는 동안 이렇게 해줄 것을 요청한 결과이다.

정비병들은 공군 군수사령부 제82항공정비창 소속이다.

지난해 약 9개월에 걸친 15계통 3,410공정에 달하는 세심하고 꼼꼼한 창정비 과정을 밟은 고급 인력이다.

창정비는 항공기의 안정적인 운영·유지를 위해 수행되는 정비 개념 중 최상위 개념이다.

이들은 비행 운영부대의 정비 능력을 초과하는 수리·개조·제작 등의 제반 정비 업무를 맡는다.

참고로 F―15K의 창정비는 기체 수명과 안전성을 향상시키고 원활한 작전 수행을 가능케 하는 필수 과정이다.

이들은 그제 참모총장 김성률의 특명에 따라 이곳에 와서 대기했다. 현수가 언제 올지 모르지만 최대한 시간을 아껴주기 위함이다. 이들에 의해 눈에 보이는 것처럼 F―15K의 엔진이 분해된 것이다.

“그럼 작업을 시작하겠습니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지라 주변에 사람이 있으면 곤란합니다. 따라서 모두 자리를 비워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송 소령은 가타부타 토 달지 않고 정비병들을 데리고 격납고 밖으로 향한다. 참모총장으로부터 무엇을 요구하든 즉시 들어주라는 명령을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항공 정비병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전투기의 엔진은 아무나 다룰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편대장님의 지시이다.

찍소리 않고 따라나설 수밖에 없다.

쿵―!

격납고의 문이 닫혔다. 현수는 CCTV의 존재를 살폈다.

없을 리 있겠는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휴대폰을 들어 방금 나간 송 소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송광선 소령님, 보안을 위해 격납고 내부 CCTV를 모두 꺼주십시오.”

“알겠습니다.”

몹시 까다롭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찍소리 않고 이마저 현수의 뜻대로 해줬다.

애기가 스텔스화 되고 작전 반경도 없는 전투기로 탈바꿈되기만 하면 이런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준비가 갖춰지자 먼저 엔진부터 손봤다.

마법진을 부착시키고 활성화 마법까지 걸었다. 이제 5,700㎞이던 항속 거리는 68,400㎞로 12배 늘어난다.

한번 뜨면 지구를 한 바퀴 반 이상 돌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비싼 항공유를 엄청나게 절약하니 공군에겐 큰 도움이 되는 일이다.

다음은 전파, 음파, 및 전자기파 흡수 마법진 설치이다. 현수는 이를 간단히 스텔스 마법진이라 부르기로 했다.

조종석에서 마법진의 구현과 해제가 가능하도록 자그마한 스위치를 달았다. 누르면 가동되고 다시 한 번 누르면 꺼지는 방식이다. 이것을 분해하려 하면 자폭한다.

적외선 추적을 벗어나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배기구에서 뜨거운 배기가스가 뿜어져 나오는 즉시 아이스 마법이 구현되는 것으로 해결된다.

이걸 완성시키기 위해 와이드 센스 마법에 대한 공부를 다시 했다. 온도 부분만 해결하면 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이 기체는 더 이상 적외선 추적 방식의 미사일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헤이스트와 그리스 마법진도 설치되었다. 마하 3.0의 속력으로 비행하기 위해선 필수이다.

소음을 차단하는 논 노이즈 마법진도 당연히 적용된다.

F―15K의 이륙 소음은 118㏈ 정도이다.

이것이 30㏈ 이하로 저감될 것이다. 웬만해선 전투기가 이륙하는 소리를 듣지 못할 정도가 되는 것이다.

마지막은 얼마 전에 이론적 완성을 본 반중력 마법의 적용이다. 설치에 앞서 여러 물건에 이 마법을 적용시켜 안정성을 확인해 보았다.

시간이 상당히 많이 걸리는 일인지라 중간에 앱솔루트 배리어와 타임 딜레이 마법까지 구현시켜야 하였다.

결계 밖 시간으로 다섯 시간 만에 자그마한 마법진 하나가 완성되었다. 현수의 시간으론 37.5일 동안 한잠도 자지 않고 연구하여 완성한 것이다.

이로써 반중력 마법은 95%쯤 완성된 것이다.

어쨌거나 이번에 만든 마법진은 불의의 사고로 전투기가 추락할 때를 대비한 것이다. 이것이 구현되면 지면으로부터 20m 높이에서 기체가 멈추게 된다.

중력 자체가 사라지므로 전투기가 가진 관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엔진 추력을 제거한 상태여야 한다. 다시 말해 조종사의 협조가 있어야 멈춘다.

아무튼 더 이상 전투기가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추락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수의 이 마법은 다른 항공기에도 적용 가능하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추락 사고를 없앨 수 있는 것이다.

획기적인 것인지라 공개하면 떼돈을 벌 것이다. 모르긴 해도 모든 손해보험사가 환호할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순 없다. 기술이 아닌 마법이기 때문이다.

“이건 내 비행기에도 적용해야지.”

기장 윌리엄 스테판에게 절대충성 마법을 걸 예정이다. 아내들이 이동할 때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당사자에게 해되는 일이 아니니 꺼려 할 일은 아니다.

“흐음! 이제 되었나?”

마지막으로 점검했다.

스텔스화, 저소음, 적외선 추적으로부터의 자유, 연비 개선, 속력 향상, 마지막으로 추락 방지까지 모두 만족스럽다.

4장 저를 못 믿으십니까?

“언락!”

철커덕―!

격납고의 문을 열자 송광선 소령과 김성률 공군참모총장 등이 기다리고 있다.

“아! 참모총장님, 반갑습니다.”

“이렇게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무슨 말씀을……. 공군에서 제 청을 들어주셨으니 당연히 도와드려야지요. 안으로 들어가시겠습니까?”

“네, 그러시죠.”

격납고 내부로 들어온 일행은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살피느라 여념이 없다. 특히 항공 정비병들의 시선이 매섭다.

하지만 여러 마법진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전과 달라진 것이라곤 딱 두 가지뿐이다.

전에 보지 못하던 스위치 두 개가 추가된 것이다.

“설명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러시죠. 그런데 저분들은…….”

항공 정비병들을 바라본 참모총장이 웃는다.

“굉장히 입이 무거울 겁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어떻게 개조되었는지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이 스위치부터 말씀드리지요. 이건…….”

스텔스 기능을 가동하고 해제하는 방법부터 설명했다.

한 번 누르면 레이더에 안 잡히고 다시 한 번 누르면 평범한 F―15K가 된다.

이 스위치는 위치를 마음대로 옮겨 달아도 된다. 원격으로 가동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다만 어디에 그런 장치가 추가되었는지는 말해줄 수 없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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